인터뷰
코로나로 외부 활동 줄어드니 결혼정보업체는 되레 바빠요
서울대총동창신문 제528호(2022.03.15)
박수경(가정관리84-88) 듀오 대표
남자회원 40%가 SKY 출신
동문 할인 MOU 체결 예정
결혼. 젊은 동문부터 혼기 찬 자녀를 둔 동문까지 최고의 관심 사항 아닐까? 3월 7일 박수경 듀오 대표를 만나 최근 결혼 문화부터 동문 혜택을 받는 방법까지 묻고 들었다.
듀오는 국내 최대 결혼정보업체다. 매니저 200명 포함 직원 250명이 3만5000여 회원을 관리하며, 매년 2500건의 결혼을 성사시키고 있다. 듀오를 통해 만난 부부의 이혼율은 대한민국 평균 이혼율의 5분의 1 수준. 200명의 매니저들이 쌓은 노하우에 세밀한 데이터까지 더해져 최적의 만남을 성사시키고 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박 동문은 이런 실적을 기반으로 8년째 CEO로 롱런 중이다.
지난해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혼인·이혼통계’에 따르면 혼인 건수는 21만4000건으로 2019년 대비 10.7% 감소했다. 1970년 통계작성 이래 최저치였다. 인구감소, 가치관 변화, 경제적 어려움, 코로나 상황 등이 겹친 결과다. 듀오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지난해 최대 매출을 기록했을까?
“세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코로나로 외부 활동이 차단되니까 이성을 만날 기회도 줄어들었어요. 그러다 보니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를 포기하고 결혼정보업체를 찾는 경향이 컸고요. 두 번째는 요즘 청년들이 초중고 다닐 때부터 전문가 컨설팅에 익숙해져 결혼에서도 전문가 도움 받는 것을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또 지난해 부동산 세금 문제가 크게 불거졌지요. 경제력이 있으신 분 중에 자녀를 출가시켜 부동산을 증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어요.”
박 동문은 8년간 우리나라의 결혼 문화를 지켜보면서 많은 변화를 느낀다고 했다. 결혼 적령기가 사라지고, 결혼 나이 폭이 넓어지며, 이성을 찾는 기준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남자는 늦어도 30대 중반, 여자는 30대 초반이라는 적령기가 존재했는데, 한계를 두지 않는 경향이 커지고 있어요. 나랑 맞는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지 40대, 50대란 나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는 거죠. 또 능력 있는 여성들이 많아지면서, 굳이 ‘사’자 들어간 남자만 찾지 않아요. 과거에 여자가 남자 능력을 많이 봤다면, 요즘은 외모, 취향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남자도 외모에서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변화하고 있고요.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자녀를 회원으로 가입시킨 경우 본인의 입장을 요구해 자녀들과 마찰을 빚기도 해서 곤혹스러울 때도 있죠. 주택 문제가 결혼에 변수가 된 것도 큰 변화고요.”
최근 ‘돌싱(돌아온 싱글)’ 관련 TV 프로그램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실제 재혼 시장도 커지고 있다. 듀오의 경우 재혼 관련 매출이 과거 15%에서 지금은 20%를 차지하고 있다. 돌싱 문화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요즘 돌싱은 20대부터 60대까지 폭이 넓습니다. 결혼 경험자들이라 정말 나와 맞는 사람과 여생을 살고 싶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굳이 법적인 재혼이 아닌 동거 형태를 추구하는 경우도 많고요. 법적으로 합치면 재산 분할 문제 등이 걸리고 자녀들이 있는 경우 다툼의 소지도 있어서요. 또 요즘은 재력 있는 돌싱 여성도 많아서 굳이 법적인 결합을 원하지 않기도 합니다.”
박 동문은 재혼을 문의하는 선후배에게 이런 조언을 던진다고 덧붙였다.
“정년 이후 재혼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조금 더 젊고 기력이 있을 때 찾는 게 좋고, 누굴 만날 생각이라면 정년 전에 만나야 실제 매칭되는 경우가 높아요. 연금 수급 등도 중요한 문제거든요. 교수님 중에 퇴임 전까지 외로운 거 모르시다가 퇴임 후 물어오는 분들이 있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결혼을 기피하고, 다양한 동거 문화가 생기는 시대, 결혼정보업체의 미래가 밝지만은 않아 보인다.
“양질의 업체 몇 곳은 살아 남고 성장할 거라 자신합니다. 한국 문화에서는 필요한 서비스 분야입니다. 결혼은 줄었지만 제대로 하려는 수요는 늘고 있고요. 기꺼이 정보료를 낼 가치가 있다고 보는 것이죠. 결혼 친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도 우리의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듀오의 회원 가입비는 300만원부터 다양하다. 남성 회원의 40%가 SKY 출신이고, 이 가운데 서울대 비율이 가장 높다고 했다. 여성 회원도 SKY의 비율이 점점 올라가는 추세다. 동문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는 MOU를 조만간 체결할 예정이다.
박 동문은 학부 시절부터 대학원까지 16년간 관악캠퍼스에서 살았다. 소비자학 박사다. 생활과학연구소 연구원 때는 5년간 강의도 했다. 대학 4학년 때 과대를 맡아 타 학과와 단체 미팅을 주선하기도 했다. 그때 만난 김종성(공법83-87) 충남대 교수가 남편이다. 당시 본인들만 커플이 돼 지금도 동기들의 원성이 자자하다. 김남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