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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중하사(上中下士)
上 : 윗 상(一/2)
中 : 가운데 중(丨/3)
下 : 아래 하(一/2)
士 : 선비 사(士/0)
노자가 거론한 上士(상사)와 中士(중사), 下士(하사) 등은 오늘날 한국 군대의 부사관 계급과 동일하다. 그러나 본디 이 명칭은 중국 周(주) 왕조의 士人(사인)들을 가리키며, ‘六藝(육예)’라는 귀족의 교양 과목을 익혀서 실무에 종사했던 부류다.
지배층 가운데서 상층은 지위와 영지를 세습하던 卿(경)·大夫(대부)가 차지하고, 사인은 지배층에서 말단에 있으면서 오로지 자신의 능력으로 녹봉을 받아 살아갔던 존재다.
저 사인들의 존재가 오늘날 우리와 무슨 상관이 있으랴 싶겠지만, 그들이 정치와 경제, 문화 등에서 한 역할과 의의는 흥미롭게도 오늘날 민주주의 국가에서 주권자인 市民(시민)과 흡사하다. 교육을 받고 자유와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는 이 시대의 시민은 노자 시대의 사인과 거의 같은 처지에 있다.
춘추시대와 전국시대에는 피지배층에 속하던 천민조차 공자나 묵자, 맹자 같은 스승에게서 배워 교양과 능력을 갖추기만 하면 누구든지 버젓한 사인으로 대접받을 수 있었다.
공자는 “군자는 덕을 붙좇고, 소인은 땅을 붙좇는다(君子懷德, 小人懷土/ 군자회덕, 소인회토)”고 말하는 등 사인을 군자와 소인으로 구별했고, 맹자는 “작은 것을 기르는 자는 소인이고, 큰 것을 기르는 자는 대인이다(養其小者爲小人, 養其大者爲大人/ 양기소자위소인, 양기대자위대인)”고 하면서 대인과 소인으로 구별했다.
이런 구별은 기이한 일이 아니다. 왕이라고 다 같은 왕이 아니었고, 귀족이라고 다 같은 귀족이 아니었듯이 사인이라 해서 다 같은 사인일 수는 없었다. 노자도 사인을 다 같은 사인으로 보지 않았다. 신분적으로야 평등하고 동등할 수 있으나, 그들의 능력까지 같을 수는 없었다.
오늘날 시민도 마찬가지다. 법률상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면 누구나 피선거권과 선거권이 있으며, 투표권도 남녀와 노소를 불문하고 한 표만 행사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 개개인의 덕성과 능력, 판단력, 견해 따위는 천차만별이다. 대화와 토론, 협상과 타협이 민주주의에서 중요한 이유가 거기에 있다.
상중하사(上中下士)
우리나라 선비는 베이징을 처음 다녀온 사람을 만나면 제일 장관(壯觀)이 무엇인지 반드시 묻곤 한다.
일등 선비(上士)는 근심스런 표정으로 얼굴빛이 변하며 이렇게 말한다. '아무것도 볼만한 것이 없다. 황제가 치발(?髮·변발)을 했고, 장상(將相)과 대신·백관도, 백성 모두 변발투성이다. 공덕이 은주(殷周)와 같고 부강함이 진한(秦漢)을 앞섰어도 사람이 생겨난 이래 변발한 천자는 없었다. 한번 머리를 깎으면 이건 되놈(胡虜·호로)이다. 되놈은 개돼지 같은 짐승일터니, 개돼지에게 무슨 볼거리를 찾는단 말인가.'
이등 선비(中士)는 성곽을 말한다. '청의 성곽은 만리장성의 나머지요, 궁궐은 아방궁의 찌꺼기다. 명(明)이 망하니 신주(神州·중국)는 날고기의 노린내 피우는 땅(腥?之鄕·성전지향)으로 변했다. 성인의 전통은 묻히고, 언어조차 야만인의 말씨가 됐다. 무슨 볼만한 것을 찾는가. 정녕 십만 대군을 얻을 수 있다면 산해관으로 들어가 온 중국을 말끔하게 씻어 낸 뒤라야 장관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병자년 청군이 조선을 침략하자 명 열황제(烈皇帝·의종 숭정제)는 이를 듣고 진홍범(陳洪範)에게 수군을 징발해 구원할 것을 명했다. 마침 산동순무 안계조(顔繼祖)가 이미 조선 강화도까지 함락됐음을 보고하자 황제는 조선을 구원치 못한 죄로 안계조를 크게 문책했다.
천하를 통치하는 사람은 진실로 인민에게 이롭고 국가를 두텁게 할 수 있다면 비록 그 법이 오랑캐에게 나왔다 하더라도 이를 본받아야 한다. 남이 열을 배우면 나는 백을 배워 먼저 우리 백성을 이롭게 해야 한다.
우리 백성이 몽둥이를 쥐고서도 저들의 굳은 갑옷과 날카로운 병기와 대적할 만한 뒤에야 비로소 중국에 볼거리가 없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나는 삼류 선비(下士)다. '장관은 깨진 기와 조각에 있고 똥거름에 있다. 기와조각으로 담장을 장식하니 근사하고 문 앞에 깔아 놓으니 비에도 땅이 질척이지 않는다. 똥오줌은 가장 더럽지만 거름으로 쓰이면 금싸라기처럼 귀하게 된다.'
이상은 열하일기(熱河日記)를 완역한 김혈조 영남대 교수가 백미(白眉)로 꼽은 부분이다.
시진핑(習近平)이 다녀가자 중국 담론이 홍수를 이룬다. 미·중 사이에서 고민하는 21세기형 상사·중사의 글이 많다. 삼류를 자처한 연암(燕巖)의 이용후생(利用厚生) 관점이 전혀 고루해 보이지 않는 요즘이다.
상사(上士) 중사(中士) 하사(下士)
上士(상사)는 정도(道)를 추구하고 민족과 국가를 위해 헌신하는 선비다. 따라서 견리사의(見利思義), 선공후사(先公後私) 한다. 진정한 애국자, 충신이다.
中士(중사)는 도(道)와 돈과 출세를 동시 추구하는 보통사람이다. 上士와 下士의 양면성을 띄고 권력에 영합(迎合)하고 권세를 부리며 승승장구(乘勝長驅)하는 기회주의자가 많다.
下士(하사)는 황금이 제일 가치인 형이하학적(形而下學的) 속물이다. 치부(致富)와 출세를 위해서
견리망의(見利忘義), 빙공영사(憑公營私)를 다반사로 한다.
⭕ 노자(老子) 41
상사문도(上士聞道)
(속세를 초월한) 상사는 도를 들으면
근이행지(勤而行之)
(형이상학적 가치를 앎으로) 열심히 실천한다.
중사문도(中士聞道)
(도와 돈을 동시 추구하는) 중사는 도를 들으면
약존약무(若存若亡)
반신반의(半信半疑)하며
하사문도(下士聞道)
(속세에 찌는 속물) 하사는 도를 들으면
대소지(大笑之)
(도가 밥 먹여주느냐고) 크게 비웃는다.
⭕ 안씨가훈(顔氏家訓) 명실(名實)
상사망명(上士忘名)
상사는 자신의 이름(명성과 지위)을 잊고
중사입명(中士立名)
중사는 자신의 이름을 세우고
하사절명(下士竊名)
하사는 남의 이름을 도둑질(예: 논문표절)까지 한다.
⭕ 안자춘추(晏子春秋) 내편문상(內篇問上)
상사난진이 이퇴야(上士難進而 易退也)
상사는 벼슬 진출(出仕) 결심은 신중하게 하나, 물러날 때는 미련 없이 떠난다.
기차이진 이퇴야(其次易進 易退也) 어중이떠중이 선비는 출사(出仕)도 쉽게 하고, 물러나는 것도 쉽게 한다.
기하이진 난퇴야(其下易進 難退也)
하수 선비는 출사(出仕) 때는 달려 나가나, 물러날 때는 머무적거린다.
상사(上士) 중사(中士) 하사(下士)
孟子 萬章下에 北宮錡問曰 周室班爵祿也, 如之何.
북궁기가 묻기를 “주왕실의 작위와 녹봉 체계는 어떠합니까?”하니,
孟子曰 其詳不可得聞也. 諸侯惡其害己也, 而皆去其籍. 然而軻也, 嘗聞其略也.
맹자가 답하기를 “그 자세한 내용은 얻어 들을 수 없었다. 제후들이 자기가 (서열이 탄로나서) 해로움을 당할 것을 싫어하여 그 문적을 다 없애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맹자의 이름)는 그 대략의 내용을 일찍이 들었다.” 하고,
天子一位, 公一位, 侯一位, 伯一位, 子男同一位, 凡五等也.
천자가 한 등급이고, 공이 한 등급이고, 후가 한 등급이고, 백이 한 등급이고, 자와 남이 한 등급으로 대체로 다섯 등급이다.
君一位, 卿一位, 大夫一位, 上士一位, 中士一位, 下士一位, 凡六等.
(왕실 밑의 공후백자남의 등급은) 군주가 한 등급이고,경이 한 등급이고, 대부가 한 등급이고, 상사가 한 등급이고, 중사가 한 등급이고, 하사가 한 등급으로 대강 여섯 등급이다.
天子之制, 地方千里, 公侯皆方百里, 伯七十里, 子男五十里, 凡四等.
천자의 제도는 땅이 천리이고, 공과 후는 모두 땅이 백리이고, 백은 칠십 리이고, 자와 남은 오십 리로 모두 네 개의 등급이다.
不能五十里, 不達於天子, 附於諸侯曰附庸.
오십 리가 못 곳은 천자에게 직접 뜻을 전달할 수 없으므로 제후에게 붙여 주어 부용국이라고 한다.
天子之卿, 受地視侯, 大夫受地視伯, 元士受地視子男.
천자의 왕실에 경은 제후와 비슷한 땅을 받고, 대부는 백과 같은 땅을 받고, 원사(상사)는 자와 남만큼의 땅으로 받느니라.
大國地方百里, 君十卿祿, 卿祿四大夫, 大夫倍上士, 上士倍中士, 中士倍下士, 下士與庶人在官者同祿, 祿足以代其耕也.
대국은 지방이 100리 넓이인데, 군주는 경의 녹 열배를 받고, 경은 대부의 네 배요, 대부는 상사의 배요, 상사는 중사의 배요, 중사는 하사의 배요, 하사는 서민으로 관직에 있는 자와 봉록을 같이 받는데 그 봉급은 농부가 밭을 갈아 얻는 수입과 비슷하다.
次國地方七十里, 君十卿祿, 卿祿三大夫, 大夫倍上士, 上士倍中士, 中士倍下士, 下士與庶人在官者同祿, 祿足以代其耕也.
그 다음 가는 나라의 영토는 사방이 70리이니, 군주는 경의 봉록의 열 배요, 경의 봉록은 대부의 세 배요, 대부는 상사의 배요, 상사는 중사의 배요, 중사는 하사의 배요, 하사와 평민 출신 벼슬아치는 봉록이 같으니, 그 봉록은 밭 갈아 얻는 수입과 비슷하다.
小國地方五十里, 君十卿祿, 卿祿二大夫, 大夫倍上士, 上士倍中士, 中士倍下士, 下士與庶人在官者同祿, 祿足以代其耕也.
작은 나라의 영토는 사방이 50리니, 군왕은 경의 봉록 열배요, 경의 봉록은 대부의 배요, 대부는 상사의 배요, 상사는 중사의 배요, 중사는 하사의 배요, 하사와 평민 출신 벼슬아치들은 봉록이 같으니, 그 봉록은 밭 갈아서 얻는 수입과 비슷하다.
耕者之所獲, 一夫百畝, 百畝之糞, 上農夫食九人, 上次食八人, 中食七人, 中次食六人, 下食五人, 庶人在官者, 其祿以是為差.
농사짓는 자의 소득은 한 사람 앞에 백 묘를 농사지으면 상농부上農夫는 아홉 식구를 먹이고, 그 다음은 여덟 식구를 먹일 수 있으며,중농부는 일곱 식구를 먹이고, 그 다음은 여섯 식구를 먹일 수 있으며, 하농부는 다섯 식구를 먹일 수 있나니, 평민 출신 벼슬아치들의 봉급은 이런 표준으로써 차등을 둔다.
道德經 第41章
上士聞道, 勤而行之, 中士聞道, 若存若亡,
소수의 뛰어난 사람은 道를 들으면, 힘써 이를 행하지만, 약간의 사람은 道를 들으면, 긴가민가하고,
下士聞道, 大笑之, 不笑, 不足以爲道.
대부분의 사람은 道를 들으면, 크게 웃는다. 웃지 않으면 道가 되기에 부족하다.
[參考]
春秋時時 士라는 글자의 정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단정 짓기는 어려운 점이 있다. 여러 저작물 속의 文脈으로 보아 글을 쓰는 사람에 따라 약간씩 의미가 달라 보이기 때문이다.
道德經 속에서 老子는 이 士를 識者, 知識人 또는 學問이든 修行이든 간에 공부를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기도 하고, 뒤에 가면 武夫나 丈夫의 의미로 쓰고 있는 곳도 있다. 文武를 막론하고 사회의 指導層 人事들이 士인 것이다.
上士, 中士, 下士는 식자층의 등급을 上, 中, 下로 나눈 것이다. 때문에 道를 들었을 때, 上士라야만 이를 힘써 행한다고 하는 것은 道를 듣고 그것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中士, 즉 그 아래 레벨의 사람들은 道를 들으면 긴가민가 한다는 것이다. 믿을까말까, 이해될까말까, 따를까말까 하는 것이다. 물론 수적으로는 上士보다 많을 것이다.
그러나 수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부류는 下士들이다. 식자층에서 道를 이해하고 힘써 행할 上士는 열에 한 명일 것이고, 긴가민가할 中士는 열에 두 명이라면, 그것을 듣고 크게 웃을 下士는 열에 칠팔 명은 될 것이다.
즉 대다수의 사람은 道를 들으면 웃고 만다는 것이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이 들어서 웃지 않으면 오히려 道가 되기에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 말은 말 그대로 옮기면 道라는 것은 사람들이 보기에 우스운 면이 있다는 것이다.
▶️ 上(윗 상)은 ❶지사문자로 丄(상)은 고자(古字)이다. 上(상)은 一(일)위에 짧은 一(일)을 쓰기도 하고, 또는 긴 一(일)위에 (ㆍ)을 쓰기도 하여 어떤 위치보다도 높은 곳을 나타낸다고 일컬어져 왔다. 그러나 본디는 무엇엔가 얹은 물건의 모양을 나타내며 下(하)에 대한 上(상), 위에 얹다, 위쪽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❷지사문자로 上자는 ‘위’나 ‘앞’, ‘이전’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上자는 하늘을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上자의 갑골문을 보면 마치 二(두 이)자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다만 아랫부분은 오목하게 윗부분은 짧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하늘을 가리키는 것이다. 上자는 하늘을 가리키고 있는 것으로 ‘위’나 ‘윗’을 뜻하고 있다. 다만 소전에서는 二자와의 혼동을 피하고자 윗부분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上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上(상)은 (1)상감(上監) (2)위나 상부 (3)등급이나 차례 따위를 상(上), 중(中), 하(下) 또는 상, 하로 나눌 경우의 맨 첫째 , 중(中), 하(下) (4)무엇에서 무엇을 하는데 있어서 따위 뜻을 나타내는 말 등의 뜻으로 ①위, 윗 ②앞 ③첫째 ④옛날 ⑤이전 ⑥임금 ⑦군주(君主) ⑧사성의 일종 ⑨높다 ⑩올리다 ⑪드리다 ⑫진헌하다(임금께 예물을 바치다) ⑬오르다 ⑭탈것을 타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높을 항(亢), 높을 탁(卓), 높을 교(喬), 높을 준(埈), 높을 존(尊), 높을 아(峨), 높을 준(峻), 높을 숭(崇), 높을 외(嵬), 높을 요(嶢), 높을 륭(隆), 밝을 앙(昻), 귀할 귀(貴), 무거울 중(重), 높을 고(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래 하(下), 낮을 저(低), 낮을 비(卑)이다. 용례로는 위로 올라감을 상승(上昇), 토의할 안건을 회의에 내어놓음을 상정(上程), 윗 등급이나 계급을 상급(上級), 높은 지위나 윗자리를 상위(上位), 위와 아래를 상하(上下), 정부에 세금을 냄 또는 진상품을 윗사람 에게 받침을 상납(上納), 배에서 내려 육지에 오름을 상륙(上陸), 물의 근원이 되는 곳의 부근을 상류(上流), 높은 하늘이나 어떤 지역에 수직되는 공중을 상공(上空), 윗자리의 관원을 상관(上官), 위쪽의 부분을 상부(上部), 자기보다 지위가 높은 손을 상객(上客), 퍽 오랜 옛날을 상고(上古), 아래쪽으로부터 위쪽으로 향함을 상향(上向), 가장 좋은 대책 또는 방책을 상책(上策), 보통 사람보다 아주 많은 나이 또는 그 사람을 (上壽), 가장 좋은 계교를 상계(上計), 지붕 위를 옥상(屋上), 맨 위나 정상을 최상(最上), 책상이나 식탁 등 탁자의 위를 탁상(卓上), 상품을 사들임을 매상(買上), 더할 수 없이 가장 높은 위를 지상(至上), 위치나 차례로 보아 어느 기준보다 위를 이상(以上), 끌어 올림이나 물건값을 올림을 인상(引上), 한 집안이나 한 민족의 옛 어른들을 조상(祖上), 위나 앞을 향해 발전함을 향상(向上), 산꼭대기나 그 이상 더 없는 것을 정상(頂上), 물 위로 떠오르는 것을 부상(浮上), 땅의 위나 이 세상을 지상(地上), 위에서는 비가 새고 아래에서는 습기가 차 오른다는 뜻으로 가난한 집을 비유하는 말을 상루하습(上漏下濕),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괸다는 뜻으로 몹시 꼬이는 일을 당하여 임시변통으로 이리저리 맞추어 나감을 상하탱석(上下撑石), 산 위에서 물고기를 찾는다는 뜻으로 당치 않은 데 가서 되지도 않는 것을 원한다는 상산구어(上山求魚), 윗사람의 명령에 아랫사람이 따름을 상명하복(上命下服), 위에 있는 하늘과 아래에 있는 땅으로 곧 천지를 상천하지(上天下地), 하늘 위와 하늘 아래라는 뜻으로 온 세상을 이르는 천상천하(天上天下) 등에 쓰인다.
▶️ 中(가운데 중)은 ❶지사문자이나 상형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사물의 한가운데를 상하로 통하는 세로 금으로 중심, 중앙을 뜻함과 형제를 위로부터 차례로 伯(백), 仲(중), 叔(숙), 季(계)라고 일컬을 때의 仲(중)으로서 쓰인 것이다. 또는 깃대의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❷상형문자로 中자는 ‘가운데’나 ‘속’, ‘안’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이전에는 中자가 무언가를 꿰뚫는 모습을 그렸던 것으로 해석했었다. 그러나 갑골문이 발견된 이후에는 이것이 군 진영에 깃발을 꽂아놓은 모습을 그려졌던 것임을 알 수 있게 되었다. 中자는 진지 중앙에 펄럭이는 깃발을 그린 것으로 ‘가운데’나 ‘중앙’을 뜻하고 있다. 中자가 ‘중앙’이라는 뜻으로 쓰이다 보니 때로는 ‘속’이나 ‘안’, ‘마음’과 같은 사물의 중심을 뜻하기도 한다. 그래서 中(중)은 (1)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그 명사의 뜻이 계속 진행되고 있는 과정임을 나타냄 (2)등급 같은 것을 上中下(大中小)로 구분할 경우 그 가운데 등급 중등(中等) (3)중국 (4)장기판에서 끝으로부터 둘째의 가로줄을 이르는 말 (5)마음 (6)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가운데 ②안, 속 ③사이 ④진행(進行) ⑤마음, 심중(心中) ⑥몸, 신체(身體) ⑦내장(內臟) ⑧중도(中途) ⑨절반(折半) ⑩장정(壯丁) ⑪관아의 장부, 안건(案件) ⑫가운데 등급 ⑬중매(仲媒), 중개(仲介) ⑭중국(中國) ⑮버금(으뜸의 바로 아래), 둘째, 다음 ⑯가운데에 있다 ⑰부합하다, 일치하다 ⑱맞다, 맞히다, 적중시키다 ⑲급제하다, 합격하다 ⑳해당하다, 응하다 ㉑뚫다 ㉒바르다, 곧다 ㉓가득 차다 ㉔이루다, 이루어지다 ㉕고르다, 고르게 하다 ㉖간격을 두다 ㉗해치다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바깥 외(外)이다. 용례로는 중도에서 끊어짐을 중단(中斷), 한가운데를 중심(中心), 사방의 중심이 되는 곳을 중앙(中央),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 중추(中樞), 일이 되어 가는 동안 중도(中途), 치우침이나 과부족이 없이 떳떳하며 알맞은 상태나 정도를 중용(中庸), 사물의 중심이 되는 중요한 부분이나 자리를 중추(中樞), 두 사물의 사이를 중간(中間), 일을 중도에서 그만 둠을 중지(中止), 중간에서 이어줌을 중계(中繼),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고 공정함을 중립(中立), 길을 가고 있는 동안 도중(途中), 하늘이나 하늘 가운데를 공중(空中), 마음 속을 심중(心中), 도시의 안을 시중(市中), 정신을 집중시킴을 열중(熱中), 눈의 안이나 마음속을 안중(眼中), 코의 밑과 윗입술 사이의 우묵한 곳을 인중(人中), 돌에 박힌 화살촉이라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다는 중석몰촉(中石沒鏃), 터무니없는 말로 헐뜯거나 남을 해치려고 속임수를 써서 일을 꾸밈을 중상모략(中傷謀略), 일을 하다가 끝을 맺지 않고 중간에서 그만 둠을 중도이폐(中途而廢), 마음속의 욕망을 겉으로 나타내지 않고 외부의 사악을 마음속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함을 중경외폐(中扃外閉), 중립을 취하여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음을 중립불의(中立不倚), 보통 사람은 감당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중인불승(中人弗勝), 마음속에 일정한 줏대가 없음을 중무소주(中無所主), 덕성이 발라서 과불급이 없는 화평한 기상을 중화지기(中和之氣), 시작한 일을 완전히 끝내지 아니하고 중간에 흐지부지 한다는 중도반단(中途半斷) 등에 쓰인다.
▶️ 下(아래 하)는 ❶지사문자로 丅(하)는 고자(古字)이다. 밑의 것이 위의 것에 덮여 있는 모양이며, 上(상)에 대한 아래, 아래쪽, 낮은 쪽, 나중에 글자 모양을 꾸며 지금 글자체가 되었다. ❷지사문자로 下자는 ‘아래’나 ‘밑’, ‘끝’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下자는 아래를 뜻하기 위해 만든 지사문자(指事文字)이다. 下자의 갑골문을 보면 윗부분은 오목하게 아랫부분은 짧은 획으로 그려져 있었다. 윗부분의 오목한 형태는 넓은 대지를 표현한 것이다. 아래의 짧은 획은 땅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그래서 下자는 아래를 가리키고 있다 하여 ‘아래’나 ‘밑’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은 금문에서 숫자 二(두 이)자와 자주 혼동되었기 때문에 소전에서는 아래의 획을 세운 형태로 바꾸게 되면서 지금의 下자가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래서 下(하)는 (1)아래. 밑 (2)품질(品質)이나 등급(等級)을 상(上)과 하(下), 또는 上, 中, 下로 나눌 때의 가장 아랫길(끝째). (3)일부 한자로 된 명사(名詞) 다음에 붙이어 ~밑에서, ~아래서의 뜻으로, 그 명사가 조건이나 환경 따위로 됨. 나타냄. ~하에, ~하에서, ~하의 형으로 쓰임 등의 뜻으로 ①아래 ②밑(물체의 아래나 아래쪽) ③뒤, 끝 ④임금 ⑤귀인(貴人)의 거처(居處) ⑥아랫사람 ⑦천한 사람 ⑧하급(下級), 열등(劣等) ⑨조건(條件), 환경(環境) 등을 나타내는 말 ⑩내리다, 낮아지다 ⑪자기를 낮추다 ⑫못하다 ⑬없애다, 제거하다 ⑭물리치다 ⑮손대다, 착수하다 ⑯떨어지다 ⑰항복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낮을 저(低), 낮을 비(卑), 내릴 강(降), 항복할 항(降), 낮출 폄(貶),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높을 존(尊), 높을 고(高)이다. 용례로는 공중에서 아래쪽으로 내림을 하강(下降), 값이나 등급 따위가 떨어짐을 하락(下落), 어떤 사람의 도급 맡은 일을 다시 다른 사람이 도거리로 맡거나 맡기는 일을 하청(下請), 아래쪽 부분을 하부(下部), 강이나 내의 흘러가는 물의 아래편을 하류(下流), 산에서 내려옴을 하산(下山), 낮은 자리를 하위(下位), 공부를 끝내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옴을 하교(下校), 한 달 가운데서 스무 하룻날부터 그믐날까지의 동안을 하순(下旬), 정오로부터 밤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하오(下午), 차에서 내림을 하차(下車), 위에서 아래로 향함을 하향(下向), 보호를 받는 어떤 세력의 그늘을 산하(傘下), 일정한 한도의 아래를 이하(以下), 치적이 나쁜 원을 아래 등급으로 깎아 내림을 폄하(貶下),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말을 귀하(貴下), 끌어 내림이나 떨어뜨림을 인하(引下), 원서나 소송 따위를 받지 않고 물리치는 것을 각하(却下), 낮아짐이나 내려감 또는 품질 따위가 떨어짐을 저하(低下),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윗돌 빼서 아랫돌 괴기라는 하석상대(下石上臺), 붓만 대면 문장이 된다는 하필성장(下筆成章), 아랫사람의 사정이나 뜻 등이 막히지 않고 위에 잘 통함을 하정상통(下情上通), 어리석고 못난 사람의 버릇은 고치지 못한다는 하우불이(下愚不移) 등에 쓰인다.
▶️ 士(선비 사)는 ❶회의문자로 하나(一)를 배우면 열(十)을 깨우치는 사람이라는 데서 선비를 뜻한다. ❷상형문자로 士자는 '선비'나 '관리', '사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士자는 허리춤에 차고 다니던 고대 무기의 일종을 그린 것이다. 士자는 BC 2,000년경인 오제(五帝)시대에는 감옥을 지키는 형관을 뜻했고, 금문에서는 형관들이 지니고 다니던 큰 도끼를 말했다. 그러니 士자는 본래 휴대가 간편한 고대 무기를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학문을 닦는 사람을 '선비'라고 하지만 고대에는 무관(武官)을 뜻했던 것이다. 士자에 아직도 '관리'나 '군사', '사내'와 같은 뜻이 남아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그래서 士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선비'나 '관리', '남자'라는 뜻을 전달하게 된다. 그래서 士(사)는 (1)장기에 있어서 궁을 지키기 위하여 궁밭에 붙이는 두 개의 말 (2)중국 주(周)나라 때 사민(四民)의 위이며 대부(大夫)의 밑에 처해 있던 신분 등의 뜻으로 ①선비(학식은 있으나 벼슬하지 않은 사람을 이르던 말) ②관리(官吏), 벼슬아치 ③사내, 남자(男子) ④군사(軍士), 병사(兵士) ⑤일, 직무(職務) ⑥칭호(稱號)나 직업의 이름에 붙이는 말 ⑦군인(軍人)의 계급 ⑧벼슬의 이름 ⑨벼슬하다 ⑩일삼다, 종사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선비 유(儒), 선비 언(彦)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장수 장(將), 백성 민(民)이다. 용례로는 병사를 지휘하는 무관을 사관(士官), 선비의 아내 또는 남자와 여자를 사녀(士女), 선비의 힘 또는 병사의 힘을 사력(士力), 장교가 아닌 모든 졸병을 사병(士兵), 병사의 대오를 사오(士伍), 학식이 있되 벼슬을 하지 않은 선비를 사인(士人), 군사를 사졸(士卒), 군사의 기세 또는 선비의 기개를 사기(士氣), 선비로서 응당 지켜야 할 도의를 사도(士道), 선비들 사이의 논의를 사론(士論), 선비와 서민 또는 양반 계급의 사람을 사민(士民), 일반 백성을 사서(士庶), 선비의 풍습을 사습(士習), 문벌이 좋은 집안 또는 그 자손을 사족(士族), 학문을 연구하고 덕을 닦는 선비의 무리를 사류(士類), 군사와 말을 사마(士馬), 선비의 기풍을 사풍(士風), 양반을 일반 평민에 대하여 일컫는 말을 사대부(士大夫), 사회적 지위가 있으며 덕행이 높고 학문에 통달한 사람을 사군자(士君子), 교육이나 사회적인 지위가 있는 사람을 인사(人士), 하사관 아래의 군인을 병사(兵士), 절의가 있는 선비를 지사(志士), 조국과 민족을 위하여 성심껏 장렬하게 싸운 사람을 열사(烈士), 의리와 지조를 굳게 지키는 사람을 의사(義士), 기개와 골격이 굳센 사람을 장사(壯士), 세상을 피하여 조용히 살고 있는 선비를 은사(隱士), 학덕이 있고 행실이 선비처럼 어진 여자를 여사(女士), 의욕이나 자신감이 충만하여 굽힐 줄 모르는 씩씩한 기세를 떨쳐 일으킴을 일컫는 말을 사기진작(士氣振作),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음을 일컫는 말을 사기충천(士氣衝天), 그 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인물은 둘도 없다는 뜻으로 매우 뛰어난 인재를 이르는 말을 국사무쌍(國士無雙), 수양이 깊어 말이 없는 사람 또는 말주변이 없어서 의사 표시를 잘못 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무언거사(無言居士), 백금을 받은 용사라는 뜻으로 매우 큰 공을 세운 용사를 이르는 말을 백금지사(百金之士), 산림에 묻혀 사는 군자를 두고 이르는 말을 산림지사(山林之士), 세속밖에 홀로 우뚝한 훌륭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특립지사(特立之士), 궤변을 농하여 국가를 위태로운 지경에 몰아넣는 인물을 일컫는 말을 경위지사(傾危之士), 보잘것없는 선비 또는 식견이 얕은 완고한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일개지사(一介之士), 나라의 앞일을 걱정하는 기개가 높고 포부가 큰 사람을 일컫는 말을 우국지사(憂國之士), 세상일을 근심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우세지사(憂世之士), 좋은 일에 뜻을 가진 선비를 일컫는 말을 유지인사(有志人士), 무슨 일이든지 한마디씩 참견하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 사람 또는 말참견을 썩 좋아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일언거사(一言居士), 조그마한 덕행이 있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일절지사(一節之士), 나라를 잘 다스려 백성을 편하게 할 큰 뜻을 품은 사람을 일컫는 말을 지사인인(志士仁人), 바위 굴속의 선비라는 뜻으로 속세를 떠나 깊은 산 속에 숨어사는 선비를 이르는 말을 암혈지사(巖穴之士), 천명을 받아 천자가 될 사람을 보필하여 대업을 성취시키는 사람을 일컫는 말을 좌명지사(佐命之士), 항우와 같이 힘이 센 사람이라는 뜻으로 힘이 몹시 세거나 의지가 굳은 사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항우장사(項羽壯士)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