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음.. 폴터가이스트라.. 이거 만화에서도 몇번 봤고, 어떤 영화에서도 나왔었지. 참 영화 재목도 있다...
청소년기의 불안정한 심리가 폴터가이스트를 유발한다... 나도 될수 있다는건가...ㅋㅋㅋ'
공포물 광인 혜인이는 혼자 여러 초자연적인것에 대해 자료를 찾으며 읽고있었다.
그 자료를 찾는 모습이 아주 즐거워 보였다.
"으아~~~ "
혜인은 기지개를 쭈욱 폈다. 그러고는 마치 인형처럼 의자에 추욱 늘어졌다.
"나도 귀신 보고싶다. 그런데 무서울라나?.... 기가 쎈가? 왜 가위도 안눌리지?.. "
아주 이상한걸 걱정하는 혜인이었다.
하얀물체가 눈앞에 슥 하고 지나가고 귀신과 눈 마주치고 , 텔레비전 보다가 창문으로 귀신이
들어오고, 귀신과 친구가 되고 등등 혜인은 그런 것들이 자신에게 일어나길 바랬다.
정작 그 상황에 처하면 무서워 할 거면서... 혜인은 그런 아이였다. 자칭 '공포물 광'.
아주 잔인한 영화들은 잘 본다. 물론 귀신영화도 잘 본다. 그런데 귀신영화를 보면 보고 난 뒤에 후유증에 시달린다.
온갖 귀신생각으로 내한태도 저런 귀신이 달라붙이면 어떻하지, 눈앞에 나타나면 어떻하지, 자는데 천장위에 붙어있으면 어떻해
등등 . 그래서 공포영화를 본 며칠은 잠자리에 들때 방 불을 끄면 바로 눈을 꼭 감고 침대위로 점프해 이불속에
얼굴을 묻는짓을 곧잘했다. 그러면서도 공포물을 좋아하다니.. 알다가도 모를 특이한 아이다.
혜인은 무심코 시계를 봤다
"어, 벌써 새벽 1시네. 시간이 벌써... 이런!! 내 황금같은 토요일이 너무 빨리 가버리잖아.. 아빠 올시간이군."
항상 혜인의 아빠는 새벽1시쯤에 집에 들어오신다. 그 전까지 잠자리에 들지않으면 아빠한태 혼이 난다.
아직 어린애가 너무 늦게 잔다나 뭐라나 (말하지만 16살이다. 더이상 어린애라기엔 겉모습은 20살과 다름없어보였다.)
특히나 공부안하고 만화책을 읽는다거나 컴퓨터를 할때는 더욱 그렇다. (물론 공부를 하고 있으면 다르지만.)
잠이 안와도 일단은 침대위로 올라가는 버릇이 들어서인지 혜인은 컴퓨터를 끄고 침대위로 폴짝 올라갔다.
딸까닥.
현관문 따는 소리가 들리고 아빠가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혜인은 눈을 감고 자는 척을 했다. 잠시 후, 아빠가 방에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혜인의 아빠는 혜인이가 자는 모습을 확인한 뒤 방문을 조심스럽게 닫고 나갔다.
" 휴... 안들켰다. "
혜인은 안들킨것에 대해 엄청 안도했다. 왜냐하면 예전에 한번 자는척하고 아빠가 나갔을때
다시 일어나서 컴퓨터를 하다가 걸린 적이 있어서 그 뒤로 아빠는 늘 정말 자는지 안자는지 확인을 했기 때문이다.
혜인은 큰 눈을 깜박거리며 천장을 바라봤다.
"잠이 안오네.... 아... 생각난다. 귀신얘기가. 씨... 왠지 하얀물체들이 눈에 보이는거 같아.. 윽.. 귀신보기
싫은데.. 이런 젠장. 나 왜이래 - -.. 눈 감으면 괜찮겠지. "
혜인은 또 몰려온 '귀신물 보고난 뒤 후유증' 때문에 은근히 겁을 먹었으므로, 눈을 질끈 깜았다.
그래도 눈 위에서 무언가가 계속 보이는 느낌이다. 어떤 사람이 얼굴만 빼꼼히 내밀고 혜인을 구경하고 있다던지.
천장에 붙어서 노려보고 있다던가. 난 눈을 감고있는데! 너무도 이상하고 기분이 나빠서인지 더이상 그것들이
안 비쳐졌으면 싶어서 인지 이불을 푹 뒤집어 썼다.
그 순간 하얀 물체가 침대아래서 확 올라와 혜인의 몸을 관통하는 느낌이 들었다.
뭐..뭐지... 혜인은 너무나 두려웠지만 용기를 내서 눈을 떠 봤다.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봤다. 너무나 익숙한 자신에 방에서 아까보다 더 많은 하얀 물체들이 보였다.
더 많이 더 선명하게. 얼굴 표정까지 다 보였다. 그런데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단지 자신의 방에
돌아다니는 그 하얀 덩어리들이 약간 짜증이났다.
"에이씨. 뭐야 니들 꺼져!! "
듣지 못하는 건지 하얀 덩어리들은 무시하고 자기 할것만 했다. 서로 얘기하거나 아무 이유없이 둥둥
떠다니거나 하는 행동 말이다.어짜피 계속 말해도 안듣겠지란 생각이 든 혜인은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거실로 나왔다.
거실도 하얀 덩어리들이 있었다. 다른방에도 이렇게 많이 있을까 싶어 동생방에도 들어가봤다.
하지만 동생방에는 단 한개의 아니 한명의 하얀덩어리가 있었다. 너무나 선명했다. 마치 자신처럼.
가까이 가서 보니 연예인이었다. 연기파 인기 섹시 여배우 박혜수였다. 얼마전에 교통사고 죽은....
순간 혜인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점점 거친숨을 쉬었고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자신의 방으로 뛰어갔다. 누워있었다. 자신은... 그럼 지금 여기에 서있는 나는?
혜인은 양손을 들어 보았다. 살짝 흐릿해지더니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다.
"어머, 벌써 눈치챈거야? 빠르구나, 넌. 나는 좀 걸렸는데.. "
동생방에 있던 박혜수였다. 문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게 사실인가요?
혜인은 불안한 얼굴로 제발 아니라는 대답을 해달라는 듯 애원하는 눈빛으로 혜수를 바라봤다.
혜수는 순간 혜인이 불쌍해졌다.
"후, 나도 어쩔수 없다구. 니 운명이겠지. 그런 눈빛으로 보지마!! 내가 미안해야할 이유가 없는데
괜시리 미안해지잖아!! 너 이거 까먹었나 본데 나도 죽었다. "
혜수는 입을 삐쭉 내밀면서 말했다. 이상했다. 방금전까지만해도 굉장히 우울하고 슬펐는데
혜수도 죽었다고 말하고 저렇게 우스운 표정으로 말하니깐 불안하고 슬픈 마음이 싹 가시었다.
나 너무 단순한게 아닐까 하고 혜인은 생각했다.
"뭐, 어린나이에 죽어서 억울하긴 하겠지만은. 어쩌겠냐. 나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았다구.
결혼식을 얼마 안 남겨두고 죽은 나는 어쩌라고 - - 너나 나나 똑같이 처녀귀신이야. "
혜수는 남얘기 하듯 아주 태연하게 말했다.
"안슬퍼요?"
"응. 이상하게 하나도 안 슬퍼. 처음에는 아주 슬펐다. 신랑 얼굴 봤을때 너무 슬펐어..
그런데 금방 아무렇지도 않더라.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해. "
"나 이상해요. 방금전까진 엄청 무진장 슬펐는데요 . 지금은 왜 하나도 안 슬프죠? "
"내가 알겠냐? 이리로 와봐 "
혜수는 거실로 혜인을 끌고나갔다.
"심심한데 잘 됬다. 얘들은 말 시켜도 대꾸가 없다니깐 ㄱ- 정말 심심했는데 아무도 대꾸를
안해줘서 포기하고 저 방에 있었는데 니가 갑자기 들어온거여. 그때 알았지 '얘도 죽었구나' 하고 "
혜수는 쇼파에 앉으며 혜인보고도 앉으라는 제스처를 하며 말했다.
"어떻게 알았는데요? 우리 처음보잖아요. 내가 사람일수도 있는데? 여긴 우리집이니깐. "
혜인은 놀라면서 말했다.
"너 초자연현상같은거에 관심 많잖아. 그럼 알지싶은데 말야. 살아있는 사람은 못 봐서 그렇지 항상 주변에는
귀신들이 있다고 하잖아 어디에든. 그런거지 뭐 .. 죽은 뒤로 돌아다니다가 이 집에 들어왔고 니가 있었단말야.
그래서 쭉 지켜봤지. 그런데 넌 모르더라구 이 흰덩어리들이 이렇게 많이 돌아다니고 떠다니는데 "
혜수는 흰덩어리들은 노려보며 말했다. 아직도 자신의 말을 무시한게 괴씸하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아, 그런데 이것들은 왜이렇게 많아요? "
"니가 그런것만 생각하고 보니깐. "
"네? 그런거라뇨? "
"초자연적인것들이라던가 공포물이라던가. 아 진짜 얘는 뭘 알고있는거니!! "
혜수는 아무것도 모르는 혜인이 짜증이 나는 듯 했다.
"ㄱ- 언니가 궁금하게 했으니깐 빨리 말해줘요. "
"야야 진짜 왜 평소 말하길 귀신얘기하면 주위에 귀신 꼬인다고 하잖아 그런거랑 비슷하다니깐.
내가 니네집에 들어온것도 그런거랑 비슷해. "
혜수는 다시 평정을 찾으며 말했다.
"아... 그렇구나.... "
혜수와 혜인은 둘다 멍하니 앞을 바라봤다.
그 순간 공간이 뒤틀리는 느낌을 받았다. 혜인은 눈을 질근 깜았다.
"야 눈떠. "
혜수가 혜인의 눈꺼풀을 잡고 들어올리며 말했다.
"방금 뭐에요? "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봤다. 집이었다. 바뀐게 있다면 흰덩어리들은 사라지고 현재 자신과 혜수와 비슷한
것들이 몇개 있었고 가족들과의 추억이 담긴 사진같은 물건들은 싹 사라지고 없었다.
집안에 남아있는 것 이라고는 자신이 앉아있는 쇼파가 다였다.
"어떻게 된거에요? "
"원래 우리가 있어야할 곳으로 온거지. 이승을 떠날 채비를 하는 곳 "
"그럼 언제 떠나야 하는데요? "
"얼마안남았다. 하루정도. "
혜수는 다정하게 말했다.
" 아, 그렇군요 . "
"그치만 아까 니네집으로 갈수있어. 왔다리 갔다리 . 물론 떠나기 직전에는 안되지만"
"아, 고마워요 . 그런데 제 눈은 언제 놔주실껀데요? "
" 아. 미안 ㅋㅋㅋㅋ "
혜수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여기서는 니 마음대로 할수있어 . 영화봤지? 벽을 슥 하고 지나온다던가 날아다닌다던가 그런거 있잖아."
혜인은 혜수의 말을 듣고 신이났다. 항상 언제나 해보고 싶었던 것들이었다.
그래서 혜인은 혜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당장 시도해 보았다. 정말 되었다. 벽을 넘고 물체를 통과하고
공중에 둥둥 떠있는것이. 신이났다.
"그렇게 좋냐? "
혜수는 공중에 떠있는 혜인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네!! 너무 재밌어요!! 하하하 "
혜인은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공중에서 헤엄쳤다.
"너 은근히 단순하다. 지금쯤 그쪽은 니 시신을 봤을껄. "
혜수는 팔짱을 끼고 말했다.
그 말을 듣자 혜인은 순간 부모님이 생각났다. 너무나 한심했다. 이런거에 좋아하다니
죽었는데 말이다. 날고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혜인은 바닥으로 내려와 혜수를 잡으며 말했다.
"아까 집으로 갈수 있다고 했죠? 어떻게 가요? 네? 부모님한태 작별인사라고 하고오게... 안하면
불효녀같잖아요. 앞으로 못 볼껀데 마지막인사라도.. "
혜인은 혜수를 잡고 늘어지며 말했다.
"절로가!! "
혜수는 혜인을 바닥쪽으로 힘차게 밀었고, 덕분에 혜인은 계속 바닥으로 떨어졌다.
쿵
엉덩방아를 찧었다. 하지만 역시 죽어서인지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뭐야 갑자기 왜 그러는거야 - - 이상한 여자야. 왜 밀고 난리래. 라고 생각하며 혜인은 일어났다.
"아... "
주위를 둘러보고는 혜인은 왜 혜수가 자신을 밀었는지 알았다. 집이었다.
"혜수언니는 ... 그렇구나... "
그래서 민거였구나. 치 말해주면 어디 덧나나?
혜인은 추억이 든 물건을 하나하나 쓰다듬으며 큰방 부모님이 있는곳으로 문을열고 들어갔다.
"저... 엄마? 아빠? "
부모님은 혜인을 쳐다보았다.
"나 보여요? "
부모님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자 이상하게 다시 눈물이 났다.
"나.. 죽었어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죽었다? "
부모님은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러다가 엄마가 입을 땠다.
"아아.. 고작 그거 말할려고 온거였니? 어렴풋이 니가 죽었을꺼라고 짐작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래서 어쩌라는 거지 ? "
엄마의 어쩌라는 거지 한마디에 혜인은 참고있던 눈물이 왕창 쏟아졌다.
배신감을 느꼈다. 어이가 없었다. 더 이상 얼굴을 보고싶지도 않았다.
"어... 어쩜!! 지옥에나 떨어져!!!! "
순간 너무 미운나머지 혜인은 저주하며 벽으로 뛰쳐나왔다. 그리고 자신의 방 침대로 뛰어들었다.
너무나 슬펐다. 가족들에게 자신은 그런 존재밖에 안된다는 사실이.
가족중에 아무도 자신의 죽음에 슬퍼하는 이는 없었다. 혜인은 베개에 얼굴을 묻고 흐느꼈다.
무언가 정신이 드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눈물이 느껴졌다. 눈을 떠 보았다.
혜인은 정말로 울고있었다.
"아.. 뭐야.. "
혜인은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주위를 살펴보았다. 더 이상 하얀 덩어리들은 없었다.
창문사이로는 맑은 아침햇살과 살랑살랑 시원한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혜인은 정신을 차리고 눈물을 닦았다. 꿈이었다. 꿈이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너무나 어이가 없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꿈이니깐... "
꿈이니깐 정말 아무도 안 슬퍼할수 있는거지.. 어쩐지 그렇게 갑자기 죽을리가 없지.
하기사 앞뒤도 안 맞는 내용이었어.
그럼 내가 언제 잠이 들었던거야. 왜 이런꿈을 꾼거지 ㄱ-
혜인은 실제로는 그런일이 없기만을 바랄뿐이다.
아니 실제가 아니라도 더 이상 그런꿈은 꾸고싶지 않았다.
그리고 혜인은 더 이상 귀신생각은 안하리라 다짐을 했다.
첫댓글 꿈??헐.. 나도 그런경험하면 좋겠당!! 재미있을것 같애요!!꺄악*>_<*!
글 참 잘 쓰시네요.... 저도 그런 경험해보면 식은 땀이 줄줄 나올 껄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저두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