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전문 연구 조사 기관인 메타 그룹(META Group)은 그간 ASP를, 따로 떨어진, 시장의 독특한 분야로 취급하는 것을 경계해 왔다. 그와 더불어 ASP라는 애플리케이션 아웃소싱 서비스가 과도한 인기에 편승하는 것 역시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어찌 되었건, 2004년까지 ASP란 단어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서 사라질 것이며, 이를 대체할 다른 표현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2005년까지 순수 ASP 사업만으로 수익을 유지하던 업체들은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현재의 아웃소싱 업체와 비슷한 모습으로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관련 기사 ”ASP와 아웃소싱의 다른 점” 참조)
이미, 1998년 ASP 사업 모델이 처음 시작된 뒤부터 많은 신생 업체들은 ASP 사업에 필요치 않다고 생각되던 (본래의 ASP 사업 모델과는 별 관련이 없는) 부가적인 컨설팅 부서를 설립하고, 중소 기업들을 위한 아웃소싱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ASP의 본래 의미에서 벗어나려 애썼다.
2002년,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ASP 산업계를 전망할 때, 먼저 필요한 것은 대규모 ASP 업체와 소규모 업체를 분리해 생각하는 것이다. 이들은 서로 다른 시장과 소프트웨어 서비스 분야에 파고들어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대규모 ASP 사업체들은 2002년 올 한해동안 등록 기반/소비 기반의 요금제를 통한 인프라 서비스를 도입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미 2001년 중반부터 EDS와 컴팩 같은 대기업들이 이런 모델을 도입해 놓았다.)
한편 순수 ASP 업체들은 2003년부터 중소 기업들을 겨냥한 완전한 아웃소싱 업체로 거듭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2004년에서 2005년 사이에 ASP라는 용어는 사라지고, 기존 업체들은 다음의 3가지 사업 모델에 주력할 것이다.
1. 인프라스트럭쳐 서비스
2. 통합 애플리케이션 솔루션 (예를 들어, 온라인 쇼핑 사이트 인벤토리 관리)
3.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business process outsourcing: BPO)
그리고 대부분의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사업은 등록제, 혹은 소비 기반의 (가령, 앉는 자리마다, 사용 장소에 따라 돈을 지불하는 식의) 요금 방식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 그룹은 앞으로 소규모 ASP 업체들이 전체 시장의 20% 이상을 차지하진 못할 것으로 예상한다. 대신, 대규모 기업들이 중소 기업 시장에 적극적으로 침투해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요구에 관심을
그간 ASP 업계는 각종 컨소시엄을 구성해 업체들끼리의 무조건적인 단합에 초점을 맞춰 왔다. 이는 ASP 업계가 성숙한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는 증거로, 업체들이 고객의 요구에 귀 기울이지 못한 중요한 원인이 됐다.
예를 들어, ASP 사업 초기에 발족됐던 ASP 인더스트리 컨소시엄(ASP Industry Consortium)에 참여한 수많은 업체들은 대부분 자신들이 왜 참가해야 하는지 몰랐으며, 그저 참여하지 않을 경우에 생길 불이익을 두려워 했다고 한다.
ASP 시장은 고객의 요구를 이해하기까지 2-3년이란 세월을 소비했다. 그 동안 ASP 업계가 한 일은 신기술 상품 개발과 시장 개척이란 명목으로 컨소시엄을 결성한 것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ASP 업체들은 최근까지 고객 환경에 맞는 애플리케이션 맞춤화 서비스, 보안 기술, 시스템 모니터, 문제 해결 등의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해 왔다.
인터넷 경제는, 비록 강력한 신기술을 바탕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결코 시장 (혹은 대중이) 기술을 받아들이는 기간을 단축시키지는 못한다. 말하자면, 대중을 설득하는 것은 기술이 아닌 각 기업들의 노력이라는 뜻이다. ASP 업체들은 이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근래의 불황에 살아남은 ASP 업체들은, 비록 아직 수익을 내고 있지 못하지만, 고객을 위한 기본적인 문제 해결에 집중했던, 그리고 충분한 자금을 소유했던 회사들이다.
보다 다양한 아웃소싱 옵션들
또한, IT 사업에서 아웃소싱은 그 동안 ‘모 아니면 도’ 식의 이분법적인 사업 형태로 존재해 왔다. 즉, 필요해 보이면 하고, 필요해 보이지 않으면 안 하는 식이었다. 그러나 앞으로 보다 많은 IT 기업들이 아웃소싱 서비스를 받게 될 것이고, 그에 따라 아웃소싱에도 그 종류와 형태가 크게 다양화 될 것이다.
물론 IT 기업들은 자신들에게 외부의 자원이나 기술력이 필요한지 먼저 판단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필요가 있다 없다’를 결정하는 문제는 앞으로 더욱 강력하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소규모 아웃소싱 업체들이 늘어남에 따라 더욱 어려워 질 전망이다.
대규모 IT 기업들은 앞으로 전사적인 소프트웨어 서비스나 국제 시장 개척을 위해 업계에 이름이 널리 알려진 거대 ASP 업체들을 선정할 것이다. 그러나 유력한 APS 업체를 지나치게 많이 이용하다 보면 회사 계획이 외부에 노출될 염려도 있는데다 기본적인 비용이 크게 늘어나기 마련이다. 따라서, 특정 프로젝트나 서비스와 같은 소규모 일감을 위해선 저렴하고 효율적인 형태의 아웃소싱 업체들이 자주 이용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거대 IT 기업들이 서비스 관리와 반응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중소 규모의 아웃소싱 업체들을 선택한다는 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중소 규모의 아웃소싱 업체들의 대처 능력이 훨씬 빠르고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중소 규모의 아웃소싱 업체들은 매년 30%에서 40%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거대 IT 기업들 역시 유력 아웃소싱 업체들과의 계약을 끊고 중소 규모의 업체들과 적극적인 계약을 맺는 경우가 늘고 있다.
메타 그룹은 바로 이런 중소 업체들이 ASP 산업계의 수익성을 보장하고 견실한 시장의 한 부분으로 성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