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2011년 12월 20일자 양산일보에 게재된 물금고 송주은 학생기자가 쓴 글입니다.
한 아이가 김밥집에 들어가 김밥을 사려고 한다.
결제는 현금이 아닌 웬 카드를 내민다.
희망 양산 카드라면서 내민 카드를 받은 가게주인은 못마땅하다는 표정이다.
결국, 아이는 빈손으로 가게를 나온다. 엄마와 함께 가게를 들어가도 반응은 똑같다.
지난 5월 2일부터 양산시는 경상남도에서 유일하게 일명 ‘꿈 자람 카드’, ‘희망 양산 카드’라고 불리는 포인트 카드제를 시행했다.
‘꿈 자람 카드’는 밥을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 어려운 가정환경에 놓인 어린이들의 급식을 지원하는 시스템을 전면 전자화로 바꾼 것이다.
카드는 회원이 주민자치센터에 신청해 카드를 발급받고, 사용은 지역 내 지정된 여러 가맹점에서 사용된다.
올해 처음 시행된 양산 희망카드의 사용은 대부분 아이가 식사 해결이 어려운 방학 중에 이뤄졌다. 그러나 제도와 현실은 다르다.
지난 8월 말까지만 해도 양산시‘ 꿈 자람 카드 ’고객센터 홈페이지에서는 사용자들의 항의와 불만이 빗발쳤다. 카드 사용 자체에 대해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 중 첫 번째는 바로 카드의 한도 명세 때문이다.
‘꿈 자람 카드’의 한도는 매일 1만 원가량으로, 월별 지정된 한도가 다르다.
마트도 가맹점으로 지정된 가운데, 하루 1만 원으로는 여러 가맹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고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메뉴 역시 한정되어 진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러 사용자는 차라리 상품권을 받는 게 낫겠다는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하지만 역시 제일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가맹점이다.
현재 관내‘꿈 자람 카드’의 가맹점은 183여 곳이다. 하지만 실제 카드로 결제되는 곳은 거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꿈 자람 카드’로 포인트를 사용한 뒤 주민자치센터에서 해당 가맹점이 실제 돈을 입금하는 것인데도 대부분 식당주인은 카드사용에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툭하면 결제되지 않는다.
'우리는 가맹점탈퇴를 했다'고 말하며 쫓아내기 일쑤다.
물론 엄마와 아이가 같이 가도 반응은 똑같다. 게다가 이런 결제 거부를 하는 가맹점들 대다수가 아이들이 자주 이용할 수밖에 없는 분식점, 편의점 등이라는 것 역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우려해야 할 점은‘꿈 자람 카드’는 결식아동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카드이기 때문에 카드를 실제로 결제할 때는 아이들 혼자 카드를 내밀어야 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혼자 가게에 가서 결제를 거부당할 시 아이들이 받게 되는 상처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적지 않다.
겨울이 오기 시작하는 지금, 다시 찾아올 방학 속 상처받을 결식아동들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 오죽하면,‘희망 짓밟는 카드’라고까지 표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