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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울트라마라톤 아시아선수권대회 겸 제14회 제주국제 울트라마라톤대회
* 2015. 5.2~5.3 / 19시간 (06:00 - 01:00:00) / 120km / 완주 못함 포기
* 페이스 : 9'30"/km / 속도 : 6.32km/h / 운동화 : 아식스 TJR311(BK)
출발전 출사표(5/2 달리고 난후 결과)다.
1. 2014년 낙오를 거울삼아 절대로 포기하지 않는다.(포기했다)
2. 멀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오로지 즐겁게 달린다.(초반 즐거움 53~60.95~100.115~120사투)
3. 50키로 100키로 동료와 함께 달리니 오버하지 않는다.(오버하지 않았다)
4. 몸이 가는대로 달리되 너무 천천히 달리지 않는다.(몸 가는대로 달림 50키로 부터 속도 급다운)
5. 키로당 5'30"~6" 10~11㎞/h속도로 초반 달린다.(초반 6분 페이스 좀 넘게. 속도 올라가지 않음)
6. 100키로 12시간~12:30분내 도착한다.(53~60.95~100키로 퍼진 관계로 14시간 30분에 도착)
7. 150키로 20~21시간내 도착하여 1~2시간 수면 실시한다.(150키로 가기전 120 레이스를 중지)
8. 정비 1시간내 식사 양치 환복 기분전환후 재충전한다.(폭우로 양치 못함 우비로 환복후 재충전)
9. 비가 오더라도 의지 꺽이지 않고 나약해하지 않는다.(115지점 부터 체력 정신 모든것 나약해짐)
10. 이렇게 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행복하게 달린다.(햄복하게 달림)
11. 자원봉사 및 동료주자에게 감사의 말과 힘을 건넨다.(감사의 말과 힘을 전하려 노력)
12. 주위풍경 자연의 경치를 눈을들어 감상한다.(땅보지 않고 주위 두루두루 둘러봄)
13. 달릴 때 만나는 주민들에게도 감사한 말을 건넨다.(미소와 말로 감사함을 표현)
14. 제주도에서 받는 기운를 내 아는 분들에게 날려보낸다.(중간중간 얍 장풍을 날림)
15. 탑동 광장에는 31~32시간안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한다.(5/3일 오전 8시 26시간에 택시로 도착)
제주의 바람 돌 바다 여자를 거느리는 신이시여~
우리를 버리지 마시고, 저에게 모든 동료분들에게 힘을 주소서!
(왜 비를 거느리는 신에게 힘을 달라고 하지 않았을까)
열심히 달렸다.최선을 다했다.1월 282㎞/2월 312㎞/3월 361㎞/4월 342㎞ 내 몸이
그동안 달렸던 기억을 발에 근육에 유지해 주고 정신으로 버텨주기를 원한다.
(근육도 한계상황이 오자 정신 못차렸고 겪어보지 못한 자연환경 폭우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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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이 밝았다. 4/30 지난 밤 잠을 충분히 잔듯하다. 평내호평에서 김포가는 공항 버스
가 있어 서두르지 않아도 되는 오전이다. 울트라모드 속도로 몸푸는 정도 3키로 간단히 달려
주고 아침식사를 여유있게 한다. 소파에 앉아 한손에 리모컨,한손에 커피 머그컵을 들고 MLB
를 보고 있는데 아내가 한구절 애기한다.
근로자의 날인데 일 제일 많이 하는 세탁기한테 미안하네. 아직도 두번 더 돌려야 하는데~. 세
탁한 빨래를 널려고 털면서 아내가 하는 말이다.
그러면, 두번 더 돌리기 전에 미안하다 하고 페트병 맥주와 과자를 세탁기 문열고 수고한다고
넣어주쇼~ 이건 나의 답이다.
빨래널고 나서 출사표를 보더니 빠진게 하나 있네라며 쫑알대신다.
마누라를 생각하며 뛴다가 빠졌구마. 글고 힘들면 무리하지 말고 포기한다.이 말에 절대 복종
한다 오케이. 웃고 말았다(속으로 설마 포기할려구). 챙겨놓은 짐 가방을 들고 제주로 향한다.
5월초 어린이날까지 샌드위치로 연휴가 이어진 까닭에 뱅기표도 1월에 미리 예매하여 놓았다.
나들이 떠나는 사람들로 인한 도로가 밀릴까 염려되어 그래도 2시간 정도 여유있게 움직인다.
차창밖 5월 신록의 푸르름과 차도옆 화단에 핀 울긋불긋 영산홍. 소나무꽃 송화도 보인다. 송
화 소설속 눈이 안보이는 소녀의 이름으로 기억되는데 책제목은 생각이 안난다.외곽으로 버스
가 접어들면서 김수영 작가의『멈추지마 다시 꿈부터 써봐』를 펼쳐 읽는다.여수 실업계 고등
학교 재학당시 골든벨을 울린 당찬 여성, 73가지 꿈을 세계를 상대로 실천하는 이야기이다.
이런 차가 하나도 안밀린다. 도착 차시간보다 빨리 와버렸다. 2시간이나 남았다. 함께 가는 동
료가 있는것도 아니고 핸폰보며 게임하기도 그렇고 공항을 한바퀴 돌아본다.연휴를 맞이하여
떠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얼굴이 다들 밝다.여행은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전 기다리는 때가
가장 좋은때라고 했던『여행의 기술 』를 쓴 "알랭 드 보통"이 갑자기 생각난다.
버스에서 읽던 책을 꺼내놓고 한적한 곳을 선택하여 남은시간 책을 읽는다.꿈을 꾸면 꿈이 이
루어진다. 진리라는 생각이다. 탐승후 제주공항 착륙전까지 읽는다. 이런 거의 다 읽었다.
숙소인 뉴월드 호텔 도착하니 17시경.오리엔테이션 신광초로 도보이동.외국선수들과 함께 대
회 안내 설명듣고 숙소로 다시 이동. 이른 저녁식사후 씻고 취침을 20:40분 실시한다. 잠이 안
올줄 알았는데 잠이 온다.모기때문에 잠을 좀 설치기는 하였으나 21:00~03:30까지 잘잤다. 달
리는 중간 졸음과도 사투를 벌여야 하는데 일단은 어느정도 자고 나니 졸음에 대한 걱정은 안
든다. 03:30분 기상하여 밀어내기와 샤워실시후 식사 장소로 이동 설렁탕으로 아침을 먹는다.
5시경 대기하고 있던 버스를 이용 탑동 출발장소로 이동한다. 함께 탑승한 외국인 여성들의
수다가 까르르 계속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계 젊은 여성의 수다는 어느나라나 똑같은
듯하다. 탑동에 도착하니 안개가 자욱하다. 오늘의 험난한 레이스를 보여주고 있는 자연의 알
림(오리무중의 앞날)인지도 모른다.버스타고 오면서 오늘 저녁이후 서귀포 남부 비예보 소식
을 접하였던 지라 걱정도 되지만 대회장에 도착한 동료들의 표정은 밝고 활기차다.국내외 모
든 참가자들과 준비요원들까지. 사진을 찍고 인사를 나누고 차를 마시며 출발을 기다린다.
06시 날은 조금 훤해졌으나 안개는 그대로인 가운데 출발한다.초반 물 흘러가듯 동료들 무리
에 섞여 나간다. 작년 5키로 근방에서 넘어져 무릎이 까지고 피를 보는 우를 범하였던지라 조
심하면서 주위를 살피며 달린다. 몸상태 무겁지 않고 그런대로 괜찮다. 이호테우 해변가 인근
말 3마리가 보인다. 안개는 걷히지 않고 그대로이다.10키로 CP 1:08분 랩이다.의외로 속도가
안난다. 조심히 달린 초반이란 생각이다.
20키로를 향하여 간다. 涯月 이정표가 보인다. 애월의 애 한자가(물가.끝.근처)涯자이다.흙토
흙2개/삼수 물/경계를 물가애로 표현한다. 애월에는 바닷물과 경계가 되는 해안도로가 쭉 이
어져 있다. 싸울투(鬪)자가 있다.왕2명/머리두/자를촌/양쪽칸막이로 표현된 한자가 생뚱맞게
살벌하게 생각난다. 2014년 초반 다쳐서 이 지점까지 치료를 못하고 의료진을 찾던 장소이다.
초반 레이스를 망치고 해우소 갔던 장소 건물이 그대로다. 20키로 CP에 도착한다.1:02분 페이
스다. 의외로 땀이 많이 난다. 습도가 높아서 그런가보다. 싸부를 만나 사진한방 찍었다. 초반
인지라 표정이 밝다. 영혼이 맑았다.
금성리 귀덕리 이정표가 보이고 있다. 안개가 걷히고 우측 바다가 보인다. 바다다. 훤히 보이
니 경치가 좋다. 주로옆 화단에는 노란 가자니아꽃과 채송화가 보기 좋다. 대회후 검색으로
꽃이름을 알았다. 북아프리카 원산지 꽃말은 수줍음 종류가 많아 무지개 데이지라고 하는 꽃
이 가자니아다. 보기좋게 꽤 긴 거리에 꽃단장을 해놓아서 보기 좋았다. 곽지리 해변을 지나
30키로 CP에 도착하였다. 바닷바람이 불어오나 차지 않다. 진질해녀식당과 해변가 해녀상이
보인다. 친절 해녀 식당인줄 알았는데 CP에서 보니 진질해녀 식당이다. 뜻이 궁금하다.(나중
에 알고 보니 '잘피'라고도 하며 녹색띠 바다식물이란다.) 아직 힘들다는 생각은 없다. 젤을
하나 짜먹고 출발한다.
한림. 협재를 지나 한림공원앞 금릉해변이다. 물빛이 에머랄드빛이다.해안가 관광객이 많다.
여름철 인기가 좋을 해변으로 판단된다. 나도 지나가던 동료에게 부탁하여 사진 찍는다.조그
만 어촌 마을이 나타난다. 바닷가 이러한 조용한 곳에서 살고 싶은 정이 느껴지는 동네다. 바
람이 맞바람으로 분다. 시원하기는 한데 저녁에 괜찮을까 춥겠는데, 설레발 걱정이나 아직은
괜챦다고 생각된다. 40키로지점 육향원앞 CP지점 땀이 많이 났다. 반팔에 반바지 복장인데.
순조로운 레이스다. 월령 선인장군락이다. 마라톤은 가시밭길인데 가시선인장이 나타났다고
주위 동료가 애기하며 지나친다.해안도로가 계속되고 확트인 곳인지라 바람이 더 심하다. 주
위 풍력발전기 돌아가는 소리가 윙윙거린다. 현무암 검은돌과 바다 풍력발전기 바람 파도가
있는 50키로 가는 지점 언덕 힘들다. 잠시 쉬어서 물을 들이킨다. 주자들의 간격이 벌어져 앞
에도 뒤에도 주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 힘들어도 조금 가다보면 다시 회복되는 거고 그래도
즐겁게 뛰자라는 생각으로 50키로 골인점 아치 CP에 도착한다. 제주떡을 하나 먹는다. 웬지
목이 메인다.
51키로 지점 언덕길 주저앉아 쉬었다. 지나가던 동료들이 괜챦냐고 물어본다. 물론 괜챦다고
답하지만 힘들다. 기운이 갑자기 빠지고 띵하다. 1차 고비인가.파워젤 하나 먹고 힘을 내보자
고 다독이며 일어서 차귀도로 향한다. 차귀도가 얼마 안남았다.55키로 지점 차귀도 입구 어촌
수돗가에서 머리를 흠뻑 적신다. 정신을 차려본다. 동환식당으로 들어가 점심 해물뚝배기를
시켜먹는다. 13,000원 비싸다.입맛은 없지만 꾸역꾸역 다 먹는다.울트라 뛸 때마다 먹는 식사
가 당기지 않고 여전히 입맛이 없다. 왜 그럴까. 나만 그럴까. 의문이다.식사후 차귀도의 바람
과 파도의 위용이 우리를 압도한다.
언덕 걷고 평지 조금더 걷고 뛰어보나 힘이 나지 않는다. 걸으라고 큰뇌가 명령하고 작은뇌가
복종한다. 바람은 계속 맞바람으로 불고 해안가 언덕은 계속되고 CP는 안보이고 점심 먹은것
은 올라오고 2차 고비가 계속되었다. 뛰지는 못하고 계속 걸었다. 5키로 1시간 정도였다.드디
어 60CP가 보인다.반갑다.자봉분이 반긴다. 힘내라고 외쳐주신다.그러나 큰일났다.못가겠다.
힘이 안난다. 쏘세지를 까주고 콜라 따라주고 봉사는 하늘을 찌르는데 이런 나는 의지가 땅을
판다. 파도와 바람이 장난 아니다. 봉사하시는 제주지맹 분들과 제주 지역사회 분들이라 주위
자연환경에도 아랑곳하지 않으신다. 상경 형님을 만났다. 함께 주저앉아 양말을 벗고 이왕 쉬
는거 10분정도 다리 쭉 뻗고 쉬면서 정비했다. 괜챦아졌다.
쉬지 않고 걷지 않고 슬로우지만 계속 뛰었다.계속 천천히 뛰고 CP가서 많이 쉬는 전략을 이
야기 하신다. 먼저 출발하여 앞서가던 걷고 있는 동료들을 지나쳐서 전진한다.언덕도 계속 뛴
다. 70키로 CP 도착했다. 10키로 랩 1:02분이다. 멀리 갈려면 함께가라는 말 또 한번 진리임을
깨닫는다. 양말벗고 의자에 다리올리고 편안하게 또 10분정도 쉰다. 15시 35분이다.
80키로로 가는길 꾸준한 오르막길이 가도가도 끝이 없는 느낌이다. 그래도 쉬지 않고 형님과
동반주한다(작년에는 이 언덕을 하염없이 걸었던 기억이다). 송악산 입구를 지나고 산방산이
보이는 마라도 유람선 매표소 76키로 잠시 주춤 멈춰섰다가 쫌 걷고 힘을 내어 79키로 근방의
편의점에 도착하여 적당히 쉬었다. 다시 상경 형님을 만났으며 나는 속이 여전히 더브륵하여
따뜻한 캔커피만 마셨다. 좌측 산방산을 끼고 급오르막을 걸어 80키로 CP가 있는 지점까지
달렸다.
이제 날은 저녁으로 가느라고 어두어져 가는 가운데 서귀포 중문의 반가운 이정표를 보면서
동반주로 쉬지 않고 꾸준히 달려 나간다. 84 성박물관 88대유랜드를 지나 어렵사리 90키로
CP에 도착한다. 날은 어두어졌다.빗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우비를 꺼내어 입고 재정비를 한
다. 날씨의 변수 우려가 현실로 오고 있다.
95키로 정도까지 동반주를 하였으며 내가 걷자 천천히 오라며 상경 형님이 먼저 가셨는데 그
이후 못봤다. 60~95까지 힘들때 함께 달렸는데. 대회후 문자로 100에서 접었다는 소식을 전
해 왔다."900번의 실패가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라는 마이클 조던의 말처럼 우리의 어려운
이번 레이스는 앞으로의 성공에 주춧돌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이번에 같이 뛰면서 값진 경험
을 하게 되어 보람이 있었다, 앞으로 훌륭한 달림이가 되라고, 진정어린 문자를 주셨다. 참으
로 감사하고 고맙다. 힘듬을 함께하고, 사람을 한 명 알고 평생 스승을 한 명 얻었다.
빗방울이 굵어진다. 빗물이 고이기 시작하고 주로를 달리는데 거추장스러워졌다. 철퍽철퍽
운동화에 물이 들어가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되고 있다. 월드컵경기장 거리㎞가 좀체 줄지
않는다.걷다가 뛰다가 반복하기를 여러번 월드컵경기장이 보인다.버스정거장 인근 서울에서
동료들 응원오신 100회 분들과 반갑게 잠깐 인사하고 일단 100키로 지점 도착했다. 누적시간
14시간 30분이다. 예상 12시간 30분이었는데 늦어도 많이 늦었다.
밥먹기전 우선 정비부터 한다. 후반 달림복장으로 환복하고 배낭안에 물품도 비에 젖지 않게
속비닐로 잘싸고 비상 옷가지 식량등을 챙긴다.그리고 국수빼고 국물에 밥말아 먹는다. 역시
밥은 안들어 간다. 텐트를 때리며 내리는 빗줄기 소리가 크게 들린다. 21시 30분경이다.
싸부를 만났다. 인도해 달라고 부탁하여 함께 후반 길을 나선다. 달릴만하다. 정비하고 재충
전하여 그런지 언덕길 걷고 내리막 뛰고의 형태를 반복한다. 빗물이 고여서 인도와 주로 어
디든 뛰는게 쉽지 않다. 모자를 썻지만 얼굴을 때린다. 빗물받이 통이 넘쳐나 옹벽에서 폭포
처럼 양수기 물 품어져 나오듯 흘러넘친다. 110CP를 찾았다. 동료 손님이 없다. 봉사하시는
분이 애처롭다. 자정이 다 된 이 빗속에서 우산하나 달랑쓰고 동료들을 반갑게 기다리는 모
습에. 힘내라고 힘을 주신다.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다시 출발한다.
걷고 싶다. 조금 더 쉬고 싶다. 앉아서 쉬고 싶다. 싸부는 얄짜리 없다. 그냥 걸어서 가요. 걸
어 가면서 드세요, 껌 줄까요. 역시 지존이다. 잘 가는지 모르겠다. 빗물에 코너 교차로 지점
이정표를 확인하며 가고는 있기는 한데. 졸린다. 걷는다. 싸부는 힘내라고 한다. 간격이 벌어
진다. 기다려준다. 115 위미 초등학교를 지난다.
120 CP가 얼마 안남은듯 한데 안나온다. 계속 졸리고, 다리에 힘은 완전히 빠져있다. 정신도
완전 나약상태 모드로 되어 있다. 달린다는 생각을 아예 못하고 접는다라는 생각만 앞선다.
싸부의 말이 들리지 않는다. 쪼금난 가요. 120다 왔어요. 포기하면 안되요. 이 고비만 넘으면
갈 수 있어요. 외쳐 주지만 발은 안 나간다. 싸부가 끌고 간다. 120CP에 어렵사리 도착한다.
자봉분에게 포기를 선언한다. 새벽 01시다. 싸부에게 헤어짐을 고하고 대기 차로 이동한다.
115키로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눈을 붙이는 동료를 본것 같아 자봉분에게 말씀드리니 한번 가
보자고 차를 함께 타고 주위를 훑어 보았으나 동료를 발견 못한다. 다시 120지점으로 돌아와
RV 차량에 대기하다 깜빡 잠이 든다. 빗속에 있다가 따뜻한 차안으로 오니 졸음이 금새 나를
덮쳤다. 얼마를 잤을까. 다시 회수차량 버스로 이동시켜 준다. 새벽 03시 전후로 기억된다. 버
스에서 자다가 추워 배낭에 보관된 젖지 않은 옷으로 갈아입고 한참을 날 밝을때까지 잤다.
깨어나니 150키로 CP지점이다. 달리기를 계속중인 울트라 동료분이 몇명이 주무시고 계신다.
아침밥 먹고 이제 정신이 좀 든다. 싸부를 다시 만났다. 역시 아직도 뛰고 있으며 150CP를 찍
고 잠시 숙면후 200을 향하여 출발모습을 갖추고 있다. 울트라 100회를 뛰신분 존경스럽다.
5/3 일요일 아침이다. 그렇게 밤새 내리던 비는 가랑비로 변하여 있다. 금새 그칠 모양이다.
날은 훤하여 졌고 시간은 07시 30분경이다.포기한 동료 주자분들과 함께 택시를 불러서 제주
시 탑동 출발장소로 복귀한다. 서귀포 남원리 인근에서 제주시로 넘어오는 아침길은 상쾌하
였으며 하늘은 푸르게 변해 있다. 물품을 찾아 환복후 뱅기표가 있을 것 같아 공항으로 이동
한다. 예상대로 이른 시각이라 표가 있어 멀쩡한 낮에 귀가할 수 있게 되었다.
핸드폰 문자를 확인하니 지난 밤 긴급재난문자가 들어와 있다.
[국민안전처]5.3일 00시 제주도(산간,남부)지역 호우경보, 산사태.상습침수 등 위험지역
대피, 외출자제 등 안전에 주의하세요. 문자를 보니 씁쓸하다.
알리와 이노끼의 세기의 대결이 어릴적 있었는데 TV가 없어 멀리 친구집에 가서 봤던 아스
라한 추억이 있다. 귀가하니 메이웨더와 파퀴아오 세기의 권투대결을 하고 있다. 피곤한 가
운데에도 다본다. 원래 계획은 200 최대한 완주하고 골인점 근처에서 볼려는 계획이었는데
맙소사 집 소파에 앉아서 보다니. 소문난 잔치 먹을거 없다는 말 맞는 경기였다.짧고도 길었
던 제주도 울트라 일정이었다.빗속에 뛰느라 젖은 한보따리 운동복을 꺼내어 우리집에서 제
일 일 많이 하는 일꾼옆에 젖은 운동화까지 덤으로 놓는다.
완주를 못한 내 마음도 푹 젖어있다.
2014년 2015년 2번에 걸친 포기.
정신력의 문제인가. 체력 문제인가. 훈련 부족인가. 날씨탓인가.
핑계는 없다. 다시한번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꿈을 가지고 열정을 불살라야 한다.
마이클 조던처럼. 김수영 작가처럼. 올해 한반도 횡단 완주의 목표를 위하여. 힘이다. (끝)
첫댓글 새벽기차님 수고하셨읍니다. 당신은 그래도 도전이라는걸 해보지요. 저는 꿈도 못 꿔봅니다.글구 지는 송화가 나오는시 하나만 겨우 알지요. 박목월님의 윤사월 이라고...송화가루 날리는 외딴 봉우리 윤사월 해 길다. 꾀꼬리 울면 산지기 외딴집 눈먼 처녀사 문설주에 귀대고 엿듣고 있다.봄을 노래한 시...가슴이 설레지요.도전을 해봐야 성공이든,실패든 과실이 생기는 법, 새벽기차님 다음엔 꼭 성공하리라 봅니다.
박목월 박두진 조지훈 이분들이 청록파 시인~맞죠. 윤사월 시 좋네요.
글구 ~~남도 삼백리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 나그네도 떠올려 봅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힘!!!
힘겹게 사투하는 한가운데서 나도 달리고 있는 듯 힘겨움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다시 힘 얻어 화이팅하시기 바랍니다.수고하셨습니다.힘!
시간이 약이라고 며칠 지나면 또 힘듬이 잊혀집니다. 그리고 오바하죠. 술 한 잔 먹으면 다시 다 잘될것 같은~.
사실은 택도 없는데 말이죠~ 바보 멍충이 곰텡이 같이...그렇게 반복적으로 살아가죠......
힘 주셔서 다시 홧팅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힘!!!
1. 운동화 : 아식스 TJR311(BK)- 이거 참 새로운 발견입니다. , 2. 탑동 광장에는 31~32시간안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한다.(5/3일 오전 8시 26시간에 택시로 도착) - 압권이네요. ㅎㅎ ,3. 세계 젊은 여성의 수다 - 요즘 학교 엄마들 수다의 수준을 넘은 대화에 맛이 가고 있는데..역시 여자가 문제였군요..ㅎ, 4. 제주떡을 하나 먹는다. 웬지목이 메인다. - 결론 인것 같습니다. ㅎ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죠.....복선..... 사실 포기가 사전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르죠.
많은 응원과 격려에 감사드려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힘!!!
새벽기차님,아쉬움이 많겠지만 다접고,다시 시작해봅시다.나도 내년에는 꼭 참가해 보기로 하였네.아님,올해 일 잘풀리면 연말안에 도전한번 해보겠네.그대의 글을 읽고 힘든다는 것을 알지만 말이야...수고 하셨네...
일이 잘풀리는 안풀리든 도전의 시기가 있는것은 아니니께 함 한번 해보죠.
세상이 뭐 쉬운게 있습니까. 다 힘들죠~. 그렇지만 또 다들 잘 하잖아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힘!!!
마라톤이나 울트라나 생각이 많고 작전과 전략이 많으면 더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 같습니다.
딱 하나, 어찌됐든 완주를 한다는 화두 하나만 갖고 돌진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완주든 포기든 달리는 과정에서 나름의 성취감과 자존감을 얻었다면 경계의 의미는 없다고 봅니다.
완주자체가 나자신을 넘어서고 나를 저 너머 무지개를 보여줄 환상의 공간으로 이동시켜줄
그 무언가의 꿈의 실현을 원한다면 다시 도전해 보는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완주에 목적을 두지 말고 과정을 즐긴다면 완주가 더 쉽게 다가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피로 빨리 회복하시길~~수고 많았습니다. 힘내세요.
여러가지 말이 필요없는거 같네요.
무조건 수고 아니 고생 무쟈많았다고.
고통을견뎌내고 포기하지않고 다음대회를 준비하는 마음 대단하네.
수고 많았네,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