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갑용의 민주노총 위원장 출사표
1998년 3월 나는 민주노총 위원장에 출마했다.
15년 전 민주노총 지도부는 노사정위원회에서 정리해고를 받아들이면서 조합원들에 의해 쫓겨났다.
나는 이런 민주노총을 바로세우자고 개혁의 기치를 들고 위원장에 출마를 했다.
위기의 민주노총을 혁신하기위한 최소의 조건으로는 투쟁뿐이었다. 임기 1년이 지나도 감옥에 가지 않는다면 잘못 싸운 것이니 사퇴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조합원이 자신의 권리인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행사 할 수 있는 위원장직선제를 공약을 내걸었다.
나는 당선되었다.
임기중 대의원대회에 직선제 안은 상정했으나 61% 찬성으로 부결되었다.
1년이 지났을 때 수석부위원장과 사무총장이 구속되었지 위원장인 나는 구속되지 않았다. 약속대로 1년 후에 사퇴서를 냈으나... 사퇴를 인정하지 않았다. 1999년 지하철 투쟁을 책임지라는 이유였다. 지하철 투쟁이 마무리되고 난 1999년9월에 나는 위원장직을 물러났고, 15년의 세월이 흘렀다.
2013년, 나는 다시 민주노총 위원장에 출마한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뛰던 민주노총, 수많은 노동자들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민주노총이 지금 많이 아프다.
천만 노동자의 희망이 되어야할 민주노총이 모두의 조롱거리가 되었다. 투쟁하는 노동자는 철탑에 오르고 있다.
손배 가압류에 목숨으로 저항할 수밖에 없는 사항이다.
해고의 설음과 차별의 아픔은 비정규직이 고스란히 안아야 하는 세상이다.
노동자를 대변해야 할 민주노총이 재정위원회 비리, 수석부위원장 횡령, 성폭행 사건들 등으로 끝없는 추락을 했다.
그러나 자체정화는 정파의 힘에 밀려 한 번도 이루어지지 못했다.
대의원대회 결정사항인 직선제 안을 연맹에서 도와주지 않아서 안 되고 준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두 번이나 유예를 하면서도 아무런 책임도지지 않는다.
그것도 모자라 직선제를 치르기 위해 인상한 조합비 수십억을 마음대로 전용해 쓰고는 예산이 없어 직선제를 못한다고 말한다. 민주노총이 자신을 정화할 능력이 없으면서 세상을 바꾸자는 말을 하는 것은 누구도 믿지 않는다.
잘못을 저지르면 사과하고 책임지는 민주노총, 노동자들과 민중들의 투쟁에 구심이 되는 민주노총으로 다시 세우는 일이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다. 그래서 다시 나섰다.
오만 곳에 빵구가 난 민주노총을 용접해서 수리할 생각으로 나섰다.
나는 좌파들이 판치는 민주노총을 만들고 싶다.
독재자 박정희의 딸이 대통령이 되었다. 노동자들이 표를 주지 않아 정권 교체에 실패했다는 진단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 민주당에게 권력을 주었을 때 노동자와 민중들의 삶이 바뀌었는가? 민주노총 집회의 발언자들은 사람들은 민주당에게는 아무 죄가 없는 것처럼 말하고 새누리당과 박근혜만 욕한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로 이어지는 권력을 군부독재라 칭하는데 아무도 의의를 제기 하지 않았다. 독재 이후 등장한 김영삼이 호랑이 잡으러 신한국당 독재와 군부에 합류했고 ‘민주투사’ 김영삼과 민주당에 의해 민주와 반민주의 구도는 허물어졌다.
그뒤 등장한 김대중정권은 역대 정권과 다르지 않게 노동자를 탄압했고, 정부의 자리를 미끼로 노동자 내부를 분열시켰다. 진보와 보수의 대결로 등장한 노무현은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많은 노동자를 구속했고, 비정규직법을 만들어 자본과 한편 임을 드러냈다.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위해들고 만든 민주노동당 역시 노동자를 돈과 표로 보는 보수 정당의 형태를 보이자 노동자들은 민주노동당에 등을 돌렸다.
이제 민주와 반민주, 진보와 보수를 새롭게 조명하자! 박근혜를 비롯한 새누리당은 보수가 아니다. 그들은 노동자를 경제 발전의 도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극우로 분류해야한다. 권력의 맛을 본 민주당, 새로운 권력이된 통진당, 권력을 잡기위해 노동자를 돈과 표로만 보는 이들을 우파라 불러야 한다. 민주노총 내에서 이들을 추종하는 세력들 역시도 같은 이름, 우파라 정리해야한다. 이와 달리,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투쟁하는 노동자들, 민주노총은 투쟁을 해야 한다는 생각하는 노동자들, 노동자들은 좌파다.
민주노총의 무기력에 도전하는 좌파 노동자들이여 함께 투쟁하자!
2012년10월 불법으로 치러진 제55차 대의원대회의 진상조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 직선제를 실시해라! 나는 이런 요구를 걸고 2013년1월 민주노총 위원장실에서 농성했다.
이때 민주노총을 지켜봤다. 매일이 전쟁터인 노동 현장과는 달리 너무나 평온한 민주노총 사무실 분위기에 화도 났다. 하루 종일 전화 한 통 없는 민주노총은 조합원이 사랑하지 않는 민주노총임을 알았다.
어이없게도 직선제를 또 유예한다는 안을 대의원 대회에서 통과되었다. 너무나 멀리 있는 민주노총이다.
불법과 탈법의 낡은 틀을 벗기고 규약을 지키며 투쟁하는 민주노총이어야 한다.. 그리고 결국 내가 시작한 직선제 운동을 내손으로 완수하자고 결심했다.
한동안 민주노총의 최대정파는 현재의 구도로 말하자면 통진당 지지 세력이었다. 그 세력이 3대 이수호 집행부를 시작으로 권력을 잡으며 민주노총에서 사고를 쳤다.
이들의 죄를 물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과 조직이 다름에도 권력을 나누며 함께해 온 세력들도 단절해야 한다.
우리가 함께해야 할 동지들은 투쟁하는 노동자들이고, 투쟁만이 민주노총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실천하는 노동자들이다.
1998년 IMF로 민중이 실의에 빠져 있을 때 김대중 대통령은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였다. 민주노총의 다수파는 선거 때마다 그런 민주당과 후보를 단일화해야 한다고 했고, 심지어 공동선대본도 꾸리기도 했다. 그런 인물들을 몰아내지 못하면 민주노총은 정상화가 불가능하다.
이번 대통령선거에서 진보정당이라 주장했던 정당의 후보들이 문제인을 지지하며 사퇴했다.
민주노총은 이들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
노동자들이 잘못한적 없다.
권력과 재벌의 탄압도 문제 이지만, 노동자들내에서 노동자들의 피를 빠는 세력과의 단절이 먼저이다.
분명한 적들보다 내부의 적들과의 단절이 나의 이번 선거의 목표이다.
죽지 말고 살아서 투쟁하자!
민주노총 제7기 임원선거 기호 1번 위원장 후보 이갑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