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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밀양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은 지난 15일, 송전탑 공사를 강행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20일부터 경찰 병력과 함께 공사인력을 투입하고 있습니다.
긴급히 현장에 달려간 나눔문화 연구원들을 통해
밀양 현장의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현장 상황이 들어오는 즉시 계속 업데이트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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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 영상 모음] 우리가 밀양 송전탑을 반대하는 이유 ▶
[밀양 송전탑 건설] 한국전력의 대국민 호소문에 대한 공개 반론 ▶
언론 보도와는 달리 어제도 한전에서
공사를 몰래 하려고 했던 부북면 평밭마을
공사 현장에서 밤을 지새웠습니다.
어스름한 새벽빛이 밝아오는 가운데
75세 되시는 윤여림 할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사람이 말과 행동이 일치해야지.
안그러면 누가 믿어주고 누가 도와주겠나?
우리가 방 안에서 말로만 안 된다 안 된다고 했으면
그렇게 하니까 자기들끼리도 말이 다르고 실언을 하는거지.
무슨 옛날 이북도 아이고.
국회에 증언한다고 간 우리 할매들한테
누가 데꼬 왔냐고 이런 소리 하길래 우리 할매들이
"내 손발이 델꾸 왔다" 이랬다. 내가 우리가 바보가?
사람을 그리 바보 취급하면 안되는기라."
"이남우 할배랑 같이 다니니까.
내가 이남우 졸짜라고 한전에서 이간질을 해.그렇게 말을 하더라고.
내가 능력이 부족하면 잘하는 사람 따라가고
능력이 있으면 있는 만큼 내 할 일을 하면되는거지
누가 위고 아래고 그런 건 없는 기다.
남 해 하는 졸자는 부끄러운 거지만
정의로운 졸자를 해야지"
_ 밀양 윤여림 할아버지(75세)
[25일(토) 오후 5시] 희망버스가 지켜준 토요일
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 깊은 산골에 있어
소식을 빠르게 전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나눔문화는 계속 부북면 평밭마을 근처 송전탑 공사현장을 지키고 있습니다.
오늘은 250여 명이 희망버스를 타고 왔기 때문인지
공사도 멈추고, 경찰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밀양 어르신들이 "그래도 오늘은 이렇게 가는구나"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찰나, 부북면 127번 공사현장에서 급하게 소식이 들어옵니다.
희망버스에 참석한 시민들이 돌아가기를 기다리며
한전 직원 30명 가량이 풀숲에 숨어있었다는 것입니다.
한옥순 할머니를 비롯한 다른 시민들의 거센 항의로 직원들은 물러갔습니다.
한국전력이 공사를 강행한 지 엿새째인 오늘,
한전 측은 "휴일에도 공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히며
현장 8곳(단장면 4, 상동면 3, 부북면 1)에 총 90여명의 인원을 투입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나눔문화와 몇몇 분들을 제외하면
희망버스를 타고 오신 250여 분은 대부분 오늘 돌아갑니다.
사람들이 떠난 빈 자리, 일요일과 월요일이 정말 걱정입니다.
이곳 밀양에 마음으로 함께 해주시는 분들,
주말, 사람들의 시선이 밀양을 떠나지 않도록 계속 관심 부탁드립니다.
[25일(토) 오전 9시]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외부의 눈'
희망버스 참가자 250여 명은 새벽 4시부터
밀양 7개 지역 농성장에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나눔문화>와 <대학생나눔문화>는 밀양 부북면에서
어르신 5분과 함께 공사 자재를 나르는 헬기장을 지킵니다.
사진 뒤로 보이는 것은 청도면에 세워진 765kV송전탑.
아름다운 산 능선을 따라 세워진 거대한 철탑을 실제로 보면 위압감이 느껴집니다.
이곳은 지금까지 할머니 네 분이 잘 지켜오셨습니다.
어르신들과 이야기 나누다 지금은 공연(^^?)을 위한 몸풀기를!
"아이고 너무 고마워라. 그 멀리서 여까지 우예 왔노.
하루에 할매 3명씩 병원에 실려가... 너무 기가 차는 기라.
외부사람들 기자들 나가고 없을 때 경찰이 막 치고 들어온다. 저게 무슨 민중의 지팡인고.
전력 부족이라 카더니 결국 UAE에 원전 수출하려고 벌이는 일이더라.
지금 한창 모내기 모판 준비할 철인데 하나 못하고 있어."
- 부북면 주민 서종범님
정부와 한국전력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외부의 눈'이라는 것을
이곳 현장에 와서 다시금 확인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전체적으로 경찰 병력이 빠져 평온한 상황인데,
바드리 마을에서도 가장 높고 안쪽에 위치한 84번 현장에만
경찰들이 와서 채증하겠다 연행하겠다 위협하고 있습니다.
한편 오늘 오후 2시에는 대한불교 조계종 환경위원회가
가곡동 한국전력 밀양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사 중단과 사태 해결을 위한 '전문가 협의체' 구성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25일 새벽 12시] 전국 시민들의 '탈핵 희망버스' 밀양 도착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을 막아내기 위해
전국의 시민들이 밀양으로 모여들고 있습니다.
밀양의 소식을 듣고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서울, 부산, 대구 등 200명의 시민들은
'탈핵 희망버스'를 타고 밀양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이틀 전부터 울산, 부산 등 경남의 수많은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이미 밀양에 와있기도 한데요.
14명의 나눔문화 연구원들과 대학생나눔문화도
장장 5시간이 걸려 지금 밀양에 도착했습니다.
시민들은 곧 새벽 3시부터 밀양의 4개면
공사현장으로 나뉘어 갈 예정입니다.
현장에서 이계삼 선생님을 만나 현장 상황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15분이 다치셨는데.
이러고 못 누워 있겠다고 기어이 나온 분들
빼고도 일곱 분이 입원해 계십니다.
한전에서는 그나마 기자나 보는 눈이 있을 때는
숨어 있다가 사람들 없고 할머니들만 있으면
경찰과 함께 확 들이친답니다.
깊어가는 밀양의 밤. 한 사람 한 사람이 귀한 이유입니다.
이계삼 선생님이 왜 밀양 송전탑을 반대하는지
그 이유와 심정을 쓴 글입니다. 많이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냥 이대로 농사짓고 살고 싶다','이 자연과 땅을 그대로 지켜야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겠나'라는 말씀들을 그저 ‘해보는 소리’로 치부하고 있는 세상. 결국 ‘돈 때문일 거라는 것, 그래서 돈을 더 얹어주면 해결될 거라는 것’, 이렇게 악한 믿음이 지배하는 세태 속에서 어르신들은 싸우고 있다." _ 이계삼
http://m.news.naver.com/read.nhn?mode=LSD&mid=sec&sid1=110&oid=028&aid=0002189135[24일 오후 4시] 한전 부사장 사표 제출, '밀양 송전탑 공사는 UAE 원전 수출 때문'
지난 23일, 한국전력의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이
정부의 UAE 원전 수출 때문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반대에도 '전력난'을 명분으로 공사를 강행했지만
결국 그 뒤에는 UAE 원전 수출을 위한 목적이 있었던 것입니다.
24일, 한국전력 부사장은 사표를 제출했습니다.
"UAE 원전을 수주할 때 신고리 3호기가 참고모델이 됐기 때문에
밀양 송전탑 문제는 꼭 해결돼야 한다. 2015년까지
가동되지 않으면 페널티(벌금)를 물도록 계약서에 명시돼 있다"
-23일, 한국전력 부사장 기자 간담회에서
송전탑 공사와 UAE 원전에 관해 잘 정리 된 글입니다.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impeter.tistory.com/m/2190
[24일 오후 2시] 어르신 두 분 부상, 점점 고립되어가는 할머니들
8년 동안 싸웠으니 이거 못 막겠느냐며
힘내자고 기운을 북돋다가도
전화로 전해지는 다른 현장 소식에
할머님들은 입을 꾹 닫습니다.
"바드리 마을 84번 공사현장 충돌 상황.
9시 50분에 포크레인에 밧줄로 몸을 묶고
농성중 이던 임호순(72세) 할머니,
엄복이(75세) 할머니에게
한전 직원이 커트칼을 들고 밧줄을 자르며 끌어냈고,
할머니 저항하면서 끌려나오는 동안
임할머니 찰과상, 엄복이 할머니 혼절.
병원에서 의식은 돌아왔으나 말씀을 안 하고 계심.
현재 상황은 기자나 인권관계자 등 외부인이 없을 시에
이러한 폭력이 자행되고 있음."
그래서 저희가 자료를 남기는 게 너무 중요합니다.
사진 찍어주시고 현장보고 해주실 분이 너무 소중합니다.
84번 공사현장의 경우 공사장 초입과 중간쯤에서
이중으로 신분증까지 검문검색하며
사람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답니다.
"우째 70,80 노인들한테 공권력을 들이댈 수 있능교?"
경찰들과 마주하게 된 지 5일째.
그들이 공사직원들과 손잡고 할머님들을 끌어내려고 할 때면
거침없는 할머님들의 의지에 현장은 살벌해집니다.
하지만 그러다가도,
"이리 왔다갔다 참 욕보겠는데 우짜겠노? 너거도 마 이래 불리와가꼬"
"자슥아 니도 이거 좀 같이 묵으라. 그래도 배는 채워야 할 것 아이가?"
"여기 천때기 깔아놨으니까 내리갈 때 이리로 밟고 가라. 잘못허면 굴러떨어진다"
하는 할매들의 말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24일 오전 10시] 정부, 한전, 주민 3자회의, '전문가 협의체' 구성 합의
정부, 한전, 주민 간 3자회의가 산업자원부의 주재로 열림.
오후까지 길어졌던 회의였지만 결국
밀양 송전탑 해결을 위한 '전문가 협의체' 구성에 합의.
협의체는 정부 추천 인사 3명, 밀양 주민 추천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하며 35~45일간 기한을 정함.
그러나 협의체의 활동기간 동안 공사를 중단하라는
주민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최종 중재안'은 도출하지 못함.
산업자원부는 29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함.
[23일 오후 10시] 밀양 현장 3일을 돌아보며
밀양 현장에 내려온지 3일째.
'19시간의 일정'이 끝나가려 합니다.
이곳은 하루가 정말 깁니다. 막아야 할 곳은 4개 면의 6곳,
모두가 깊고 높은 산 속에 있고 사람은 부족합니다.
기자들도 "이렇게 힘든 현장은 처음"이라며
오늘은 아무것도 하지 못해 내일 더 있겠다고 합니다.
할머님들은 새벽 2시 반에 일어나 초조함과 불안감을 안고
공사현장으로 달려갑니다. 혹시나 공사 직원들이 먼저 와있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나무가 잘리는 걸 봐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후 오후 6시까지 할머님들은 꼼짝없이 포크레인 앞에 앉아있습니다.
공사직원들은 자리에 없는 한순간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30여 명에 달하는 경찰들에 둘러싸여 있는 할머님들을 생각하노라면,
밥도, 화장실도 제때 해결하지 못하는 등 기본적인 의식주가 무너져버린
할머님들을 생각하면 "내일 아침이 너무나 두려워요" 하는 말씀이 가슴을 찌릅니다.
송전탑이 무너뜨린 건 나무뿐만이 아닙니다.
평화로웠던 밀양은 '계엄령' 상태로 한적했던 거리에는 경찰차가 즐비합니다.
'치유의 공간'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던 화악산에는 헬기 소리, 포크레인 소리만이 들립니다.
이런 현장 속에서도 주민들은 매일 산을 오릅니다.
산을 오르면 할머님들은 매일 포크레인, 경찰들, 밑동만 남은 나무들을 봐야 합니다.
하지만 그 이후의 모습들을 가슴 속에 묻어두고 있습니다.
"내 자식들이 동네 아들과 손잡고 농사지을 수 있는 땅"을 남기고 싶다고 합니다.
그런 꿈을 품고 있었기에 8년 동안 싸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어르신들은 경찰, 공사직원, 정부에 맞서 '버티는 것'이 아니라
지혜롭게, 힘들더라도 용기 있게 싸워가고 있습니다.
밀양 어르신들이 힘낼 수 있도록 응원해주세요.
(나눔문화 김치현, 단장면 용회마을에서)
[23일 오후 6시] "70, 80대 노인들에게 어떻게 공권력을 투입할 수 있습니까?"
"주민들 심정은 지금 이렇습니다.
70-80대 노인들에게 공권력이 투입됐다는 사실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고 첫날, 경찰 500명이 들어온다는 사실에
크게 놀랐습니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도 조금은 있었지만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한 줌의 희망마저 사라졌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한 사람이라도 눈물 흘리는 사람이 없도록 얘기했지만,
8년 동안 밀양 할매들이 흘렸던 피눈물을 조금씩 닦아주리라, 생각했지만
그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겁니다. 70-80대 노인들에게
어떻게 공권력이 투입될 수 있는 것인가요?
이후로 밀양은 아주 살벌해졌습니다.
국민들도 놀랐기에 기자들도 이렇게 많이 달려온 것 아닙니까?
지난번 한국전력이 대국민호소를 발표한 것을 보았습니다.
'대국민호소'가 도대체 무슨 말인가요.
4개면 경과지 주민들에게 호소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우리가 피해자이고, 관련자이고, 밀양 주민 아닌가요?
처음엔, 우리도 전기를 쓰는데 '막아도 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부가 하는 정책에 반대해도 되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에게 너무 가까운 문제로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송전탑에서 흘러나오는 전자파로 소가 새끼를 못 치고
논밭이 다 죽어갑니다. 옆 동네 할매는 자식들이
인제 고향에 내려오지도 않는답니다.
40층 높이 송전탑이 한 마을을 통과하고 주민들은 찬성 반대로 갈라져 싸우고
이렇게 매일 전쟁을 치르는데 어느 자식이 고향에 내려오겠습니까?
집값은 떨어졌고 이제는 대출도 안 된답니다.
평생 마련한 논밭, 재산이 사라졌습니다.
이거는 안된다. 절대 안 될 일이다.
그때부터 송전탑 공사에 맞서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23일 오후 4시] 누가 생명의 존엄을 말하는가?
이곳의 하루는 새벽 3시부터 들려오는
중장비 소리와 헬기 소리로 시작합니다.
밤에도 기습공사가 들어올 수 있기에
9시는 돼야 잠을 청하기 시작하고,
철탑현장에서 밤을 새며 지키는 분들도 계십니다.
단장면 바드리마을 현장입니다.
"정부에선 강력한 의지입니다.
이 공사 어떻게든 해야됩니다. 불법시위 그만하고 나가십시오."
"불법시위를 중단하십시오. 주민분들 위험한 짓 그만하세요.
생명은 존엄한 겁니다."
한전직원 30여명은 이렇게 방송한 이후에
경찰들과 손을 잡고 70 80대 할매들을 끌어내리려 합니다.
"생명 두번 존엄했다가는 그냥 다 죽겠네"
"내 삶을 송두리때 파괴하면서 무슨 명분이 있어요?
우리 땅, 우리 삶을 다 죽이면서 전기를 만들고 싶습니까?"
8년동안 한전 직원들에게 뼈저리게 당해온 할매들은
한전직원 한마디 한마디에 분통이 터집니다.
[23일 오전 12시] 사람이 없습니다
"제일 많이 설치는 사람이 후송갔으니 더 많이 적막하다"
하루에 수 명씩 경찰과 한전때문에
병원으로 후송되는 밀양 할머님들.
포크레인 앞에서, 둘러싸는 경찰들과 한전 직원들 안에서
무섭더라도 이야기나눌 친구할매가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지만, 어제까지 수다떨며 손잡았던
할매 한분이 오늘은 없습니다.
무더위에 그늘 하나 없고,
그나마 몇몇 보이던 언론사 기자들도 이제는
거의 보이지를 않습니다.
보는 눈도, 기록하고 증언해줄 사람도 없는 상황.
8년을 지켜왔지만 어르신들에게
오늘은 유독 힘이 드는 날인 것 같습니다.
[22일 오후 9시] 밀양 단장면 야간공사 강행, 주민 1명 부상
힘들지만 기분 좋게, 서로를 격려하며
촛불문화제를 마무리 하려는데 벼락같은 소식이 들렸습니다.
지금 밤 9시, 밀양 단장면에 공사 인력이 투입되었고
주민이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현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송전탑 공사를 저지하려던 주민 이선옥님(49)이
한전 직원이 가슴을 세게 밀쳐 쓰러져 밀양병원에 실려갔습니다.
주민들은 "밤에는 공사 안들어 온다 했는데 이제 도저히 믿을수가 없다" 하십니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오후 6시까지 쉬지도 못하고 전쟁상태 인데,
이제 그나마 잠도 편히 못 자게 되었습니다.
[22일 오후 7시] 밀양 주민들의 촛불집회
매주 수요일 밀양 영남루 앞에서 진행되는
'세계 최대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한 촛불문화제.
공사가 강행되고 첫 촛불문화제입니다.
그런데 매일 자리를 가득 채우셨던 할머님들이 안 계시네요.
"밀양의 전쟁 같은 싸움. 벌써 3일이 되었습니다.
오늘까지 8명의 주민들이 병원으로 후송. 실신했습니다.
공사가 언제 들어올지 몰라 전전긍긍 해야 했던 주민들.
새벽 세시부터 시작된 16시간의 전쟁을 끝내고 이제야 쉬시겠지요.
하지만 내일도 새벽이 채 끝나기도 전에 또다시 전쟁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나 저는 주민들을 믿습니다. 8년간 함께 싸워왔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마이크를 잡고 눈물이 나올까 두려웠습니다.
항상 계시던 어르신들의 자리가 오늘은 비어있습니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신답니다.
하지만 이렇게 창원에서 부산에서 울산에서
많은 분들이 빈자리를 채워주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밀양 주민 김철원님(50)
[22일 오후 5시] 곽정섭 할머니 "내 몸 낫게 했던 화악산, 안 지킬 수가 없어"
수년에서 십수년을 부대끼며 살아왔던 이웃이자 친구가
갑자기 사고로 병원에 이송됐다는 소식을 들으면 기분이 어떨까요.
평밭 할머님들이 실신했다는 소식을 들은 후 할머님들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미 병원에 실려간 이금자 할머님이 목숨이 끊어질 정도로 위독했던 걸 두 눈으로 보셨을테고요.
지금 모여계신 분들은 분하고 몸이 떨려서 제대로 몸을 가누지도 못하십니다.
"내일 아침을 보기가 두렵습니다" 라는 할머님들의 말이 이해가 갑니다.
한차례 '전쟁'이 지나가고,
밀양 부북면 주민 곽정섭님(67)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밀양 부북면 주민 곽정섭 할머니 ⓒ나눔문화
"아침에도 포크레인 앞에 앉아서 있는데
너무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분하더라고. 그래서 관세음보살을 불렀거든.
한 시간 동안. 가슴 좀 평안해지게.
'산신령님 제발 도와주이소 우리 이대로 물러날 수 없습니다.'
내가 도시서 살다 이곳에 온지 15년 됐거든.
처음엔 몸이 아팠어. 목이 쉬어 말도 제대로 못했어.
근디 여기오니까 다 나서버리는기라.
이리 좋은 화악산을 왜 이렇게 만드는 겁니까.
할매들 이 산을 안 지킬수가 없어.
어제 경찰 전경들이 내보고 욕을햇거든 그래도 내가 용서했어.
근데 또 오늘 입에 못담을 욕을 하는기라.
오전부터는 한전놈들이 막아서 아무것도 못했어.
눈 앞에서 나무가 잘려나가는데...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어.
저것들은 내보다도 나이가 많은 아들인데. 너무너무 많이 울었지.
그런데 다른 할매가 공사장 안에서 또 내려오는기라 이 상황도 모르고.
들어갈 수가 없으니까. 정임출 할매가 너무 화가 났어.
이래도 안되고 저래도 안되고. 우리땅도 맘대로 못 밟고. 할 수 있는 건 없고.
근디 그 할매가 줄을 하나 풀더니 저쪽 산으로 가더라고.
좀 이따 보니까 형사 둘이 걸루 팍 띠가더라고.
거기서 할매가 기절 할 정도로 줄을 목에 쥐고 울고 있었어. 너무 분해서 .
너무너무 화가 나니까 '나는 살기싫다' 하면서 울더라고
둘이 통곡을 하면서 울다가 가자..
사람들 안에있는 할매들 걱정하겄다..
한전이 할매들 들쳐낼 때 내가 제일먼저 들려나왔어 땅에 떨어져 나왔어.
우린 밧줄로 몸을 묶었거든. 그걸 갔다가 한전 놈들이 바로 풀러버리끼라.
난 발이 들려서 나왔어. 애들이 매쳤을 때 옷벗은 채였어.
내일은 오른팔이 아마 못쓰지 싶어. 경찰들은 저밑에서 딱보고 있어.
안와. 절대로. 주민들이 이렇게 당하고 있는데."
[지금 박근혜 정부는] 쓰러지는 주민 목소리 무시하고, 아직도 '돈 더 주겠다' 이야기
오늘 오전 밀양 송전탑 문제로 협의 중인 정부와 새누리당 ⓒ연합뉴스
과연 정부가 주민 한 명의 말이라도 귀담아 들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우리는 보상, 돈 필요 없습니다. 위험한 전자파 나오는 철탑만 세우지 말아주세요
7-80넘은 할매들이 돈 받으려고 목숨걸고 산에 오르겠습니까.
전기 거의 안쓰는 이 마을에, 세계 최대 송전철탑이 박힌다니 웬말입니까."
눈물로 호소하며 지금까지 12명의 주민들이 실신하고, 병원에 실려갔습니다.
그런데 정부와 새누리당이 오전부터 진행한
밀양 송전탑 문제 해결을 위한 협의에서
주민들이 요구한 '대안을 모색하는 전문가 협의체 구성'은 거부하고
'더 많은 돈, 더 많은 혜택을 주겠다'는 보상안 이야기만 거듭 발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그런 태도는 밀양 주민들의 목숨 건 저항을 무시하는 것이며
밀양 어르신들을 더욱 위험한 상황으로 내모는 것입니다.
지금 공사를 막고 있는 밀양 어르신들은
'돈 더 달라 떼쓰는 노인 취급해 억울하다
왜 저렇게 같은 말만 하는 거냐,
이대로 가다간 이 나라 미래가 어찌 될지 걱정이다
내 목숨을 걸겠다'며 또 다짐하고 계십니다.
'주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다' '주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
정부와 한전은 그 약속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22일 오후 2시] 주민들 강제로 끌어내기 시작, 쓰러지는 주민들
부북면 127번 공사현장에서
헬기로 자재를 나르는 것을 막기 위해
할머니 4~5분이 자재에 몸을 묶고 있습니다.
한전 직원들이 할머니들을 강제로 끌어내려 하고 있고
머리 위에서는 헬기가 자재를 들어 올리려 비행중입니다.
한전에게 끌려나오다 쓰러진 밀양 주민 어르신 ⓒ나눔문화
또 동시에 굴착기 앞을 지키던 할머니들을 강제로 끌어내기 시작했습니다.
할머니들이 서로 몸을 밧줄로 묶고, 웃통을 벗고 있는데도
한전 직원 30여명이 강제로 들쳐업었다고 합니다.
소식을 듣고 다른 주민 어르신들과 급히 달려갔는데요.
몸싸움이 계속 일어나는 와중에 주민 4분이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권영길 이장님(76), 정임출 할머니(73), 박윤순 할머니(78), 석금식 할머니(86)
벌써 12분의 어르신들이 부상당하셨습니다.
'주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며 들어온 경찰들은 그저 지켜보기만 합니다.
응급차 사이렌 소리가 계속 울리고,
지금 할머님들은 울부짖으며 불안함에 몸을 가누질 못하십니다.
[22일 오전 8시 30분] 밀양 평밭마을 벌목 시작
굴착기를 막아선 할머니들을 둘러싸고, 다른 한쪽에서 벌목이 시작되었습니다. ⓒ나눔문화
굴착기 앞을 지키는 할머니들을 둘러싼 한전 관계자들과 경찰 ⓒ나눔문화
굴착기 가동을 막고 있는 어르신들 ⓒ나눔문화
한전 직원 30명 경찰 30명 공사 강행 시작.
한전 직원들은 공사를 막기위해 굴착기에서 저항하던 할머니 7분을 둘러쌌습니다.
나가지도 들어가지도 못하는 상황.
그 와중에 한전 직원들은 그나마 몇 그루 남아있던 나무들을 톱으로 벌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주민들하고 대화하지 마십시오. 그 마대자루 우리 건설자재입니다 앉지 마십시오, 건드리지 마십시오"
한전 직원의 외침과 온산에 울리는 톱의 굉음에 온 신경이 곤두섭니다.
두 눈뜨고 나무가 잘려나가는걸 바라봐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22일 오전 8시] 할머니 두 분 머리 부상, 긴급 이송 '부상자 총 8명'
"밀양 단장면 바드리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
손ㅇㅇ님(62세), 박ㅇㅇ님(60세)이 굴착기에 머리를 부딪쳐 쓰러졌습니다.
굴착기 밑으로 들어가 밧줄로 몸을 매고 계셨는데,
한전 직원이 위험한 커터칼로 밧줄을 자르고 경찰이 강제로 끌어내다
굴착기에 머리를 세게 부딪쳤습니다.
한전 직원의 커터칼이 그 위험하고 격렬한 상황에서 몸을 다치게 할 수 있는데
경찰은 오히려 그 칼을 같이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계삼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 사무국장
* 현재까지 부상자 상황
상동면 이갑술 할머니(73) 인부들이 밟고 지나가 다리 부상
상동연 서홍교 할아버지(81) 인부들에게 깔려 허리압박골절
부북면 이금자 할머니(80) 경찰과 대치 중 심장발작
상동면 박삼순 할머니(74) 경찰과 몸싸움에 머리 부상
상동면 하 0 0 할머니(70) 경찰과 대치 중 실신
부북면 이재란 할머니(71) 경찰과 대치 중 손 부상
손 부상을 입은 부북면 이재란 할머니 ⓒ나눔문화
[22일 오전 7시] 찬 새벽, 굴착기 앞을 지키는 할머니들
현재 밀양 평밭마을. 굴착기가 들어오자 어르신들이 그 앞에 앉아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나눔문화
ⓒ나눔문화
찬 바닥에서 바나나로 겨우 끼니를 해결합니다 ⓒ나눔문화
현재 밀양 평밭마을 움막 앞 127번 송전탑 공사 현장입니다.
어느새 굴착기가 올라와 산과 나무를 깎아놓았습니다.
할머니들이 찬 새벽부터 포크레인 앞에 둘러앉아
바나나로 겨우 끼니를 해결하고 계십니다.
밥을 전달하지 못하게 막고있다는 이야기들이 들립니다.
"산신령님 이 할매들 좀 도와주이소 비나이다 비나이다.."
할머니들은 간절히 기도하는 것 밖에 별다른 수가 없습니다.
[21일 오후 8시]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눈물의 호소 하는 어르신들
밀양 부북면 평밭마을. 공사 트럭을 온몸으로 막아선 어르신들 ⓒ나눔문화
해가 뜨면 일어나고, 해가 지면 잠이 드는 것.
밀양 어르신들의 당연한 일상입니다.
하지만 전기를 거의 쓰지 않는 이 풍요로운 마을에
대도시에 전기공급을 위한 '세계 최대 규모'의 송전탑 건설이 강행되고 있습니다.
송전탑이 건설되며 사라진 것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땀 흘려 일하는 노동, 수확의 기쁨, 나눔의 밥상마저 빼앗겼습니다.
새벽녘 동트기 전 기상, 집결, 경찰과 대치, 울부짖음
이것이 어르신들의 일과가 되었습니다.
밀양 평밭마을에서 민주당 국회의원들과 주민들의 대화 시간이 열렸습니다 ⓒ나눔문화
밀양 주민 어르신의 간절한 호소 ⓒ나눔문화
"우리가 8년을 싸웠다 아입니까.
정의가 승리할 거라고 믿을 뿐입니더.
이젠 목숨말고 내놓을게 없습니다.
70-80대 노인들이 살면 얼마나 더 살겠습니까.
이 할매들이 누가 할짓이 없어서 두시간이나 걸리는 산을 매일 오르겠습니까.
밥먹기도 힘든 이 나이에, 보상을 더바라겠습니까?
한전이 전력난, 전력난 해쌌는데 지금 원전이 5개나 고장나 멈춰있습니다.
짝퉁부품 써서 고장내놓고 왜 밀양에 문제를 덮어씌웁니까."
- 밀양 부북면 주민 어르신
"지금처럼만 살게 해주이소.."눈물 흘리는 밀양 어르신들 ⓒ나눔문화
"우리가 국가에 밥을 달라 했습니까, 돈을 달라 했습니까
제발, 지금처럼만 농사짓고 살게 해주이소"
- 밀양 부북면 주민 한옥순님
[21일 오후 5시] '햇볕이 가득한 마을' 밀양, 밀양의 눈물을 타고 전기가 흐른다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끌려나오는 주민들과 학생들 ⓒ나눔문화
밀양 송전탑 공사 현장 ⓒ나눔문화
현재 밀양 마을에는 계엄령이 내린 것만 같습니다.
송전탑 공사가 강행된 순간부터 온 마을에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수십대의 경찰, 전경차 구급차, 수많은 승용차들이 공사현장 아래 거리에 즐비합니다.
밀양 할머님들은 언제 공사가 들어올지 몰라 하루 한나절을 뙤약볕 아래에서 지새야 합니다.
마을을 따뜻하게 감쌌던 '밀양'은 사라지고 전쟁 전야의 분위기만이 남았습니다.
새소리와 계곡 물소리는 사라지고 굴착기, 헬기 소리만 들립니다.
8년동안 계속된 이 긴 싸움은 언제쯤 끝이 날까요.
70-80대 할머님들이 견뎌내기엔 너무나도 힘든 상황입니다.
[21일 오후 4시] "내 살자고 하는 게 아니라, 후손들과 고향 보면서 지키는 기라"
밀양 부북면 평밭마을에서 공사를 막고 있는 어르신들 ⓒ나눔문화
지금은 밀양 화악산 아래 평밭마을에 와있습니다.
70-80대 어르신들이 새벽부터 거리에 앉아 공사를 저지하고 있습니다.
이 곳도 오전 6시쯤 경찰 및 한전 직원 40여명이 몰려와 몇차레 충돌이 있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조용하지만, 온 마을에 긴장감이 돌고 있습니다.
할머니들께 힘들지 않으시냐고 여쭤봤더니,
"밥 먹는 것도 힘든데, 산에 올라오는게 얼매나 힘들겠노?" 하십니다.
어제 실신한 이금자 할머니(82)는 거의 숨이 끊어질 정도로 긴급한 상태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전은 그런 할머님들을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려 합니다.
"우리는 돈 안받아도 좋다.
내 살자고 하는게 아니라 내 자식들 내 고향,
뒤에 남겨줄 후손들을 위해 싸워왔어.
내 목숨줄 내놓는 이유가 어디있겠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있어서 아니가?
딴 걱정은 아무것도 없어. 송전탑 이거 들어서면 어찌하나.
조상님들 다 저 산에 누워계시는대 내가 어찌 혼자살겠다고 외면할수 있나.
내 산, 내 고향이 없는데 내가 어데서 사노?"
- 밀양 부북면 덕촌댁 할머니
[21일 오후 3시]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미사 봉헌
ⓒ문규현 신부님 Facebook
지금 밀양 상동면 공사현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밀양 상동면 옥산리 송전탑 공사현장.
마을입구 막아선 경찰병력과 함께 산정상까지 올라와 미사를 봉헌했습니다.
하루 사이에 공사가 급속히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한전과 경찰이 와서 업무방해라고 김준한 신부님에게 큰소리치고 갔습니다."
-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문규현 신부
[21일 오전 11시] 밀양과 서울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
오전 11시, 밀양 한국전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경남도민일보 조성태 기자
오전 11시 밀양 한국전력 본사 앞.
산속에서 공사현장을 지켜야 하는 주민들 대신
밀양 한전앞에서는 정의사제구현단신부님들과 천안한국복자수녀님들과 여러 단체들이
한전과 정부의 송전탑 건설 강행과 폭력, 인권유린에 대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오전 11시, 서울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도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민중의소리
밀양에서 기자회견이 시작된 오전 11시,
서울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도 동시에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그 자리에 나눔문화도 함께했습니다.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가려 하는 지역 주민들에게
폭력으로 일관하는 것은 온당치 못합니다.
그곳에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수백년 동안 사람이 살아온 마을이 있습니다.
한두 사람이 반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3개 면, 20개 마을 주민들이 반대하고 있습니다.
또 주민들만이 아니라 시민사회단체들이,
원전이 불안하니 대체에너지로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있는
국민들이 함께 반대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반대하는데도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한전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오늘 기독교를 비롯한 5개 종단의 환경 부문을 대표해서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종교계는 원전과 국민의 생명이 공존할 수 없다는 가치를 분명히 해왔습니다.
한국전력의 밀양 송전탑 공사는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공사 강행 중에 벌어지는 사고에 대해서는 반드시 그 책임을 묻겠습니다."
양재성 목사 |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사무총장
[21일 오전 10시-12시] 밀양을 파헤치는 굴착기를 막아서다
단장면 바드리에서 주민들과 굴착기를 막아선 모습 ⓒ나눔문화
"집도, 논도, 삶도 파괴하는 밀양 송전탑 반대!"ⓒ나눔문화
밀양 단장면 바드리 공사지역.
공사현장에 가까워지자 굴착기가 땅을 깎아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김성회 농부님과 인문학 모임 문탁네트워크 청년들하고 같이
급하게 앞을 가로막아 공사를 멈췄습니다.
7명이 공사현장 굴착기에 줄로 감고 막고 서 있다가,
경찰들에게 연행 위협을 당하며 결국 끌려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경찰 병력에 막혀버린 공사현장을 어쩔 수 없이 뒤로하고
다른 지역에 어르신들이 버티고 있는 현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송전탑 공사 현장에서 굴착기를 막고 있는 주민들 ⓒ연합뉴스
다른 지역에서도 굴착기 밑에 7분이 들어가 몸을 묶고서 막고 계신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사 지역마다 전경이 입구를 막고 사람을 통제하고 있어서
아무도 들어갈 수도 나올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경찰,인부와의 충돌로 어르신들이 계속 병원에 실려가고 있습니다.
어제 경찰,인부들과 몸싸움 중에 다치신 어르신 세 분 외에도
오늘 아침 여수마을 박삼순 할머니(74)가
전경과 몸싸움을 하던 도중 머리를 다치셔서
응급실로 실려가셨습니다.
주민들이 막고 있는 공사 현장은 6곳 정도 되는데
각 현장마다 지킬 수 있는 사람이 10명도 안됩니다.
얼마 안되는 맨손의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중장비 바퀴 앞에 앉아 지키거나
몸으로 버티는 수밖에 없습니다.
* 어제 오늘 부상자 상황
상동면 이갑술 할머니(73) 인부들이 밟고 지나가 다리 부상
상동연 서홍교 할아버지(81) 인부들에게 깔려 허리압박골절
부북면 이금자 할머니(80) 경찰과 대치 중 심장발작
상동면 박삼순 할머니(74) 경찰과 몸싸움에 머리 부상
[21일 오전 7-9시] 송전탑 공사 현장 "사람, 사람이 가장 필요합니다"
밀양 단장면 바드리 공사현장 ⓒ 나눔문화
경찰들에 막힌 공사현장으로 들어가기 위해 산길을 빙 돌아
밀양 단장면 바드리 공사현장에 도착했습니다
밀양은 엄청나게 넓은 지방. 4개 면에 공사지역은 6곳.
각 현장마다 최소 자동차로 20분이상 걸립니다.
공사가 언제 들어올지 예고도 없습니다.
기초공사를 진행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1~2일,
기초공사가 세워지고 송전탑을 올리는데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며칠.
그렇기에 대추 순을 다듬는 것도 농번기 많은 일도 생각할 수도 없습니다.
주민들은 24시간 중 단 한시간도 편히 있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단장면 동화마을 주민 김정회님과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공사 현장 6곳 안힘든 곳이 없습니다. 같이 막아낼 사람이 가장 시급해요.
할매들이 도시락가방을 들고 다니는데
그 속에 휘발유를 항시 들고 다니는 분들도 있어요..
아주 상황이 안좋지만 않으면 그럴일은 없을텐데, 모르는 일이죠.
주민들 의견은 그래요. 철탑 들어오는건 다 반대하는데 막는 과정이 워낙 힘드니까...
6개월이면, 1년이면 끝난다 그런 보장이 안되니까..
그런 와중에 한전에 돈으로 매수당한 사람도 있고 서로 사이 안 좋아지고..
동네 사람 성격 파악을 다해서 이 사람을 매수할건지 회유할건지 방식도 다르데요.
주민들 자식들한테 압박 전화해서 '부모님 나서게 하지 말라'고 얘기도 하고..
주민들 의견도 통일이 안되고 웬수지간이되고. 고소 고발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한전과 싸움을 해야 하는데
주민들끼리 갈등이 나니까 더 힘들어지는 거에요.
농사 일도 걱정이에요.
지금은 농사 지은 거 수확하고 팔아야할 시기인데. 배달도 해야되고.
하여튼 6월 장마오기 전에 농사 준비 다 끝내야 되는데 큰일입니다.
한전에서는 '지중화나 선로를 우회하겠다' 그 생각을 해야되는데
무조건 짓겠다는 거에요. 고려 자체를 안해요. 방법이야 어느 누가 생각해도 있을긴데..
과소비를 부추기는 에너지정책을 바꾸면 쉬운데 원전을 계속 지을라 하니까 문제가 생기는거에요.
다른데서는 원전 줄일라하는데 우리나라는 계속 지을라하고 땅 덩어리도 좁은데."
[21일 오전 6시] 새벽 6시부터 시작된 '밀양의 전쟁'
경찰들, 공사직원들이 3시에 들어온다는 제보로 새벽 3시에 긴급히 출발해
단장면 바드리마을 89번 철탑 공사현장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깊은 산 속에서 맞는 새벽 6시.
꼬꼬댁 닭 우는 소리, 산새 소리가 아니라
헬기 소리, 경찰차 올라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저희를 보더니 협조 잘 부탁한다며 웃는 얼굴로 말을 건네는데
무전기로 오가는 소리는 전혀 다릅니다.
"차질 없이 공사 진행하라, 현장 출입하면 다 현행범으로 체포해"
공사장으로 들어가는 길은 막혀 버렸습니다.
[밀양 송전탑 문제 바로알기]
[지난 현장속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