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눈을 뜬 것은 총무님의 전화벨 소리가 여러번 울린 다음이었습니다.
시계는 정확하게 어처구니없게도 7시를 가리키고 있었지요. 평소에는 날밤을 새고 산행에
나오곤 했는데 이날따라 아내가 깨워주겠다고 호의(?)를 베풀었답니다. 그런데 결과는....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요. 택시를 타고 간다고 해도 외진 곳에 살고 있는지라 걱정을
했는데 고맙게도 저희 집쪽으로 버스를 몰고 와주셨습니다.
송년산행에 참여해주신 많은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
저는 산행버스를 집근처로 부른 운영진의 비선실세로 찍히고 말았네요. (^&^)
오늘은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불곡산으로 갑니다. 산행지도를 보니 외길로 되어 있고
산행시간도 적당한 것 같았습니다. 인터넷으로 미리 불곡산의 사진을 봤는데 바위 앞에서
찍은 사진들이 많길래 일부러 릿지화를 신고 왔지요.
양주시청 앞에 내려 체조를 하고 산에 올르기 시작합니다. 바위에는 이슬이 안 말라서
살짝 미끄럽네요. 오르막이 시작하니 후미에서는 지난 번 태안트래킹 때와 마찬가지로
막걸리님을 중심으로 “술은 약이다 (藥酒)”이론을 펼치면서 엔진오일(?)을 충전합니다.
조금씩 안개가 걷히기 시작하고 파란 하늘이 나오네요. 하지만 오늘은 해님을 보는 것이
'하늘에 별따기'가 될 것 같습니다. 흐리다는 말이죠! 분당의 불곡산을 오를 때와 비슷한
느낌입니다. 하늘에서는 가끔씩 까마귀가 날아다니고 군데군데 나무뿌리가 드러나 있습니다.
막걸리 한 잔을 마실 수 있는 천막집도 보이구요~ 마치 분당의 영장산이나 불곡산의 흙길을
걷는 듯한 느낌이 계속 드네요. 천안쪽의 산악회와 함께 올라가는데 국가공인 작업(?)기능사
1급을 보유하고 계신 거북이님이 작업을 하면서 올라가는데 어찌나 입담이 좋으신지 모릅니다. (^&^)
그런데 바위들은 언제 나타나는 걸까요? 보루성이라는 푯말만 계속 나옵니다. 산을 오르면
오를수록 분당 불곡산과 점점 닮음꼴이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산행을 시작 한 지
1시간 30분이 지나니 바위로 된 봉우리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펭귄바위를 지나서 불곡산(상봉)에 이르는 길은 계속 바위입니다. 상봉(470m)에서
단체사진을 찍는 것은 무리네요. 너무 좁고 위험해서 몇 명은 빠진 상황에서 찍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다른 팀도 있어서 개별사진도 많이 못 찍었구요.
그 대신 상봉 뒤쪽에 있는 거북바위에서 멋진 사진을 많이 건졌습니다.
상봉 뒤편으로 난 데크길에는 바위 위에 잔설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바위산은 비가 오면
비오는 대로, 눈이 오면 눈이 쌓이는 대로 위험요소가 남아있습니다.
양주 불곡산은 위험할 만한 곳마다 데크나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다행이에요.
11시밖에 안 됐는데 점심상이 차려졌습니다. 지난달 까지만해도 점심 먹을 때는 포근했지만
오늘은 바람도 약간 불어와 쌀쌀하네요. 겨울은 겨울인가봅니다. 체리콕님은 복면가왕처럼
얼굴을 다 가리고 걸었답니다.
점심 먹고 조금 걸어가니 상투봉이 나타납니다. 봉우리 전체가 암릉구간인데 난간이
잘 설치되어 좋네요. 천천히 주변을 조망하면서 길이 막히면 사진도 한 장 찍을 수 있고...
바위가 많으니 작은 소나무 하나도 멋진 배경이 되어줍니다.
생쥐바위와 엄마가슴바위를 지났습니다. 장난삼아 “이왕이면 처녀젖꼭지바위라고 이름을
붙였으면 엄청 인기를 끌었을텐데...”라고 말했지요. ㅋㅋ 다음 봉우리인 임꺽정봉으로
가는 길은 조금 험하네요. 로프를 거꾸로 타고 내려가야 하는 곳을 지나 또 로프를 붙잡고
올라가야 하는 곳이 나왔거든요. 아마도 임꺽정봉 올라가는 길이 가장 힘들었을겁니다.
너무나도 가파르고 좁은 암석길이어서요! 하지만 저는 바로 오른쪽의 우회로로
아주 쉽게 올라왔어요.
불곡산 산행 중 옥의 티가 바로 이겁니다. 이 구간에 우회로 표지판만 제대로 있었더라면
줄을 서고 끙끙대면서 올라갈 필요가 없었을텐데...
다음으로 나온 바위 이름이 특이합니다. 약간의 억지성도 있지만 물개를 닮긴 했네요.
펭귄, 물개까지 봤으니 다음 동물원(?)으로 가야겠지요. 선두는 임꺽정봉을 지나가고
있었지만 후미 4명은 다른 동물도 구경하고 싶은 마음에 코끼리랑 악어를 보기 위해서
방향을 틀었습니다. 코끼리 바위와 악어바위를 보고 다시 돌아와야 하는 길이기에
체력소모가 많았답니다. 헉헉거리면서 보고 왔지만 후회는 없습니다.
너무나도 멋졌거든요. 어떻게 저렇게 닮을 수가 있을까할 정도로 말입니다.
후미 4명(매송, 아우성, 체리콕, 싹수)도 임꺽정봉을 지나 대교아파트쪽으로 하산합니다.
내려오는 길도 큰 불편함이 없어 쓔욱~~ 오후 1시가 되기 전에 하산을 완료하는 것은
분당산사랑에서 처음 있는 일 같습니다. 높지 않은 산이었지만 기암괴석도 많고,
평지 흙길, 경사진 암벽길도 있어서 군대시절 유격코스를 도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한마디로 다양한 얼굴을 가진 산이라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1시 10분 식당에 도착해서 개근상 수여와 행운상 추첨부터 했습니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9번 출석하신 분까지 개근상을 주셔서 저도 턱걸이로 받았답니다.
최고의 행운상인 1월 산행비면제권은 몇 년째 12개월 개근을 하고 있는 막걸리님께서
수상하셨습니다. 축하합니다.
삼겹살을 먹으면서 건배 제의를 하는 시간이 됐네요. 모인 사람은 37명인데 10명 정도는
건배제의를 한 것 같습니다. 다들 의미있는 건배구호를 외치셨구요.
레옹 회장님과 짱구 총무님께서는 두엣으로 “꽃바람 여인”을 불러주셨고,
막걸리님과 젬마대장님 김영옥님이 춤사위를 보태시며 흥겨운 분위기를 이어갔답니다.
이젠 집으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네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분당으로 돌아가는 버스에 앉으니 2시 30분입니다. 1년에 단 한번
열리는 버스노래방이 문을 열었습니다. 분당까지 돌아오는 동안 화장실을 다녀온 시간을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끝까지 노래 또 노래를 불렀습니다.
버스에서 가장 호응을 잘 해주신 분은 바로 오포소녀님, 2월 산행비 할인권(?) 또는
면제권(?)을 획득하셨습니다. 3시 50분에 도착한 분당~ 스무 명 남짓한 케이크를 들고
노래방으로 향했습니다. 분당산사랑의 나이가 벌써 이팔청춘(二八靑春) 16살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촛불도 16개~ 후우~~ 산사랑의 영원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동남아 순회공연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분당으로 달려온 두 가수가 있었으니 이용숙님과
김은자님!! 대단한 실력파 가수들이었습니다. 다음 기회에 꼭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ㅎㅎ
내년에도 안전한 산행, 행복한 산행을 예약하자구요. 미리 크리스마스, 미리 해피뉴이어!
2017년 1월 눈 내린 계방산에서 만나요~~
첫댓글 1년간 무탈산행하게되어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내년에도 만근하셔서
건강도챙기시고 행복한 산행이어갑시다~~산행기 즐감했습니다 성탄축하합니다
올 한해 마지막 산행기를 읽으며 감회가 새롭습니다.,소백산 눈꽃산행을 시작으로 양주 불곡산까지 무탈 산행하게 되어 감사한 마음 뿐 입니다.
울 싹수씨도 산행기 쓰시느라 수고 많이 많이 했어요. 비선실세가 아무나 되나용? ㅋㅋ. 내년에도 기다려지는 산행 행복한 산행 만들어
가요. 사랑 합니다.감사 합니다.~~~~~
집 쪽이 아니라 집 앞까지도 데리러 갈 겁니다
벌써 또 1년을 마무리하는 시간이 되었네요.
모두 모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내년에는 더 열심히 참가하겠습니당
올해도 12번의 산행경력이 쌓였네요~
1년간 함께하면서 정도 더 많이 든 것 같습니다.
늘 건강하게 함께하는 우리가 되였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함께해서 즐거웠고 정겨운 산행이었습니다. 내년에도 이대로 쭈~욱 이어가리라 믿습니다.
함께한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산행기 잘 읽었구요~~~~~~ 2016년 내내~~~~ 2017년도 쭉~~~~~~~~~~~~~~~~~~~~~~~~~부타케요! ㅋㅋㅋ
안녕하세요
처음으로 카폐에 가입해 산행기을 읽어
보았습니다
다시 양주 불곡산을 오르고 내리고 바위을
엉덩이로 비비고...
많은 영상들이 스처가는것같아요
싹수님 수고하셨어요
화장님 총무님 고무님들 산사랑회원님들
한해 마무리잘하시고요
새해도 건강하고 가정에 만가지 복이 가득하길
인사드립니다..*^^*....♡♡
송년산행답게 다양한 행사와 더불어 즐거웠습니다!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즐겁게 신년산행에서 만납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