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만에 백화점이나 할인점에 들렀다가 갑자기 다른 업종으로 바뀐 점포나 확 달라진 매장 분위기에 깜짝 놀란 경험, 한번씩은 있을 법하다. 도대체, 언제, 어떻게, 누가 매장을 손보았을까. 백화점은 한달에 두번 정기휴무일이 있지만 할인점은 365일 영업으로 쉬는날도 없는데 말이다. 살짝 엿보니 그것은 모두'밤'에 이뤄졌다.
할인점의 경우 폐점 직후인 자정부터 다음날 개점 전인 오전 10시까지가 주요 공사 시간식품 코너가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최대한 먼지가 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세계 이마트의 경우 이른바 소매 공학 부서(RE·Retail Engineering) 30명 중 표준화팀 15명이 전국 이마트 점포의 통일된 인테리어에 힘쓰고 있다. 진열대 양 모서리에 걸쳐진 '통조림, 샴푸, 린스' 등의 진열대 설명서는 표준화팀의 역작. 매장 어디서건 고객이 찾는 품목을 알 수 있게 설계돼 있으며, 갈매기가 나르는 모양을 닮아 '갈매기 사인'이라고 불린다.
공사할 때는 표준화팀 직원 1명이 이마트에 입점한 각 협렵업체 직원들을 통솔해 1시간 단위로 '007 작전'을 수행한다. '자정부터 오전 1시까지는 A,B,C 업체 상품을 모두 치우고 진열대를 옮길 것, 오전 2시부터 3시까지는 청소팀 출동, 오전 4시까지는 D,E 업체 상품 입점…'하는 식이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도 점포 내 인테리어를 책임지는 VMD(Visual Merchandising) 부서가 있다. 매장 안팎에 고지되는 모든 연출물을 디자인해 각 점포로 전달, 고객이 전국 홈플러스의 어느 점포를 방문해도 똑같은 인상을 받게 하는 것이 주요 임무.
요즘엔 매장 곳곳에 봄을 느낄 수 있는 녹색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코너별로 기본 색상에 맞춰 인테리어하는 것은 기본이다.수산 코너에는 바다 냄새 풍기는 남색을, 농산물 코너에는 진녹색, 정육 코너에는 붉은색, 가공식품 코너에는 오렌지색, 가전 제품 코너에는 파란색을 적용한다.
행사전을 열 때는 각 상품군에 맞추어 색깔을 적용,고객의 연상 작용을 도와 매출증대로곧바로 이어지게 하는 것도 홈플러스만의 독특한 전략이다.
백화점의 밤 역시 바쁘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 1층,60평 규모의 보석 매장은 지난 5일 단 하루만에 화장품 12개 매장으로 탈바꿈했다. 여성을 위한 쇼핑공간 '퀸즈몰'이 새로 들어서야 하기 때문에 전날 오후 8시부터 다음날 개점 시간인 오전 10시30분까지 보석 코너를 2층으로 옮기고 화장품 코너 입점 작업을 뚝딱뚝딱 해치운 것.
계절적인 요인이나 고개들의 반응, 매장 개편 시기 등을 고려해 수시로 공사를 하기에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다. 부랴부랴 공사를 끝내고 개점한 뒤, 손님들이 몰려올 시간에 벽에 방금 붙인 시트지가 떨어져 직원들이 테이프 등으로 시트지를 고정시키는 '뒷 손질'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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