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날 [6월22일] 인천-성도
17:00 성도행 아시아나항공(OZ 323) 19:40 비행기를 타기위해 모이기로 한시간이지만 늘 서울의 오후는 도심의 정체로 20여분 늦었다.
발권을 하고 등산장비를 넣은 카고백을 소화물로 발송하였는데 장달수님의 휘발류가 X-검사에 걸려 부득이 버리고 출국수속을 밟았다.
추울 때 손난로의 연료로 사용 하려고 라이터용 휘발유를 카고백에 넣은 것이 걸린 것이다.
이번 쓰구낭산 트레킹대원은 주봉산악회 6명, 동작구청산악회 2명, 지인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것은 최소 출발인원을 채우기 위한 방법이었다.
우리를 성도까지 태우고 갈 OZ323
비행기 출발시간이 아직 여유가 있어서 면세점을 기웃거리다가 19:4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탑승구로 이동하여 잠시 기다린 후 대기후 탑승완료 하늘로 날아오른 비행기 안에서 기내식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이내 어두워진 인천상공을 지나 성도로 향하면서 맥주 한 캔씩하고 잠이 들었다.
3시간 20분 후인 9시경에(서울과 1시간 시차) 성도공항 도착 중국관광 단체비자라 입국수속을 간단히 끝내고, 카고백을 찾아서 출구로 나가니 현지 신동방여행사 관계직원이 반갑게 맞아주었다.
사천성 성도공항 도착
우선 24인승 버스에 짐을 싣고 버스에 올라 성도시내로 이동하는데 처음 접한 성도 시내는 전반적으로 서울보다 어둡고 밤이라 초라해 보였다.
사천성 성도시는 역사적으로 삼국지의 고향 유비, 관운장, 장비, 제갈량의 활동무대 였고, 유비, 제갈량의 사당과 유비의 묘, 삼국지의 박물관인 무후사가 있는 유명한 관광지이기도 하며 인구 1억 2천의 사천성은 대한민국의 5.5배 면적이라 하니 중국은 넓은 나라이며 이곳 성도는 비단(실크)과 복숭아 생산지로 유명하다고 한다.
특히 내륙지방으로 기후가 온화하여 겨울에도 춥지 않고 여름에는 고온 다습하고 태양을 볼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아 오랜만에 해가 뜨면 개가 짖는다하니 태양을 보기가 쉽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특히 여성들의 피부가 고우며 미녀가 많고 매 맞는 남자가 있다하니 믿거나 말거나다.
오늘은 늦어 일찍 숙소인 4성급인 신천교호텔에서 방 배정을 받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이번 총무를 맞은 강동희님이 성도입성을 자축하는 양주를 한잔하자고 했으나 요즘 너무 피곤한 것 같아 사양하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장달수님과 김철규님은 성도의 술맛을 보려고 새벽 3시까지 포장마차에서 마셨다하니 대단한 술 실력인지 객기인지?
결국 김철규님은 다구낭산 정상을 오르지 않았고 장달수님은 그후 무척고생을 하였다. 그래서 술 앞에는 장사가 없다고 하는 불변의 진리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둘째날 [6월23일] 성도 - 와룡 - 파랑산 고개(4,200m) - 일륭(3,100m)
새벽에 평소와 다름없이 5시 20분경 잠자리에 일어나 런닝복으로 갈아 입고 청뚜에서 조깅을 나섰다. 도로가 차도와 자전거 도로가 구분되어 있어 달리기에 좋았다.
방향을 몰라 대로로 나가서 강가로 나가고 싶어 달리는 사람들을 따라 달렸더니 도시를 관통하는 하천이 있다.
이곳도 하천양쪽으로 녹지대가 있어 아침운동을 나온 분이 많은데 역시 나이 지긋한 분이 많다.
몇가지 운동기구도 있고 아예 웃통을 훌렁 벗고 운동하는 분이 있어 나도 땀이 너무나 웃옷을 벗고 달리니 기분이 상쾌하다.
여기저기에는 아침 야시장이 열리는데 근처에서 생산한 농작물을 싣고 와서 직거래 판매하는데 운동 나왔다가 과일이나 채소를 사는 분들이 많다. 수박, 옥수수, 복숭아 이름모를 채소가 많이 있다.
다시 숙소로 돌아와 개운하게 샤워를 하고 아침 7시부터 호텔 뷔페로 식사를 하는데 입맛에 많는 음식이 많다. 사천하면 정통 중국식 사천요리로 유명한데 이번에 사천요리를 맛볼 기회가 있을까?
아침 뷔페식 식단
음식하면 생각 나는게 지구촌을 여행하다 보면 각 나라의 음식을 접하게 되는데 난 늘 그나라의 음식에 입맛을 맞춘다. 처음엔 힘들지만 적응은 쉽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여행을 할 수가 없다. 보름, 한달을 한국음식을 준비할 수도 없거니와 또한 한국음식점을 찾아다닐 수도 없고 음식점이 아예 없는 데가 많다.
외국인이 김치나 청국장을 먹기 힘들어 하듯 우리 또한 같은 것이다. 그래서 인도 여행시 탈리를 손으로 먹을 정도로 적응하게 되었다.
식사 후 8시 출발 전까지 시간의 여유가 있어 주변에 있는 재래시장을 들렸는데 돼지고기를 냉장고에 넣지 않고 그냥 판내를 하고 담근 술도 판매하는 등 신기한 장터를 둘러보았는데 무척 흥미로웠다.
재래식 시장 - 채소시장
출근길에 시민들을 주로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자전거 물결이 장관을 이루고 이었으며, 자전거도 수동식, 자동식(받데리), 스쿠터 등 다양하고 여성들에게는 스쿠터가 인기가 있다고 한다.
산에서 먹을 4일분의 식량과 찬거리를 준비하니 그 량이 무척 많다. 거기에는 산 닭도 4마리가 박스에 실려지는 등 2명의 요리사도 동반한다.
버스도 운전사가 2명으로 교대 운전을 하며 현지가이드와 한국가이드가 동반하니 총 17명의 대식구가 이번 트레킹의 총 인원이다.
성도의 9시 출근길 교통체증은 서울과 다를 바 없었으며 도강현을 지나 어느 간이 휴게소에서 잠시 쉬면서 산행중에 먹을 과일로 복숭아와 오렌지를 구입했다. 특히 복숭아는 싱싱하며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무척 달고 시원했는데 사천의 특산품이란다.
중간 간이휴게소에서 과일준비
중국에서는 트레킹중 배탈이 난다면 문제가 심각해 질 수 있기 때문에 식수는 생수를 사먹거나 꼭 끓여서 먹어야 한다는 주의사항을 들었는데 우리니라 금수강산은 살기 좋은 나라임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아스팔트 국도를 계속 달려 47km 지점 汶川과 갈림길에서 좌회전하여 2차선 좁은 도로로 접어드니 臥龍(제갈량 이름을 딴)계곡으로 들어서는데 깍아지른 첩첩겹겹 산중에 기암절벽 사이로 깊은 계곡 물길을 따라서 60km가 이어진다고 한다.
크기를 비교해 본다면 아마도 설악산 백담사 계곡의 몇배쯤 될까? 산의 높이나 계곡의 깊이나 경사도는 거의 수직으로 거의 절벽을 이루고 있는 그 장대함에 놀라울 뿐이고 중국의 천연자원이 부럽다.
하지만 우리가 오기 전 홍수로 유실된 도로사정으로 속도는 점점 늦어지고 그걸 복구하는 데는 거의 인력을 이용하는데 인건비는 남.여의 구분 없이 똑같이 지급되고 하는 일도 같다고 한다.
공사장에는 여성인부도 많이 눈에 띄였고 대다수가 시골에서 올라온 농부들로 공사가 끝날 때 까지 간이천막을 치고 숙식을 해결한다고 했다.
아직도 몇 일전 내린 집중호우로 은 뿌연 강물이 소용돌이 치며 빠르게 흘러 내려가고 있다.
14시경 와룡계곡 2/3지점인 팬더곰의 서식지 입구에서 중국요리의 진수 사천요리로 늦은 점심식사를 하는데 대다수 요리가 무척 짜다.
사천의 음식이 짠 것은 사천이 내륙지방으로 예전엔 소금이 귀해 귀한 손님에게 짠 음식을 대접한데 유래 되었다하니 이젠 짠 음식도 바꿀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리고 쌀도 알랑미로 불면 후 ~ 날아가는 쌀이다.
와룡 팬더곰 서식지 입구 - 뒤건물이 식당으로 식사한 곳
여행중엔 무었이든 잘 먹어야 하기에 늦은 점심으로 시장하던 차에 공기밥을 세 개나 먹고 국수도 담백하게 맛있었다. 거기다 중국술도 몇잔 먹었더니 한결 여행이 여유롭다.
식사를 끝내고 또 달린다. 간혹 길에는 장족 초등학생들이 귀가를 하는데 통학거리가 4~5km 로 무척 먼길을 걸어서 다니는데 여자애들은 긴치마에 색동이 있어 좀 촌스러워 보였다.
이제 고도4,200m 파랑산 고개를 넘어가야 한다. 와룡계곡 끝에서 180도 방향을 바꾸어 다시 경가사 급한 산비탈을 갈지(之)자로 도로를 냈으니, 조금 전에 지나온 길이 바로 발아래로 아찔하게 내려다 보이는데, 높은 산이다 보니 안개가 오락가락 빗줄기까지 뿌려대고 가끔씩 안개 속에서 불쑥불쑥 나타나는 시커먼 야크란 놈과 염소들 보이는데 차량을 피할 기색이 없고 오히려 차량이 피해서 진행해야 했다.
얼마를 더가야 끝이 날는지 긴 오름은 계속 되었고 당초 목표한 250여km를 7시간이 소요된다고 했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릴지 알 수 없는 시간이다. 파랑산 중턱위에서 차를 세우고 달구어진 라이닝에 물로 냉각을 하는데 과열이 되어 김이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이곳에서 꼬치와 참새구이를 먹었는데 지나가는 여행객이나 운전기사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었다.
꼬치구이 장족 아주머니
파랑산 정상 고개는 그곳에서도 한참을 힘겹게 올라 주변을 구경하려고 버스를 내리는데 머리가 띵하다. 처음으로 고소를 경험하는 것 같다. 파랑산 고개 표지석을 다녀 오는데 호흡이 가빠옴을 느끼고 가벼운 현기증을 느꼈다. 이것이 고소증인가?
이곳에서 일부 대원을 내리지도 않았거나 내렸다가 고소증으로 바로 버스에 오른대원도 있었고, 또 가볍게 吐한 대원도 있었다.
안개가 낀 파랑산 고갯길을 내려가는데 일륭인 3,200m까지 내려 가려면 또, 얼마나 달려야 될지? 버스는 아찔한 낭떠러지 길을 지그재그로 내려가고 있지만 대원들은 피곤해서 자고 있고 다시 한번 내림길에서 버스는 정차하여 다시 한번 냉각수로 라이닝을 식힌다.
파랑산 고개 정상(4,200M) - 세계에서 두번째 높은 고개
안개 속에서 멀리 불빛이 몇개 보이고, 산굽이 크게 돌아서 내려가니 마침내 일륭마을이 보인다. 늘 사진에서만 보아오던 라마교 탑이 보이니 내일 산행코스가 저곳을 지나감을 느끼게 된다.
쓰구낭산 전진기지인 일륭에 무사히 도착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몸은 피곤하지만 내일 산행에 대한 기대감 가득차있다.
일찍 진꾸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잠시 철규씨랑 일륭거리를 걷다가 꼬치를 사 먹었다. 그리고 일찍 호텔로 돌아와 내일 일정을 점검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들 고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그리 술은 마시지 않았다.
진쿤호텔 전경
장족의 천진한 아이 - 60년대 우리네 시골아이 모습을 보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