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인지도는 낮지만 스페인 스릴러 영화가 은근히 재미있는데
<인비저블 게스트>나 <히든 페이스>같은 작품들이다.
오래 전에 이 영화를 꽤 재미있게 봤었다.
사랑을 테스트하다가 그 사랑이 처참히 깨져버린 어느 여자의 비극적인 스토리를
그린 영화인데 짜임새도 좋고 반전도 있어 흥미진진한 영화이다.
제목 : La Verita Nascosta(Hidden Face), 2011 제작
감독 : 앙드레스 바이즈
주연 : 쿠임 구티에레즈, 클라라 라고, 마르티나 가르시아
젊은 지휘자 아드리안과 벨렌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로 아드리안이
보고타 필하모니에서 지휘를 맡게 되어 둘은 새로운 삶을 함께 하기로 하고
둘이서 보고타로 떠나게 된다.
보고타 필하모니 지휘자로 아드리안은 성공적으로 데뷔한다.
두 사람이 살게 될 집도 마련했다. 그림같은 정원이 있는 아주 멋진 집이다.
조건도 너무나 좋아서 집주인인 엠마는 곧 베를린으로 떠나게 되어
한스라는 개만 돌봐준다면 원할 때까지 있어도 좋다고 한다.
여기까지는 모든 상황이 척척 순조롭게 흘러가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집에는 앞으로 일어날 사건의 발단이 되는
엄청난 비밀의 방이 숨겨져 있었다.
어느날 갑자기 벨렌이 아드리안을 찾아간 날,
벨렌은 아드리안이 바이올린 연주자 베로니카와 같이 있는 모습을 보고 둘의 관계를 의심하게 된다.
벨렌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드리안 때문에 자신의 경력을 다 포기하고
여기까지 따라왔기에 불안감과 배신감의 감정을 느낀 것이다.
아마도 아드리안은 전부터 바람끼가 살짝 있어서 벨렌이 경계를 했던 듯 하다.
아니면 인기가 많을 스타일이라 늘 긴장하고 있었는지도...
속상하고 불안한 마음에 집주인 엠마에게 걱정을 털어놓은 벨렌은 뜻밖의 얘기를 듣게 된다.
사랑을 시험해 보라는 것.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방법, 즉 이 집에 있는 '비밀의 방'을 보여준다.
그 방은 나찌였던 남편이 은신처로 사용하기 위해 특별히 설계된 방으로 거울 뒤에 숨겨져 있어
다른 사람들은 방의 존재를 모른다는 말을 들려주고서는 베를린으로 떠났다.
비밀의 방은 안에서는 안방과 화장실을 볼 수 있지만 밖에서는 볼 수가 없게 되어있고
스피커가 있어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었다.
벨렌은 방 안을 둘러보며 뭔가를 궁리한다.
그리고는 이별의 영상편지를 남기고 황급히 자신의 짐을 챙겨 비밀의 방으로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아드리안이 생각보다 일찍 귀가하는 바람에 부랴부랴 짐을 옮기느라
그만 열쇠가 수채 구멍으로 빠져버린 걸 눈치채지 못 한다.
집에 도착해서 벨렌이 남긴 이별의 영상편지를 보는 아드리안은 슬픔에 빠진다.
그리고 나서 화를 내며 벨렌을 주려고 가져왔던 꽃다발을 거울을 향해 던진다.
슬퍼하는 아드리안을 보면서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 벨렌은 방을 나가려 하지만
아무리 찾아도 열쇠가 보이지 않는다.
문을 두드리며 소리쳐도 밖에서는 벨렌의 소리가 들리지 않고
벨렌의 가슴은 속수무책으로 타들어간다.
휴대폰까지 먹통이 되어 이제 벨렌은 누군가 밖에서 문을 열어줄 때까지는
꼼짝없이 갇힌 상태가 되어버렸다.
방에 있던 오래된 음식물로 겨우 허기를 때우며 결사적으로 빠져나가기 위해
몸부림을 치던 벨렌은 파이프를 힘껏 쳐보기도 하지만 아드리안은 알 도리가 없다.
아드리안은 술집에서 술에 잔뜩 취해 싸움을 하게 되고 서빙을 하던 파비아나의 도움을 받게 된다.
아드리안에게 반한 파비아나는 그와 사귀게 되고 사라진 벨렌의 행방이 묘연해
형사들이 집을 방문하기도 하면서 벨렌이 실종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그와의 관계를 계속한다.
파비아나를 안방에 데리고 온 아드리안과 그 둘의 모습을 안에서 다 지켜보고 있는 벨렌
벨렌은 절규한다.
아침에 파비아나는 양치를 하다가 어디선가 소리가 나는 것을 듣게 되고 이를 이상히 여긴다.
벨렌은 파이프 진동으로 세면대 물에 물결이 일어나게 할 수 있음을 알게 되고 이를 통해
파비아나가 감지하기를 바라며 계속 신호를 보낸다.
파비아나는 이 사실을 아드리안에게 얘기하지만
아드리안은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며 파비아나를 안심시킨다.
그러나 목욕을 하다가 욕조의 물에서도 물결이 일어나는 것을 보자
파비아나는 공포를 느끼고 기겁을 한다.
뭔가 석연치 않게 느끼며 이런 현상을 계속 마음에 담아둔다.
침대 위에서 점핑을 하던 파비아나는 우연히 반짝거리는 물체를 보게 되고 수채구멍에서 꺼내는데
바로 그거! 벨렌이 빠뜨렸던 열쇠를 찾은 것이다.
열쇠를 들고 이곳저곳을 뒤지던 파비아나는 드디어 열쇠 구멍을 발견하게 되고
문을 열어보려다가 잠시 뭔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그만둔다.
안에 벨렌이 갇혀있음을 직감하게 되었고 벨렌이 나타나면 아드리안을 잃을 것이라는
생각에 두려워졌던 것이다.
아니, 오히려 파비아나는 일부러 벨렌이 잘 볼 수 있는 위치로 침대를 옮기기까지 해서
그런 파비아나의 행동에 벨렌은 크게 분노한다.
인간의 이기심이란 이토록 지독한 것인가 보다.
거울을 사이에 두고 안과 밖에서 서로 갈등하는 두 여자, 벨렌과 파비아나
그와중에 아드리안이 연주자와 바람을 피고 있음을 알게 된 파비아나는 분노하고
안에서는 한동안 기척이 없어 마음의 동요를 느끼던 중 문을 열어보게 된다.
파비아나가 문을 열고 들어가 살펴보려던 그때,
죽은 듯 누워있던 벨렌은 프라이팬으로 잽싸게
파비아나를 공격하고 그녀를 안에 남겨둔 채 뛰쳐나와서 문을 닫아버린다.
얼마후 아드리안이 집에 도착하지만 집 안에는 아무도 없고 침실 거울에
사진이 한 장 붙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벨렌과 아드리안이 예전에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그리고 집주인이 돌아가셔서 이 집이 팔린다는 내용의 메시지 한 통이 날아온다.
마지막으로 누군가가 비밀의 방 안에서 거울 밖을 향해 문을 두드리는 장면이 나오면서 영화는 끝이 난다.
벨렌이 의심때문에 아드리안을 시험해보는 일이 없었다면 두 사람은 어떻게 됐을까?
작은 풍파는 겪었을지언정 함께 행복한 나날들을 보낼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아, 그리고 열쇠는 꼭 잘 챙겨야겠다.^^;;
첫댓글 무섬증이 많아서
스릴러 안보는데 글을 읽으면서도
느껴지는 ~~~~
신뢰가 무너지면 아무것도 제대로 볼 수가 없겠지요
덕분에 잘 보았답니다
맞아요.
신뢰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한편의 영화를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난 이 영화를 본적이 있는데, 그 때 느낀 건
삶이란 관계란 어떤 걸까 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본거 같다 ~~
하나 배운게 있긴 하다........
보이는 그대로 믿자 ~~ 더고 말고 어떨까 하지도 말고,
그가(그녀가) 보여주는 그대로 ~~
여기 동행에서도 많은 분들을 만나고 있다......
용감한 이도, 조용한 이도, 끼가 많은 이도, 청량감을 주는 이도, 너무 각각 다른 분들을 본다 ~~
너무 좋고 신선하다 ~
서로 서로 좋은 모습만 보여주자 ~~^
보여주는 그대로만 보기엔 인간이란 존재의 내면이 좀 복잡하죠.
과거의 기억과 상처들이 발목을 붙잡기도 하고
무한한 상상력이 괴로움을 자초하기도 하니까요.
프리섹스의 천국 스페인에서 이런 영화가 나온다는 것을 과연 어떻게 이해 해야만 하는가?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의 의도는 무엇일까?
여성은 유혹에 쉽게 빠진다.
뱀의 유혹에 빠진 아담처럼 나찌전력의 집주인의 유혹에 빠져버린 벨렌
여성들이여! 유혹에 넘어가지 마라. 유혹에 빠진 댓가는 가혹하다.
감독은 여성들에게 경고를 보내는 듯 하다.
또, 남편을 의심하지 마라. 감독은 의처증의 결말은 참혹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남편은 정상, 여성은 의처증 환자로 그려낸 것
감독은 남성우월주의자 내지 여성에 대한 편견을 심하게 드러내고 있다.
또 감독은 남녀간의 사랑의 정의에 대해 의문과 비난을 퍼붓고 있는 것 같다.
남녀가 사귀고 결혼하게 되면 왜 배타적으로 소유하려 하는 걸까?
사랑은 배타성, 독점성이 그 본질인가? 아님 사랑은 상대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포용하려는 것이 본질인가?
위 영화에 나온 두 여성 벨렌과 파비아나는 극도의 독점욕과 배타성을 보여 준다. 결과는 파멸이다.
위 감독의 궁극의 의도가 이점이었다면
이 영화는 존재이유를 획득한다.
배타성과 독점성은 사랑의 본질이 아닌 파멸의 첩경이라고...
프리섹스가.
무패왕님. 오랜만이네요.
잘 지내신 거죠?
이런 이야기를 혹시 아시나요?
어느 나라에 한 공주가 있었는게 가난하고 보잘 것 없는 남자와 사랑에 빠졌어요.
당연히 아버지인 왕의 반대가 심했죠.
하지만 공주는 아버지의 반대와 분노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어떻게 하면 두 사람을 떼어 놓을 수 있을까.
왕의 시름과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한 가지 묘안이 떠올랐어요.
무조건적인 반대는 반발을 불러오고 두 연인을 단단히 결속시키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음을
고려할 만큼의 삶의 지혜가 있었던 왕은 공주에게 제안을 했어요
두 가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라
1. 그 가난한 청년을 죽인다.
2. 그 가난한 청년과 이 나라에서 제일 가는 미녀와 결혼시켜 멀리 나가 살게 한다.
무패왕님이라면 어떤 걸 선택하겠나요?
사랑에는 독점욕, 소유욕, 집착이 자동적으로 따라오지 않나요?
그런 감정을 초월하기가 과연 쉬울까요?
@미스김라일락 깊이 생각해 보고 저녁때쯤 답할께요
@미스김라일락 이 문제는 사랑의 본질을 독점욕 소유욕으로 보느냐 아님 연인의 자유와 행복으로 보느냐에 달린 문제 같습니다.
공주가 독점욕이 강하다면 1번을 선택할 것입니다.
공주가 독점욕 보다는 청년의 행복을 바란다면 2를 선택할 것이고요.
만약 저라면 사랑의 본질은 상대를 독점 구속하기 보다는 상대가 원하는 것을 존중하고 실현 시켜 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기에 2번을 택할 것 같습니다. 너무 상투적인 대답이라서 죄송.
그런데 이 문제를 사랑의 본질 문제가 아닌 사랑의 실현 가능성, 전술 전략적인 측면으로 살펴 본다면
1번을 선택해야 겠지요.
왕은 차마 딸이 사랑하는 사람을 죽이지 못할 것입니다. 공주를 사랑한다면 말이죠.
정치적 목적 때문에 딸이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다는 폭군의 명예를 뒤집어 쓰고 싶지 않을테고
부녀관계를 끊고 싶지 않을테니까 말이죠..
왕인 아버지는 딸에게 두손 두발 들고 야 말것입니다.
그럼 공주는 청년을 살리고 자신의 사랑을 획득할 수 있으리라 보입니다.
그래 결론적으로
저라면 이문제를 사랑의 본질 문제가 아닌 실현가능성의 문제로 보아
1번을 과감히 선택하겠습니다.
좀 상투적인 대답이라 저도 제 답이 만족스럽지 못하네요.
@무패왕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라는 속담이 떠오르네요.
왕이 나름대로 묘안을 생각했다 해도
무패왕님의 전략 대로 잘만하면 청년과의 사랑을 지킬 수도 있겠어요~
근데 이건 왕의 성격과 성향이 어떠하냐에 따라 결과가 아주 쇼킹할 수도 있겠고요.
모 아니면 도네요~^^
@미스김라일락 그렇네요
전적으로 왕의 성격과 성향에 따라 대응할 문제네요.
청년은 아마 비천한 자신을 사랑해준 공주를 위해 죽음을 택하지
미녀와 결혼하여 딴나라로 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런 자라면 공주가 사랑할 자격도 없구요.
아무튼 공주와 가난한 쳥년이 맺어져 아름다운 사랑을 하길 기원하면서 더불어
친구로서 라일락님과 저, 우리 회원님들과의 멋진 동행이 영원히 지속되길 기원해 봅니다.
라일락님!
지난 원주 여행의 향기에서 저는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님과 회원님들과 함께 했던 그 나날들.
무척이나 감미로웠고 행복했답니다.
다시는 그런 날들이 안 올 것 같은 느낌도 들구요.
잘 지내신 거죠?
님의 아름답고 매력적인 모습 눈에 선합니다.
초등생 처럼 맑고 순수한 영혼을 보니 저 또한 순수한 기운을 듬뿍 세례 받고 온 듯 했습니다.
다시 뵈올 날 있기를 기도해 봅니다.
즐겁고 행복한 그리고 건강한 방학 되시길...
저에게도 좋은 추억으로 남은 여행이었어요.
무패왕님과는 학창시절을 공유한 것 같은 신선하고 아련한 기분이 들었고요.
마치 대학생 때로 다시 돌아가 신촌 바닥 어딘가를 깔깔거리며 돌아다니고 있는 듯한 그런 기분...?
오랜만에 가져보는 낯익으면서도 낯선 감정들이었죠.
좋은 인연과 친구로 함께 하며 또 다시 반갑게 만날 날을 기다릴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