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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덕션 노트 ===
칼 오르프의 대표걸작 <카르미나 부라나>를 담은 베를린 필의 2004년 송년음악회
베를린 필은 매년 12월 31일마다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송년음악회를 가져왔다. 지난 2004년의 송년음악회에서는 칼 오르프의 대표걸작인 <카르미나 부라나>가 메인 프로그램으로 선택되었다. 중세의 무명가객들이 남긴 세속적인 노래들을 오르프가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편곡한 이 걸작은 생동감 넘치는 리듬과 군더더기 없는 진솔한 서법을 통해 초연 직후부터 지금까지 유래 없을 정도의 엄청난 대중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특히 작품의 시작과 마지막을 장식하는 대합창곡 ‘오 행운의 여신이여’는 영화 '엑스칼리버'와 각종 CF 및 방송배경음악으로 너무나 친숙해진 작품이다. 영국, 미국, 독일을 대표하는 정상급 솔리스트들의 절창과 베를린 방송합창단의 빼어난 앙상블은 래틀의 박력 넘치는 리드와 멋진 시너지를 만들어낸다. 구센스가 화려하게 편곡한 헨델의 ‘할렐루야 코러스’는 이 특별한 연주회의 대단원으로 손색없다.
샐리 매튜스(sop) / 로렌스 브라운리(te) / 크리스티안 게르하허(br)
베를린 필 & 베를린 방송합창단 & 사이먼 래틀
=== 작품해설 === <고클래식(www.goclassic.co.kr) 성악.오페라 게시판 / 2007년 5월 19일 ccawoong님 글>
칼 오르프 Carl Orff(1895.07.10. ~1982.03.29.)
칼 오르프는 20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작곡가의 한 사람으로, 20세기 다른 작곡가와는 구별되는 매우 독자적인 양식을 구축한 작곡가라 할 만 합니다. 그리고 교육자, 지휘자로서도 평판이 높습니다. 애초 그는 바이에른 국립 음악원에 진학하여, 독일 바로크 음악의 권위자로 유명한 하인리히 카민스키를 사사하게 됩니다. 그 후 그는 뮌헨, 만하임, 다름슈타트 등지의 가극장에서 지휘자, 감독 등을 맡았었고, 후에는 무용가인 도로테 귄터에 의해 창설된 고전 교육, 음악, 무용을 위한 `귄터 학교'의 음악 교육부에서 교편을 잡음으로써, 교육자로서도 활동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후에는 여러 곳에서 오페라 지휘자로 활동하게 되는데, 본래 사회를 회피하는 성격 때문에 말년에는 지휘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작곡에 전념하게 되어 그 이름을 떨치게 되는데, 소개하는 이 <카르미나 부라나>는 일약 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지게 한 출세작이자 대표작이 되었습니다.
오르프는 20세기 무대 음악에서 가장 강렬하고 독특하며 창의적인 작곡가의 한 사람이라고 부를 만합니다. 오르프는 대략 1930년경부터 R.슈트라우스, 드뷔시 등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낭만적인 수법을 버리고, 독자적인 작곡 양식을 확립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초기에 썼던 기악곡을 전부 폐기 처분해 버리기도 합니다. 그는 오랜 전통을 지닌 고전파나 낭만파 음악은 종말을 맞아야 하고, 새 시대의 작곡가는 새로운 형식, 새로운 표현의 영역을 찾아 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는 또한 무대 음악이야말로, 당시의 작곡가에게 남은 유일하고 보람 있는 예술적 자기 표현의 길이라고 느꼈습니다. 심지어 그는 "선율과 언어는 본래 하나이다. 그러므로 나는 순수 음악을 전적으로 부정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여하튼 1930년대 중반 이후, 오르프는 당시 독일의 쇤베르크, 힌데미트와는 달리 음악의 복잡성을 버리고, 음악의 단순성을 의도적으로 추구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의 뚜렷하고 평이한 선율, 단순한 전음계적 화성, 평이하고 역동적인 리듬은, 바로 오르프 만의 특징적인 음악 언어가 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그의 음악은 단순한 화성 구성과 리듬에 치중해 있고, 강한 힘에 가득 차 있습니다. 그 특성은 음악과 언어 또는 무용적인 요소가 될 동작 등, 이 3개의 기본적인 요소를 완전히 융합 일치시킨 데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이같은 작품을 그는 <세계극 Welt-Theater>이라 부르기도 했습니다.
<카르미나 부라나 Carmina Burana>는 원래 라틴어와 독일어 등으로 된 중세의 세속시 모음집(1847년 출간)의 명칭으로, 오르프는 이 모음집에서 가사를 차용하고 있습니다. <카르미나 부라나>의 텍스트는 1803년 바이에른의 베네딕트 보이렌 수도원에서 발견된 12~13세기 경의 옛 노래를 모은 사본인데, 오르프가 직접 참고한 책은, 그 사본을 새로 편찬한 시메온의 <카르미나 부라나>입니다.
<카르미나 부라나>란 뜻은 `보이렌의 시가집'이란 뜻의 라틴어입니다. 그는 여기서 24곡을 선정해서 곡을 붙였는데, 그 내용은 당시의 세속적인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즉, 그 당시 젊은이들의 사랑과 기쁨, 분노와 좌절, 환희와 갈망, 방황과 절망, 봄과 사랑의 노래로 가득 차 있습니다.
'악기 반주를 갖고 무대 장면에 의해 보완되는 독창과 합창을 위한 세속적 가곡'이라는 긴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카르미나 부라나>는, 일종의 무대 형식의 칸타타라 할 수 있습니다. 즉, 무대 위에는 무대 의상을 입은 가수들과 합창단이 서서 노래하고, 노래가 진행됨에 따라서 그 내용을 나타내는 무용이 등장하는 식의 음악입니다.
그러나 오늘날, 통상 연주회는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그것은 이 곡이 무대 형식이나 무용이 없는 음악 만으로도 전혀 부족함을 느낄 수 없는, 완벽한 음악 작품이기도 한 까닭입니다. 이같이 오르프 만의 독자적인 양식으로 쓰여진 이 <카르미나 부라나>는 그 후에 작곡된 <카툴리 카르미나 Catuli Carmina>, <아프로디테의 승리 Trionfo di Afrodite> 등, 똑 같은 형식으로 연주되는 그의 후속 작품들과 함께 소위 `승리(Trionfi)의 3부작'으로 부르고 있습니다.
곡은 주제를 전개시키지 않고 집요하게 일정한 리듬으로 반복해, 형식이라든가 화성 등을 아주 단순하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하나의 선율과 일정한 리듬으로 끝까지 밀고 나간 음악이 되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들 곡들은 최면적인 반복을 거듭하는 단순하고 원초적인 리듬, 중세의 평성가(Plainchant)를 노래하듯 순차 진행을 고집하는 평이한 선율, 반음계를 배제한 편안한 전음계 화성, 그리고 리듬을 더욱 강조하는 타악기들의 전폭적인 참여를 통하여, 오르프의 음악 언어를 아주 진한 감동으로 전해주고 있습니다.
곡은 3명의 독창자, 어린이 합창이 포함된 대편성 합창, 다채로운 타악기가 첨부된 관현악 편성으로 되어 있는데, 1937년 6월 8일 프랑크푸르트 암 마인의 시립 가극장에서 초연되어, 그야말로 열광적인 호응을 얻게 됩니다.
곡의 구성 및 가사
곡은 크게 서부(序部)와 제1부 <봄>, 제2부 <선술집에서>, 제3부 <사랑의 뜰>의 3부로 나뉘어져 있고, 제1부 앞의 서(序)가 제3부의 마지막 곡에서 되풀이 됩니다. 내용의 핵심은, 한 마디로 운명의 힘은 위대하므로, 모두 이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서(序)
제1곡 `운명의 여신이여, 세계의 여왕이여' (합창)
온음표에 의한 느린 서주가 있은 후, 갑자기 템포는 배의 속도로 빨라집니다. 2/3박자로 끝까지 D음을 지속하면서 테마 `그대는 항상 차고 기울어, 우리의 생명을 희롱하고...'가 집요하게 되풀이 됩니다.
운명의 여신이여
달과 같이
변덕 많고
끊임 없이 차고 또
이울도다
못된 삶
내키는 대로
억눌렀다가
어루만지도다
가난도
권력도
얼음같이 녹이도다
무섭고도
텅 빈 운명이여
구르는 바퀴여
사악한 마음 품었으니
부귀도 헛되고
언제나 무로 돌아가는 것
그림자 지고
베일에 가리운 너
나마저 손아귀에 넣는구나
이제 내기로
나 네 악행에
벗은 등 맡겨보려네
건강에서도
미덕에서도
운명은 나를 대적한다
등 떠밀리고
모욕당하며
늘 노예나 마찬가지
그러니 이 순간
주저함 없이
떨리는 현을 타라
운명이
강자를 넘어뜨리니
모든 이가 나와 함께 눈물 흘린다!
제2곡 `운명의 타격' (합창)
베이스가 짧은 테마 `운명은 한탄하고 눈물 흘리며...'를 두 번 노래하면, 테너, 소프라노, 알토가 들어옵니다. 간주가 있은 후 곡 머리로 돌아오는 데, 이것이 3회 되풀이 됩니다.
나 두 눈 적시어
운명이 남긴 상처를 슬퍼하도다
여신이 내게 준 선물
심술궂게 되가져 갔도다
여기 쓴 것은 진실이니
여신의 머릿결은 아름다워라
그러나 기회를 포착할 땐
운명의 여신은 대머리
운명의 여신의 왕좌에
나 한때 오른 적 있다
머리에는
형형색색 부귀의 꽃관을 쓰고
한때 번창하고
행복하고 복 받은 나
이제 꼭대기에서 떨어져
모든 영광 빼앗겼도다
운명의 바퀴는 돈다
나 내려간다, 보잘 것 없어라
다른 이 올라간다
저 높이 솟는다
꼭대기에 앉은 왕이여
폐허를 두려워하라!
바퀴축에 써 있는 그 이름
여왕 헤쿠바
제1부 <봄>
제3곡 `아름다운 봄의 정경' (합창)
고음 목관의 짧은 전주 후, 소합창으로 알토와 베이스가 에올리아조의 선율을 두 번 노래합니다. 뒤이어 소프라노와 테너가 응답합니다. 이것이 짧고 조용한 간주를 끼고 3회 행해집니다.
명랑한 봄의 얼굴
세계로 향한다
냉엄한 겨울
저 도망친다, 패퇴한다
형형색색 꽃으로 치장한
꽃의 여신이 다스린다
숲의 조화는
노래해 꽃의 여인 찬양한다. 아!
꽃의 여신의 무릎에 누운
페부스는 다시 한 번
웃음 짓는다, 이젠
형형색색 꽃에 싸여 있다
제피루스는 수액 내음
실은 산들바람을 들이마신다
달려가자, 사랑의
상을 놓고 다투자. 아!
하프 같은 소리로 감미롭게
나이팅게일 노래한다
지천으로 핀 꽃으로
기쁜 초원은 웃는다
기뻐하는 숲 박차고
한 무리 새 날아오른다
처녀들의 합창
벌써 한없는 기쁨 약속하는구나. 아!
제4곡 `태양은 모든 것을 누그러뜨린다' (바리톤 독창)
극히 자유롭게 상냥한 감정을 깃들여 노래합니다. 주로 현이 배경의 화음을 연주합니다.
태양은 맑고 그윽히
만물을 비추고
4월의 얼굴을
세상에 다시 보여주네
사람의 영혼
사랑 향해 떠밀려 가고
아기같은 신이
기쁨을 다스리네
되살아나는 모든 것
봄의 향연 속에서
봄의 힘 속에서
우리더러 기뻐하라 하네
믿음직한 길 보여주네
이 봄날에
내 것을 지킴이
옳고도 바르지 않은가
참 마음으로 나를 사랑하라!
내 진정을 보라
내 온 마음
내 온 영혼으로
나 너와 함께 있으리
멀리 떨어진 곳에서도.
이토록 사랑하는 이는
누구나 운명의 바퀴로 모여들리
제5곡 `잘 왔도다 봄' (합창)
활기에 찬 노래로 봄이 온 것을 노래합니다. 남성 합창 `잘 왔도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봄이여...'로 시작하면, 이에 여성 합창이 가담합니다. 그 후 박자가 바뀌어 알레그로로 이어집니다. 9마디의 간주 후 첫머리로 돌아가는데, 3회 되풀이 됩니다.
보라, 즐겁고
기다리던 봄
기쁨을 되가져 오고
오랑캐꽃
풀밭 뒤덮어
태양이 만물 밝히니
슬픔은 이제 끝나리!
여름이 돌아오고
이제 냉엄한
겨울 물러간다. 아!
자, 녹는다
사라진다
얼음이며 눈이며.
겨울이 도망친다
이제
봄이 여름의 젖가슴을 빤다
여름의 법 아래
살거나
욕망하지 않은 영혼은
피폐할진저. 아!
큐피드의 상을
사용하러
다투는 이여
달콤한 꿀맛 속에
기쁨에 겨워
찬란히 빛나라
베누스의 명을 좇아
찬란히 빛나자
기쁨에 겨워.
파리스와 같아지자. 아!
제6곡 무용. (성악 없는 리드믹한 오케스트라 무곡(舞曲))
짧은 페산테의 서주부가 있은 후, 알레그로의 주부(主部)로 들어갑니다. 플루트 독주의 중간부에 이어 주부가 재현됩니다. 박자 변화가 아주 심합니다.
제7곡 `숭고한 숲' (합창)
내용은 실연(失戀)한 사람의 노래이지만, 생기 있는 느낌의 곡입니다. 전체는 완전한 반복으로 이루어져, 저마다 전반은 대합창, 후반은 소합창입니다.
고귀한 숲이 움튼다
꽃과 잎으로
어제의
내 사랑은 어디에? 아!
가버렸어!
오, 누가 날 사랑해 주랴! 아!
숲은 온통 움튼다
나는 사랑 생각에 여윈다
숲은 온통 초록으로 갈아입는데
내 사랑은 아주 가버렸나? 아!
가버렸어
세상에. 누가 날 사랑해 주랴! 아!
제8곡 `가게 사람이여, 볼연지를 주세요' (소프라노 독창과 합창)
옛 독일어 텍스트의 민요풍 노래입니다. 처녀들 마음의 들뜬 봄의 분위기를 나타낸 단순한 선율로, 소합창의 소프라노에 대합창이 응답하여 3회 되풀이 합니다.
아저씨, 물감을 줘요
내 뺨 붉게 만들어
젊은이들
날 사랑하지 않고 못배기게 하게
날 봐요
젊은이!
기쁘게 해 줄께!
착한 사람아
사랑할 만한 이 여자를 사랑해요!
사랑은 그대 영혼을 고귀하게 하고
그대에게 명예를 준다오
날 봐요 (후렴)
아름다워라, 기쁨으로
가득한 세상이여!
그대 내게 준 쾌락으로 하여
나 그대에게 순종하리라
날 봐요 (후렴)
제9곡 왈츠. (소합창과 대합창)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우선 리듬 교체가 심한 오케스트라 만의 부분, 합창 `처녀들이 춤춘다', 그리고 소합창의 알토, `오라, 오라'의 부분이 나오는데, 이 부분의 후반은 `처녀들이...'로 다시 돌아갑니다.
돌고 도는 사람들은
온통 아가씨들 뿐
여름 내내
남자 없이 지내려네. 아! 슬라!
오라, 오라, 내 사랑
나 그대 그리워
나 그대 그리워
오라, 오라, 내 사랑
달콤한 장미빛 입술
오라, 날 열뜨게 하라
오라, 날 열뜨게 하라
달콤한 장미빛 입술
돌고 도는 사람들은(후렴)
제10곡 `세계가 내 것이 되더라도' (합창)
`영국 여왕을 이 팔로 껴안을 수 있다면, 기꺼이 세계를 버릴 것이다'라는 코믹한 노래입니다. 트럼펫과 트럼본의 4마디에 걸친 스타카토의 서주, 이어서 혼과 현의 전주 후 합창으로 들어갑니다. 마지막으로 첫 머리의 4마디가 화려하게 연주되는 제 1부가 끝납니다.
바다에서 라인강까지
온 세상이 내 것이라 해도
난 다 버릴 수 있으리
영곡 여왕이
내 팔에만 안겨 준다면. 헤이!
제2부 <선술집에서>
제11곡 `분노의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바리톤 독창)
거의 a단조 으뜸화음의 연속입니다. 겹16분 음표의 리듬을 강력히 지속해서, 우매한 자신의 초조한 기분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불타는 속내로
솟아오르는 분노로
쓰라리게
내 마음에게 나 말하네:
재로 돌아갈
물질로 만들어진
나는 바람에 흔들리는
이파리와 같아
현명한
사람이
반석 위에
주초를 둔다면
나는 어리석은 사람이리
똑같은 길은
고집하지 않는
시내처럼
키잡이 없는 배처럼
나 떠밀려다닌다
바람결에
빛처럼, 나는 새처럼.
사슬도 나를 묶을 수 없어
자물쇠로 가둘 수 없어
나같은 사람들 찾아
비참한 자들끼리 친구 되네
무거운 내 심장
내겐 짐과 같구나
즐거운 말 한 마디
벌꿀보다 달아라
베누스가 명하는 것은
무엇이든 달콤한 의무
게으른 마음에
베누스는 없나니
젊음이 그렇듯
너른 길로 나 다닌다
악에 몸 내 주고
선에는 관심 없이
구원보다
육신의 환락에 목말라하는
내 영혼은 죽었다
하니 육신에 탐닉할 밖에
제12곡 `일찌기 내가 살았던 호수, 일찌기 나는 아름다운 백조' (팔세토의 테너 독창)
요리사에 의해 불로 태워진 백조의 가련한 노래입니다. 서주를 제외하고, 남성 합창의 응답을 표현하여 3회 되풀이 됩니다.
(불고기가 된 고니의 노래)
호숫가에 살 적에
아름다운 모습의
난 고니였다오
불쌍한 나여!
이제 검어져
활활 타는구나!
종놈이 나를 토막 내고
난 화로 위에서 활활 탄다
시중 드는 놈이 날 식탁에 낸다
불쌍한 나여! (후렴)
나 이제 접시 위에 있다
더 이상 날 수 없다
하얀 이빨 다가온다
불쌍한 나여! (후렴)
제13곡 `나는 승원장(僧院長)님이시다' (바리톤 독창과 남성 합창)
코믹한 짧은 곡으로, 바리톤 독창의 즉흥적인 낭송(朗誦)에, 남성 합창의 기운 찬 노래입니다.
나는 코케뉴의 수도원장
내 밑엔 온통 술꾼들
난 데키우스의 성직을 따르려네
(*데키우스: 노름꾼의 성자)
아침에 여인숙에서 날 찾아내는 사람은
저녁 기도 끝날 때면 알몸만 남지
옷까지 벗기우며 소리 지르겠지:
이런! 이런!
고약한 운명아, 뭘 한 거냐?
내 삶의 기쁨
운명이 죄 앗아갔구나!
하하!
제14곡 `술집에서는' (남성 합창)
술집 정경입니다. 술 예찬을 코믹하게 노래하고 있습니다. 대편성의 오케스트라와 합창에 의한 활기에 찬 곡이며, 전곡 중에서 가장 장대(長大)합니다.
여인숙에 있을 때 우린
죽어 흙으로 될 건 생각하지 않았다
노름에 미쳐
땀만 흘렸다
돈이 곧 주인인
여인숙에서 일어난 일
그대는 물으리라
이것이 내 대답
노름하는 작자, 술 마시는 작자
몸가짐이 흐트러진 작자.
그러나 노름하는 놈들 속에도 다시
홀딱 벗은 작자
옷을 딴 작자
포대 뒤집어 쓴 작자.
아무도 죽음은 두려워 않고
바쿠스의 이름으로 주사위를 던진다
맨먼저 포도 농부를 위해
건달들은 건배한다
한 잔은 갇힌 이들을 위해
석 잔은 산 자들을 위해
넉 잔은 모든 크리스트교도를 위해
다섯 잔은 신심 깊은 죽은 이들을 위해
여섯 잔은 헤픈 누이들을 위해
일곱 잔은 숲 속 오솔길을 위해
여덟 잔은 빗나간 형제들을 위해
아홉 잔은 파계한 수사들을 위해
열 잔은 뱃놈들을 위해
열한 잔은 싸움꾼들을 위해
열두 잔은 참회하는 놈들을 위해
열세 잔은 나그네를 위해
교황을 위해, 왕을 위해
거침 없이 마시고 또 마신다
안주인도 부어라, 바깥 양반도 마신다
군바리도 부어라, 땡추도 마신다
남자도 부어라, 여자도 마신다
종놈도 하녀도 마셔라
빠른 놈도 부어라, 느린 놈도 마신다
흰둥이도 부어라, 검둥이도 마신다
집 있는 놈도 부어라, 떠돌이도 마신다
멍청이도 부어라, 똘똘이도 마신다
가난한 놈도 부어라, 병든 놈도 마신다
망명자도, 외국인도
꼬마도 부어라, 늙은이도 마신다
주교가 마시니 부제도
수녀도 부어라, 수사도 마신다
할망구도 부어라, 에미도 마신다
이 놈도 부어라, 저 놈도 마신다
백 놈이 부어라, 천 놈이 마신다
빼지 말고, 재지 말고
모든 놈이 다 마시면
6백 페니가 있어도 어림 없지
즐겁게, 아무리 많이 마셔도
우리는 모두가 욕하는 놈들
그러니 가난할 밖에.
우리를 욕하는 놈들은 저주 받고
자기 이름이 의인의 책에 오르지 못하리라
이오 이오 이오 이오 이오 이오 이오 이오 이오!
제3부 <사랑의 뜰>
제15곡 `사랑의 신은 어디에나 날아와서' (소프라노 독창과 어린이 합창)
주부는 오케스트라와 어린이 합창의 교대로 이루어지는데, 오케스트라가 3박자, 어린이 합창이 4박자이기 때문에 박자의 변화가 심합니다. 중간부는 소프라노 독창으로, 점리듬의 흔들리는 듯한 달콤한 선율입니다. 그 다음에 주부를 재현합니다. 전곡 중에서도 드물게 반음계적 요소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욕망에 사로 잡힌 큐피드는
어디든 날아다닌다
젊은 남녀가
짝 짓는 것이 옳으니
연인 없는 젊은 여자는
모든 쾌락을 놓치는 것
이런 여자는 어두운 밤을
자기 가슴 속 깊이
숨겨둔다
이보다 쓰라린 운명 있으랴
제16곡 `낮, 밤, 모든 것이' (바리톤 독창)
실연으로 큰 상처를 받은 어떤 젊은이의 즉흥적인 노래입니다. 주로 현의 E음을 지닌 반주로, 후반의 장식 선율이 효과적입니다.
낮과 밤과 모든 것
나를 대적하고
재잘거리는 처녀들
나를 울게
때로 한숨 짓게 하고
심하게는 나를 기겁하게 하네
친구들아, 너희는 나를 놀리는구나
너희 하는 말의 뜻을 모르는구나
날 나둬, 난 슬픔에 잠겨 있고
내 슬픔 한없으니
제발 나를
위로나 해 주게
네 아름다운 얼굴
수 천번이나 나를 울게 하고
네 마음은 얼음 같아라
입맞춤이면
나 상처 낮고
구원받으련만
제17곡 `붉은 동의(胴衣)를 입은 처녀가 서 있다' (소프라노 독창)
실연당한 젊은이는 마침 붉은 동의를 입은 아름다운 처녀를 만나게 됩니다. 제 16곡과 마찬가지로, 주로 현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반주로 E-B-F, A-E-B의 5도 화음의 중복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빨간 튜닉 입고
소녀 서 있었네
누구라도 만지면
튜닉 살랑거렸으리
에야!
조그만 장미처럼
소녀 서 있었네
그 얼굴 빛나고
그 입 꽃처럼 열렸네
에야!
제18곡 `나의 마음은 한숨에 차 있다' (바리톤 독창과 합창)
앞서의 실연을 탄식하면서도, 이번에는 이 처녀의 아름다움을 동경하게 됩니다. 노래는 시의 형식에 의해 3회 되풀이 됩니다. 각 절의 절반은 바리톤 독창으로 시작되고, 남성 합창이 이를 이어 받습니다. 후반은 주로 여성 합창입니다. 가사는 절반이 라틴어, 절반이 독일어로 되어 있습니다.
내 마음엔
한숨 많고
네 아름다움
나를 아프게 하는구나. 아!
만달리에트
만달리에트
내 사랑은
오지를 않아
햇살처럼,
어둠 밝히는
번개처럼
빛나는 네 눈. 아!
만달리에트 (후렴)
하느님, 바라건대
내 마음 바라는 것을 주소서
나로 그녀의 처녀를
알 수 있도록. 아!
만달리에트 (후렴)
제19곡 `젊은이와 처녀가 있다면' (무반주 남성 합창)
젊은이와 처녀가 있으면 사랑이 태어난다는 것은 자연스런 길이란 내용으로, 알레그로로 코믹하게 불리워지는데, 3화음의 연속 진행이 특징적입니다.
소년과 소녀가
작은 방에 있으면
둘의 짝짓기는 즐거워라
사랑은 솟아나고
둘 사이엔
점잖 빼는 일 없어진다
돌이킬 수 없는 게임
둘의 무릎이며 팔이며 입술 사이에서 시작된다
제20곡 `오라, 오라' (합창)
젊은이는 그 처녀에게 구애(求愛)를 합니다. 관현악기는 전혀 나오지 않으며, 전반은 제 2소합창과 피아노가, 제 1소합창과 제 2소합창이 주고 받는데, 두 대의 피아노 외에 많은 타악기 반주가 붙습니다.
오라, 오라, 오라
나를 죽게 두지 마
히크라, 히르케, 나자자
트릴리리보스!
아름다운 네 얼굴
빛나는 네 눈
네 땋아내린 머리
아, 찬란한 피조물이여!
장미보다 붉고
백합보다 희고
모든 이보다 사랑스러운
나 너 언제나 찬탄하리라!
제21곡 `헤매는 나의 마음' (소프라노 독창)
처음에 처녀는 그 사랑과 정절(貞節)에 고민하는데, 자유로운 소프라노 독창의 사이를 누비면서, 플루트가 3도의 병행 선율을 정서 짙게 노래합니다. D장조 으뜸음의 단속음이 특징적입니다.
흔들리는 내 저울엔
엇갈린 두 감정
음탕한 사랑과 정숙
그러나 보이는 걸 택하리
멍에에 내 목을 맡기리
달콤한 멍에에 순복하리
제22곡 `즐거운 계절' (소프라노 독창, 합창, 어린이 합창)
번민하던 처녀는 새로운 사랑에 기뻐하는 젊은이의 열렬함을 봅니다. 가사가 5절이기 때문에, 음악도 같은 곡의 5회로 되풀이 됩니다. 각 절은 합창-독창-합창으로, 이들의 성부가 1회마다 바뀌어 놓여집니다.
즐거운 시간
처녀들아
젊은 남자들과
더불어 기뻐하자
오, 오, 오!
난 터질 것만 같다!
첫사랑에 온통 타버릴 것만 같아!
새로운, 새로운 사랑에 난 죽을 것만 같아!
내 약속에
나 뭉클해지고
내 거부에
나 낙담하네
오, 오, 오! (후렴)
겨울엔
남자도 참지만
봄의 숨결
그를 숨가쁘게 하네
오, 오, 오! (후렴)
처녀인 나의 동정
나를 쾌활하게 하고
내 어리숙함
나를 망설이게 하네
오, 오, 오! (후렴)
오라, 기쁨으로
나의 신부여
오라, 오라, 내 어여쁜 이
난 죽겠네!
오, 오, 오! (후렴)
제23곡 `그리운 사람이여' (소프라노 독창)
마침내 처녀의 마음 속에서도 사랑이 싹틉니다. 겨우 4마디이지만, 아름다운 카덴짜풍의 노래입니다.
달콤한 사람아, 아!
내 모든 것 그대에게 바치리라!
제24곡 `아아 더없이 아름다운 것이여' (합창)
대편성의 오케스트라와 합창에 의한, 고대미(古代美)의 이상상(理想像)인 남자 브란찌플로르와 여자 헬레나에의 찬가를, 스스로의 환희 속에 노래하며 끝납니다.
값진 보석
처녀 중의 자랑이신
이를 기리세
영광의 처녀
세상의 빛을 기리세
세상의 장미를 기리세
블란찌플로르와 헬레나
고귀한 베누스여!
제25곡 `운명의 여신이여, 세계의 여왕이여' (합창)
(제1곡 되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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