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을 주부방에 써야하지 않을까...하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습니다만,
전 남자고, 아직 학생신분이기에...ㅡㅡ;
어제 생선이랑 고기가 무척 싸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우에노 요코아메인가 아메요코인가... 아무튼 거기에 갔습니다.
처음에 상점가를 들어서서, 손님을 부르는 상점 주인의 특이한 리듬의 일본어와 길거리를 가득 매우고 있는 사람들에 놀랐어요.
일본에도 우리나라 시장 같은 곳이 있구나하면서...
그 다음에는 생선가격에 놀랐는데, 특히 갈치가 싸더라구요.
갈치 큰거 16마리에 500엔...
우리나라에서 사도 이것보다는 비싸지 않나요?
살려고 계획한 것은 카레를 만들기 위한 쇠고기의 넓적다리(카레만드는 책 보니까 모모를 써야한다고 나와있어서...ㅡㅡ;)와 생선찌개를 만들기 위한 생선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고기파는 곳은 한군데 밖에 없었는데...
쇠고기 모모 870그람에 856엔이더군요.
1그람에 1엔도 안되는구나…하면서 그냥 샀죠. (싼건지 잘 모름...ㅡㅡ;)
그 다음은 생선...
생선파는 곳은 여러군있는데, 주상품이 마구로인 듯한 생각이 들더군요.
어떤 곳은 대따만한 마구로 한마리를 그자리에서 큼직큭짐하게 썰어서 파는 퍼포먼스를 보여주더군요.
찌개용 생선은 꽁치로 선택했는데, 이유는 생선 손질 하기 간단한 것 같아서에요.
지금까지 슈퍼에서 손질된 놈들만 샀는데, 우에노에는 거의가 손질 안한걸로 팔더라구요.
꽁치 8마리 300엔하더군요.
16마리 사면 500엔에 준다는거, 다 못 먹을거 같아서 그냥 300엔어치만 샀어요.
꽁치 무쟈게 싸지요?
우리동네 슈퍼에는 싸게 팔때 1마리에 100엔이었는데, 이건 반 값도 안되니...
싸게 샀다고 기분 좋게 집에 돌아왔는데...
문제는 꽁치 저놈을 어떻게 손질해서 보관하느냐하는거였죠.
집에서는 한끼만 먹으니까, 하루에 한 마리씩 먹어도 8일은 걸리는데, 그데로 둘 수는 없잖아요?
인터넷을 뒤져서 생선손질하는 방법을 숙독한 뒤에 실습에 들어갔습니다.
아아......
꽁치 머리를 자르는 순간 피가 주르르르 나오더군요!!
그리고 배를 갈라서 내장을 빼내는 그 촉감이란...
예전에 중학교 때 생물시간에 개구리 해부 했던 생각이 나더군요.
마취시키고 배를 반쯤 갈랐을 때, 마취가 약했는지 개구리가 벌떡 일어나서, 폴짝하고 실험 테이블 위를 내장을 반쯤 밖으로 보이면서 뛰어다니던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가더라구요.
조장이라는 이유로 그놈을 제가 다시 잡아서 마취병에 넣었는데, 그 끔찍한 기분이 꽁치 내장을 빼내는 순간 다시 들더라구요.
하루가 지난 오늘에도 꽁치 비린내와 끔찍했던 촉감이 손끝에 얼얼이 살아 있는거 같아요...
정말 음식 만드는 길은 멀고도 험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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꽁치
파랑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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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0.05 23:45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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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파랑바람님 어머니가 이글 읽으심 우시겠어요... 주부 다되셨네요~~^^
전 한끼도 집에서 안 먹는데 파랑바람님 대단하시네요. 음식 만드는 법도 배워야할텐데... 맙소사님아~ 라면 끓여줘~
와이프한테..사랑받겠네요..보기 좋네요...
어제 오늘 꽁치만 먹었더니... 아주 죽겠습니다... 근데 아직도 6마리나 남았어여...ㅜㅜ;
파랑님아..냉장실 좀 사랑해줘여..... 깨끗히 정리해서..소금 약간 뿌려서 얼리면 언제라도먹을수있는것을..ㅡ,.ㅡ;;
아메요코시장..잼있데요. 호객행위도 하고~ 갈치 큰거 16마리에 500엔은 정말 싼 듯. 근데 16마리라..갈치파티라도 해야하는거 아니에요? 그러고보니 갈치 안 먹은지 진짜 오래 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