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좁은 간격에서 한발 한발 공세해 들어간다
거리(=간격)란 촉도에서 교도(交刀)로 공세해 들어가는 과정이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된다. 거리를 좁혀 들어갈 때의 포인트는 발운용이다.
구마모토 기쿠치시에서 고교간 경기가 열렸을 때
심판 선생님들의 아침연습에 참가하게 되었다.
구마모토의 야마다 히로노리(8단 교사) 선생님에게
연습을 부탁했을 때 무척 귀중한 지적을 받았다.
“공세는 손끝으로 해서는 안 된다.
다리, 허리, 배로 공격하지 않으면 참된 격자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타격이 수타(手打=손으로만 치는 타격)였기 때문이었다.
과연 야마다 선생님의 공세는 우리들의 공세와는 달랐다.
그것은 ‘좁은 간격’에서 착실하게 한발 한발 상대를 공세하는 것이었다.
일족장씩 공세하는 ‘거리 좁힘’은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는
실제 연습중에 ‘좁은 간격’을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된 것을 늦게나마 익히게 되었다.
그 후 나의 검도에 변화가 일어났다.
이전보다 상대에게 맞지 않게 된 것이다.
기본 발운용인 ‘앞으로’의 동작을 매일 ‘팔각(八角)’. ‘목도’, 거합도를
되풀이 연습함으로써 상대에게 나의 거리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이다.
또한 일도류의 ‘우산의 공세’를 참고해 거리를 잡게 되었고,
아울러 ‘나오는 머리’를 칠 수 있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다.
이같이 타격거리에서 ‘축력(畜力=타메)을 만드는 것’이
나의 거리를 만드는 큰 요인이 되었다.
앞에서 발운용에 대해 언급했지만,
특히 검의 조작에서 연구했던 것은 당연한 것이지만
‘발 운용에 죽도를 연동시키는 것’이라는 점이다.
즉 ‘우산의 공세’로 우전(右前) 방향으로 발을 옮긴다면
자연스럽게 죽도는 왼쪽으로 운동되어지는 것이다.
몸의 힘을 빼고 상허하실(上虛下實)의 상태로 죽도를 움직임에 연동시켜가는 것은
자신의 타격거리를 만들어 상대에게 거리로 이기는 요소인 것이다.
∎우산의 공세 :
사쿠마 사부로 범사의 저서 중 새끼손가락의 쓰임에 대하여에 나오는 말.
우산을 받쳐를 때 무의식 중에 새끼손가락에 힘을 주어 꽉 쥐게 되며,
바람이 강할 때에는 우산을 받쳐든 양손 새끼손가락에 힘을 모은다.
검도에서 죽도의 파지법에 “새끼손가락을 조여라.”라고 하는데,
이는 우산을 받쳐드는 것과 같다.
흔히 자세를 취하고 있을 때에는 자연스럽게 새끼손가락을 조이고 있지만 상대의
공세가 거셀 때에는 더욱 의식적으로 새끼손가락에 힘을 주고 조인다는 것을 의미한다.
상대의 공세에 대해 엄지손가락에 힘을 주면
어깨와 팔뚝에 힘이 들어가 자연스런 공격과 받아치기가 힘들어진다.
우산을 받칠 때의 새끼손가락을 쥐는 방법으로 상대의 공세에 대응하고
역으로 이쪽에서 공세해 들어가는 것을 ‘우산의 공세’라고 한다.
비바람이 거셀 때에는 바람을 향해 우산을 펴고 나가는데, 이 역시 상대의 공세에 대해
물르지 않고 죽도 끝을 상대 중심에서 벗어나게 하지 않고 공세해 들어가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