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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도들을 전도의 현장으로 나가게 하는 것이 목사의 전도이다”(막 16:15)
2010년 목회자 초청 MD전도 동기부여 강의 - 경주대길교회(구, 경주열매교회) 이예석목사
안녕하세요. 경주열매교회 이예석 목사입니다.
먼저 저희 교회를 소개하겠습니다. 10년 전, 복음의 불모지와도 같았던 경주시를 선교지로 삼아 개척되었습니다. 개척 초기부터 매일같이 거리로 나가 전도하며 복음을 전했지만, 수많은 핍박을 견뎌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는 눈에 띄게 성장하지 못했고, 소수의 성도만 모이는 작은 공동체로 남아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상가 건물주의 재계약 거부 통보로 인해 교회는 존폐의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개척한 여러 교회들이 문을 닫거나 목회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사역지를 옮기는 상황 속에서, 저 역시 교회를 해산하고 다른 곳으로 갈 것을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뜻밖의 일이 일어났습니다. 10여 명의 성도들이 저를 잠시 밖으로 내보내고 자체적으로 회의를 열었던 것입니다. 그 자리에서 한 건설 노동자 성도를 중심으로 성도들이 한마음이 되어 결단을 내렸습니다. 교회의 전세 보증금에다 자신들의 보증을 더해 대출을 받고, 경주시 외곽 현곡면 가삼골의 한적한 산자락에 땅을 매입해 교회를 직접 건축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 헌신적인 결단 덕분에 경주열매교회는 위기를 기회로 바꾸며 새로운 터전에서 다시 세워질 수 있었습니다.
들어가는 말
이 자리에서 함께 주님의 길을 걷고 있는 모든 동역자 여러분, 오늘 우리는 전도에 대한 깊은 고민을 나누고, 그 해답을 함께 찾아가고자 모였습니다. 전도는 단순히 몇몇 특별한 은사를 가진 사람들의 몫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에게 맡겨진 지상 최대의 사명이며, 우리의 신앙 여정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일상입니다.
마가복음 16장 15절에 주님은 분명히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 이 말씀은 우리 모두에게 주신 절대적인 명령입니다. 하지만 많은 교회가 '어떻게 성도들을 전도의 현장으로 내보낼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서 좌절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전도에 대해 외치고, 교육을 시켜도 성도들이 움직이지 않는 현실. 이 깊은 답답함을 해결하기 위해, 우리 교회는 주준석 목사님을 통하여 MD전도훈련을 받았고 실습하면서 깨달은 내용을 통해 그 해법을 찾고자 합니다.
전도에 대한 많은 고민과 시도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열매를 맺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고구마 전도', '오이 전도', '소금 전도' ‘콩나물 전도’ ‘건빵 전도’ ‘부침개 전도’ ‘발 마사지 전도’ ‘고양이 전도’까지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았지만, 성도들이 직접 현장으로 나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는 마치 씨앗을 아무리 좋은 곳에 두어도 땅에 심지 않으면 싹을 틔울 수 없는 것과 같습니다. 잠언 14장 23절은 "수고에는 반드시 이익이 따르나 입술의 말은 궁핍을 이를 뿐이니라"고 말합니다. 수고와 실천이 없는 말은 공허할 뿐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씨앗들을 밖으로 내보내어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할 수 있을까요?
1. 전도의 주체는 성령님이시며, 목사는 기도의 통로입니다.
우리는 흔히 전도를 '성도들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전도는 궁극적으로 목회자의 기도와 성령님의 역사에서 비롯된다는 놀라운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성도들은 목사의 기도를 먹고 자랍니다. 사도행전 1장 8절의 말씀처럼,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고 하셨습니다. 성령의 임재와 권능 없이는 증인의 사명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목회자가 성도들을 위해, 그리고 전도를 위해 바보처럼, 끈질기게 기도할 때, 절대 움직이지 않을 것 같던 성도들의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전도에는 복잡한 수학 공식이나 특별한 은사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오직 성령의 역사하심이 있는 곳에 전도의 열매가 맺힙니다. 예레미야애가 3장 29절은 "그가 입을 티끌에 댈지니 혹시 소망이 있을지로다"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께 대한 절대적인 항복과 절망 가운데서도 포기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나님을 바라보는 믿음을 나타내는 목사의 기도는 보이지 않는 영적 세계를 제압하고, 성도들의 마음을 하나님의 뜻대로 이끌어가는 소망이 생깁니다. 가만히 앉아서 드리는 목사의 기도를 통해 성도들의 마음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영적 권위를 갖추어야 합니다.
목회자가 주님과 독대하는 시간을 갖고, 기도의 불 속에 들어가 앉아 있을 때 성령께서는 그 목회자를 통해 일하십니다. 목회자가 기도할 때, 성령은 성도들의 마음에 전도의 생각을 불어넣어 주십니다. 몇 마디 말만 전했는데도 전도가 되는 기이한 역사는 바로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기도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격언처럼, 결국, 성도가 전도해오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 전도의 시작점은 목회자의 기도에 있으며, 그 전도를 이루시는 분은 성령님이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전도가 살아나기를 원한다면, 먼저 목회자가 기도의 불을 지펴야 합니다.
2. 감동을 통해 성도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합니다.
성도들이 목회자를 따르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신뢰를 얻어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목사도 사람인데...'라는 말을 쉽게 하지만, 목회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도들에게 감동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감동이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힘이기 때문입니다. 복잡한 교육이나 지시가 아니라, 목회자의 진실된 삶과 헌신에서 오는 감동이야말로 성도들을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고린도후서 3장 2-3절은 우리를 "그리스도의 편지"라고 부릅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복음을 증거하는 편지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작은 교회에서는 목회자가 먼저 전도의 본을 보여야 합니다. 소심한 성격 탓에 "예수 믿으세요"라는 말조차 할 수 없었던 한 목사님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그분은 은행 앞에서 교회 어깨띠를 두르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그저 인사만 했습니다. 말 없는 헌신과 진실함은 다른 교회 교인들에게까지 감동을 주었고, 그들은 "어느 교회 목사님은 참 진실한 분이다"라며 사람들을 그 교회로 보내주었습니다. 그 결과, 작은 교회가 300명 출석하는 교회로 성장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습니다.
"보지 않는 듯하지만 다 보고 있고, 느끼지 않는 듯하지만 다 느끼고 있다"는 말처럼, 성도들은 목회자의 움직임을 겉으로 보지 않는 듯하지만, 그들의 눈과 마음은 늘 목회자를 향하고 있습니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목회자의 모습은 성도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우리도 저렇게 해보자"라는 마음을 불러일으킵니다.
3. 고민과 생각을 통해 성령의 아이디어를 구해야 합니다.
전도는 전도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하는 자에게 성령이 역사합니다. 전도에 대한 열망으로 고민할 때, 성령께서는 상상치도 못했던 기발한 아이디어를 주십니다. 이사야 55장 8-9절은 "이는 내 생각이 너희의 생각과 다르며 내 길은 너희의 길과 다름이니라... 이는 하늘이 땅보다 높음 같이 내 길은 너희의 길보다 높으며 내 생각은 너희의 생각보다 높으니라"고 말씀합니다. 우리의 인간적인 방법과 지혜를 넘어선 하나님의 아이디어가 필요합니다.
우리 교회는 경주 외곽에 있습니다. 우리교회 언덕 너머 산에 절이 있습니다. 스님과 보살이 교회 화장실을 사용하다가 45분간 제 설교를 듣고 돌아간 일, 그리고 스님이 보살에게 "목사님 말씀을 꼭 가슴에 새기고 실천하라"고 권면했던 기이한 역사는 전도에 대한 고민이 낳은 성령의 열매입니다.
또한, 시내에 있는 청년들을 전도하기 위해 '전도 안 하는 것처럼 전도하는' 게스트 하우스를 개설한 아이디어도 고민의 산물이었습니다. 복음의 본질은 희석하지 않으면서도, 불신자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청년들을 모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청년들을 많이 전도 할 수 있을까?’ ‘일단 접촉점을 갖자!’ ‘그럼 어떻게 하면 될까?’ ‘전도 안하는 것처럼 전도해버리자!’ ‘구원의 복음을 안 전하는 것처럼 전해 버리자!’ ‘게스트 하우스를 개설하자!’ 우리 교회는 산 중턱에 있습니다. 자동차를 타고 와야 올 수 있는 교회입니다. 고민 끝에 생각한 것이 시내 한복판에 방을 하나 빌렸습니다. 그 이름을 내 마음대로 ‘게스트 하우스’라고 지었습니다.
"한 잔의 차를 마시더라도 불신자와 의도적으로 접근하라"는 주준석 목사님의 조언은 관계 중심 전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기존의 딱딱한 책상에 앉아 가르치는 교재 교육 대신 '인생 나침반'과 같은 토크쇼 형식의 모임을 만들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한 눈높이 시도는 새신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4. 평신도 사역자를 훈련하고 세워야 합니다.
전도의 모든 짐을 목회자가 혼자 지려 하지 마십시오. 에베소서 4장 12절은 "이는 성도를 온전하게 하여 봉사의 일을 하게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려 하심이라"고 말합니다. 성도들을 훈련시켜 평신도 사역자로 세우는 것이 교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입니다.
저는 '구전교사'라는 21가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성도들을 체계적으로 훈련시켰습니다.
구 (구원의 확신): 구원의 확신이 없는 공동체는 규모만 클 뿐, 힘이 없고 불안합니다. 전도 이전에 기존성도들이 구원의 기쁨과 확신을 누리도록 도와야 합니다. 요한일서 5장 13절은 "내가 하나님의 아들의 이름을 믿는 너희에게 이것을 쓰는 것은 너희로 하여금 영생이 있음을 알게 하려 함이라"고 말씀합니다.
전 (전도 교육): 구원의 확신을 얻었다면, 곧바로 전도 교육을 시켜 전도자로 만들어야 합니다. 흔히 오랜 신앙생활을 한 성도들이 오히려 전도에 익숙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교회 근처에는 주민이 별로 없습니다. 경주 시내, 안강, 포항 등 먼 곳에서 오는 성도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지역별로 구역장을 세워 훈련을 시켜 매주 금요일마다 구역 예배와 기도회를 합쳐 '가마니 짜는 날'을 만들어 자신들의 지역에서 VIP들을 정하여 팀별로 관계 맺기 가마니를 짜게 만듭니다. 부담 없이 친구, 친척을 만나 자연스럽게 관계를 맺고 복음을 전하는 훈련을 통해, 초신자들도 쉽게 전도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이것도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주신 아이디어입니다.
교 (교육): 이제 교육입니다. 교육은 좀 늦어도 괜찮습니다. 정착하고 전도부터 가르쳐도 늦지 않습니다. 교육도 교육하는 것 같지 않게 교육해야 합니다. MD정착사역이 끝난 후 주 1회 교육이 있어야 합니다. 주일 예배만 가지고서는 신앙이 제대로 자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에 이르기까지 교회에서든 가정에서든 반드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사 (사역자화): 성도들이 목회자에게 훈련을 받고 각 파트의 사역을 감당하도록 권한을 위임해야 합니다. 목회자가 모든 것을 다 하는 것이 아니라, 불씨만 붙여주면 그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단 한 명의 사역자라도 좋으니, 전도 전문 사역자를 키우는 일에 집중하십시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격언처럼, 한 명의 헌신된 사람을 키우는 것에서부터 놀라운 부흥이 시작됩니다.
5. 전도 작정을 통해 영적 결단을 이끌어내야 합니다.
교회 건물을 짓기 위해 억지로라도 작정하는 것처럼, 전도에도 작정이 필요합니다. 담임목사가 먼저 '1년 안에 100명 전도'와 같은 담대한 목표를 세우고 선포할 때, 성도들은 그 영적 리더십에 도전받고 함께 기도하며 참여하게 됩니다.
전도가 '부담'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당연한 사명'으로 받아들여질 때 성도들은 비로소 고민하고 기도하며 성령을 체험하게 됩니다. 주준석 목사님의 MD전도정착세미나 훈련은 "전도를 강조하지 않는 것처럼 강조하라"는 역설적인 지혜는 성령의 역사를 기대하며 성도들의 마음을 준비시키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6. 전도는 일상이며, 포기하지 않는 기대입니다.
전도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선택사항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입니다. 로마서 10장 14절은 "그런즉 그들이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라고 말합니다. 전도가 안 된다고 불평하는 것은 자신의 교만함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전도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도구로 쓰임 받기 위해 순종하며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집니다.
중국의 모소(Moso) 대나무는 5년 동안 물과 거름을 주어도 겉으로는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뿌리를 깊이 내립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나면 1년 만에 18미터 이상을 자랍니다. 전도도 마찬가지입니다. 단기간에 눈에 보이는 열매를 맺으려 서두르지 마십시오.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기도하고, 말씀의 뿌리를 내리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뿌리가 튼튼하면 가지는 반드시 무성한다"는 격언처럼, 뿌리가 튼튼하면 성장하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전도는 기대하는 자가 열매를 맺습니다. 우리 교회에서 전도를 가장 잘하는 사람은 복잡한 방법론을 익힌 사람이 아니라, 그저 바보처럼 기도하고 나가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동역자 여러분, 전도는 결국 목사가 기도의 동굴 속에서 불을 붙여 성도들에게 전달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목사를 움직이는 분은 바로 성령님이십니다. 오늘 이 말씀을 통해, 우리 모두가 전도의 주체이신 성령님을 의지하며, 기도로 뿌리 내린 감동의 불꽃을 성도들에게 전하는 귀한 사역을 감당하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마무리
"사람은 떡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 것이다" (마태복음 4장 4절). 이 말씀처럼, 우리가 전하는 복음은 영혼을 살리는 생명의 양식입니다. 이제 여러분의 교회에 이 불꽃을 지피기 위해, 오늘 당장 무엇부터 시작하시겠습니까?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먼저 MD전도훈련을 받고 은혜를 받았던 경주열매교회 이예석 목사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