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초 블루벨벳의 화려한 등장
2024년 08월 12일
시계초 블루 벨벳이 390일의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부곡동네에 그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35일간 끝에 봉오리를 보여주었으나, 기후와 환경의 어려움에 피지도 못하고 사그라진 후에 지난 겨울에는 단짝마저 먼저 보내버리고는
마음 먹기를 경쟁 상대를 제 몸을 떼어내 만들기 위해 가지를 6월 6일 현충일날 만들어 온갖 정성을 쏟더니
온갖 우려 속에서 제 몸하나를 떼어내 짝을 갖추기 위해서 삽목에 들어간 그는 늘 물을 가까이 하면서 잎사귀도 짧게 자르지 않고 혼신의 힘을 기울였지요.
6월 28일에 고추를 멀칭으로 심어놓은 곳의 빈자리 하나를 찾아 노지에서 터를 잡아 정식을 하였고, 어미와 경쟁하기 위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였습니다.
7월 12일에는 이제 활착을 하여 줄기를 뻗어가려는 의지를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어미그루는 몸을 떼어준 아이가 삶을 시작할 걸 보고 이제 경쟁을 시작하기 시작하였지요.
경쟁 상대를 만들어 놓고서는 역시 어미그루의 자존심을 보여주는 행동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건 바로 꽃을 먼저 피우는 일이었지요.
무더운 여름날씨를 겨우 벗어나려는 말복(末伏)을 이틀 앞두고 결국은 어미그루가 꽃망울을 터트렸습니다.
그런 모습을 곁에서 보고 있는 동료인 K모노도 경쟁을 하듯 줄기를 뻗어감이 눈에 띄게 달라졌습니다. 주인장이 며칠간 외출을 가든 말든 한번 시작한 성장세는 누구도 말리지 못하였지요. 그리곤 나도 질 수 없다는 듯 겨드랑이에 눈에도 잘 띄지 않을 꽃봉오리를 달고는 "나도 할꼬야!"를 외칩니다.
칩그러자 옆에 있던 시계초 카로리나(블루 스카이라 잘못 알고 있는 시계초임)가 먼저 달고 있던 꽃봉오리를 주인 몰래 터트리고는 나는 핀 적이 없다를 외치며 꼬투리를 떨어뜨리고는 위로 줄기를 뻗어갑니다.
그러니까 또 왼쪽에 있던 에듈리스가 "나도 할꺼야?"를 외치며 큰 잎들을 키우며 도움닫기를 합니다. 뿌리도 이제 겨우 활착이 된 녀석이 말입니다.
모두 이리 야단들을 치고 있으니 점잖게 주인장이 보든 말든 제 혼자 꽃잎을 펴고는 '내노라!' 하면서 으시대기를 합니다.
잠시 장보기를 하려고 다녀온 사이에 떡하니 일을 벌려 놓았습니다. 아직은 좀더 기다려서 꽃봉오리를 더 충실하게 키워야 될 것이라고 여겼던 아이가 말입니다.
할 수 없이 돐사진을 찍듯이 한판을 박고 가장 적합하다고 소문이 난 오후 3시를 기다려 더운 날씨에 수술이 마른 것인지, 아님 아직 꽃가루를 생성하지 못한 것인지는 몰라도 수정을 시켜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K모노도 봉오리가 좀 더 큰 것처럼 보여집니다. !시샘을 하는감?
입추(立秋)가 지났다고 시원한 바람이 바람이 오늘따라 세게 불면서 지나갑니다. 꽃을 제법 흔들어 제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