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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밤 국립국악원 야외공연장을 뜨겁게 달군 '독도문화연대' 창립 기념공연이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오후까지 잔뜩 찌푸린 하늘로 비가 내리지 않을까 걱정되더니 공연 시간이 다가오면서 흐렸던 하늘은 거짓말처럼 개여 파란 하늘을 보였다. 이를 지켜본 관계자들은 하늘도 독도를 수호하려는 의지를 돕는구나 하며 희색을 띄었다. 여야 국회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국회에서는 낯설게 만나는 여야 의원들이었지만 독도문화연대에는 한뜻일 수밖에 없는 그들에게 시민들은 반가운 박수를 보내주었다. 문광위의 김재홍 의원, 이밖에도 유기홍 의원과 송영선 의원이 참석해 자리를 함께 했다.
독도문화연대의 공동대표인 서예가 이무호씨의 서예 퍼포먼스로 문을 열었다. 20m가량의 긴 화선지에 '독도수호한민족문화운동'을 초대형 붓으로 써내려 갔는데, 일필휘지란 말이 언뜻 떠오를 힘과 생명력 넘치는 퍼포먼스에 객석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가수 신형원과 아이들이 '독도만만세' '무궁화' '터'를 열창했고, 우리의 독도수호 의지를 천명하는 내용을 담은 고은 시인의 시가 발표되었다. 또한 안숙선 명창이 독도의 역사적 내력을 소개하는 단가 '독도충렬가'와 창작판소리 '안중근 열사가'를 열창했다.
그리고 극단 '현장'의 마당극 '독도지킴굿'에 이어서 소리꾼 김용우의 '임진강' '비무장지대' '홀로아리랑',판소리꾼 조주선의 '봉화아리랑' '논개' 등의 노래가 이어졌으며, 끝으로 독도문화연대 발대식이 거행되었다. 독도의 영상을 통해 독도의 어제와 오늘을 조명하는 시간도 마련되었다. 이밖에도 문화예술계 인사 11명의 축하메시지가 영상으로 전해졌다. 국회의원들의 대거 참여가 오히려 이채로울 정도로 소위 명망가들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독도수비대 고 홍순칠 대장의 유가족들이 객석에 나란히 앉아 독도수호에 대한 홍대장의 유지를 대신하였다.
이에 대해 국립국악원 김철호 원장은 "과거의 관제형 행사들에서 쉽게 볼 수 있었던 명망가 위주의 화려함보다는 독도문화연대는 자발적 시민운동의 형태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그 소박함으로 세간의 관심을 크게 끌어들이진 못할지 몰라도 오히려 긴호흡으로 이끌어 갈 시민문화운동으로의 제 모습은 갖춘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평가했다. 의외로 객석을 가득 메운 시민들의 모습에 이날 공연을 주관한 국악방송 관계자들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했다. 독도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분명한 의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국립국악원 주차장은 공연 시작 한 시간전부터 일찌감치 만차가 되면서 많은 이들이 아쉬운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많은 땀을 흘려야 하는 게 너무 어처구니 없습니다. TV에서 많은 독도 관련 보도를 접했지만 직접 참여할 방법이 없어 조금 아쉬웠는데 국악방송에서 이런 행사를 마련해주니 다른 일 제쳐놓고 참석했습니다"라며 독도 수호의지를 불태웠다.
또한 객석 맨 앞자리에는 부모들이 데려온 어린이들이 국악방송 청취자들이 자체 제작한 빨간 두건을 머리에 두르고 앉아 이날 행사를 축제적 분위기로 만드는 데 큰 몫을 해주었다. 특히 국악원 무용단, 신형원, 극단 현장의 마당극에는 마치 옛 장터분위기를 연상케 하듯이 무대 안팎이 없는 대동문화의 모습을 보였다. 많은 시민들이 빠져나간 상황이었지만, 남아 있는 시민들은 숙어하고 또 뜨거운 관심으로 지켜보았다. 행사 도중 인터뷰한 시민들 모두는 향후 독도문화연대의 행사에는 반드시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혀 이날 행사는 성공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가 더 문제이다. 김철호 원장은 공연이 끝난 후 뒤풀이에서 "과거 반독재운동이 대학가를 중심으로 마당극이란 양식을 만들었듯이 독도문화연대 또한 창조적으로 독자적인 문화 양식을 창출해야 한다"는 매우 중요한 문제를 제기했다. 이를 국악방송이 민족방송으로서 주체적으로 풀어가야 하며 그에 대해 국립국악원은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뜻을 밝혔다. 우리 땅은 우리문화로, 우리 민족의 양식으로 지켜간다는 것은 무척이나 당연한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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