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자기 잘못을 인정하기가 참 쉽지않죠. 더우기 기업차원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을 때 인정한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습니다. 가끔 자동차회사에서 부품 리콜 안내통보가 오기도 하지만 아주 사소하거나 인정해도 크게 비난받지 않을 정도 수준입니다. 자동차 급발진 같이 엄청난 파장을 몰고오는 사고원인에 대해서는 아마도 누군가 엄청난 노력을 하지 않는 한 결코 인정하지 않을 겁니다.
'다크 워터스 Dark Waters' 라는 최근 영화가 있습니다. 잘 나가는 변호사가 자신의 출세를 내려놓고 환경오염을 유발한 거대한 화학회사인 듀퐁을 대상으로 싸워나가는 과정을 눈물겹게 묘사한 영화입니다. 듀퐁이 유발하는 환경오염은 적나라하게 자손들의 지적장애와 가축의 기형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의 연관성을 법적으로 밝혀내고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는 것은 그야말로 목숨을 건 사투수준이 됩니다.
얼마 전에 휴대전화를 바꾸었습니다. 최신폰을 굳이 하지않은 건 단말기 대금도 부담이지만 거의 휴대폰의 복잡한 기능을 거의 사용하지 않기에 최소한의 폰으로 교환했는데...
이 휴대폰은 분명 잘못된 제품입니다. 자판오류가 너무 심해서 엉뚱한 글이 찍히는 게 이제는 트라우마가 될 지경입니다. 숫자는 너무 심해서 계좌번호를 찍을 때는 마음이 조마조마해기지까지 합니다. 이런 오류를 피하는 방법은 천천히 찍는 것 뿐인데 이미 다년간 빠른 자판치기가 습관화되서 일일이 자판을 쳐다보며 글을 쓰는 것도 고역입니다.
최근에 다시 개통한 것이라 교환방법은 삼성서비스센터에서 기계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점검받고 증명서를 발급받는 것이라고 하니 바쁜 와중에 서비스센터를 찾았으나 직원은 기기이상을 절대 인정하지 않습니다. 천천히 자판을 치라는 둥, 보호필름을 벗기고 하라는 둥, 기기오류를 아무리 항변해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 것을 짬짬히 빈 시간이 나면 신속히 써가는 것인데 이 작업이 휴대폰 기기때문에 이리도 어려워지다니... 자판오류가 너무 심하니 한글치기도 두렵고 매번 수정을 해야하니 글쓰기가 두려워질 정도입니다. 지금도 예전에 쓰던 휴대폰을 인터넷만 연결시켜 쓰고있는데 자판이 별탈없이 찍혀주는 것이 이다지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이 휴대폰은 심카드 인식에 오류가 심해 다시 휴대전화로 쓸 수도 없는데, 그저 집에서 자판용으로 써야되나 봅니다.
이미 개통 후 14일이 지났기에 교환도 어렵겠지만 앞으로 2-3년은 매일 매시간 써야할 휴대폰이 이 모양이니 잠깐 여유시간을 활용한 빠른 글쓰기에 큰 지장을 받게 될 정도가 되었습니다.
어떠한 식이든, 이렇게 사소한 건임에도 구매한 소비자가 힘들게 느끼게 되는 오류임에도 인정을 하지않는 대기업의 메뉴얼은 영원히 고쳐지지 않겠지요. 인정하는 순간 소비자의 불만껀수들이 봇물터지듯 밀려오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고자 하는 방어책일테니까요.
저같이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놈의 휴대폰이 발목을 잡네요... 서비스센터의 직원의 멘트가 가관입니다. 저처럼 자판을 빠르게 치는 사람들이 이런 점을 많이 호소한다는 것인데 몇 년전에 쓰던 구형 휴대본도 이 정도는 다 감당해냅니다. 그게 어찌 타당한 이유가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