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마을의 둥구나무>
다시 돌아온 설을 맞아 고향을 다녀왔습니다. 고향을 찾아가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저 둥구나무를 보니 안쓰러웠습니다. 사람도 나이가 들면 힘이 없어지는데 저 나무도 흡사 우리의 인생과 닮아있는 듯 했습니다.
수백 년 세월을 참고 견디느라 고단했을 나무!
저 어릴 때는 어른들이 동네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제를 올리며 신성시하던 나무였고 동네 아주머니 아저씨들은 한여름날 더위를 피하여 나무 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정을 나누던 장소기도 했습니다. 철부지 아이들은 저 나무위에 올라가 놀기도 하고 늘어진 나무가지를 잡고 신나게 놀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수많은 세월속에 나무는 힘없이 썩어가고 스산한 바람만 노닐다 지나가는 것 같았습니다. 출세를 위해 고향을 떠나고 도회지에서 장미빛 인생을 꿈꾸며 저 둥구나무 곁을 스쳐 지나간 사람들이 많았지만 저 나무는 오늘도 묵묵히 동네를 지키고 있는것이 든든하고 고맙기만 했습니다.
'둥구나무야 안녕! 다음에 또 만나'
다음을 기약하며 떠나올때는 눈가가 촉촉히 젖어 있었습니다. 유년의 기억들은 이렇게도 선명한데 어찌하여 한 번 떠난 시간은 돌아올 줄 모르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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