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견인구 1,000만시대에 돌입한 대한민국. 애견인구의 성장에 따라 국내의 애완동물 관련 산업도 크게 성장해 왔다. 애완동물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산책을 나오거나 여행지, 휴양지 등에서도 애완동물을 대동하고 있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는 캠핑장 등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카라반과 캠핑카가 줄지어 늘어 서 있는 캠핑장에서도 장소에 따라서는 크고 작은 애완동물을을 대동하는 캠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렇게 애완동물을 대동하는 캠퍼들의 경우, RV를 고를 때 자신의 애견을 어디에 재워야 하는가에 대한 사항을 고려하게 된다. 국내의 경우에는 대체로 별도의 애견용 텐트를 마련하거나 카라반/캠핑카 내에서 함께 재우는 정도의 방법을 취하게 된다. 하지만 카라반이나 캠핑카는 알고 보면 애견에게 있어 그다지 좋은 환경이라고는 볼 수 없다. 대부분의 RV는 하나부터 열까지 철저하게 사람이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라반의 본고장 중 하나인 독일로 시선을 돌리면, 애견을 대동하는 캠퍼들을 고려한 카라반이나 모터홈이 종종 나타난다. 자동차와 RV의 본고장으로 통하는 독일은 전세계에서 애완동물 관련 산업이 가장 발달한 국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지난 해 독일 애완동물산업협회(Industrieverband Heimtierbedarf, IVH)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독일 가정의 약 44%가 애완동물을 기르고 있으며, 전체 애완동물 개체 수는 약 2,590만 마리로 집계되었다. 그 중에서도 고양이는 약 1,300만 마리, 개는 약 800만 마리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독일의 애완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약 21억 5,000만 유로 수준으로, 우리나라 돈으로 무려 5조를 훌쩍 상회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이렇게 애완동물 인구가 많은 독일에서는 애견인의 요구가 반영된 RV들이 종종 나타난다. 이번에 소개할 ‘4포텐모빌(4pfoten-mobile)’사의 ‘도그라이너 T730(Dog-Liner T730)’도 그 중 하나다. 지난 2018 카라반 살롱 뒤셀도르프(Caravan Salon Düsseldorf)에 등장한 도그라이너 T730은 그 이름에 걸맞게, 견주와 애완견의 거주 편의성까지 함께 고려한 모터홈이다.
피아트 두카토(Ducato)를 베이스 차량으로 하는 도그라이너 T730은 애완견을 위한 전용의 공간 설계가 특징이다. 애완견 전용의 공간은 일반적인 모터홈에서는 주로 수납 용도로 사용되는 침대 하부의 공간을 활용하여 만들어졌다. 애완견용 공간은 대형견 2마리까지 수용할 수 있다. 바닥에는 전용 매트리스와 더불어 1.4리터 들이 수통이 설치되어 있으며, 외부 창을 마련하여 애완견이 운행 중에도 바깥을 볼 수 있도록 했다. 내측에도 실내 출입용 도어와 슬라이드식 창살문이 설치되어 있다. 이 외에도 내부에는 카메라도 설치되어 있어, 운전석 내에 설치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애완견의 상태를 살필 수도 있다.
도어의 위치 또한 차량의 최저지상고에 근접하게 배치되어 있으며, 심지어 애완견을 위한 승하차용 램프(Ramp)까지 마련되어 있다. 대부분의 개는 차량에 승하차할 때 뛰어서 오르내리게 되는데, 이렇게 승하차를 하게 되면 견종에 따라 척추에 무리가 가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출입구 높이 또한 높게 설계되어 있어, 대형견까지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 외부에는 목줄을 걸 수 있는 전용 고리가 설치되어 있어, 견주의 편의까지 고려했다. 외부 샤워기도 설치되어 있어, 외부에서 차내로 들어가기 전에 애완견의 발이나 배를 씻겨줄 수도 있다.
애완견에게 맞춤형으로 제작된 도그라이너 T730에는 애완견의 안전을 위한 장비도 구비되어 있다. 사람의 안전벨트 역할을 하는 전용의 하네스를 마련하여 이동 중 벽에 부딪히거나 하는 부상을 막을 수 있다. 침대 하부 공간은 애완견이 사용하게 되는 공간 외에도 두 대의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용량을 확보하고 있다. 이 공간은 애완견용 공간과는 달리, 차량의 좌측에서도 접근할 수 있다.
견주와 가족을 위한 공간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다. 애완견용 공간의 상부에 해당하는 차내 후방에 고정형 2인용 침대가 설치되어 있으며 운전석과 거실공간 사이에는 상하로 전개되는 드롭다운(Drop down) 방식의 2인용 침대가 설치되어 총 4명의 인원이 취침할 수 있다. 실내는 냉난방 시설이 갖춰져 있으며, 상부의 100W 태왕광 충전 시스템과 배터리를 이용해 전력을 공급받을 수 있다.
애견인을 위한 최상의 구성을 갖춘 모터홈, 도그라이너 T730의 가격은 63,745유로(한화 약 8,198만원)부터 시작하며, 선택사양 적용 여부에 따라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 독일 현지에서는 차량의 사양과 시즌 등의 조건에 따라 1일 당 95~125유로(한화 약 12~16만원) 사이의 가격으로 렌탈 서비스를 이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