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추분치성 태을도인 도훈
상대에 대한 존중으로 인간 존엄 세우는 정음정양
2026. 9. 23. (음 8.13)
지난 9월 의통소집훈련 치성 때, 치성 후에 ‘왜 원수를 은인같이 사랑해야 하나’를 주제로 소세미나를 했잖아요? 그때 우리가 그런 주제로 얘기를 나눈 것 자체로도 그날 상당히 행복했다는 말씀을 다시 한번 드리고 싶습니다. 그간 여타 증산종단 내에서 이런 주제로 얘기를 나누는 자리가 흔치 않지요. 심법신앙을 중시하는 태을도에서 심법신앙의 중요성을 알고 그런 시간을 가졌다는 것, 그래서 그날 모인 태을도 인연들이 참으로 소중하고, 이 소중한 인연들이 모여서 그런 얘기를 나누는 것 자체가 참 좋았습니다.
내일부터 추석 연휴에 들어갑니다. 이미 벌초 겸 성묘는 대부분 다녀오셨을 텐데요. 저희 부부도 지난 주말에 벌초 겸 성묘를 다녀왔습니다. 내일모레면 차례를 지내기 위해 가족 형제들이 다 모이게 됩니다. 우리가 21세기 기술과학 문명이 발달한 시대에 살고 있으면서도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복잡한 귀성길 고생을 마다않고 고향을 다녀온다든지, 또 같이 모여서 예전부터 만들어오던 도라지 고사리나물 같은 전통음식을 만들어서 차례를 지낸단 말이지요.
우리 모두 학교에서 서양식 교육을 받았으면서도 이렇게 전통풍습을 붙들고 놓지 않으려 애쓰고 있는데, 우리에게 조상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을 어떻게든 지키려는 마음이 있는 거지요. 지키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가 않은 거예요. 그러니 고생스럽고 차가 밀려도 어떻게든 벌초하러 가야 하고, 또 이렇게 모여서 차례를 지내야 한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는 거지요. 즉 우리 마음속에 이걸 지켜내야 한다는 무의식적인 방향성이 있는 거예요.
인간에게는 기본적으로 고유의 것을 지키겠다는, 어떻게 보면 맥을 이으려는 무의식적인 게 있어요. 뿌리의식이라 하겠지요. 또 뭔가 잘못을 저지르면 찜찜하고 마음이 편치가 않아요. 좀 힘들어도 남에게 봉사하거나 베풀면 오히려 마음이 뿌듯해지고 편안해지는 걸 느껴요. 각자 별개의 존재이지만, 우리 마음속에 공통되는 보편적인 양심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거예요.
오늘은 밤낮의 길이가 같은 추분인데요. 밤낮의 길이가 같은 절기가 1년에 두 번 있어요. 춘분과 추분인데, 춘분은 만물이 생장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뻗어나갈 때 들어오는 절기이고요, 추분은 결실기인 가을에 들어옵니다. 밤낮의 길이가 같다, 음양이 치우치지 않고 똑같다 해서 정음정양에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정음정양을 강조하는 태을도에서는 춘분 추분이 좀 각별합니다.
음양이 모두 있어야지만 생명도 유지되고 맥도 이을 수가 있어요. 우주에 존재하는 만물의 조화를 잘 살펴보면, 선천이 있으면 후천이 있고, 낮이 있으면 밤이 있고, 남자가 있으면 여자가 있고, 물과 불, 봄여름과 가을겨울 등, 음양이 번갈아 들고나면서 소위 순환지리, 순환을 특징으로 하는 자연지리로 운영되잖아요? 그런데 선천의 경우는 상극이다 보니, 음양이 돌아가기는 하는데 정음정양이 아니라 난음난양이거나 독음독양이에요. ‘독음독양은 만사사불성이라고 증산상제님께서 수부공사 보실 때 말씀하셨지요.
후천은 정음정양의 세상이에요. 그 정음정양의 후천으로 넘어가기 위해 지금 우리는 아직 난음난양 독음독양의 선천말에 살면서 정음정양을 실천하려고 애쓰고 있는 사람들인 거지요. 그런데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 정음정양을, 일음일양을 기본으로 남자는 남자답게, 여자는 여자답게, 이런 것으로 통상 생각하기 쉬운데요. 후천이 정음정양의 세상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모든 것이 정말 있을 자리 즉 적재적소에 있어서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는 것, 그런 각자가 모여 어우러져서 전체가 진선미의 조화를 이루는 것을 또한 정음정양이라 할 수 있어요.
그럼, 정음정양을 추구하고 현실에 구현하려고 하는 태을도인인 우리가 지금 가져야 할 정음정양의 자세는 뭘까 하는 거예요. 당장 생각할 수 있는 게 남녀간에 상호 존중하며 선을 넘지 않는 도덕적인 예의일 거예요. 즉 일음일양을 지키며 최소한 난음난양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거지요.
그다음 생각해 볼 수 있는 게, 태을도에서는 천지부모이신 상제님 고수부님을 정음정양의 표상으로 여기며 우리 스스로를 천지부모님의 도자로 자리매김하고 있잖아요. 그런데 두 분의 천지도자가 되려면 우리가 정음정양의 의식을 가지고 생활속에서 구현해내야 하겠지요. 그 과정에서 남자답게 여자답게 처신하는 것도 있겠지만, 우리는 태을에서 다같이 벋어나온 천지부모님의 자녀로서 장차 후천 태을일가를 이룰 거잖아요? 이렇듯 모두가 하나의 태을에서 나온 존재들이기에, 존재 하나하나에 대해서 정말 예의를 다해야겠다, 즉 존중해야 한다는 거예요. 있는 그대로,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격과 개체성을 우리가 정말 진심으로 대해야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상대에 대해 있는 그대로 존중해줌으로써 상대를 세울 때 나도 또한 온전히 설 수 있고, 이렇게 서로가 서로를 세워주는 관계 속에서 정음정양의 사회가 구현되어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상생을 바탕으로, 개별적인 존재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인간의 존엄성을 세워줌으로 해서 정음정양의 세상을 만들어가는 것도 후천을 여는 방법인 거지요.
내일모레면 대부분 어떤 형태로든 가족모임을 가질 텐데요. 차례를 지내든 지내지 않든, 가족 간에도 가까울수록 예의를 지키면서 즐거운 시간 가지시기 바랍니다. 이상입니다.
첫댓글 맥을 이으려는 뿌리의식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시초에 생명의 출발점인 태을이 있을 겁니다.
일음일양 정음정양이 머리에 생각으로 머무르는 것 하고 평소 생활로 실천하는 것 하고는 차이가 많이 납니다. 자신을 객관화시켜 마음과 마음씀을 점검하고 또 점검하여, 몸에 잘 배이도록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합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