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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달라이라마(H. H. the Dalai Lama)
이 시대의 진정한 수행자.
지혜로운 이들을 공경하고 성인들의 가르침과 계율을 지키며 삶을 살아가는,
이 시대의 진정한 수행자입니다.
30년이 넘도록 지켜본 그의 구도의 여정에 찬사를 보냅니다.
이 책이 우리와 같은 길을 걷는 많은 이들에게 등불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해리 팔머 (아봐타 창시자)
문 박사는 자신의 영혼을 닦기 위해 노력해온 사람입니다.
오랜 친구로서 나는 그녀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그녀의 삶의 이야기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비자얀티 라가반 (네루대학교 한국어학과 학과장)
요가와 인도 철학을 공부하러 인도에 왔을 때부터 알았으니,
벌써 40여 년간 맺어온 인연입니다.
문 박사는 늘 자신의 분야에 온전히 전념하고 헌신하신 분입니다.
인도 문화와 요가에 대한 학문과 수행을 바탕으로
한국 요가 수행자들과 구도인들에게 올바른 길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영성에 대한 이해가 깊은, 특별한 사람입니다.
그런 이의 삶은 함께 나눌 큰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잔 호킨스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의 아내이자 의식 지도 공동 연구자)
그녀는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의 헌신적인 제자였습니다.
오랜 기간 호킨스 박사의 책이 한국에 소개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영적 수행과 의식 개발,
깨달음에 평생을 바친 그녀의 노력에 깊은 존경의 마음을 보냅니다.
류미라 (브라마쿠마리스 세계영성대학교 한국 대표, 라자 요가 수행교육자)
지칠 줄 모르는 열정과 배움의 자세.
궁극의 진리를 향해 늘 새로움을 모색하고 도전하는 뜨거운 마음.
사랑으로 마련한 이 이정표가
구도의 길을 걷는 많은 영혼들을 빛으로 안내하는 도구가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책 속으로
임시정부 건물 앞에 서 있는 경비원에게 다가가 달라이 라마를 뵈러 왔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는 듯 9시 넘어서 오란다. 나는 돌담 한쪽 구석에 쭈그리고 앉았다.
그런데 왜 그리 눈물이 나는지….
아마도 그 긴 시간 동안 험한 길을 달려오면서
태연한 척 억눌러왔던 두려움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것이리라.
울고 있는 나를 본 경비원들이 뭐라고 보고했는지, 비서라는 분이 나왔다.
여기서 울지 말고 숙소로 가서 차 마시고 쉬었다가 9시 넘어서 오란다.
나는 말도 안 되는 영어를 주워섬기며 떼를 썼다.
나는 한국에서 왔는데, 우리 교수님이 돌아가셔서 제사를 지내고 빨리 돌아가야 한다,
그냥 이대로 있을 테니 달라이 라마를 뵙게 해달라….
나중에 안 것이지만, 이 비서는 달라이 라마의 수석비서 텐싱 케실라였다.
달라이 라마가 외국을 나가실 때 항상 곁을 지키고 있는 분이다.
이분이 훗날 나에게 붙여준 별명이 ‘크라잉 걸crying girl'이다.
내 모습이 너무 가여웠는지, 두 시간 뒤에 돌아온 텐싱 케실라가 나에게 따라오란다.
눈물 콧물 흘리며 그분을 따라 언덕을 올라갔는데…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붉은 태양이 내 앞에 서 있다고 해야 하나…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 같았다.
달라이 라마께서 그 큰 손으로 내 손을 잡아 안으로 이끄셨다.
나는 그분의 발밑에 앉아 한마디도 하지 못하고 실컷 울었다.
일생 동안 더 나올 눈물이 없을 만큼 울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경호원들과 비서들이 당황해하며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정신을 차리고 달라이 라마께 잡힌 손을 슬그머니 빼었을 때 그분이 말씀하셨다.
"이제 다 울었느냐?”
그러고는 비서에게 녹음기를 가져오라 하셨다.
말씀을 녹음해주신 뒤, 돌아가서 천천히 들어보라고 하신다.
무슨 말씀을 녹음하셨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19쪽
다음 날부터 사흘 동안 나는 의술 린포체 옆에 앉아 모든 치료 과정을 지켜보았다.
온갖 생각과 마음 너머, 개념의 유희나 감정 따위가 전혀 없는 나라에서 3일을 살았다.
경전 읽고, 환자 힐끗 보고, 버터차 한 모금 마시고, 또 경전 읽고…
말 한마디 없다. 약도 침도 없다.
그의 혀가 모든 병을 치료하는 유일한 도구이다.
각양각색의 환부를 혀로 핥아주신다. 아픈 부위가 어디여도 상관없었다.
귀에 고름이 잔뜩 끼어서 온 할아버지,
관절염으로 다리를 끌고 다니는 아주머니,
피고름이 잔뜩 낀 피부병으로 온 젊은 남자, 발가락 사이가 짓물러 터진 어린 소녀…. 아…
나는 얼굴을 돌리고, 찡그리고, 헛구역질하고, 못마땅해하고,
오금이 저리고, 심장이 멈추는 별별 경험 속에서 하루를 보냈다.
첫날은 비위가 상해서 하루 종일 굶었다. 물도 마실 수가 없었다.
다음 날 새벽에 또 갔다.
그분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아 마음을 가다듬었다.
‘이것이 축복이다, 이것이 축복이다' 되뇌면서….
그러나 느껴지는 것은 여전히 역겨움과 메스꺼움뿐이었다.
그러는 내가 싫어서 눈물이 났다.
눈물을 훔치는 나를 린포체가 힐끗 보시고는 가만히 등을 두드려주신다
. 그리고 더 큰 소리로 경전을 읽고 또 읽는다.
-48쪽
니란잔 총장님을 모시고 한국에 왔다.
춘해대학과 제주대학에서 큰 세미나와 워크숍을 했다.
아마도 세미나에 참석한 사람들에게는 처음으로 요가를 제대로 인식하는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니란잔 총장님은 요가철학에 대해 강의하고,
영적 수행을 위한 도구로써 요가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설명하고,
명상과 각성에 대한 이론과 훈련법을 전하는 등 큰 업적을 남기셨다.
그 중 하나가 춘해대학 안에 생긴 요가학과이다.
당시 이 학과에서 공부했던 학생이 지금은 학과장으로 헌신하고 있다.
요가의 기본 학문과 철학에 중심을 둔 비하르 대학원 대학교에서도
가장 독보적인 것이 니드라 행법이다.
요가 니드라는 탄트라의 한 형태이다.
잠을 자는 것도, 집중하는 것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 마음으로 통하는 내부의 방을 여는 것과 같다.
이 행법을 통해 우리는 내면적인 의식의 단계로 한 발 한 발 나아가게 된다.
아무것도 이해되지 않는다 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안내자의 목소리만 따라 하면 많은 것을 경험하게 된다.
눈을 감고, 몸은 침묵한다.
마음은 편안한 분위기 속에 있으면 되고, 집중하고자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
마음을 조절하려고 할 필요도 없다. 그냥 나의 육체를 잘 살펴본다.
육체라는 아름다운 방에 누워 있는 것이다.
무엇이든 분석하거나, 노력하거나, 집중하지 말라…. 여러 명상법 중 제일 쉽고 간단하다.
-91쪽
신체라는 한계에 갇혀 있는 우리들은 신에 대해 알 수가 없다.
눈으로 볼 수 없고 귀로 들을 수 없는데 어떻게 영성의 길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 길이 실제로 우리 안에 존재하더라도 물리적으로는 찾을 수가 없다.
다만 영적 스승들의 가르침을 통해 추측할 뿐이다.
우리 몸 안의 세포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우리는 그것이 있다는 것을 안다.
신은 여기도, 저기도 있다. 어디에도 있다.
그러나 책이나 토론을 통해서는 신의 존재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없다.
그래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안내자이다. 스승이 필요한 것이다.
신은 우리의 이해 수준에 맞추어 인간의 모습을 한 화신을 보내셨고,
이들을 통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으로 인도해주신다.
이런 안내자나 스승이 없다면 우리는 우물 안에 갇힌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스승들은 우리를 찾아온 백조이다.
-107쪽
초파일 행사가 끝나고 저녁공양을 마친 뒤에 서옹 큰스님이 나를 방으로 부르셨다.
등 하나를 주시면서, 위에 있는 암자에 다녀오라 하신다.
이 시간에…? 초 하나를 더 주시면서, 다 꺼지기 전에 다녀오라고 하신다.
그것을 들고, 늘 큰스님 모시고 산책 다녔던 산길을 따라 암자에 다녀와야 하는 것이다.
한 시간이면 올라가던 그 길이 왜 그리 길게 느껴졌는지….
나는 초 두 개가 다 타도록 암자에 도착하지 못했고, 길을 잃고 이리저리 헤맸다.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몰랐다. 무서웠다. 문득 큰스님의 말씀이 생각났다.
‘밤길을 가다 길을 잃으면 하늘을 보아라.'
두려움에 떨며 올려다본 하늘…
칠흑같은 어둠 속에 떠 있는 별과 달….
나는 평화로움 속에 서 있었다.
-154쪽
‘지금은 읽어도 이해하기가 힘들 거야' 하시면서도
매일 원효 대사의 《초발심자경문》을 풀어주시던 큰스님.
목욕재계하고 작은 법상 위에 경전을 올려놓고 앉아
큰스님을 기다리던 시간들이 보석과 같은 은혜였음을 깨닫습니다.
미약한 존재를 위해 가사장삼 두르시고 경전을 가르쳐주시던 스님.
당신께서는 거칠고 메마른 제 영혼의 싹을 키워주셨습니다.
그 덕분으로 제가 지금 여기 있습니다.
제게 왜 그리하셨는지 이제는 알았습니다.
스님의 큰 자비심과 깊은 바람 귀하게 간직하고 더욱 정진하여 이 생을 마감할 때
스님 계신 높은 의식의 장으로 가겠습니다.
-166쪽
우리의 삶에는 참으로 많은 종류의 위기가 발생한다.
위기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아온 사람은 없다.
몸에 큰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다. 인간관계에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고,
세계적인 격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안에 평화가 있다면 마음의 안정이 흔들리지 않게 된다.
마음의 안정은 좋은 삶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이다.
마음에 떠오르는 생각의 질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자신을 불행하게 내버려두는 것은 유익하지 않다. 불행은 이해의 부족에서 온다.
부정적인 생각이 많을수록 걱정은 많다.
걱정이나 불안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을 좀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를 기억하지 말라.
미래를 염려하지 말라.
남들을 비판하지 말고, 자신에 대해 두려움을 갖지 말라.
걱정이나 두려움, 그리고 불행을 주는 생각과 느낌은 아무 쓸모가 없다.
이런 것들이 생겨나는 이유는 내면의 힘이 없기 때문이다.
명상을 통해 내면의 힘을 길러야 한다.
-233쪽
위저드 코스는 다시 미국 올랜도에서 했다.
이곳에서 해리 팔머를 두 번째로 만났다.
코스 중에 해리와 함께 호텔 복도에 애들처럼 쪼그리고 앉았을 때, 그
분이 나에게 아주 조용히 말했다.
“네가 하는 공부에 팁을 하나 주고 싶은데….”
“당연히 알려주셔야죠.”
그분은 매우 진지했고, 진한 사랑의 느낌도 있었다.
그런데 이 불안은 뭘까…?
“넌 지금 갑옷을 입고 있어.
그걸벗어야 돼.”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질리면서 뭔가가 머리를 툭 치고 지나갔다.
‘맞다!’ 머리는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마음속의 양심은 알고 있었다.
갑옷이라니! 내가 갑옷을 입고 있다니….
인도에서 10년 넘게 수행 생활을 하고 온 나의 에고가 아직도 이토록 두껍단 말인가…?
갑옷을 벗기 위해 그 뒤로 7년 넘게 아봐타를 했다.
국제 트레이너들이 모여 점심을 함께하던 어느 날, 해리 팔머가 나를 놀리듯이 말했다.
“아무도 코리아 문에게 활을 쏘지 마시오. 문은 갑옷을 입고 있소.”
그분께 감사드린다.
아봐타를 못 만났다면 아직도 갑옷으로 나의 부정직을 감추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게 있다는 생각도 못 하고 지냈을 것이다.
지금도 나는 명상으로 다 녹여내지 못한 때를 닦아내고 있다.
거미가 열심히 거미줄을 짠다. 아름다운 거미줄이 완성되었을 때,
거미는 자신이 쳐놓은 줄에 갇혀 빠져나올 수 없게 된다.
그리고 비로소 알게 된다. 모든 것을 얻었을 때,
그것이 자신을 소유해버렸음을. 에고는 그런 것이다.
-243쪽
마음을 금붕어가 들어 있는 어항에 비유한다면,
어항에 있는 물은 의식이고, 금붕어는 생각이나 개념들이고,
금붕어의 배설물들은 우리의 감정이다.
영적 작업에서는 이해 자체가 내적 변화를 일으킨다.
이해는 내적인 성숙과 영적 발전을 가져다준다.
영적 노력은 잘못된 관점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관점을 선택하는 것이다.
영적 성장에 장애가 되는 또 다른 요소는 성급함, 조급증이다.
천천히 바르게 훈련하는 것이 영적 성장에 도움이 된다.
성급하게 마음과 싸우려 드는 것은 전혀 쓸모없는 일이다.
용기와 믿음을 가지고 우리 안에 있는 영적 힘과 에너지, 그리고 더 높은 에너지장들,
스승들과 그 가르침을 믿어야 한다.
컴퓨터로 치면 의식은 하드웨어이고, 사회적 프로그래밍은 소프트웨어이다.
소프트웨어의 내용이 어떻든 간에 하드웨어는 여전히 물들지 않은 채 본래의 순수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진리는 원래 단순하다.
우리들의 에고가 만들어낸 온갖 환상이 그것을 복잡한 것으로 보이도록 만들 뿐이다.
-263쪽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님은 한국에 계시는 동안 고찰을 가보고 싶다고 하셨다.
박사님을 모시고 여러 사찰을 돌아다니는 동안
나는 그분의 오래된 전생에 관한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펩시콜라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그분을 어린아이처럼 기쁘게 했다.
박사님은 진심을 다해 한국인들을 사랑하셨다.
한국인들을 위해 ‘한국의 밤’도 열어주셨다.
우리들은 해마다 박사님의 삿상을 듣기 위해 세도나로 갔다.
100명 넘는 사람들이 단 네 시간의 삿상을 듣기 위해 그 먼 거리를 기쁘고 행복한 마음으로 다녔다.
영성의 영역은 의식의 영역이기도 하다.
영적 성장은 의식의 여러 측면을 통해 이루어진다.
스승의 역할은, 유서 깊은 가르침들을 정확하고 확실하게 설명하고 통찰함으로써
헌신자들을 완전한 존재가 되도록 안내하는 것이다.
박사님의 설명은 명쾌하다.
마음에는 ‘생각하는 마음’과 ‘아는 마음’이 있다.
‘아는 마음’을 곧 ‘앎’이라 하고, 이 ‘앎’을 통해 수행해야 한다.
그분은 말씀하신다. 영적인 앎을 촉진하고 인류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269쪽
출판사 서평
달라이라마, 데이비드 호킨스, 아헹가, 해리 팔머, 라다소아미, 하트풀니스…
명상가이자 구도자 문진희가 평생에 걸쳐 만난 영적 스승과 성인에 대한 기록들
수없이 지나친 길에서조차 안내자가 없으면 우리는 종종 길을 잃는다.
하물며 전혀 가보지 않은 길을 걸을 땐 어떠하겠는가.
혼자 가지 말고 안내자와 함께 가야 한다.
영적 진화를 이 생의 목표로 삼은 문진희 박사는 길을 잃지 않도록,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붙잡아줄 안내자를 찾았다.
그녀의 삶은 ‘신’을 만나기 위해 떠난 여정 그 자체였다.
그녀는 스승을 찾았고 운명처럼 만났다.
가르침을 구했고 그들은 기꺼이 가진 것을 나누어주었다.
우리가 가진 잠재력의 마지막 단계까지 이를 수 있도록
믿음과 사랑으로 지지해주는 자비로운 분들이었다.
그분들의 은혜를 말로 글로 표현할 수 없어 망설였지만,
문진희 박사는 스승들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고자,
또한 같은 길을 걷는 구도자들에게
자신이 받은 시혜를 조금이라도 나누고자 한 권의 책 《신에 대한 명상》으로 엮었다.
불교 집안에서 자란 문진희 박사는
어머니 손을 잡고 경봉 스님을 뵈러 통도사로, 성철 스님을 뵈러 해인사를 찾곤 했다.
어느 날 ‘석 달만 절에 가서 살고 싶다’는 마음이 일어
간곡히 부탁드려 머문 곳이 서옹 큰스님이 계시던 백양사였다.
조계종 종정 임기를 마치고 백양사에 내려오신 서옹 큰스님을 시봉하게 된 것에 대해
그녀는 ‘운명, 카르마’였을 것이라고 말한다.
불법이나 수행에 대해 아는 것 없던 시절에
《임제록》의 대가이자 원칙에 어긋남 없이 청정하신 서옹 큰스님을 석 달이 아닌 3년을 시봉했다.
1980년 인도 유학길에 오른 것도 서옹 큰스님의 제언이었다.
큰스님 곁에서 절밥을 3년이나 먹었으니 비구니가 되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하지만 큰스님은 “비구니는 너의 길이 아니다. 인도에 가서 공부해라” 하셨다.
문 박사는 책에 썼다. “왜 비구니는 되지 말라 하셨을까? 그때는 몰라서 서운했지만 지금은 안다.
더 많은 생을 헤매지 말고 이생에서 마감해야 된다.
더 이상 새로운 집을 짓지 말고 환상에서 깨어나 새벽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 육신 안에 값진 보물이 있다는 걸 알고 정진해야 된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그녀는 인도 유학을 시작으로 많은 스승과 성인을 만나게 되는데,
그중 가장 깊고 긴 인연은 달라이 라마 승왕이었다.
이 책의 출간에 맞춰 달라이 라마 승왕은 추천의 글을 보내왔다.
“저는 문진희 박사를 오랫동안 알고 지내왔습니다.
문진희 박사는 종교를 초월하여
지혜로운 이들을 공경하고 성인들의 가르침과 계율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노력해왔습니다.
30년이 넘도록 지켜본 그의 구도의 여정에 찬사를 보냅니다.
이 시대의 진정한 수행자인 그의 삶과 이 책이
우리와 같은 길을 걷는 이들에게 등불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존경하는 교수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인도 유학 시절 듣고
“어디에 가야 49재를 제일 잘 지낼 수 있습니까?” 묻고 물었고,
그 답으로 도달한 곳에 달라이 라마 승왕이 계셨다.
달라이 라마가 누구인지, 티베트가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또 다람살라는 어디이며 임시정부라는 게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한 시절
맺은 인연이 30여 년을 훌쩍 넘어서고 있다.
달라이 라마 승왕을 처음 뵌 문진희 박사는 질문 한마디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엉엉 울기만 했다.
달라이 라마는 그녀가 우는 모습을 다 지켜보신 후,
녹음기에 말씀을 녹음해 전해주시곤,
다른 승려를 시켜 3박 4일이 되는 길을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동행하게 하셨다.
울기만 했던 그녀가 받아 들고 온 테이프 안에는
영적 수행을 해나가는 길과 사후 세계에 대한 말씀이 들어 있었다.
그 시절을 회상하며 문진희는 책 속에 적었다.
“무엇이 나를 그토록 열광하게 했는지는 모른다. 나는 다시 달라이 라마가 계신 곳으로 갔다.
그리고 그분의 법회가 열리는 곳은 무조건 따라다녔다.
유학도 요가도 ‘나’도 다 잊어버린 채 달라이 라마 가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티베트인들과 함께 따라다녔다.
그렇게 나는 험한 산속에서, 열차 안에서, 버스 안에서, 길거리에서 살았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카르마가 있다.
사람마다 카르마가 다르고 배경이 다르고 경험이 다르다.
태생적으로 영성 쪽으로 기울어 세상일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문진희 박사는 숱한 세월 언어와 사고의 한계를 깨닫고 시행착오가 이어졌지만
스승들의 은혜 덕분으로 서서히 영적 수행이 진보했다고 말한다.
“영성이란, 살아 있는 스승의 안내와 그에 따른 수행 없이는 결코 얻을 수 없습니다.
영성은 수행을 통해 내면의 세계를 깨닫는 것입니다.”
신께로 가는 길의 안내서!
“모든 시대마다 오시는 성인들은 내면으로 들어가 ‘신’을 만나라고 말씀하십니다.
스승님들은 그 비밀을 우리에게 전해주십니다.”
신체라는 한계에 갇혀 있는 우리는 신에 대해 알 수가 없다.
눈으로 볼 수 없고 귀로 들을 수 없는데 어떻게 영성의 길을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 길이 실제로 우리 안에 존재하더라도 물리적으로는 찾을 수가 없다.
다만 영적 스승들의 가르침을 통해 추측할 뿐이다.
문진희 박사는 한국에서 서옹 큰스님과 설송 큰스님께 은혜를 입었고,
스승을 찾아 떠난 여행길에서는 위파나사의 큰 스승 고엔카, 아봐타 창시자 해리 팔머, 요가의 대스승 아헹가와 디렌드라 브라마차리, 아름다운 성자 라즈니쉬, 세상에서 가장 안정된 마음을 갖고 있다는 여성 영성 지도자 다디 장키, 강렬한 인상을 남긴 칭하이 무상사, 균형 잡힌 스승 구루마이, 서양에는 성인이 없다는 잘못된 오해를 불식시킨 데이비드 호킨스 박사 등께 영감과 가르침을 받았고, 라다소아미와 하트풀니스에 몸담아 수행하고 명상했다.
짧게는 몇 차례, 길게는 수십 년 이어져온 스승들과의 이야기는 종교를 초월하고 있어 그 의미가 더 크다.
기독교인들은 하늘에서 하느님을 보고, 불교인들은 남쪽에서 하느님을 보고, 무슬림은 서쪽에서 하느님을 보듯 그녀는 가슴 안에서 하느님을 보았다. 그녀는 말한다. “지성의 눈을 통해서는 신을 볼 수 없다. 신은 오직 영혼의 눈을 통해서만 보인다.”
영적 여정을 가는 인간에게는 두 가지 기회가 있다고 한다.
첫 번째는 인간의 몸을 받은 것이고,
두 번째는 완전한 스승을 만나는 것이다.
우리가 받은 인간의 몸은 수백만 종의 삶의 진화를 거쳐서 받은 귀한 선물이고 윤회의 고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다.
그러기 위해 명상 수행으로 내면의 장막을 없애는 게 중요하다.
운명이라는 이 세상 잔치에서는 지성적인 것보다 감정적 위기를 다루는 법을 먼저 배워야 된다.
감정적 위기가 삶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감정을 다루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영적수행을 한다면 나같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본문 중에서
위대한 스승들의 가르침에 담긴 영적 정보와 지혜에는 한계가 없다.
신, 존재, 진리, 깨달음, 절대자, 신성… 무엇이라 부르든 그것들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다.
영성은 모든 것을 통합시킨다.
스승들의 가르침이 저마다 달라 보이는 것은 저마다 다른 문화와 역사적 배경의 반영일 뿐이다.
이 책에 추천의 글을 보낸 하트풀니스의 영적 지도자 다지(Daaji)는 문진희 박사를 만났을 때 “자신에게 길을 안내해준 모든 스승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 감동”이었다고 말한다.
스승에 대한 끝없는 경외심과 감사함을 담은 이 책은 그분들을 만나 평화, 사랑, 행복 속에 살면서 그런 자질들을 내면에서 끌어내 바깥세상과 나눈다.
우리는 상처를 끌어안고 살 필요가 없다.
문 박사는 수행을 할수록 내면에 수많은 걸림돌들이 자리 잡고 있음을 보았다.
그녀는 방을 치우듯이 마음의 방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빗자루로 쓸고 걸레로 닦고, 다시 쓸고 닦았다.
에고와 자만심으로 둘러싸인 자신을 보았다.
교만함과 오만함도 씻어냈다.
여러 스승들을 만나고 대학과 아쉬람 등을 찾아다니며 철학과 경전을 공부하면서 영적 수행 전통을 들여다보고 훈련했다.
경험 없이는 아무것도 건질 수 없기에. “아름다운 꽃다발이 꽃의 묶음인 것처럼 이 책은 경험의 모음”이라는 다지의 표현처럼,
이 책은 문진희 박사의 영적 경험의 모음집이다. 이 책은 진리가 있어도 진리에 이르는 길을 모르는 이들에게, 진리가 있어도 진리의 노예가 된 이들에게, 깊이 영적 수행을 하는 이들에게 부족함 없는 구도의 길과 신께 가는 길을 보여준다.
마음을 닦고 수행하는 이들에게 깊은 영감을 줄 것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