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포팔경(鏡浦八景)
<제5경> 초당취연(草堂炊燃): 초당(草堂)마을에 피어오르는 저녁연기(炊煙)
취연(炊燃/저녁연기) / 허씨(許氏) 5문장 시비(詩碑) / 초당(草堂) 허난설헌 조상(彫像)
초당(草堂)은 경포호수 남쪽이 있는 우리나라 조선시대의 천재 허균, 허난설헌이 자란 마을이다.
강릉의 옛 지명을 살펴보면 부족국가 시대인 동예(東濊)와 말갈(靺鞨)의 예국(濊國) 시기에는 하슬라(河瑟羅), 이후 고구려 시대에는 하서량(河西良) 또는 하슬라(河瑟羅), 그리고 신라(新羅) 때는 북빈경(北濱京)으로도 불렸던 역사의 고장이다.
허씨 집안은 천재 집안으로 유명했지만, 너무나 굽힐 줄 모르는 성격으로 결국 집안이 몰락하고 마는 가슴 아픈 내력이 있다. 강릉시 초당동(草堂洞)에는 천재 허씨 집안 다섯 자매를 추모하는 기념비가 세워져 있는데 ‘허씨 5문장 시비(詩碑)’라고 한다. 허씨 5문장은 아버지 허엽(許曄), 아들 허성(許筬), 허봉(許篈), 딸 허난설헌(許蘭雪軒/초희), 막내아들 허균(許筠)이다.
강릉 안목(安木) 해변마을인 초당(草堂)은 매년 4월이면 ‘난설헌 문화제’가 열리는데 난설헌을 재발견하는 문화축제(文化祝祭)이며 ‘난설헌 시문학상 시상’ 및 ‘전국 백일장’, ‘전국 시 낭송 대회’, ‘난설헌 시 전시회’, ‘난설헌 한복체험’, ‘솔밭 다도회(茶道會)’, ‘전래놀이체험’, ‘난설헌 기념공연 산책’, ‘커피ㆍ초당두부 미식(美食) 체험’ 등 다양한 축제행사인데 역사가 상당히 오래되었다.
<제6경> 홍장야우(紅粧夜雨): 홍장암(紅粧岩)에 내리는 밤비(夜雨)
홍장고사 해설판 / 경포해변 홍장암 / 홍장(紅粧)과 박신(朴信)의 만남
홍장(紅粧)은 강릉의 절세미인이었던 기생(妓生)인데 안렴사(按察使) 박신(朴信)과의 열애(熱愛)를 기록한 것이 ‘홍장고사(紅粧古事)’이다.
고려 우왕 때, 강원도 안렴사(按廉使, 일명 按察使) 박신(朴信)은 강릉기생 홍장(紅粧)에게 깊이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 당시 강릉부사(江陵府使)였던 조운흘(趙云仡)이 박신을 골려주려고 어느 날 홍장을 만나려고 온 박신에게 홍장이 갑자기 죽어버렸다고 거짓말을 하자 박신은 몹시 서러워한다.
며칠 후, 조부사는 박신을 초청하여 경포대에서 뱃놀이를 베풀었는데 두 사람의 취흥(醉興)이 무르익었던 석양 녘에 멀리 호수를 보니 그림같이 떠 있는 배 한 척이 보이고 갑판 위에서 아름다운 여인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박신은 깜짝 놀라 저 배가 무슨 배냐, 저기서 노래를 부르는 여인의 모습이 홍장의 모습과 똑같다고 말하자 조부사는 짐짓 놀라는 체하면서 경포호에는 가끔 하늘에서 선녀(仙女)가 내려와서 뱃놀이를 하는데 저것은 필시 선녀의 놀음일 것이라고 하며 우리도 가까이 가서 같이 놀아보자고 한다.
가까이 가서 보니 그 여인은 분명 홍장인지라 박신은 깜짝 놀라며 그제야 조부사에게 속았음을 깨닫고 세 사람은 한바탕 크게 웃음을 터뜨렸다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