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에 한번
걷기명상이 있는 날
점심공양을 마치고 근처에 있는 대나무 숲으로
걷기명상을 하러 갑니다 🚶♀️🚶🚶♀️
섬진강 습지를 따라서 조성된 데크길
행자님들의 걷기 행렬이 이어지는데요
오른발 🦶 왼발 🦶
발바닥에 집중하며 천천히 걸어봅니다
생각보다 긴 데크길에 지쳐 잠시 휴식
마음은 섬진강 윤슬에 대상을 빼앗기고 맙니다 🫣
동시에
예쁘다 아름답다 떠오르는 느낌들을 🤔
알아차리고 관찰해보았습니다
다시.
발바닥으로 마음을 기울이고
걷기에 집중을 해봅니다
저는 실내 공간에서만 사띠를 챙긴 경행을 해보고 외부에서는 처음이었는데요
그동안 산책을 하면서
얼마나 많은 시간을 사띠 없이 그냥 걸어왔나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주위 대상들이 많으니
(차 지나가는 소리. 새소리. 주변에서 공사하는 소리. 바람. 햇빛 )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함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사띠 수행에는 좌선 행선 생활선있는데요
이러한 행선 연습은 생활선의 단초가 된다고 하네요
좌선과 마찬가지로 행선도 꾸준히 해야함을 배웠습니다
드디어 대나무 숲이 보입니다
오랜시간 걸어온 행자님들
(이 날 만보 넘게 걸었습니다👏 )
마지막까지 사띠 챙기며
발걸음과 주위 대상에 집중해봅니다
섬진강을 바라보며
잠시 앉아도보고
행자님들은 이때도 마음을 관찰 하셨다고 하네요 👏
첫 걷기명상을 마치며 이제 승원으로 돌아갑니다 🫡
그런데....
근처 산에서 연기가 나고 소방차들이 급히 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큰 피해가 없길 바라며 돌아가는데
승원에 가까워질수록 그 불이
승원 근처의 산에서 나고있음을 알게되었습니다
마을 초입
생각보다 큰 연기에 깜짝 놀라고
승원에 피해는 없는지 반떼와 다른 수행자분들은 대피하셨는지 걱정이 됐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소방차로 막혀있고
차로 갈 수 없는 상황
행자님들은 걸어서 승원까지 올라갑니다
쉴 새 없이 섬진강의 물을 퍼다 나르는 헬기들...
(이날 9대의 헬기가 동원되었다고 합니다)
올라가면서 만난 경찰서 반장님과 군청 직원분들
아직 승원에 사람들이 있다
올라가야 한다고 말씀드리니
승원에 계신 모든 분들도 급히 대피하라는 얘기를 해주셨습니다
정신없이 올라가
반떼와 수행자분들의 안전을 확인 한 후
저희는 급히 승원을 나왔습니다
위험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저희 안전을 체크하시고 대피까지 기다려주신 군청 직원분들이 계셨는데 감사했습니다..
스님들도 무사히 내려오셨습니다
이제야 숨을 돌립니다 😭
이 날은 바람이 불고 건조하여
어떻게 불이 번질지 모르는 상황이었는데요
감사하게도 마을회관과 신도님 댁에서 도움을 주셔서
가까이서 상황을 지켜보며 머무를 수 있었습니다 🙏
그날밤.
밤늦도록 이어지는 산불 수색
조금의 불씨라도 남아 있진 않은지
주시하며 지켜봅니다
산 중턱부터 꼭대기 사이
후레쉬 불빛들이 보이는데
얼마나 많은 인원들이 동원 되었는지....
고생하시는 대원분들을 보니 마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희는
산불로 인해 피해입고 상처받는 존재들이 없기를
모든 존재들이 안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같이 보호경을 독송했습니다 🙏
다음날.
수색을 마치고 내려오시는 산불 대원들의
얼굴과 옷에 검은재가 흠뻑이었습니다..
새벽까지도 불이 꺼지지 않은 상황들을 보며
승원내 수행자들은 마음을 내어
샌드위치를 싸기 시작합니다
모두 같은 마음으로
속전속결
샌드위치가 완성되었습니다 🙏
고생하신 모든 분들이 맛있게 드시고
기운나시길 하는 마음으로
아리야 승원에서 만든
170개의 샌드위치를 음료와 함께
재난본부로 가져다 드리고 감사인사를 드렸습니다!
소방대원분들, 산불방지대원팀, 헬기대원분들
그리고 경찰분들과 119요원들, 군청 직원분들
150 여명의 분들이 산불을 끄기 위해 애쓰셨습니다.
빨리 대응해주신 덕분에 큰 불로 번지지 않고
아리야승원도 무사 할 수 있었습니다.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다음날.
하승철 하동군수님이
아리야승원으로 방문을 하셨습니다
이번 비상사태의 보시에 감사함을 전해주시러
직접 오셨다고 합니다
성도전으로 올라가는 길
승원을 둘러보던 어느 직원분께서는
근처에 나무가 빽빽한데
불이 이곳으로 번지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 인사를 드리고
승원에 대해 말씀을 나누십니다
위급상황이라 바쁘실텐데도 시간내서 와주신 군수님과 직원분들께 감사합니다
행자님들도 감사 인사를 드리며 배웅합니다 🙏
하루가 삼일같았던 걷기명상의 날... 이었습니다
모두가 무사하고 다치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이제야 진정된 마음을 돌아보며
마음에 어떤 것들이 올라왔었는지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
불이 났다고 걱정되어 괜찮냐고 연락주신
택배기사님과 마을 거사님..
그리고 카톡이나 뉴스를 보고 걱정해주신 신도님들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드립니다🙏
첫댓글 어느 상황에도 놓치지 않는 마음챙김.... 수희찬탄 합니다
이 몸뚱아리에 얼마나 착이 많은지 또 한번 새삼 알게됐습니다 ….
더불어
행자님들의
모두가 안전하길 바라는 자애의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
사두 사두 사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