麋 (고라니 : 미)
이 〈미〉자는 사슴 록(鹿)변에서 6획을 찾으면 눈에 든다.
▶이 글자가 지니고 있는 뜻은? 「고라니」이다.
이 글자는 사슴 록(鹿) . 쌀 미(米)자로 결합된 글자이다.
즉, 「꽃사슴(鹿:사슴 록)처럼 온 몸에 쌀(米)을 뿌려 놓은 듯 흰점이 있어 사슴 록(鹿)자 밑에 쌀 미(米)자를 쓴 점이 인상적이다.」
▶고라니는 사슴과에 속하며 「보노루」· 「복작노루」라고도 한다.
몸길이 약 90 cm, 어깨높이 약 50 cm, 꼬리길이 4∼8cm, 몸무게 9∼30kg이다. 암수 모두 뿔이 없다.
멧돼지와 함께 한국의 대표적 야생동물의 하나이다. 일반사슴보다는 약간 소형이며, 수컷에게는 크고 아름다운 송곳니(약 6cm)가 툭하고 삐져나와 있는 것이 특징이다. Vampire Deer(흡혈귀 사슴) 라는 흉흉한 별명을 가지고 있다.
털은 거칠고 몸의 위쪽은 황갈색, 아랫면은 담황색, 앞다리는 붉은색을 띤다.
꽃사슴과 같은 흰 반점형 무늬는 어미젖을 먹는 생후 3개월까지만 볼 수 있다.
갈대밭이나 무성한 관목림에 살며 건조한 곳을 좋아한다.
채소·거친 풀·갈대 등을 먹는다. 보통 2∼4마리씩 지내지만 드물게 무리를 이룬다. 5월경에 한배에 1∼3마리의 새끼를 낳으며 새끼는 흰 점과 줄무늬가 있다.
전 세계에서 중국과 한국에서만 살고 다른 나라엔 아예 없다. 중국에서도 양쯔지방 우리나라의 경기도만한 좁은 구역에만 사니 전 세계의 모든 고라니는 한국에 산다고 봐도 거의 틀림없다.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보면 고라니는 멸종 위기종에 속한다.
맹수가 씨앗이 마른 지금의 현실에서 고라니 자체의 번식력이 워낙 뛰어난 데다 개체수를 조절할 수단이 수렵 뿐 이라서, 멸종위기 동물이면서도 사냥을 허가하니 아이러니하다.
현재는 한반도에서는 천적인 시베리아호랑이와 아무르표범, 한국늑대 등이 멸종되면서 멧돼지, 청설모, 너구리와 더불어 수가 증가하고 있다.
▶고라니는 농민들 입장에서는 고라니는 정말 치가 떨리는 동물이다. 마땅한 천적이 없고 번식력이 강해 굉장한 개체수를 자랑하고 있다.
때문에 농민들의 피해가 막심하며 요즘은 한 해 농사의 성패는 고라니(혹은 멧돼지)에 달려있는 경우가 많다.
한번 씩 사냥을 통해 몰아내도 그 왕성한 번식력으로 어마어마한 수들이 민가며 밭으로 내려오는데 민가나 길에 내려오면 사람을 들이받는 경우도 있고, 빛을 향해 달려드는 습성이 있어 야간 운전 시 굉장히 위험하게 다가온다.
「로드킬」이라며 그냥 넘어갈 수준이 아니라 원체 덩치가 커서 차나 운전자에게 큰 손해를 입히는 경우도 있어 위험한 수준이다.
농촌의 도로, 특히 야산 쪽을 한밤중에 달리다 보면 생뚱맞게 도로 중간에 갑툭튀해 멀뚱멀뚱 차 쪽을 쳐다보고 있다.
이는 양안시의 문제로, 정지 상태에서 정면을 바라볼 때 평면으로 보여 지기도 하므로 앞에 오는 차나 트럭, 심지어 기차를 보고도 멀뚱멀뚱 서 있다 끔살당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맹수들이 사냥할 때 적지 않은 수가 정면으로 접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진짜 큰 문제는 그 식성인데, 가리는 것 없이 다 먹는데다 많이도 먹어 농작물들을 거의 쓸어갈 정도로 먹어버린다.
특히 먹성 좋은 것은 둘째 치고 참 뭣같이 맛좋은 부분이나 한입씩 먹고 튄다. 버리기는 아깝고 팔거나 먹기에는 불쾌한 계륵 같은 상황을 만들어 짜증나게 한다.
고라니가 사슴과 동물 중엔 크기도 가장 작은 축에 속하고 가죽도 약한데다가 털이 잘 빠져 피혁용으로는 안 쓴다. 등산객들이 밀렵으로 버려진 고라니 가죽을 더러 목격하는 경우도 있다.
▶고라니 고기는 잘 처리하면 먹을 만한 맛인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야생 고라니를 잡아먹으면 3대가 재수가 없다는 미신도 예전에 있었기 때문에 계속 수가 늘어나기만 했다.
소목류의 포유동물이 그렇듯 고기 맛은 나름대로 괜찮다고 한다. 구워먹으면 굉장히 퍽퍽한데, 돼지고기의 살코기만 떼어서 2번 구운 듯한 퍽퍽함을 느낄 수 있다.
육회로 먹으면 '나쁘진 않네' 정도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양념을 한 고라니 불고기, 장조림은 소고기 불고기, 장조림과 차이를 느끼기 힘들다고...
하지만 고라니 고기를 식용하기에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노린내 냄새가 심하다고 한다. 고라니를 주로 잡는 사냥꾼들의 처리를 보면 잡은 즉시 머리와 피, 내장을 제거한다. (뼈를 10시간 열탕으로 끓인 즙액은 신경통에 좋다고 한다.)
▶고라니는 울음소리가 흉하기로 유명한데, 마치 사람이 악쓰면서 비명 지르는 소리와 비슷하다. 블랙메탈 스크리밍 창법 비슷하기도 하다. 그래서 나이 드신 분들은 고라니 보면 재수 없다는 말을 하시기도 한다.
군대를 다녀온 이들이라면 한밤중에 경계근무 서다가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란 경험이 한두 번씩은 있다. 굳이 이걸 비슷하게 묘사하자면 테니스 스타「샤라포바」의 기합소리와 매우 비슷하다(…).
덕분에 고라니가 많이 출몰하는 포항공대의 경우 술 취한 사람이 소리 지르는 건 줄 알았는데 사실은 고라니 울음소리였더라... 하는 얘기가 자주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