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 短想들을 가볍게 풀어 적어 보았으니 시간 있는 분은 한번 들러 가시지요.
물론 自由自在하는 私見의 場이니 그리 아시면서.......
골프에서 자기 나이와 같은 打數의 스코어를 기록할 때 Ageing Shoot (혹은 Ageing Shot)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68세인 사람이 68타를 친다면 이를 이르는 말인데, 현실적으로 60타 이하를 치거나 80세 이후에
골프를 치는 것은 거의 힘든게 사실이니까, 혹시 이런 기적같은 일이 일어나려면 60대나 70대 노인네 한테서나
있을 수 있겠다. 그런데 60대 나이에 언더파를 친다는 것도 신이 베푸는 九牛一毛의 확율도 어려워 접어 놓으면,
그나마 아주 희박한 경우로 70대에서 운좋게 70-80타의 싱글 스코어로 꿈을 이룰 수는 있겠다.
글쎄 대부분의 경우 그런 행운은 어려울 것으로 단정짓고 싶지만, 혹시 노익장의 열혈혼에 불타는 우리 친구들은
한번 도전해 보시기 바란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냐고 따지면 할 말이 없지만, 요즘 꼬마 손자들이 레고 변신 로봇에
빠지는 것처럼, 노인네의 하릴없는 시간 보내기 오락꺼리로 치고 한번........
Ageing 시리즈로 다음에 생각해 본 것이 Ageing Tour(혹은 Ageing Travel)이다.
자기 나이와 같은 국가수만큼 여행을 다니는 것으로, 내가 만든 일종의 신조어다. 이것도 제한이 생기는데,
30대-50대는 한창 일할 때라 시간을 내기도 어렵고, 집장만이나 노후준비, 자녀 교육비 부담 등으로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그나마 요즘 20대의 배낭여행 매니아들의 추세로는 20여개국 여행은 가능한 일이고,
아니면 은퇴하고 여유를 찾은 사람이라면 빨라야 50대 후반부터 70대 까지 가능할 것 같다. 나이 80에
남한테 폐 안 끼치고 여행 다니는 것은 어려우니까 그것도 맥시멈 80이 정년.
그래서 우물쩍 도전을 해 보게 되었는데, 나의 경우는 젊어서 무역업등에 종사할 때 써먹던 외국어 구사가
아직 어렵지 않게 활용이 가능하고, 天 地(자연과 동식물) 人의 세 형태중, 자연과 동식물은 물론
사람을 좋아하는 심성을 조금 심어 주신 덕분에, 또 지난 3년 사이에 맛들인 배낭여행이 좋아서 다니다 보니
그런대로 목표 달성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신년 1월 한달을 검은 대륙 몇나라를 다녀 오면 60 숫자를 넘어서니, 앞으로 중미 몇나라와 스탄 형제 국가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스탄 등) 몇나라를 다녀 오면 어물쩡 숫자가 근접해 질 것 같다. 지금 생각으로는
70까지만 먼나라 다니고, 그 이후에는 가까운 데나 국내를 심도있게 다니기로 방향을 전환할 생각이다.
이것도 뭐가 좋아 그리 다니냐고 물어 온다면 靑山이 거기 있어 오른다고나 할까? 술 좋아 하는 사람들
그저 시도 때도 없이 술이 좋은거나 마찬가지 겠지.......
무료를 달래며 살다 보니 그 다음 Ageing 시리즈로 언뜻 생각해 본 것이 역시 신조어인 Ageing Sex이다.
젊었을 때 우스겟소리로 연령대에 걸맞는 사랑횟수를 얘기들 했던 기억이 난다.
2x9=18 3x9=27 4x9=36.........7x9=63..... 기억이 맞는지 모르는데, 40대는 3주에 여섯번 그러니까 1주에 두번,
70대는(애쓰면?) 6주에 3번 그러니까 2주에 한번 사랑을 나눈다는 농담이었다.
여기에다 통계까지 끌어다가 얘기하면 더 우습지만, 어쨋든 우리 나이쯤 되면 상당수가 전립선이나
오줌빨 얘기를 달고 살 정도가 되었고, 일찌감치 밤의 봉사를 접고 사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거기다 7x9=63이상을 열심히 유지하는 사람도, 강철봉이 불먹은 호박엿같이 물렁해져서 봉사의 기쁨을 누리는
신의 은총이 점점 멀어져 감을 거의 느끼는 나이가 되어 버린 게 사실일께다. 그러니 위의 두 Ageing Story는
숫자가 객관적으로 의미를 뒷받침하는 것이지만, 지금 이 얘기는 다분히 주관적이고 Private한거라
더 이상 얘기하는게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그런데 아직도 밤이 무섭지 않은(?) 나이는 언제까지일까에 대해서는 70대까지다 80넘어서도 가능하다는
여러 얘기가 있는데, 내가 실지로 겪은 실화로 실체를 조금 벗겨 보고자 한다. 이는 우리가 사는 모습과
70대 인생의 건강과도 직결이 되니 말이다. 결국은 SEX를 언제까지 하느냐를 떠나서, 그래도 움직일 때까지는
좀 싱그럽게 지내도록 노력해 보자는 얘기가 된다.
지난 2,3월 한달 남짓 남미 배낭여행을 갔을 때, 옆지기 (註: 이 말은 친지한테 처음 들었을 때 마음에 와 닿아,
사전을 찾아 보니 그런 단어는 없고, "--지기"는 일부 명사 밑에 붙여, 그것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산지기, 문지기, 등대지기등.....애들 다 나가 살고 둘이 주로 붙어 지내는 나이가 되니 몇번 써 보면서 정이 든 단어)
는 집에 두고 가서, 그때 만난 Room Mate가 77세 된 노인네였다. 그런데 이 양반이 장골이 크고 건강해서,
나이많은 두 사람이 제일 씩씩하게 휘젓고 다녔다. 그 노인네와 가까와져 하는 말이 "이선생, 나는 아직도
밤일해요." 나는 으례 그럴꺼라 짐작을 하고 있었기에 조금도 놀라지 않았다.
나와 여러모로 상통해서, 아침에 일어나면 각자 체조와 산책부터 시작해서 두 사람이 모두 자신의 몸을 기계같이
다루는 것이 흡사했다. 거기에 부가할 만한 것은 이 양반은 집에 가면 일주일에 평균 3회, 많을때는 4-5일을
산에 간다는 것인데, 뒷산에 오르는 게 아니라 친구들과 매번 몇시간씩 정식 산행을 한다는 것이다.
얘기가 길어지니 줄이고, 결론은 마음 내려 놓고 좋은 공기 마시며 많이 걷는 것이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기본이자 비결인 것 같으니 그리들 아시고, 중요한 것은 바로 실천하는, 형편이 되는 한 자주 자연과 접하며
움직이는 바로 그것이다. 언제부터? 바로 지금부터.
나는 정말 감사해야 할 일이 하나 있는데, 집 바로 앞에 롯데시네마가 있어서 옆지기와 개봉영화를 자주 보는 편이다.
뮤지컬이나 콘서트는 잘 못 가도 그나마 자그만 문화 공백 채우기는 되는 셈이다.
얼마 전에 본 영화 중에 그래비티(GRAVITY:重力) 라는 영화가 있었다. 산드라블록과 조지크루니가 주연을 맡아
우주 공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유성 파편과 부딪쳐서 한명은 산화하고 한명은 간신히 지구로 귀환하는
어쩌면 단순한 스토리다. 나는 영상처리와 맛있는 스토리 전개에 흡족했지만, 국내에서는 크게 인기가 없었는지
오래 상영하지는 않았다. 미국에서는 TIME지가 뽑은 2013 최고의 영화로 선정되기도 했지만.
그 중에서 제일 머리에 남는 것이, 조지크루니가 위기의 상황에서 산드라블록이라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줄을 끊으면서, 여유롭게 웃으면서 우주의 미아로 점점이 사라져 가는 장면이다. 그렇게 떠나면서 하는 말
"자 이제 집으로 돌아가자!" 에서 그는 어느 집을 향해 갔을까 떠올려 보았고, 동시에 그 장면에서 법정 스님의
'버리고 떠나기'를 연상하면서, 동,서양이 같이 교차하는 동질감을 기분 좋게 느꼈던 기억이 아직도 가슴에
그대로 남아 있다.
어차피 인간이 生老病死를 면치 못하듯이 우주도 成住壞空의 법칙에서 벗어나지 못할진대, 그와 상관 없이
우리가 인간으로써 오늘 해야 할 일은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또 아직까지 알거나 듣거나 읽어 본
여러 종교계의 선지자나 어르신들이 얘기하신 좋은 말씀도 결국은 한결같이 이렇게 집약되는 것 같다.
"누구보다 먼저 자기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오늘 하루 하루를 기쁘고 선한 마음으로 성실히 즐겁게 살아라."
하는 바로 그것이다. 종교에 따라 내세나 부활, 환생, 지옥, 천당, 극락을 믿고 안 믿고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이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세상 사물이나 인간, 우주도 형태나 형체는 존재하지만 실체는 없는 것으로, 결국 형태나 개체의
수명이나 인연이 다 하면 다시 地, 水, 火, 風으로, 자연과 空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믿기 때문에, 부질없이
인생이 무엇이고, 죽음이 무엇이며, 나는 누구냐? 죽은 후에 영혼은 어디로 가는 것이냐? 등등에 留念하고 파고 들고
싶지 않다. 空한 자가 空한 것을 얘기히 보았자 空하지 아니한가?
나는 운좋게도 수많은 난해한 불경을 압축한 반야심경의 아 래 한 구절을 접한 순간 아주 편한 자유인으로 성큼
다가가는 것을 깨달았기에, 더욱 긍정적이고 즐거운 삶을 살아 가고 있음을 진심으로 감사한다.
照見五蘊皆空 度一切苦厄 (조견오온개공 도일체고액)
쉽게 얘기해 보면, 감지하는 세상 모든 사물과 思惟하는 것 까지도 모두 空한 것임을 깨달으면 일체의 괴로움과 재앙을
(마음으로 부터) 건질 수 있다는 말씀임.
그래도 어떤 경우든 '스피노자'의 멋진 말은 항시 우리 곁에 머물며 우리를 힘솟게 (Raise Us Up) 하고 잇다는 얘기를
끝으로 雜筆을 거두고자 한다.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뼈대도 실하지 않은 얘기로 시간 뺐어 미안하고, 한해 세밑을 잘 마무리하시고,
"새해에는 더욱 더 건강하고 활기찬 한 해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HAPPY NEW YEAR!!!!!!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청암이 지니고 있는 사유의 깊이와 글의 명료함이 부럽습니다.
멋지다. 삶을 관조하는 자세 부러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