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일: 지리산
봉산골~심마니능선,달궁능선
산 행 일: 2016년 1월
30일
누구와.?: 나홀로
산행
산행 코스:
봉산골~심마니능선~투구봉~달궁능선~봉산골능선
산행 거리:
7.4km
산행 시간:
09시34분~18시 09분(8시간 35분 소요)
날 씨: 약간
흐림
산행을 약속했던 대구의 적룡
형님은 일주일 전 최강 한파가 몰아치던 날 소백산 비박산행에
들었다가 가벼운 동상에
걸린 후유증으로 이전부터 문제가 있던 발톱 하나가 더 심하게
흔들리면서 결국 빠져 버린
탓에 급 취소 하고 의향을 타진 했던 친구와 장거리 산방 소속
대전의 후배도 당직과 개인
사정으로 함께하지 못한다는 뜻을 내 비추기에 이참에 토,일요일
이틀간 지리산 비등 산행에
들기로 마음을 굳힌다.
토요일. 본래 계획은
쟁기소~달궁능선~심마니능선~중봉~묘향암~삼도봉~반야봉~중봉~심마니능선~
봉산골로 생각 했었으나 산행
들머리에서 마음이 바뀌어 봉산골로 오른 것이 산행에 막대한 차질을
빚을
줄이야..
주 목적은
중봉~묘향암~삼도봉~반야봉~중봉 코스였는데 묘향암을 내려 서는 구간이 북사면이라
1m 에 가까울 적설량과
설국의 향연이 눈에 선했기에 더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한 몇 년 동안 평소
산행에서 스틱을 안 쓰다 보니 집을 나서면서 깜빡 잊고 스틱을 가지고 오지
않았는데 등로가 완전히
사라져 버린 비등 코스, 특히 계곡 산행에선 눈뜬 장님이나 거의 흡사한
상황이 되지만 별수 있나..
그렇다고 산행을 포기할 수는 없기에 그냥 꿋꿋하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 달궁에 차를 주차하고 보니 마을 뒷산은 온통 눈꽃의 향연이다.
▼ 봉산골 초입 만수천의 철다리.
도로가에 쳐진 휀스의
철문을 막 넘고 나니 곧바로 작은 승합차 한대가
와서 정차 하는 게
아닌가.. 잠시 긴장 했는데 나 외에 이곳으로 비등 산행을 온
한 무리의
산꾼들이다.
어디서 오셨느냐고
물어보니 부산에서 왔다는데 봉산골의 중간 즈음까지 줄곧
내가 앞서서 러셀을
하고 조금 뒤쳐져서 발자국을 따라 편히들 오신다.
▼ 봉산골의 설경
01
▼ 눈은 아직까지 발목 언저리까지 밖에
차지 않으나 산행 고도를
더해 갈수록
차츰 깊숙히 빠져들
것이다.
▼ 줄곧 시야에서 거의 사라지지않고 뒤따라 오시던 부산의 산꾼님들은
쉬었다 올 요량인지
아니면 코스를 달리할 요량인지 멀직이 뒤따라
오시더니 안산,
즐산을 고하시고..
며칠 날씨가 풀린
탓인지 계곡물은 반 정도 밖에 얼지 않아 수시로 물길을
건너 다녀야 하는
상황에서 부담감과 함께 예상외로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 ▼ 계곡을 벗어나는 시점부터 확연하게 더 깊이 빠져들고 보폭이 넓은 편에 속하는
내 발자국이
촘촘히 새겨진다.
그도 그럴것이
쌓인 눈이 며칠 간격으로 쌓인데 또 쌓인 터라 추운 날씨에 층을 두고
눈이 살짝
얼어있어 차고 나가기가 쉽지가 않고 심마니능선으로 치고 오르는 사면의
경사가 상당히
가파르다.
▲ ▼ 계곡을 벗어나면서 라면에 만두를 끓여먹고 13시 30분 경에 출발했는데
심마니능선까지의
300 m 가량을
거의 쉬지 않고 올랐는데도 무려 2시간 10분 가량이나 걸렸는데
마지막엔 기껏
20m 정도의 거리라도 줄이기 위해 지형도를 보고 주능선과 가장
가까운 곳으로
치고 올랐을 정도였다. ㅡㅡ (어떻게 올라도 어차피 등로는 없으므로..)
저마다의 체력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나 같은 경우엔 평탄한 능선 상에서 1 m 정도의
눈 속을 러셀하며
진행할 때 시간 당 평균 6~700 m를 계산하는데 무릎 정도의 눈 높이에서
거의 두배나
되는 시간이 걸렸다는 건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다.
수분이 많은 눈은
아니지만 살짝 얼어있는 눈과 주능선까지의 경사가 심한 사면. 그리고
스틱을 쓰는 것과
안 쓰는 것에는 거의 1.5배에 가까운 체력이 더 소모된다는 것이리라.
▼ 심마니 능선에 막 오르니 우연의 일치로 봉산골을 뒤따라 올랐던 부산 분들과 다시 조우
한다.
알고보니 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아 봉산골의 중간 즈음에서 우측 무명계곡으로 해서
도계능선으로 올라 중봉
쪽으로 진행하다 시간이 너무 늦을 것 같아 바로 하산 하시는
길이라고...
다시 내가 앞서서
선행자가 없는 눈길을 러셀 하고 부산 분들이 곧이어 뒤따라 오셨는데
투구봉
부근에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서 찢어져 버린
아이젠의 고무밴드를 응급처치 하는데
부산 분들 일행 중 마지막으로 오시던 분이 사진을 한 장 찍어도 되겠느냐고 하시기에
흔쾌히
응하고
몇 마디 주고 받다 보니 대단한
분이시다.
일년 내내 지리산만 드시는 "지리99" 회원 이신데 지리산 비등코스에 대한 산행
후기만도
150 여개나
올리셨다는데 그 정도 올리려면 거의 매주 간다해도 몇 년을 다녀야 할 일인데
실제로 그렇게 다니셨다
하신다.
같이 오신분들 모두
지리산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대단한 내공을 가지신 분들이시고..
사진 출처:
안드로이드 gps
& earth "사이바"님
▼사진 출처: 안드로이드 gps
& earth "사이바"님
(찍은 사진들이 마음에 안 들어 모두 삭제하고나니 정작 올릴 게 없더라는..ㅡㅡ)
▼ 심마니능선 하산길에 펼쳐진 얼음꽃(빙화)과 주변에 산재해 있는
겨우살이.
사실 심마니 능선
하산길 전체가 눈꽃도 상고대(바람 서리꽃)도 아닌 얼음꽃(빙화)으로
설국의 향취를 물씬
풍기고 있었기에 웬만한 분들이라면 정신없이 감탄사를 연발할
일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은 성에 차지 않는 것이 시각적으로 좀 더 다양한
풍경들을 봐 왔기
때문이리라..
막 일몰이 시작된
18시 10분 경에 산행을 마무리 하고 함양군 마천면에 터를 잡고 황토흙으로
벽을 다져 산방을
지어 살고 있는 산 친구인 '그산"이 집에서 늦은
시간까지 술잔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다 잠을 청한다.
첫댓글 와~~우!사시나무님이 글과사진 올렸네요..넘반가워요
설국의 향취도 뒤로하고 성에 차지않을 경지에 이르럿으니 .
대단하다고 말하기엔 뽀글도 성에 차지않는고만요..
뽀글맘이뭉클해지네요...술조아하는 기태씨가 지인과 잔을 부딪히며 잠들엇다면 뒷이야기가 궁금^^
기태씨!~~얼마남지않은 설 맛난떡꾹 꼭 먹고. 비경에도 발걸음하시와요.새해엔 못밧잔아요
담볼때까지 잘지내요~~~~^*^
여기 까페에서 글 다시는 걸 보면 예전에 봐 왔던 모습과 너무 달라서
종종 깜짝 놀라고 헷갈릴 때도 있지만 여하튼 활발한 모습 보기 좋습니다. ^^
며칠 남지 않은 구정 연휴 잘 보내시고 새해도 복 많이 받으세요.
봉산골,심마니 댕기 오셨구먼~~~.
수고 많으시었네~~~~.
예, 이쪽은 겨울 보다는 아무래도 하절기가 적격일 것 같습니다.
이름값을 하시는 구만요...설국속에 들어갔다 나갑니다. 종종..자주 봅시당
예, 감사합니다.
며칠 앞으로 다가온 구정 연휴 잘 보내세요.
멎지다
산도 멎지고
눈도 멎지고
글도 멎지고
사시도 멎지다
가입 안 하신다더니 언제 가입했습니까?
간만에 저녁에 한잔 하겠네요.^^
천안의 큰 산꾼 사시아우님, 츈날 엄청시리 즐기셨구만.
혼자하믄 첨엔 좋지만 나중엔 잼 없어. 같이 즐기자구.
앞으로도 좋은 곳 가믄 산행기 좀 올려주고
정기산행때는 자리에 상관없이 같이 가고 싶음 언제든 오셔.
같이 가믄 나는 언제나 환영여.
함께 할 사람이 없다고 비경에서 아직 산행 한 번 같이 안 한 신입이
설레바리 치듯 벙개산행을 올린다는 건 예의가 아니지 않겠습니까. ^^
언제든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 하고요,
조만간 산행에서 뵙겠습니다.
2014년 장기그랜드슬램 달성하다.
밀양환종주 266Km
감마로드환종주 180Km
영남알프스 200 Km
2015.5.1-2015.5.25
백두대간 연속종주 25일.
감마로드 충청지부 대장
현 살아있는 전설의 사나이 사시나무
초인이라 불리우는 문기태님
비경의 두루마리에 수 놓은
지리설국의 그림이
이 밤 원남으로하여금
필을 들게 하는구나.
아무도 없는 그 곳에서
이렇게 그렇게 눈치우며 걷는 눈길
정열을 가지고
그대의 사명을 사랑함인가?
산행의 짧은 발자취를 너무 치켜 세워 주셔서 제게 있어서는
되려 평범한 산행에서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의 관계에
잠재의식 속에서 격이 생기고 간격이 있을까 조금은 염려 스럽습니다.
연휴 잘 보내시고 올 한 해도 안산, 즐산 이어 가십시요.
문선생님!
내 사랑 산동무들 있는 곳 비경에
문 열고 들어 오셔
고통의 흔적 표 함에
영과 혼 그리고 육의 빛을 본즉
원남의 붓과 먹물은
거침없이 휘갈겨 현 함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