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우복동牛腹洞은 아직도 19세기
1
예봉산을 뒤로하고 들어앉은 우리동네는
넉넉잡고 앞들은 수백만 평 기름진 논밭
앞은 좌승학 우와룡이 만나는 낮은 구릉
동군현 서돌방죽으로 두러 쌓인 우리마을
2
예봉산이 북북서향으로 벋어 내리고
동남향으로 승학산과 와룡산이 감싼
우리동네는 십여호 아늑한 무풍지대
임난 병난 육이오 때도 무사 했지요
3
나는 지금 우리 동네 꼬맹이들 증조부까지도 안다
우리는 대대로 농촌에 뿌리를 박고 사는 이웃사촌
늘지도 줄지도 않고 엣 그대로 대를 이은 10여 호
등 너머까지 난데사람 들어왔지만 군현은 못 넘어
동네 한바퀴
1, 푸르다
아침에 동네 한 바퀴 돌고 와 돌아보니
푸르다 온 동네가 다 들도 산도 바람도
새와 새소리도 몇 집 안 되는 촌인심도
평화란 바로 이런 것 여기가 샹 그릴라
2, 깜돌이
네 집 앞을 지날 때마다 어떻게 알고 네가 껑충껑충 뛰어나와 반기며
반시간 넘게 걸리는 내 집 앞까지 나를 바래다주는구나 날마다 날마다
고맙다 깜돌아 맹인견처럼 앞장서서 길가에 오줌을 질금질금 갈기면서
그리고 다 왔다 싶으면 냅다 돌아서서 쏜살같이 제집으로 달려가는구나
3, 나비와 놀다
꽃밭에서 노니는 노랑나비 흰나비
나풀나풀 날 잡아봐라 날 잡아봐라
살금살금 다가가 손끝에 달랑 말랑
잡힐 듯이 잡힐 듯이 잡히지 않네
첫댓글 심송도 좋은 작품 발표했던데, 올리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