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강은 살리 부엌 수라에서 포도를 이용해 와인을 만들었다. 그동안 매해 출강 사랑채에서 아로니아를 이용해 와인을 담았다면 올해는 날씨 때문인지 아무튼 아로니아 작황이 좋지 않다고 했다. 의논 끝에 각자 와인 담을 포도를 준비해 오기로 했다. 선생님께서는 당도 때문에 머루 포도를 추천하셨지만, 대부분 우리가 준비한 것은 캠벨이었다. 산야초 심화반 샘들도 몇 분 함께 했는데 올리브샘의 경우 포도 대신 사과를 이용, 사과로 만든 와인 맛이 궁금해서 준비했다고 했다. 선생님 왈 영국에서는 사과 발효주가 사이다로 불린단다. 사이다 맛이 궁금하긴 하다.
와인 만드는 과정은 단순하지만, 지역과 수확한 달, 술통의 재료, 숙성(발효시간)기간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이란다.
또, 와인의 발전은 수도사들의 공이 컸다는 것, 호주 또한 영국에서 건너간 죄수로 인해 포도나무와 와인이 번창했다는 역사도 알게되었다.
발효란 포도의 당도, 온도, 포도가 가진 효모가 만나 밀폐된 공간에서 일어난단다. 그런데 요즘 포도는 야생에서 길러지지 않아 당도와 효모가 적기 때문에 사람이 만드는 와인은 그 당도와 효모의 환경을 인위적으로 추가해 주었다.
선생님 말씀하시길 은밀하게 말하면 발효가 아닌 약간의 발효가 있는, 설탕(삼투압)에 의한 재료 추출물이라 하셨다.
이날 선생님께서 와인과 함께 술, 식초를 만드는 방법까지 자세히 알려 주셨는데 나에게는 처음 듣는 발효의 세상이라 좀 어려웠던 것 같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술과 식초도 직접 만들어보면 훨씬 쉽게 와닿을 것 같다.
와인 담는 법은 내가 만든 예로 설명하면 쉬울 것 같아 제시해 본다.
나는 600그램의 켐벨 포도로 와인을 담궜다.
먼저 깨끗이 씻은 포도를 넓은 볼에 넣고, 손으로 포도의 조직을 으깬다. 그다음 당도계를 이용해 포도 당도를 확인, 나는 15브릭스(당도)가 나왔다. 과일 당도는 24브릭스가 될 때 발효가 안정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15에서 24까지 모자란 당 9만큼 유기 원당으로 보충해 주었다. 그럼 발효의 환경이 24브릭스가 되었고, 여기에 0.1%의 효모만을 추가하면 와인이 된다. 소독된 공병에 24브릭스의 당도를 맞춘 포도즙을 넣고, 와인 효모를 600g의 0.1%인 0.6g 추가! 작은 바늘구멍을 낸 봉지로 입구를 막고, 소독한 도구로 이틀에 한 번 포도즙을 저어주며 4주 후 재료가 가라앉고 맑은 술이 차오를 때 걸러 3개월 숙성시키면 완성!
지금은 제 포도주도 발효 중에 있다. 한번 만들어보면 정말 쉽지만, 말로 설명되면 어려운 게 술, 식초, 와인과 같은 발효 영역인 것 같다.
모두들 12월에는 내손으로 만든 와인을 맛보리라는 다짐으로 수업에 열심이었는데 완성된 병들을
함께 모아보니 와인이 그득하다. 과연 어떤 맛일까?
첫댓글 엊그제 수업한 것 처럼 생생한 기록입니다~ㅜ
샘님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