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를 보았다.
한자가 많이 든 시이었고, 아래의 한자숙어를 보고는 고개를 흔들었다.
엄동지절(嚴冬肢節)
인터넷 어학사전으로 검색하니 嚴冬之節이다.
嚴冬肢節 : 몹씨 추운 팔다리 관절
嚴冬之節 : 몹씨 추운 계절
그냥 쉬운 우리 말로 시 쓰면 안 되나 싶다.
잘못 쓴 시를 읽으면 나는 기운이 쭈욱 빠진다.
어색하고 잘못된 내용에 내가 댓글 달려고 해도 이를 시비하는 제3자도 있다.
남의 글인데도 왜 자기가 나서?
아부하는 댓글만 달라는 뜻일까?
아침부터 짜증이 난다.
뻔한 것들이기에...
한자 많이 쓰기에 우리 말 우리 글은 서툰 것인가?
그 분의 또 다른 시를 보았다.
'벼이삯 바람이 가을 재촉'이란 문구에서 나는 또 고개를 흔든다.
'벼이삯'은 틀렸고, '벼 이삭'이 맞는 낱말이다.
'서산해븿 빛날때에' 라는 두 개의 문구에 고개를 갸우뚱한다
이런 단어도 있을까?
어문규정에 따라서 낱말을 띄어서, 제대로 썼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간밤에 '갑오농민운동' 즉 동학혁명에 관한 기록들을 조금 읽었다.
1894년 전북 고창군, 고부군에서 동학란이 일어났고, 그 중심에는 전봉준이 있었는데... 전봉준을 밀고한 자들이 여럿이나 되었다. 또 민란 주동자 한 사람이었던 김개남을 밀고한 동료, 유생들, 어떤 마을사람들의 비열한 인간성을 엿보았다. 조선조 사대부와 영특한 민간인들의 심성이 무엇인가를 깨닫게 한다.
지식인, 지역의 유지들 즉 배운 자들의 소행이 본받을 만한 것이 아니라 비열하고 교활하고...를 엿보게 한다.
유식한 체하는 자들이기에 어려운 말과 글을 쓴다.
지금은 2000년대, 2019년인 지금이다.
우리 말과 우리 글자가 있는데도 구태여 남의 나라 한자를 아직도 쓰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한자 지식 자랑을 하는 것일까?
한자를 쓰려면 제대로 옳바르게 쓰던지...
어디 한자뿐이랴.
요즘에는 서양에서 들어온 단어도 쓴다.
세상물정에 어두운 나로서는 짐작도 못하고...
'스포트라이트' ?
오늘 아침 경향신문을 펼쳤다가는 이내 덮었다.
외국단어로 쓴 내용들이 넘쳐났기에.
내 삶과는 무관한 외국 낱말이고, 마구잡이로 만든 괴상한 낱말들이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