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에서는 물메기라고 하고, 동해에서는 곰치라고 한다.
과거 동해안에서는 너무 잡혀 버리기도 하고 주로 말려서 먹었다.
크기도 너무 커서 어린애 몸집을 능가했다.
그러던 것이 지금은 겨울에는 금값이다.
12월이 되면 뜨끈한 물메기탕이 슬슬 생각난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때쯤 맛볼 수 있는데, 이듬해 봄 새싹이 돋아날 때쯤은 아예 잡히지 않는다.
물메기는 정약전의 <자산어보>에 나오는 ‘해점어’(海鮎魚)다. 바다메기라는 뜻이다. 남·서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물메기와 동해안에서 잡히는 곰치는 둘 다 지독하게 못생겼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종류가 다르다.
가장 큰 특징으로는 꼼치의 배 아래쪽에는 동그란 빨판이 있다는 것. 이 빨판은 바닥에 몸을 붙일 때 사용한다고 한다.
이놈을 동해안에서는 ‘곰치’라고 하는데 ‘물곰’이나 ‘물텀벙’으로 부르기도 한다.
물곰탕은 적당히 익은 김치를 숭숭 썰어 넣어 끓여야 한다.
얼큰하지만 김치 때문에 물곰 특유의 맛이 가려지는 게 아쉬웠다.
나는 무를 넣고 끓인 물메기탕에 더 끌린다.
중요한 건 무를 도마에 놓고 썰지 않아야 한다는 것. 무와 칼을 수평으로 놓고 비껴 썰듯이 깎아야 제맛이 난다.
다른 채소는 필요 없고 듬성듬성 썬 대파와 다진 마늘만 있으면 된다.
다 끓인 뒤에 여기에 참기름 두어 방울이 들어가야 금상첨화다. 물메기의 흐물흐물한 살보다 껍질을 후루룩 소리 내며 빨아먹는 맛이 각별하다.
아, 설설 끓는 물메기탕 그리고 곰치 한 양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