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을 잃어버리거나 버려진 개,고양이들이 들어오게 되는 곳. 시보호소...... 보호소의 환경은 많은 분들이 생각하시는 것 보다 훨씬 더 열악합니다. 그 곳이 안락사가 없는 보호소라고 해도 말입니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제 몸 하나 눕기 힘든 좁은 철장 속에서 새로운 가족을 기다리는 아이들......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고...철장 속에서 유기견들은 언제가 될 지 모르는 그 날을 기다리며 병들고 지쳐만 갑니다. 아파도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기 힘든 곳. 봉사자들의 눈에 띄지 않으면 그대로 그 안에서 생을 마감하는 아이들도 많습니다. 크림이도 보호소 철장에서 힘든 생을 이어오던 아이입니다.
크림이는 2014년 1월 겁에 잔뜩 질린 모습으로 보호소에 들어온 믹스견입니다. 보호소에 들어온지 3개월이 지나서야 봉사자들에게 마음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을 정도로 겁이 많고 사람을 무서워했던 아이...... 항상 구석에서 웅크리며 눈치를 보았던 이 불쌍한 작은 아이가 2주동안 중성화수술과 탈장 수술 등 4번의 수술을 받은 뒤 심한 염증으로 인해 빈혈 수치가 급격히 떨어져 숨이 넘어가는 상황까지 왔었습니다.
분당 해마루 동물병원으로 급하게 옮겨 혈액검사, 혈액형검사, 수혈2회, 혈장수혈, 염증이 있는 복부 초음파, 개복수술, 염증치료 등 너무나 많은 검사와 치료를 받았고 3일간 입원치료 후 응급상황을 넘긴 뒤 현재 송파 이리온 동물병원에서 계속된 검사와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현재 알부민 수치가 많이 떨어져 있고 빈혈 수치가 잡히지 않아 계속해서 혈액검사와 특수혈장 수혈을 받고 있고 탈수가 심해 계속해서 수액을 맞고 있습니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빈혈 수치에 크림이의 귓속과 배, 잇몸, 혓바닥이 모두 백지장처럼 하얀 상태이지만 적혈구 검사결과 다행히도 부정적인 상황은 아니라고 합니다.
그리고 어제...주치의 선생님과 상담중에 기가막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치의 선생님께서 보여주신 크림이의 엑스레이 한장... 크림이의 골반이 옆으로 약간 쏠려 있고 한쪽이 부러져 있었습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보호소에 들어오기 전 이미 외부 충격에 의해 골반이 부러진 것 같고 교통사고나 심한 학대에 의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하십니다. 처음 보호소에 왔을 때 아무런 외상이 없었던 것으로 미루어보아 학대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크림이가 말을 할 수만 있다면 묻고 싶습니다. 도대체 이 몸을 하고 5개월이라는 시간동안 어떻게 아픈 내색조차 하지 않을 수 있었던건지, 어떻게 그럴 수가 있었는지...... 아픈 것 조차 내색할 수 없을만큼 사람이 무섭고 두려웠던건지......묻고 싶습니다. 그래도 밥을 주던 사람이라고 기력없이 누워서도 꼬리를 흔들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맞아주는 크림이를 보면 할 말이 없어집니다. 인간인게 미안합니다.
크림이는 현재 골반 교정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몸 상태가 아닙니다. 지금은 빈혈수치와 알부민수치가 정상으로 자리잡고 탈수증세가 좋아져 기력을 회복하는게 우선입니다. 아직도 빈혈수치가 현저히 떨어져 있어 위급 상황이 올 경우 마지막 남은 한번의 수혈을 더 받게 될 수도 있고 몇 번의 혈액검사도 받아야 합니다. 골반 교정 수술은 모든 수치가 정상범위로 들어오면 한달정도 안정을 취한 뒤 진행될 예정입니다.
어떤 이들은 사람도 먹고 살기 힘든 세상에 왜 남이 키우다 버린 개들때문에 뛰어다니냐고 묻습니다. 그런 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유기견들도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가 있는 소중한 생명이고 이 세상에 아무런 이유없이 존재하는 것은 없다고 말입니다. 버려진 아이들이기에...스스로를 지켜낼 수 없는 너무나 작고 약한 약자이기에 그들을 지켜주기 위해 뛰어다니는 것입니다. 크림이에게 이 세상에는 너를 소중하게 생각해주고 지켜주려고 하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크림이가 몸과 마음의 상처를 훌훌 털어내고 새로운 세상으로 한걸음 내디딜 수 있도록 사랑과 용기를 주세요. 희망을 주세요.
첫댓글 너무너무가슴아프고 눈물이나네요. 빨리낳아서 뛰어디렷음 좋겠네요
너무 안타깝네요....ㅠㅜ
ㅠㅠ 저도 강아지키우는입장에 너무슬프네요
..ㅠㅠㅠㅠㅠㅠㅠ 슬퍼여
에휴... 말 못하는 동물이라고... 휴.. 너무 하네요ㅠ
에휴....안타깝고 너무 슬프네요ㅠㅠ
ㅠㅠ
슬프네요ㅠㅠ...
에구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