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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黃昏)사랑]-3
"그렇게 물으시는 게 당연하지요. 우리는 60대 중반입니다. 젊은 사람들도 그 먼 길을 다른 사람과 함께 특히 여성과 함께 간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건 맞아요. 그런데도 제임스께서는 실행하셨잖아요?"
"ㅎㅎㅎ. 저는 밤이든 낮이든 비가 오든 눈이 오든 바람이 불든 가야만 합니다. 그런데, 장 초희씨를 벤쿠버까지 딜리버리 해야 한다는 부탁이 저의 잠자던 전투의욕을 깨웠습니다. 이왕 긴장하고 더욱 조심하고 더구나 뚜렷한 목적이 어떤 이유에서 든 생겼고, 또 그 곳까지는 가야 한다는 명제가 정해졌으니 그것을 해 내리라 하는 각오가 생성되며, 잠자던 나를 깨워 활성화해야 한다 하는 나를 위한 각오로 응하고 실행한 것 입니다."
"제임스씨, 오래된 이야기지만 군대는 다녀오셨어요? 전투의욕이라 자꾸 말씀하시니..."
"가면서 앞으로 많은 이야기를 할 것 같지만 천천히 말씀드리지요. 저는 대한민국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하였습니다. 태권도 2단이었고 스나이퍼 팀(Sniper Team)장을 역임했습니다. 군대 이야기는 가면서 해도 다 못합니다 하하하."
"아~ 그래서 전투의욕이라 하셨군요. 저~ 미안하지만, 하나 더 여쭤봐도 될까요?"
"예. 하나가 아니라 앞으로 가면서 숱한 의문에 대하여 물어실거니까 그렇게 하나라 고 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말씀하십시오."
장 초희는 자리를 움직여 그의 얼굴을 볼 수 있게 했지만 옆 얼굴만 볼 수 있었다.
그때 와이파이를 켠 다시방 스크린에서 벨이 울렸다.
"헬로우~"
"제임스 아저씨, 저 예요. 김미나. 엄마 옆에 계세요?"
"응. 미나야~ 엄마 아저씨 옆 자리에 얌전하게 잘 앉아 있어. 왜?"
"어디서 주무실 건지 걱정되어서."
"전화 잘 하셨습니다. 우리는 곧 페리 사운드에 도착할 겁니다. 힘들더라도 가까운 곳의 호텔을 예약해 주실 수 있겠는지요? 그리고 곧 주소와 내역을 알려 주십시요."
"오케이. 아이 갓 잇. 플리스 웨이러 미닛 (Okay. I got it and please wait a second.)."
마이클이 말했다.
"됐습니다. 곧 연락이 오겠지요. 그러지 않았으면, 첫번째 호텔에 무작정 들어가려 했습니다."
"저어~"
"말씀하십시요."
"죄송한데요."
"ㅎㅎㅎ 죄송하십시요. 괜찮아요."
"고향은 어디세요? 그리고 알오티씨라고 하셨는데 학교는 어디였어요?"
"ㅎㅎㅎ 알오티씨는 대학 재학 중에 훈련 받고 졸업과 동시 소위로 입대하는 것을 말하고요, 잘못 들으셨어요. 저는..."
그는 장 초희를 봤다가 다시 고개를 돌렸다. 장 초희는 그런 그의 일거 수 일 투족을 지켜보고 있었다.
"원래 그런 것을 물을 때는 묻는 사람이 먼저 말하는 겁니다. 저의 고향은 경상북도 죽변입니다. 아주 촌이지요. 학교는 대구 K고를 마치고 S대 법대를 다니다 데모 가담으로 제적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군대로 끌러 갔지요. 군대 생활을 하며 조국을 바로 알고 애국을 느끼고 새 인물이 되어 병장 만기 전역을 했지만, 사회는 그러한 저를 원래로 돌려주지 않았지요. 여기까지 입니다. 장 초희 선생님은 요?"
그녀는 한참 창 밖을 보며 생각에 잠기는 듯하였다.
"그런 이야기는 오래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있는 대로 즉석에서 말해야 신뢰성이 있답니다."
"예. 알았습니다~ 저는 요~ 성대 국문학과를 마쳤고 고향은 원주이예요."
그 때 다시 벨이 울렸다.
"헬로우~"
"제임스 아저씨!"
"말씀하십시요."
"페리 사운드로 들어가는 입구에 데이스 인 호텔이 있어요. 어머니 이름으로 예약했어요. 2베드 원룸으로. 100불 지불하였어요. 엄마 아저씨, 편히 잘 주무세요."
데이스 인 호텔은 아직 네온싸인이 밝게 켜져 있어서 쉽게 찾았다. 그들은 코비드-19 백신 인증과 첵크 인을 하고 2층 룸으로 들어갔다. 큰 침대가 2개 있었고 비교적 깨끗하였다. 간단한 것들만 차에서 챙겨 왔기에 번거로울 것이 없었다. 그런데 장 초희가 주저하였다.
"왜, 문제가 있습니까? 먼저 샤워하십시오. 저는 밖에 나가 담배 한 대 피고 오겠습니다."
그녀는 선 채 아무 말없었다. 그는 샤워실에 들어가 점검을 하고 나왔다.
"다 이상 없습니다. 이따가 뵙겠습니다."
그는 말하고 밖으로 나갔다. 장 초희는 막상 이런 상황에 닥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남편과 사별하고 수 십년을 혼자 살았는데, 갑자기 준비도 없이 여러 번 만난 사람도 아닌, 듣지도 보지도 못한 겨우 몇 시간 전에 졸지에 만난 남자와 한 방을 사용해야 하다니... 원 나잇 하고 빠이 빠이 하며 헤어질 상황도 아니고... 그녀는 망설였지만, 그가 들어오면 더 난처해 질 것 같아서 면 원피스 잠옷을 들고 샤워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옷을 벗고 더운 물을 받으며 거울에 비치는 자기 몸을 유심히 봤다. 얼굴도 그렇게 늙어 보이지는 않았다. C cup 크기의 가슴도 아직 팽팽하여 그렇게 나쁘지는 않다고 스스로 생각하며 미소 지었다. 아랫배도 조금은 나왔지만 이 정도면 섹시한 것 아니야? 그리고 아직 무성한 헤어 숲을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며 비누칠을 하고 탄탄하다 생각하는 히프를 주무르며 스스로 전율을 느꼈다.
설마 제임스 저 사람이 덮치지는 않겠지? 그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나? 그제서야 이런 상황을 생각하지 못한 게 후회스러웠다. 오웊이란 서로가 같이 흥분해서 동해야 하는 건데... 어맛,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이 나이에 미쳤는가 봐.
그녀는 스스로 놀라 급히 샤워를 마치고 팬티와 브레지어를 하고 잠옷을 입고 나오니 아직 그는 오지 않았다. 장 초희는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좋을지 좋은 생각이 떠 오르지 않았다. 다만, 침대에 들어가 눈을 붙이는 것이 최선이라 생각되었다.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자자. 스스로에게 말하며 시트를 들치고 침대로 들어갔다.
장 초희는 형체가 희미한 남자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강 위를 걷고 있었다. 그때 놀라 잡은 손을 놓자 몸은 물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놀라 소리치는데 잠이 깼다. 눈을 뜨니 캄캄한 밤이었고 호텔방이었다. 제임스가 생각나서 고개를 들어 옆을 보니 그는 바로 누워 자고 있었다. 싸이드 테블에 벗어 놓은 시계를 보니 새벽 6시였다. 조금 더 자고 싶어 다시 눈을 감았다. 그때 부스럭 소리가 나며 제임스가 일어나 화장실로 가는 소리가 들렸다. 초희는 그냥 반대편 옆으로 누워있었다. 이윽고 그가 나왔는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아마도 그가 선 채 자기를 내려다보고 있는 것 같았다. 괜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저러다 나에게 덮쳐 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하니 숨소리마저 가파 지는 것 같아서 안 절 부절 하게 되었다. 다행이 어두워 자기의 모습을 제대로 볼 수는 없다는 생각에 안도하기는 하였지만,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저 사람이 자기를 여자로 생각하면 어떻게 하나? 아니, 왜 저러고 있는 거야? 내가 여자로 보이지 않는 걸까? 별 생각을 다 하였다. 마침내 눈을 떠니 방안이 밝았다.
"잘 주무셨습니까? 아침 8시입니다."
"어마!"
놀라서 일어나다 다시 놀랐다. 잠 옷이 말려 올라가 허벅지가 다 드러나 있었다.
"잠깐, 밖에 나가 계실래요. 금방 샤워하고 옷 갈아 입을 게요."
"예. 그렇게 하십시요. 제가 커피를 가져 오겠습니다."
장 초희가 서둘러 샤워를 하고 푸른색 터틀 셔츠를 입고 패딩이 잘 된 바지를 입는데 그가 커피 2잔과 설탕과 프림을 가지고 와서 탁자에 놓고 앉아서 장 초희를 보고 있었다.
"왜요? 뭐가 잘못되었어요?"
"아니요. 잘 되었습니다. 저 아줌마에게 아침을 무엇으로 줘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뭘 드시면 좋겠습니까?"
제임스는 말을 하며 장 초희의 옷 입는 모습을 유심히 봤다. 동그스름한 히프가 특히 매력적이었다. 게다가 아직 처지지 않은 가슴도 좋아 보였다. 그는 머리를 저어며 일어났다. 그리고 방안을 살폈다. 떠날 준비를 하는 거다.
"제임스씨, 언제 일어났어요? 제가 자고 있었어요?"
제임스 앞에서는 여자이고 싶어서 인가 별 걸 다 물었다.
"예. 자는 모습이 아직 아름답더군요. 저는 밖에 나가 차를 살피고 몸 좀 풀고 왔습니다."
"어머나, 아직이라니요? 오랫동안 이럴 건데요."
"하하하~ 예. 오랫동안 잘 유지하십시요."
"왜요? 상관없다는 말투 이어요. 제가 어때 서요?"
장 초희는 일어나 한바퀴 돌았다.
"예. 좋습니다. 어서 커피 마시고 출발하여야 합니다. 아침은 가다가 팀하튼에서 먹도록 합시다. 오케이?"
"잘도 피해 가시네요. 저는 팀하튼이 뭔지 몰라요. 제대로만 먹게 해 주세요. 오케이?"
한방에서 같이 자고 나서인과 거리가 좀 가까워진 것 같았다.
-사랑의 확인-
"제임스씨, 고마워요. 이렇게 행복하게 해주어서."
"장 선생님이 행복하시다 하니 저도 너무 좋습니다. 계속 그렇게 잘 갑시다."
“알겠어요. 그럼, 저는 샤워 하겠어요.”
장 초희는 자리를 샤워룸으로 옮겨 혼자가 되자 지금의 상황을 생각했다. 이렇게 저 사람과 계속 거리를 둔 채 몇 날 몇 칠을 여행할 수는 없다. 뭔가 저질러 져야 한다. 여성인 내가 저질러야 할 일이라면… 장 초희는 가슴이 뛰는 것을 느꼈다. 제임스는 오래 전에 이혼을 하여 여성 관계가 거의 없다 하였다. 자기는 그래도 남편과 이혼하기 전에는 성욕을 잘 풀었다. 그러나 그 후 몇 년 동안 남자를 찾지 않은 채 이렇게 늙어 가고 있다. 내가 체면이 자존심이 왜 어디에 필요할까? 그러나 오웊이라는 것이 한사람이 원한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러면 장 초희, 당신은 제임스와 섹스를 원하는가? 그녀는 머리를 흔들었다. 이건 계획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이런 생각은 분위기만 망친다. 장 초희는 스스로 그런 생각으로 서서히 온 몸이 흥분되는 것을 느꼈다. 아~ 어떻게 한다. 차라리 저 남자가 나를 덮쳐 주었으면 좋으련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혼자 흥분하여 될지 안될지 모르는 자위를 시작했다. 미끄러운 비누물에 온 몸이 반응하는 것 같았다. 손가락 하나를 집어넣어 봤다. 미끈거리는 것이 그곳부터 자극이 시작되어 흥분되며 숨이 가파 왔다. 이렇게 시간을 이곳에서 끌 수는 없다 라는 생각이 들어서 얼른 찬 물로 샤워를 하자 제 정신이 돌아왔다. 그녀는 팬티만 입고 머리를 드라이기로 말린 후 그 몸 위에 잠옷을 입고 나왔다.
“어휴~ 시원해요. 겨울에 이렇게 더운 물로 샤워를 하니 몸과 마음이 맑아지는 것 같아요. 어서 들어가 샤워하세요.”
제임스는 테이블에서 일하다 고개를 돌려 장 초희의 샤워를 마친 모습을 봤다. 그는 놀랐다. 이게 도대체 시간을 꺼꾸로 돌려 놓은 것 같았다. 저게 어떻게 65세 할머니인가? 가슴이 풍만하게 솟아 나았고, 히프가 적당히 탄력을 유지하고 있고 미끈한 피부의 두 다리는 늘씬하였다. 불그스레한 얼굴은 그냥 잡고 키스하고 싶은 충동을 느낄 정도였다. 숨이 막혔다. 갑자기 아래 것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느꼈다. ‘저 여자가 유혹하는 거야. 뭐 야!’ 그는 고개를 돌렸다.
"좀 쉬십시오. 저도 샤워해야 겠습니다."
그는 그리고 샤워 룸으로 들어갔다. 그는 잊어버리고 있었던 욕정이 꿈틀거림을 느꼈다. 그는 비누칠을 하며 온 몸을 비누로 맛사지 하듯 문지르며 정욕의 상태를 체크하였다. 특별한 신체적 문제가 아직 없었으므로 모두가 좋았다. 그는 손바닥에 비누를 바르고 우지를 손으로 자위하듯 문질렀다. 그리고 장 초희의 벗은 몸을 생각하자 곧 발기되었다. 꽤 크고 굵은 우지는 스스로 만져봐도 단단하였다. 그래도 염려는 되었다. 이런 상태가 원만하도록 지속될 수 있을까? 그는 그 동안 제대로 혼자 자위도 하지 못했음을 탓했다. 그건 자존심과 불편의 문제였다. 그 결과가 이렇게 혹 만들어질 상황에 대한 걱정으로 나타난 거다. 절호의 상황에서 자칫 실패나 하면 이번 이 여행은 지옥과 같을 것이다. 그래. 차라리 그런 상황을 만들지 말고 아쉬운 대로 잘 가는 것이 서로를 위하여 좋겠다. 또한 상대는 자신을 믿고 따라 온 한 마리의 가녀린 새 이잖은가? 고이 잘 보살펴 제 집으로 보내 주는 것이 이 나이에 내가 할 도리 이리라.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그는 다시 샤워를 하여 비누물을 씻고 타월로 몸을 닦고 면 추리닝 바지와 그린 색 긴 팔 티 셔츠를 입고 나왔다. 장 초희는 흰 면 티 위에 얇은 흰색 면 잠옷 바지를 입은 그 위에 노스페이스 점퍼를 입고 두 잔의 커피를 탁자에 두고 앉아 있었다. 그녀는 샤워 룸에서 나오는 제임스를 보자 말했다.
"겨울이어서 추워요. 그래서 점퍼를 입었어요. 이리 오셔서 따뜻한 커피 드세요."
"예. 고맙습니다. 밖은 영하 10도 정도 될 겁니다. 캐나다의 겨울은 1월과 2월이 가장 춥고 3월부터 4월까지 겨울 마무리를 하느라 덜 춥지요. 4월 말이 되어야 온타리오 같은 경우는 봄이 시작되고 벤쿠버는 2월부터 서서히 봄이 시작됩니다. 그러나 땅 덩어리가 너무 크고 넓어 각 각 다 다릅니다. 가령, 눈이 오는 곳이 있으면 어떤 다른 곳에는 비가 오고 있는, 그런 경우들이 허다 합니다. 뜨거운 커피가 있어서 좋군요."
그의 앞에서 커피를 마시던 그녀가 그의 눈을 보며 입을 열었다.
"제임스씨, 뭘 물어보고 싶은데요."
그녀는 수줍은 듯 조심스럽게 말하였다.
"예. 가능하면 힘든 것 말고 뭐든 물어보세요."
그가 시원스럽게 말하였다. 그의 음성은 굵으나 부드럽고 참 듣기 좋다고 장 초희는 생각했다.
"왜, 지금까지 혼자 사세요?"
그는 들고 있던 커피 잔을 놓고 바로 앉아 장 초희를 봤다. 그 동안은 무의식적으로 보았던 함께 가야 할 장 초희를 이제서야 더욱 자세히 그녀를 볼 수 있었다. 눈과 코 그리고 입이 바로 제 자리에 잘 자리하고 있었다. 눈가에 약간 주름이 져 있었다. 그 외는 어젯밤 호텔 데스크에서 일하던 쏘니아가 본 것 같이 작은 얼굴이 사랑스러웠다. 그녀가 “You are a so beautiful lady, thank you so much.” 라 고 말하며 호감을 보여 주었거든. 그는 눈을 아래로 내려 그녀의 가슴을 봤다. 가슴을 가린 점퍼가 볼록하니 솟아 있었다. 그녀가 눈치채고 본능적으로 가슴에 손을 대였다 내렸다.
"결혼은 여성을 만나면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영육에 깊이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살아도 후회 없을 것이다 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은 일에 바빴고 사느라 바쁘다 보니 그런 사람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세월은 훨씬 빨리 흘러 가 버리더군요. 나이가 좀 들어서는 여자를 보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는데, 더욱 사람을 만나기 어려웠고… 그래서 이제는 포기했습니다."
그는 말을 마치고 커피 잔을 들고 눈 쌓인 베란다로 나갔다. 추울 텐데 그는 담배를 꺼내 입에 물었다. 장 초희는 안타까운 마음에 부츠를 신고 나가 옆에 섰다. 그는 눈 오는 숲 속을 바라보며 담배 연기를 내 뿜고 있었다. 그녀는 그의 옆에 서서 말없이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다행히 바람은 불지 않았다. 캐나다는 어디에서 든 바람이 불지 않으면 날씨가 좋다.
그의 모습이 그녀에게는 큰 산 같았다. 그러나 너무도 초라하고 약해 보였다. 그때서야 그가 눈을 돌려 옆에 선 장 초희를 봤다.
"어이쿠, 추운데 밖에..."
그는 놀라며 담배를 던지고는 그녀를 큰 팔로 당겨 가슴에 안았다. 그는 슬리퍼를 신었다. 눈은 슬리퍼를 덮을 정도였다.
"아~ 제임스. 가슴이 따뜻해요. 이대로 있고 싶어요."
그가 더 힘껏 안았다. 그는 가슴 외에는 그녀를 덮어 줄 어떤 것도 없었다.
"안돼요. 추워서 감기 들어요. 들어 갑시다."
그는 말하며 그녀를 두 팔로 들어 안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몸을 그에게 맡겼다. 그는 실내로 들어가 침대 앞에 서게 하고는 부츠를 벗기고 두 손바닥으로 발가락과 발과 다리를 비비고 주물렀다. 그리고 허벅지를 감싸고 맛사지 하듯 비벼 대였다. 그녀 장 초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손바닥이 점퍼 밑자락으로 들어와 허리와 히프를 주무르자 그만 참았던 신음이 터졌다.
"으아하학~ 제가... 몸이 이상해요. 아아아~"
그렇다. 그가 의식적이든 본능적이든 주무르며 비벼 대는 맛사지에 잠자던 성욕이 눈을 뜨고 피부가 살아 움직이며 흥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는 멈칫하며 손 놀림을 멈추고 그녀를 침대에 앉게 한 후 돌아 가서 커피포트 안의 뜨거운 물을 가져왔다.
"자, 좀 마셔보십시오. 속이 따뜻할 겁니다. 언제 나오셨어요? 추운데 그렇게 서 계시면 감기 듭니다."
멍하게 앉아 있던 장 초희는 간절한 눈빛으로 그를 올려 봤다.
"어서 좀 드십시오. 추위가 다 사라질 겁니다."
저 사람, 바보 아니야. 이런 상황에 추위 걱정을 하다니. 그리고 말투가 문제야. '했습니다' '하십시요' 가 뭐 야. 그것부터 고치게 해야겠어. 그러나 장 초희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것인지 감을 잡지 못하였다. 그녀는 앞에 서서 기다리는 그를 보며 한 모금 마셨다. 더운 물이 가슴속으로 내려가니 온 몸이 따뜻해 졌다.
"아~ 따뜻해요. 그런데 몸이 춥고 떨려요."
첫댓글 장문의글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