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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2023년 07월 28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하반기 부실채권(NPL, Non Performing Loan)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NPL시장은 부동산 PF 사태로 올 초까지만 해도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정부의 유동성 공급으로 대부분 PF의 만기가 연장되면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국 방침으로 PF 투자분을 안고가야 하는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NCR(순자본비율) 등 건전성 규제를 맞추기 위해 부채를 털어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아파트 NPL과 같이 상품성이 좋은 매물 위주로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이파트너스자산운용은 지난달 ‘IPARTNERS SS NPL 38호’를 설정했다. 올 3월 ‘IPARTNERS SS NPL’ 시리즈 36호와 37호를 설정한 데 이어 신규 펀드 출시에 성공했다. 현재 추가적으로 39호 펀드의 출시도 준비중에 있다.
이지스자산운용도 지난 6월 ‘이지스 천호스페셜시츄에이션 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을 60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이 펀드는 강동구 오피스텔 개발사업 담보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으로 일종의 NPL 펀드다. 앞선 4월에도 NPL펀드인 ‘이지스 카스퀘어NPL 펀드’를 410억원 규모로 설정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지난 3월 ‘미래에셋LW선순위NPL’을 지난 3월 설정한 바 있다.
NPL펀드는 올초부터 업계에서 호황을 예상했다. 부실채권을 싸게 담아 수익을 내는 만큼 불황에 인기가 많아지는 투자처다. 작년 급격한 금리인상에 경기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NPL 시장도 들썩였다. 특히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로 부동산 PF 대출에 문제가 생기면서 부도가 나는 매물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상반기 중에는 이렇다 할 매물이 없었다. 올 초 정부 주도로 PF 연쇄 부실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부실 PF에 자금을 공급하면서 사실상 대출 만기가 대부분 연장됐고, 부동산 부실채권도 시장에 나오지 못하고 일단 유보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PF가 틀어막힌 기간이 길어지면서 하반기에는 양질이 매물이 나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증권사와 같은 금융투자사는 건전성 규제를 적용받는데, 가장 큰 지표가 순자본비율인 NCR이다. NCR은 영업용 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뺀 값으로, 증권사가 위험 수준보다 얼마나 많은 자본을 가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해부터 부동산 PF 위험도가 급증하면서 증권사들의 건전성 지표도 악화됐다.
업계 관계자는 “부실화된 부동산 PF를 부도를 내지도 못하고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며 “건전성 지표 유지를 위해서는 가지고 있는 부채를 털어내거나, 자본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최근 자본성채권을 발행하거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등 자본 확충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증권은 지난달 6년 만기 후순위채를 발행해 2100억원을 조달했다. 한국투자증권 또한 지난달 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한 바 있다.
NPL 업계에서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하반기 중 매물이 출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시장에서 상품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아파트 NPL과 같은 매물이 대표적이다. 아파트 담보대출 채권을 매입해 경매절차를 진행하고, 낙찰되면 배당금을 받는 방식의 상품이다. 1순위 채권이라면 LTV가 50~70% 정도만 되더라도 시세 하락과 상관없이 원금과 배당을 모두 챙길 수 있어 안전한 상품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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