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어제 졸업식을 하고 있는데 급한 연락이 왔습니다.
고등학교 동창의 부친상을 알리는 부고 였는데
퇴근하지 않으면 문자메세지를 다른 친구들에게 넣을 수도 없어서 마음이 급해졌네요.
이렇게 날씨가 갑자기 바뀌는 철에는 어르신들의 건강이 걱정됩니다.
어제 처럼 부고가 늘어나거든요.
오늘은 상가, 상갓집을 알아보겠습니다.
"사람이 죽어 장례를 치르는 집"을 '상가'라고 합니다.
이 '상가'뒤에 흔히 '집'을 붙여 '상갓집'이라고도 합니다.
그러나 상가(喪家)가 죽을 상 자에 집 가 자 이므로,
상가 뒤에 집을 붙이면 겹말이 됩니다.
틀린 말입니다.
우리 말은 참 재밌습니다.
'상가집'이나 '상갓집'은 분명히 틀린 말인데,
사람들이 많이 쓰기 때문에 표준어로 봤습니다.
'상갓집'은 바른말입니다. 표준어로 사전에 올라있는 낱말입니다.
이렇게 겹말이면서 사전에 오른 낱말은
처갓집, 외갓집, 상갓집, 초가집, 생일날, 고목나무, 포승줄, 국화꽃, 매화꽃, 해안가, 단발머리
따위입니다.
이런 낱말은 처가, 외가, 상가, 초가, 생일, 고목, 포승, 국화, 매화, 해안, 단발로 써도 됩니다.
재밌는 것은
이렇게 사람들이 자주 쓴다고 해서 표준말로 사전에 오른 낱말은 한 낱말로 봐서 붙여 쓰지만,
그렇지 못한 억울한 낱말도 있습니다.
국화꽃이나 매화꽃은 한 낱말로 사전에 올라 있지만,
나라 꽃이라는 '무궁화꽃'은 사전에 없습니다. 그래서 '무궁화 꽃'이라고 띄어 써야 합니다.
한 낱말이 아니니 띄어 써야죠.
글이나 말은 군더더기 없이 깨끗한 게 좋습니다.
짧고 쉬운 글이나 말이 뜻을 전달하는 데 훨씬 좋습니다.
상갓집이 사전에 올라 있으니 쓰면 안 된다고 할 수도 없지만,
그래도 '상갓집'보다는 '상가'가 훨씬 깔끔하지 않나요?
부음을 전해들었으니 저도 오늘 오후에 문상을 다녀와야 하겠네요.
고맙습니다.
-우리말123^*^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