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지역에서 가장 큰 베트남 사찰 보현선사(普賢禪寺)
/ 만화(漫華)
해마다 5월이면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기념하는 비사카 대회가 여러 곳에서 열린다. 2003년에는 서북미 지역인 시애틀, 타코마, 포틀랜드 지역의 여러 나라 불교인들이 합동으로 비사카 대회를 하였고, 보스톤 지역에서도 대만계 이파스님과 베트남계 팃 티엔 휴 스님이 중심이 되어 여러 나라가 5월 10일 비사카 대회를 하였다. 이 행사는 아주 성공적으로 치뤄졌는데 행사가 끝나고 여러 사람들로부터 베트남계 사찰에 대한 이야기가 들려왔다. 이 사찰이 보스톤 지역에서 가장 신도수가 많은 사찰이고 이번 부처님 오신 날 행사에서도 신도들을 3천명을 동원할 수 있다고 하여 다른 사람들이 너무 많아 곤란하다고 만류하여 300여 명이 참석하였다고 한다. 어쨌든 백인 불교신자들이 많은 지역인 보스톤에 아시아계 불교신자들이 최근에 많이 증가하는 현상으로 생각되면서 이 지역의 불교 발전을 선도하는 베트남 사원 Buddhist Center of New England, Pho Thien Meditation Temple(보현선사, 普賢禪寺)을 찾아갔다.
보스턴 근교 브레인트리(Braintree) 퀸시(Quincy)의 큰 길가에 자리한 베트남 사원 보현선사(普賢禪寺)는 법당 내부 구조가 특이하다.
동자승의 안내로 대웅전인 주불당에 들어서니 사면으로 둘려 석가모니부처님 상이 있고, 그 주변을 돌아가며 채색을 한 여러 보살상이 있는데, 마치 하늘로 통하는 듯 서 있는 기둥을 돌아가며 둥그렇게 된 불단에 모셔진 불상 위에 천장에는 하늘이 바로 보이도록 창문이 배열되어 있다. 벽면이 원통형으로 둥그렇게 되어있는데 벽면을 돌아가며 방들이 있다. 방에는 침대가 3~4 개씩 있고, 두 방 사이에 하나씩(각 방에서 다 통할 수 있도록) 간단한 세면대와 화장실이 붙은 약 20여 개의 방이 있는데, 이 모든 방문이 열려 있어서 그 안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침상은 곧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게 침구 등이 준비되어 있었으나 특별히 옷가지라든가 생활용품이 눈에 띄지는 않는다.
후면의 방과 방 사이 빈 공간은 명부전인 듯, 역시 채색된 지장보살을 모시고 여러 사람의 사진과 이름이 붙어있는데, 지장보살님의 피부색이 갈색으로 칠해 있는 것이 이채롭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서성이는데, 주지스님 팃 티엔 휴(Thich Thien Hue) 스님이 들어오시며 로우드 아일랜드 라오스 절에서 법회를 주재하고 오시느라 약속 시간에 맞추지 못했다고 사과하시며 우리를 회의실로 안내하신다.
올해 45세이신 팃 티엔 휴 스님은 고향인 월남의 달랏이라는 고장에서 7세 때 출가하여, 사이공에서 성장하고 1983년 사이공의 승가대학을 졸업하였다. 1981년에는 틱낫한 스님과 같은 소속의 종단에서 고승으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1985년, 월남이 패망하자 월맹정부의 종교에 대한 탄압 때문에 스님은 월남을 떠나 4년간 중국의 난민 수용소 생활을 하던 끝에 미국에 불교를 포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믿어 1989년 도미했다.
처음 미국에 닿은 곳은 버지니아. 그곳에서 몇 달 지내다가 오레곤(Oregon)주 포틀랜드로 건너가 낮에는 재봉틀 수리공으로 일하며 밤에는 스님으로서 수도하고 포교하는 생활을 7년간 계속하여 저축한 돈으로 아이다호(Idaho)에 작은 사찰을 세웠다.
불사는 대가없이 주는 것이다
다시 원을 세워 1993년 매사추세츠로 옮기면서 아이다호의 사찰은 뜻 있는 다른 스님께 넘겼다. 그 사찰을 다른 스님께 팔았다는 뜻으로 알아들은 나에게 스님은 오히려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부처님은 가르침은 “그냥 주는 것”이 아니냐고 한다.
보스턴 근교 Worce Ster라는 곳에 다시 사원을 건립하여 7년간 포교하다가 비구니스님들의 수도원으로 사용하도록 역시 대가 없이 인계한 후 현재의 사찰을 건립할 계획을 세웠다.
지금 사찰 건물은 수십 년간 양로원으로 사용되었던 건물이다. 그제야 그 사찰의 특이한 구조에 대한 의문이 풀린다. 스님은 여기 덧붙인다. “원을 세우면 이루어지는 법이지요. 제가 월남에서 다닌 승가대학 건물의 구조가 바로 이렇게 생겼어요. 법당 둘레로 스님이나 수행인들이 기거하는 방이 여러 개 있었어요. 항상 그 승가대학의 구조를 머리에 떠올렸었는데 이 건물을 처음 보았을 때 내가 생각한 그대로의 모습이 나의 눈앞에 있는 것이 아닙니까. 더욱이 불상 위의 천장에 하늘을 향해 창을 내고싶다는 생각을 늘 했었는데, 내가 마음에 그렸던 그대로 내 앞에 놓여 있었던 거예요.”
이 양로원이 문을 닫은 것은 5년 전, 어쩐 일인지 팔려고 내놓은 지 2년이 넘도록 나가지 않아 주변의 잡초가 우거진 채 방치되어 있었는데, 주인이 당시 팔려고 내놓은 가격은 250만 달러였다. 이 건물이 위치한 퀸시(Quincy)의 거리는 매사추세츠 주 중류층이 사는 깨끗한 주택가이고, 1.3에이커 대지에 2만 6천 Sq. Ft 건평인 이 건물에 대해 주인이 내놓은 가격에는 무리가 없는 것이었다.
스님이 이 건물을 구입하고자 했을 때, 이 건물 주인은 선뜻 60만 달러의 가격을 제안했다. 물론 다른 사람에게는 250만 달러의 가격을 받아야 팔 것이었지만, 이 주인이 그 동안 팃 티엔 휴 스님이 매사추세츠에 온 이래 꾸준히 교도소를 방문하여 갱단의 일원을 선도하며, 여러 복지 사업에 종사하여 온 줄을 아는 터라 이러한 파격적인 배려를 한 것이다.
물론 당시 스님이 가지고 있는 현금은 없었으나 단 시일 내에 건물을 구입할 수 있는 불사금이 모여서 2년 전 이 보현선사의 문이 열리게 된 것이다. 이 사찰은 (미 동부에서) 현재 가장 규모가 큰 베트남 사찰이다.
팃 티엔 휴 스님이 이 지역에 이러한 사찰을 설립하려는 원을 세우게 된 것은 보스턴 지역이 교육의 중심지이며, 따라서 베트남계 학생이 많이 공부하러 오는 곳이여, 베트남 이민이 3만 명이 넘는데도 베트남 사찰의 활동이 충분하지 않은데, 그 까닭은 대부분 사찰이 기존의 개인 주택을 개조한 소규모여서 활동 공간 등이 여의치 않음을 안타깝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교는 큰 종교가 아닙니까. 이런 큰 종교의 모습을 미국에 심고 모든 사람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리고 싶습니다.”
현재 보현선사의 신도 수는 2,500 가구정도, 일요일 법회에는 약 100명 정도 참가하는데 특별한 축일 같은 때는 800명에서 1,200명의 신도가 한 번에 모인다. 이들 대부분은 베트남 사람들인데, 약 20~30명을 미얀마, 티벳, 중국, 스리랑카, 네팔에서 온 사람들이며 미국인 서너 명 정도이다.
매일 저녁 7시에 기도 모임 외에도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는 누구에게나 사찰이 개방되어 있다.
일요일 정기 법회는 11시에서 1시까지, 1시에서 2시까지는 순 채식의 점심공양이 제공된다. 2시부터 5시까지 세 시간 동안은 약 50명에서 100명에 이르는 청소년을 위한 시간인데, 스님이 직접 지도하며, 이 시간 동안 불교공부와 미국에서 이민자로서의 성공하는 길을 서로 나누기도 하며, 사찰에 행사가 있을 때는 행사 준비를 하기도 하고 베트남의 민속춤과 노래를 배우는 시간이다. 곧 이 건물을 공부하는 장소로 사용할 수 있는 허가가 시에서 나오면, 영어 교실과 시민권 공부 교실도 운영할 계획이라고 한다.
팃 티엔 휴 스님은 국제 불교 연대활동에도 관심이 깊다. 올해 5월 10일 처음으로 대만스님인 이파 스님이 주관하여 보스턴 근교의 사찰이 연합하여 부처님 오신 날 행사를 했는데 아주 성공적이었다고 한다. 팃 티엔 휴 스님은 이러한 각국 나라의 합동행사에 적극 후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이 행사가 2~3년 내에 참여하는 사람이 1~2만 명이 되도록 하는 것이 스님의 원이다. 내년에는 이 행사를 태국사찰이 주도하게 되어있다. “우선은 다른 사찰이 주도하게 하고 나는 후원을 하고 싶어요. 내가 먼저 주도하고 나서면 다른 사찰에서 참여하는 의식이 적어질까 걱정되기 때문에 나는 우선은 뒤에서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형식으로 참여하고 싶습니다.”
기독교가 주 종교인 이 나라에 사는 우리 이민자 불자들이 크리스마스 같은 기독교의 종교축일 등을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인식시켜야 하겠냐는 질문에 스님은 “불교는 종교가 아닙니다”라고 답한다. “불교는 종교가 아니고 깨어있는 삶 자체입니다. 불교는 우리 내면의 지혜, 즉 불성을 찾도록 하는 것이지요. 각자의 문화와 종교를 그대로 유지한 채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불교’라는 것을 들려고 세상에 오신 것이 아니지요. 다만 인간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 하신 것이지요.”
스님은 미국에 있는 불교계 출가자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한다. 미국(특히 타민족 이민자들의) 불교 출가자들은 종교인일 뿐 아니라 신도와 그 지역 사회의 상담자요, 지도자의 역할에 균형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러므로 경전에서도 말하듯이 시대와 사람에 따라 맞는 방편을 사용해야 한다. 미국에서 자라는 2세대에게 부처님을 먼저 가르치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이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르치기 위해서는 부모님이나 어른들에 대한 공경심을 먼저 가르쳐야 한다.
현재 보현선원에는 합하여 200∼3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60개의 방이 있어서 필요한 이에게 언제나 무료로 제공된다. 수행하러 오는 사람, 부부간의 불화로 임시 갈 데가 없는 사람 모두 와서 기거하여 부처님 곁에서 기도할 수 있다.
오는 8월 8일부터 12일까지 약 400명의 미국인 불자들이 4일간 그들의 스승인 티벳 스님을 모시고 수행을 하는데, 보현선원에서는 선뜻 장소 제공을 했다. 물론 돈으로 계산되는 대가는 없이.
스님은 주지스님이신 틱 티엔 휴 스님 한 분이며 4명의 제자(그 중 가장 어린이는 7세의 소녀이다.)가 이 사찰에 상주한다. 그러나 주말에는 여러 명의 자원 봉사자들이 사찰 일을 돌본다.
보현선원의 운영은 생각보다는 조직적이지 못했다. 인력도 별로 없어 보였다. 앞으로 보현사가 보스톤 지역의 선도하는 사찰이 되기 위해서는 좀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일하는 조직적인 사찰이 되기를 부처님 전에 기원한다.
[2003년 8월 158호]
첫댓글 그 지역의 상담자라는 말에 귀가 쫏깃 합니다. 한국 불교의 단점은 그 지역과 연결을 못하는데서 불교의 뿌리가 항상 흔들리고 있습니다. 일본 불교는 그 지역의 모든 인생과 생활 문제를 상담해 줍니다. 경혼, 인생, 장례, 같은 것, 그래 지역과 밀착된 불교가 뿌리를 내립니다.
목사들의 장점은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하여 많은 노력을 합니다 (공*사익을 위해)
좋은 소식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훌륭하신 스님께 삼보의 예로 삼배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