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 眼 視
白 : 흰 백 眼 : 눈 안 視 : 볼 시 (흰자위를 보이며 흘겨보다 / 상대를 무시하는 듯한 눈빛)
완적(阮籍)은 삼국시대 위나라 출신 사상가이자 문학가다. 호탕하고 무엇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했다. 술을 마시고 시를 읊었던 현사(賢士) 죽림칠현(竹林七賢) 중 한 사람으로, 관료 생활을 했지만 권력과의 밀착을 경계했고 은자(隱者)적 삶을 추구했다. 완적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혜희란 자가 조문을 갔다. 그런데 완적이 반기지도 않을뿐더러 오히려 ‘흰자위를 보이며 무시(白眼視)’했다. 혜희는 그런 멸시에 언짢았지만 영정 앞이라 절만 하고 돌아갔다. 혜희가 동생인 혜강에게 완적이 무례하고 오만하다며 있었던 일을 얘기하자 혜강이 말했다. “완적이 원래 그렇습니다. 공명(功名)이나 이익을 중시하는 사람을 무시하지요. 그런 사람이다 싶으면 그는 흰자위로 홀대합니다.” 혜강이 술 한 동이와 거문고를 들고 조문하러 갔을 땐, 완적이 아주 다정한 기색, 푸른 눈(淸眼)으로 그를 맞았다. 역시 죽림칠현의 한 사람이었던 혜강을 따뜻하게 환대하였지만 혜희는 세속적이라고 여겨 홀대한 것이다. 진서(晉書)에 나오는 얘기다.
백안시(白眼視)는 어떤 행동이나 사람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을 정도로 미워하는 눈초리를 이른다. 백안(白眼)이라고도 한다. 반대로 청안(靑眼)은 좋은 마음으로 기쁘게 바라본다는 뜻이다.
부처는 “가진 게 없어 베풀지 못한다”고 하소연하는 제자에게 ‘아무리 없어도 베풀 수 있는 일곱 가지(無財七施)가 있다고 했다. 그 첫째가 화안시(和顔施)로, 얼굴에 화색을 띠고 환한 얼굴로 대하는 것이다. 나머지는 따뜻한 말로 베푸는 언사시(言辭施), 진심으로 대하는 심시(心施),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는 안시(眼施 ), 몸으로 베푸는 신시(身施), 남에게 좋은 자리를 내어주는 상좌시(上座施), 상대 마음을 헤아리는 찰시(察施)다.
눈빛과 얼굴빛은 말보다 진심을 더 담는다.
출처 : 진서(晉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