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만난 김곽년은 친구는 아니다. 어느 날 비서실 미스 임 이야길 들어보니, 미스 리 이야기다. 요즘 어떤 남자가 따라다닌다고 해서 미스 리더러 어떤 남자냐 물어보니, 덩치가 커서 징거럽다는 소리만 한다. 곁에서 미스 임이 세무서 직원이라길래, 그럼 내가 면접 봐줄테니 데려오라 했다. 토요일 오후 비서실에 불러 만나보니, 얼굴 잘 생기고 덩치가 나보다 크다. 취미가 뭐냐 물어보니, 바둑 1급이고, 기타 치면서 노래 할 줄 안다고 했다. 나는 바둑 3급이고, 기타 반주 하면서 노래 할 줄 모른다. 그래 이놈 봐라 싶어 몇가지 물어보니, 재벌 회사 비서실에 와도 전혀 주눅 들지않는 태도가 믿음직해 보였다.
세무서 직원이면 집사람 밥 굶길 일 없다. 그래 미스 리더러, 내가 사원 채용 3차 면접하는 사람인데, 이 정도면 80점 청년이니 만나라고 했더니, 얼마 후 둘이 결혼했다. 그런데 선물 들고 비서실에 인사차 왔길래 회장님 댁에도 가라 했더니 거기도 간 모양이다. 보통 회사 부장급도 회장댁은 가기 무서워 한다.
그런 며칠 뒤 녀석이 날 공략하기 시작했다. 우선 퇴근 후 만나면 양주 한 병 개봉했다. 사업은 술이 이 정도 들어가야 익어간다. 양주는 일주일에 두 번 개봉하고, 한 달 지나더니 어느 새 호칭은 실장님에서 형님으로 바뀌었다. 그러면서 제조업은 비자금을 만들수 없고, 건설회사라야 비자금 조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형님이 회장님한테 건설업 허락만 받아오면 그 다음은 자기가 처리한다는 것이다. 건설회사로 경리는 자기 맡고 책임지고 비자금 만들어 회장님께 바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세무서 직원이라 그쪽 일 알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