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2일(월) ... 남한산성 종주산행
등산코스 : 은고개 -> 벌봉 -> 북문 -> 서문 -> 수어장대 (청량산) -> 남문 -> 검단산 -> 망덕산 -> 이배재 고개 (15.5km, 7h)
< 고즈녁하고 완만한 남한산성 종주 길을 걷다 >
서울 남동부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산행지는 남한산성이다. 산성 자체도 휼륭한 산행지이지만 도립공원 내에 금암산과 연주봉, 검단산, 망덕산 등 작은 산들이 아기자기한 능선으로 이어져 있어 '산성을 이어 돌기' 하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산행을 이을 수 있다.
도로가 난 은고개는 넓은 삼거리다. '은고개'란 이름은 엄미리라는 지명에서 유래됐는데, 엄미리의 '엄'자를 따서 엄고개로 불리다가 은고개로 변한 것이라고 한다.
지맥 구간이라 전체적으로 유순한 오르막과 내리막이 이어진다. 은고개 삼거리 교차로신문사 건물과 만두집 사이에 검단지맥길 입구가 있다.
등산로 초입은 지맥구간답게 나뭇가지에는 선답자들의 표지기가 여러개 달려 있다. 왼쪽 산기슭의 돌계단을 올라 무덤을 지나면 밧줄 난간이 설치된 계단이 나왔다.
처음부터 조금 가파른 길이 시작된다. 출발해서 약 20분 정도 걸으니 엄미리 계곡에서 올라오는 첫 삼거리에 도착했다. 10여분 더 걸으면 철탑을 지나고 바로 조망이 터지며 엄미리 마을이 살짝 보인다.
그늘진 숲길을 30여분 더 걸으면 엄미리 계곡에서 올라오는 두번째 갈림길을 만나고, 10분정도 더 걸으면 엄미리 계곡에서 올라오는 세번째 갈림길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벌봉까지는 1.3km 남았다.
벌봉까지는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길이 잘 정비되어 있고 이정표도 많아서 길을 잃을 염려는 없었다. 커다란 활엽수 나무들이 우거진 황토 숲길을 계속 걸었다.
갈림길에서 30분정도 걸으니 은고개 갈림길에서 산성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정표는 왼쪽으로 한봉 1.1km, 우측으로는 벌봉 0.4km 가리키고 있었다..
벌봉은 암문 밖에서 이 바위를 보면 벌처럼 생겼다하여 벌봉이라 한다. 병자호란 때 청태종이 정기가 서려 있는 벌봉을 깨뜨려야 산성을 함락 시킬 수 있다하여 이 바위를 깨뜨리고 산성을 굴복 시켰다는 전설이 있다.
벌봉 정상(512m)에 섰다. 서쪽 멀리 중계소가 있는 검단산이 보이고, 잠실 롯데월드타워가 웅장하게 보이고, 북으로는 하남시가 한눈에 들어오며 눈앞에는 푸른 한강이 흐르고, 그 뒤쪽으로는 하남 검단산, 예봉산 능선도 보인다.
벌봉에서 길을 잘 찾아야 한다. 위례둘레길 코스를 알리는 이정표가 있는데 이 길로 가지말고 반대편의 동장대터, 좌익문(동문)이라고 표시된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 10분정도 걸으면 봉암성에 도착한다.
남한산성은 단순히 하나의 성곽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본성, 봉암성, 한봉성, 신남성과 5개의 옹성으로 이루어진 복잡한 구조이다. 이중에서 봉암성은 본성의 동쪽인 동장대 부근에서 북동쪽의 능선을 따라 벌봉 일대를 포괄하여 쌓은 외성이다.
서쪽 방향으로 성곽을 따라 북문으로 향한다. 성 안쪽과 바깥쪽에 걷기 편한 길이 있다. 안쪽이 걷기에는 더 좋다. 바깥쪽은 한적한 오솔길 분위기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은 주로 서문, 남문 쪽을 걷기 때문에 벌봉에서 북문까지는 한적하다. 봉암성에서 북문까지는 천천히 걸어서 50분정도 걸렸다.
보통 주말 산행시에 북문을 지나면서 부터는 등산객이 조금씩 많아지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서문으로 향하는데 서문 쪽이 볼거리가 더 많고 조망도 더 좋기 때문이다. 오늘은 월요일인데도 사람들이 많았다.
북문에서 서문에 15분정도 걸려 도착했다. 멀리 청계산, 관악산, 북한산, 도봉산이 파노라마로 조망된다. 또 제2롯데월드 타워가 서울의 확실한 랜드마크로서 보이는 조망이 더 의미있어 보였다.
서문에서 수어장대는 0.6km이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수어장대는 웅장한 역사적 건물임을 자랑하고 있다.
청량산 수어장대(497m)를 지나 남문에 닿으면 산성 걷기도 막바지에 이른다. 남문 밖으로 나와 보호수가 있는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성남누비길 - 검단산' 이정표를 보고 다시 검단산 - 망덕산을 향해 산행을 시작했다. 숲으로 난 길을 조금 가다가 편한 아스팔트길과 만나서 걸어가야 한다.
성벽을 왼쪽에 두고 걷다가 정자(검단산 2.0km)를 지나면 좁은 포장도로와 만난다.
이 포장길을 따라 가다가 오른쪽 산길로 들어가는 지점이 있는데 이 길을 무심코 따라 가다가는 검단산 서쪽 능선을 따라 성남 황송공원으로 하산하거나 한 시간 정도되는 거리를 빙 돌아 검단산 정상으로 가게 되니 2km 포장도로를 계속 걸어가야 검단산에 도착한다.
오른쪽 통신 안테나가 있는 곳이 검단산정상(537m) 이지만 통제구역이다. 검단산에는 공군부대가 있어 산 기슭에는 옛날 지뢰매설 지대임을 알리는 경고판이 있었다. 정상까지 갔으나 신남성이라는 표석만 있고 신남성은 중계소 안에 있어 철문으로 굳게 닫혀 있었다.
'성남누비길' 이정표를 따라 계속 남쪽으로 내려오면 망덕산에 이른다. 망덕산(500m)은 정상석 하나만 덩그러니 놓인 길 도중의 쉼터이다. 산성 구경을 여유있게 하면서 걷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다. 걸음을 서둘러 이배재 형제봉을 지나 이배재 고개까지 계속 걸어 내려왔다.
이배재 고개는 옛날 경상도, 충청도 선비들이 과거를 보고자 한양으로 가는 마지막 고개로 정상에 이르면 서울이 보이므로 한양에 도착하였다고 임금님에게 절하고 나서 고향의 부모님에게 절하였다. 두번 절한 고개라 하여 이배재 고개라고 한다.
< 교통편 >
천호역에서 13번, 13-2번 버스를 타면 은고개입구 정류장 까지 갈 수 있다. 교차로신문사 까지는 50m정도 거리다. 1시간 10분정도 걸린다.
이배제로 하산한 후 다시 은고개로 가려면 성남에서 오는 3-1, 31-3, 500-5, 31-2번 버스를 타고 광주시로 가 13번 버스를 타면 된다. 1시간 10분정도 걸린다.
택시를 타면 14km 정도 거리에 13,000원 정도 나온다.
< 6월의 노래 >
나는 여름을 좋아하는가 보다
이렇게 성숙한
6월 숲속에 들어가
피톤치드 흠뻑 들이마시고
바위에 홀로 앉아
불어오는 솔바람 맞으며
깊은 생각에 잠겨본다
바람은 햇살을 담고 불어온다
새소리에 숲이 열리면
솔 향기 물씬 풍기는
역사의 애환이 서린
성곽 길을 따라 걸어가면서
나무 가지에 앉은 한 마리 새 처럼
자유와 사랑의 마음으로
6월을 노래한다
첫댓글 남한산성 산행을 이렇게도 할 수 있군요.
역사와 자연이 어우러져 있는
산길이 고즈넉하고 좋습니다.
너무 멋진 코스임.. 추천합니다.
슬픈 역사가 전해주는 느낌을 간직한채 잘 조성된 아름다운 길을 걷다보면 무념 무상의 시간이 될거같아요.
걷기좋은 길에 추천된 이유를 알겠지요. 숲속의 평온한 모습, 같이 느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