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상 3163
대체 얼마큼이나
당신은 이 게임을 하고 계시나요?
그 누가 감추어진 신비를 알 수 있을까요?
당신은 릴라로 춤을 추시는군요
그리고 모두를 똑같이 춤추게 하시네요
시작도 없는 과거로부터
개체로, 전체로 진동하며
당신 스스로 이념의 흐름에 나오셨어요
주여, 이 개체심이, 내 힘으로 어떻게 당신을 알 수가 있을까요?
나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당신이 주신 힘으로
그냥 일해나가겠어요
바바
100주년 컨퍼런스에서 디디와 함께 당신의 기록영화를 보았어요
10월은 당신이 이 세상을 하직하신 달이기도 하고
키르탄을 주시기도 한 달이고, 또한 먼지 같은 샨티가 태어난 달이기도 합니다.
거의 아는 내용이었지만 보다 생생한, 마지막 떠나는 당신의 모습에서 눈물이 약간 찔끔거렸어요.
그런데 또 나의 묵어있는 부정성이 올라왔어요.
영화를 보니 당신의 역사는 오직 투쟁의 역사이네요.
끝까지 투쟁만 하시다가 가신 분
부인이 일부 제자들까지 데리고 떠나고 더구나 당신을 음해하려고 하기까지 했던 스토리에 나는 질렸어요.
만약 모든 것이 당신의 드라마라면
가장 가까운 부인까지 당신의 적이 되어버리고 싸워야 하는 드라마를 만드셔야만 했나요?
샨띠는 싸움을 가장 싫어하는 미약한 평화주의자
나같은 평화주의자가 어찌하여 당신같은 싸움꾼 스승을 만나는 팔자가 되어버렸을까요?
나는 약간의 절망감과 함께
디디에게 투덜거렸지요.
“싸우고, 죽어가고, 고통당하고, 걸핏하면 갈라서고... 심지어 부인까지! 전형적인 사이비 종교 막장 드라마네”
디디는 나의 막말에 마음이 상한 듯했지요
당신도 알다시피 나는 2차 세계대전이 종결되고 가장 잔인한 전쟁 중의 하나라는 6.25 전쟁 중에 태어나 너무 달라 매일 싸우는 부모 아래 자랐고
진보와 보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세대, 성별, 생존, 경쟁이라는 투쟁을 겪어오면서
정말이지 서로 싸우는 것이 제일 싫었지요.
매번 싸움은 내게 극심한 공포를 느끼게 했어요.
싸움이 이리 지긋지긋한데 어찌 평생의 스승마져 싸움꾼인가 싶어 당신을 외면하고 싶었어요.
마음의 평화를 찾기 위해 이런 세상을 초월하는 인도의 영성을 뒤지다가
굳이 만난 것이 바로 바바 당신인 것은 나의 삼스카라때문일까요?
아니면 인과응보도 성장해가는 것을 도와주는 신의 은총이라는 당신 경전의 말처럼
당신의 은혜인가요?
아침에 명상을 하다가 돌아보건대 내가 별로 달라진 것도 없고 오래 AM근처에 배회하는 것조차 부질없어 당신 사진을 떼어내 버리고
‘이 삶이 꿈’일 뿐이라는 불교, 절대 전쟁을 일으키지 않고 행동보다는 바라봄이나 멈춤, 화두를 강조하는 불교 쪽에서 마음의 평안이나 찾는 것이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까지 했지요.
그래도 오래 걸어둔 당신의 사진을 떼어내고 보니 왠지 허전해서
다시 걸면서 중얼거렸어요.
“바바, 이제 삶을 마감할 시간인데 ’모두를 사랑하라.‘ 당신의 가르침은 눈꼽만치도 실현하지 못했고 아직 욕망과 두려움에 휘둘리고 오랜 관성과 버릇은 무엇하나 고쳐보지 못하고
그렇다고 순진하게 믿음도 갖지 못하고 애초 의지나 노력과도 무관한 나.
이러다 병과 죽음을 맞으면 무슨 힘으로 버티나요?“
물론 당신은 아무런 대답도 없으셨지요.
나는 심란할 때는 유튜브나 텔레비전을 멍하게 보지요
그도 심심하여 프상을 번역하다가 오늘 이 3163번과 마주합니다.
먼지 같은 나, 싸움꾼인 당신을 왜 만나게 되었는지 누가 알겠어요?
우리는 왜 이렇게 ’오징어 게임‘같은 게임판에 들어오게 되었는지 알길이 없네요
기독교의 말대로 원죄가 많아서인지
모든 것이 ”괴로움“이라는 불교처럼 전생의 업보에 의한 것인지 알 수가 없어요.
다만 이 물질 세상이라는 게임판이 감방인 것만은 확실한 것 같아요
당신은 ”모든 투쟁은 해방(Liberate)하기 위해서“라고 하셨지요.
그래도 ”해방“이라는 말은 그럴 듯 하네요.
당신은 100주년, 나는 72 주년,
당신은 하늘이고 나는 땅의 먼지
디디는 하늘인 당신(니르구나 브라마)이 우리를 위해 이 땅에 내려오셨다(사구나 브라마)고 하네요.
나는 예수님도 이 땅으로 육화했다고 우겼더니
당신은 예수님하고 다르다고 하네요.
나같은 먼지가 어찌 이런 것을 알겠어요?
이런 푸념으로
당신과의 알 수 없는 인연을 음미하면서 샨티인생을 반추해봄니다.
여전히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네요.
자연의 일부인 나, 쓸쓸한 가을의 비때문인가요?
먼지같은 샨티가
첫댓글 나마스카 샨티지.
샨티지는 항상 바바 생각을 하시는군요.
바바 생각을 하는 것은 가장 좋은 명상이니 그렇게 하는 것은 아주 좋아요.
기왕이면 지복에 찬 바바를 생각하면 더 편하겠지요.
심지어 신을 죽이려고 끝까지 쫓아다녔던 자도
죽는 순간까지 신을 생각해서 해탈하기도 했어요. ㅎㅎㅎ
미워하려해도 일단 생각은 해야하니까요.
삶은 정말 빠르고 덧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 같아요.
하지만 질량보존의 법칙처럼 한번 존재하는 것은 결코 영원히 사라질 수 없으니
형태를 바꿔 이어지는 존재를 생각하는 것도 좋겠죠.
기억하시는 지 모르겠지만 제가 아난다마르가에 처음 와서 만났던 분 중의 하나가 샨티지예요.
저는 그때 저의 어머니와 참 비슷한 분이라 느껴져 아주 친근함을 느꼈습니다.
마스터유닛의 문을 열고 들어섰을 때 샨티지와 칫다다지가 정자에서 말씀을 나누고 계셨지요.
불과 10여년 전의 일이었습니다.
항상 아난다마르가에 계셔서 감사합니다.
아난다마르가에 계시는 한분 한분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그저 바바의 릴라에 울고 웃을 뿐이지요.
어느 새 그분의 사명이 실현된 세상에서 눈을 뜰 날이 있겠지요.
내가 뭘 한다는 생각조차 이제는 잘 못하겠더군요
참 좋은글 읽기만 합니다
마음을 나누어주셔 감사합니다..
솔직해서 아름다운 글이에요. 샨티지~♡
나마스까~ 언니^^
아주 오랜 만에 카페를 들어왔어요 이래저래 바삐 지내다보니 그리 되었습니다.
언니 글을 읽으면 그 맛들어진 글에 웃음이 떠오르는 건 여전하네요 ㅋㅋ
너무 솔직하신 언니 글에 감동 먹고 댓글 달아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