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를 하루 앞둔 토요일 해질무렵
한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연말연시
마음거울님 옆구리 톡톡 찌르고
아란도님 두팔을 번쩍 들고나서니
도해님이 공간을 열고 무대를 펼쳐내어
차맛어때 서경다우들 모여모여
2013 송년의 밤을 맞이하였소
낮해가 짧고 해그림자가 길어지니
벌써 어둑어둑 어둠이 성큼 짙어지고 있는 가운데
도심 빌딩을 숲삼아
마당엔 숯을 달과
고기를 굽고 술을 내었소
방에난 WINE을 들어
크리스탈 잔에 팅팅 견주오
푸짐하고도 옹기종기 꽉찬 자리
다탁 위의 잔과 접시는
비움과 채움의 미학을 살랐고
둘러앉은 다우들의 입술과 배꼽은
촉촉 함박웃음 머금고
함께 밤을 달구며
형광등 아래 점점점 노을지어
도란도란 두런두런 물들어갔소
내가 나로서만 사는 이 얼마나 있겠소?
끊임없이 출렁이는 파도로 이어져있는 섬과 섬
그 관계 속에라야 내가 있는듯 하오니
왜 사냐건
그저 만나고 헤어지는
굽이굽이 인연의 묘가 아닐른지... ...
혹자는
"생야일편부운기(生也一片浮雲起)
태어남은 한조각 구름이 일어나는 것이요
사야일편부운멸(死也一片浮雲滅)
죽음은 한조각 구름이 흩어지는 것이라"
존재를 구름 같다 하여
인연 또한 연기처럼 옹글종글 지펴지다
흔적도 없이 흩어지고 사라져 알수없다 하고선
그 보이지않고 잡을수없음을
무상의 나락에 떨어트리기도 하오
그러나 ~~~
因과 緣이란 부단한 I N G
오, 늘마다 새로운 하나의 세상
우리는 그 시작과 끝에 서있는
길 나 그 네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을소냐?"
시간은 가도 계절은 돌고
풍경은 가슴 아릿 남는 것
차한잔 술한잔이 뭐라고
따르고 머금고 나누니
머리위 달뜨고 가슴한켠 별드오
차 맛 어 때?
달보드레 별드르레 채움비움
오늘도 한 잔 사랑의 인사에
시간을 놓고 인연을 마시오이다
해걸음 또하나 추억이 참 달으오이다~~~
마당에 살아오른 불꽃이 자자질수록
어느덧 밤깊이 자정에 점점점 닿을듯 가까이
어둠은 더욱 그윽해질 제
가실이 스리슬쩍 화장실가는듯 난자리 느낄새없이
이제 모두 방에서 찻자리를 이어간다
보통은 찻자리 이후 뒷풀이로 술자리를 이어가곤 하였는데
오늘은 다실와인파티 마당마걸리파티 이후
뒷풀이로 찻자리를 하고있었다
우리고 우리어도 끊임없이 우러나는 것을
다茶 정情이라 할지어다
멀리까지 꽃잎향기 흐름이어라 울려 펼쳐지는
함께 물드는 자리
이제 갈까말까 좀 애매한 시간
새벽 두시가 되어서야 우유부단함을 파하고
갈 사람 새벽맞을 사람 결단하여
최후로 남겨진 이들은 차도 즐기지만 술도 즐기는 님들
다시 편의점 찬 이슬로 순대국 말아먹다
시간은 네시 멀리서 온 흐름이어랄 그냥 보내려니 섭섭했는데
마침 영천에서 정오에 경북송년다회를 한다하고
안다도 참석한다 하니 그편에 묻어가야겄다
5시에 살짝 눈붙여 깨어보니6시.
옆에 누워 같이 눈붙였던 님들은 잘 가셨겠지...
흐름이어라와 나만 남아있었다
다탁 다실 뒷정리를 흔적없이 깨끗이 정리하고는
강남버스터미널 8:30발 영천행 고속버스를 탔다.
몸이 노곤노곤한데 잠은 안들고
나 왜 이리 질렀을까? 언제 다시 올라오냐?
기대와 설레임 위에 살짝 후회도 쬐끔 밀려드는 영천행
- 북촌 Tea Guest House에서 drea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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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시 영천버스터미널에서 안다가 픽업
진성도예 들어가는 마을길이 낯익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그 연말연시
분주한 초급한 시간의 속도감에다 북적북적
엇저녁과 간밤엔 해비메탈 선율처럼
괜시리 몸과 맘의 박자도 빨라지고 분주했는데... ...
그런 일이 언제 있었냐는 듯
진성도예 마당에서 바라보는 시골 산밭 정경은
시간이 마치 정지된듯 한없이 느리게 흐르고 있었다
언제 연말연시 도시의 속도감에 쫓겼는지도 모르게
남쪽이라고 땃땃한 양지햇살 나른한 한가로움이 ... ...
현관을 열고 대청 다실에 들어서니
차를 우리며 다탁을 둘러앉아있던 대구경북 팔공산 님들이
정말 한가롭게 유리창 햇살 아래에서 차를 나누며 맞아주시는데
여기는 송년이 아닌거여. 연말연시가 왠 말?
마당에서 느꼈던 시간 정지와 그 느린 흐름을
먼저 오신 님들에게 이미 흠씬 배어들어 동화되어 있었던 것이다
차 한 잔 두 잔 우리도 이내 분위기에 안착하고
점심으로 설담재 단연님표 웰빙떡국을 두그릇
연수님친구표 전통청주 술 한 잔 두 잔
간밤 그리 마셨는데... 언제 해독이 됬는지
다시 하염없이 한 잔 두 잔
후회했던 적이 언제였냐는 듯
반겨주고 맞아주는 정에 흠뻑 젖어 황홀해지다
무심강류격기세 無心江流隔幾歲
리적회상봉우인 履跡回想逢偶人
유아이칠세학동 幼兒已七歲學童
도예안거고한월 陶藝安居高閑月
여일완다불유거 與一椀茶不踰距
심편여신공적탑 心片麗信功積塔
고차구연묘일미 古茶久緣妙一味
선다연이운동체 禪茶緣異韻同體
무심히 흐르는 시간의 뒤
옛생각 발자국 따라서 불쑥 찾아든 그네집
갓난 아이가 벌써 배꼽인사하며 학교에 간다한다
밖깥 군은 미소가 여유로운 고한운高閒雲
전에는 안개꽃처럼 무리진
소박한 단색의 정감이었다면
오늘보니 한켠에 황토장작 가마가
봉우리처럼 지어져 균형을 잡아주는듯
자기마다 색깔과 모양이 입혀지고
작은화분에 심어진 한떨기 꽃인듯
제 결대로 숨쉬고 있었다.
조금씩 넓어지는 안살림 양은
산밭 나무풀잎새에 자신 녹이며
딸과 함께 공부하는 고한월孤閑月
느리게 흐르는 시골향 정한고요
멋스러운 인연을 가꾸고 있었다
떨어져있던 시간도 예 더불어 미소짓는
다茶 한잔애 어제 일인양 자연스럽다
너도 나도 시나브로 맘한구석 뭍었던 그리움
세월편편 찻잔 위에 띄운 엽서 탑들이 쌓았던가
오래묵은 차맛과 인연이 하나로 통하고 있었다
禪과 茶와 因緣을 가만 들여다보면
소리는 달라도 한길이었음을 ... ...!
연수와 신진성은 천장사에서 보았고
미류 어깨 수기 진성
우리 격세지감은 전혀 못느꼈는데
벌써 육 칠 년이 되었나?
건강한 아이들의 노는 모습이 더하였을 뿐
참 반가웠네.^^
집안이 증축되면서 진열된 자기도 더욱 멋스러워지고
연지에서 놀고있는 구피가 열대어일줄이야...
언제나 팽주를 미루지않고 부지런히 우려내시며 배려해주시는 심곡님,
설담재 정경에 함 꼭 가보고싶게 만드는 손맵씨가 배여있는 다연님,
차맛어때 처음부터 늘 그대로 정가득 자리를 그윽히 채워주시는 무심초님,
클라이밍과 등고 철따라 바람따라 산을 오르시는 멋으로 자유로운 산동네님,
심곡님 곁에서 쉴 새 없이 항상 정성스럽게 베풀어주시는 피아노님
참 즐거웠습니다.
안다의 뱅쇼와 커피 참 일품이었소.
흐름이어라 덕에 이리 황홀한 2차를 누릴 수 있었습니다.
- 2013. 12. 22. 영천 진성도예 차한잔 dream -
자연스레 공감을 나눌 수 있고
미소속에 기억을 공유한다는 것
이 얼마나 아름다운 놀라움인가?
참 고맙도다!
첫댓글 집안팎 구석구석 속살을 다 내어 놓았구만.. 부끄러울세!! ㅎㅎ
체력하나는 끝내주는 것으로 알것소. 고마워요. ^^
체력은 괜찮았는데...
하룻밤 새듯 움직였더니 후줄근
피부가 탄력을 잃고 늘어집디다.
이런 내 살갗과 정돈 안된 머리칼이
부끄부끄럽지
그대 집안 구석구석은 죄다 예술이었소.
저도 고마워요.^^
아름다운 인연들 곁눈질하는 인연역시
고마우이..
곁눈질해주시는 인연이 또한 아름답고 감사^.,~
중국님, 건강히 해피 뉴 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