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 못한다.
내가 마시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으며,
내가 받는 세례를 너희가 받을 수 있느냐?"(38)
마태오 복음 20장 22절에는 '잔'에 대한 언급만
나오지만, 마르코 복음 10장 38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세례'까지 언급하고 있다.
'잔'이나 '세례'는 여기서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을 상징한다.
'잔'에 해당하는 '토 포테리온'(to poterion;
the cup)은 일차적인 뜻으로는 마시는 그릇
(마르7,4; 마태23,25; 루카11,39)를 가리키며,
구약에서 때로는 번영과 재산, 부(富)의
의미로 사용되었지만(시편16,5; 23,5),
주로 괴로움과 수난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시편75,9; 이사51,17; 예레49,12;
에제23,31~34).
여기서도 그리스도의 십자가 수난, 죽음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었다
(마르14,36; 루카22,42; 요한18,11).
그리고 '세례'에 해당하는 '토 밥티스마'
(to baptisma; the baptism)도
구약에서 비유적으로 사용될 때에는
어떤 사람이 극심하게 당하는
재난이나 고난을 뜻한다(시편69,1~2).
이런 의미에서 '잔'과 '세례'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아주 분명히 보여 주는
용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마시는'에 해당하는 '피노'(pino; drink)
는 현재 능동태로서 예수님께서 자원으로 기꺼이
수난을 받으시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예수님께서 마시는 잔은 당신의 목숨을
많은 이들의 대속의 제물로 주는 것으로서
이사야서 53장 5절의 예언과 같다.
따라서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께서 마시는
잔을 같이 마신다는 것은 예수님과 수난을
같이 하겠다는 의미를 지니게 된다.
하지만 그들은 예수님의 수난의 의미를
여전히 깨닫지 못한 채,
개인적인 영광에 대한 집착만으로
예수님께서 마시는 '잔'과 '세례'를 받을 수
있다고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이러한 제자들의 마음을 간파하신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마태20,22)하시며
안타까워 하셨다.
출처: 피앗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