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날이 밝았다.</p><p>어젯밤은 내색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흥분이 됐는지 잠이 잘 오질 않았다.</p><p>새벽3시쯤 잠이 든것 같은데..</p><p>우후후....</p><p>오늘 오후 2시에 탁구대회가 있다.</p><p>흥분됀 마음이 가라앉지않아서 늦게 잠이 들었음데도 불구하고 아침 일찍 일어났다.</p><p>9시에 집에서 나갈건데 그때까지 뭐하지...?</p><p><br></p><p>뭐... 할일은 많이있다.</p><p>아침도 먹어야하고, 가기전에 집정리도 해야되고...</p><p>어쨌든 어찌어찌 끝내고 출발~~~!</p><p>참! 라켓 잊으면 안돼지...</p><p><br></p><p>운전석 옆에 잘 놓아두고 교회로 go go~~!</p><p>날짜로 보면 가을인데 날씨는 아직도 덥다.</p><p>이 캘리포니아에는 인디언 서머 라는것이 있어서 가을에 한여름 처럼 더운경우가 매년 있다.</p><p>하지만 탁구경기라는것이 항상 인사이드에서 열리는것이라 에어컨만 켜져있으면 더위는 뭐..</p><p><br></p><p>자... 아침예배는 끝나고 할일도 모두 끝나고 나니 벌써 1시.</p><p>점심먹고 소화시키면 시작이겠군. 마침 아내는 시작하기전에 친구와 함께 먼저 간단다.</p><p>집까지는 5분 거리니 데려다줘도 되는데 굳이 가겠다니 오히려 고맙다.</p><p><br></p><p>-일찍와!</p><p><br></p><p>끝나고나서 딴데로 새지 말라는말이다. OK! 끝나자마자 갈게!!!</p><p><br></p><p>드디어... 기다리던 방송이 흘러나온다.</p><p>--탁구 대회가 곧 시작합니다. 참가분들은 어쩌구~~</p><p><br></p><p>아내를 배웅하고 돌아서면서 이제 시작이다는 생각으로 온몸이 즐거움에 겨워있다.</p><p>차에서 라켓을 꺼내는데...</p><p>아차... 너무 차안에 오래 놔두었나..?</p><p>그립이 뜨겁다. 반커버 케이스도 뜨근뜨근...</p><p>황급히 케이스를 열고 비닐이 씌워진 라켓에 손을 대보니 그냥 따따~~앗 하다. 휴....!</p><p>라켓도 웜업이 돼있으면 나쁘진 않을거야.</p><p><br></p><p>역시 탁구대가 설치된 친교실에는 에어컨이 빵빵하게 나온다.</p><p>그런데 응...? 사람들이 별로 없네....</p><p>대략 열댓명 정도... </p><p>벌써 저쪽 탁구대에서는 권사님들 두분이서 치열하게 시합중이시다.</p><p>그런데... 저게 탁구냐? 탱탱볼이냐..?</p><p>어쨌든 진행위원 집사님의 인도에 다들 모여서 개회사를 들었다.</p><p>다른건 모르겠고 중요한 이야기는</p><p><br></p><p>첫째. 사정이 있어서 광고를 제대로 못해 많은 분들이 모이지 못했다.</p><p>둘째. 고로 기념타올이라도 만들었어야 했는데 협찬을 받지 못했다.</p><p>셋째. 그대신 4강에 드는분들에게 모두 상품을 준비했다.</p><p><br></p><p>대략 그런 이야기다. 게다가 듣자하니 사람이 모자라서 지나가던 대학부 학생 한명 데려왔다던데...</p><p>자... 선수는 모두 열 두명...</p><p>네조로 나뉘어서 세명이 한조.</p><p>그중 두사람이 8강에 진출한다.</p><p>여자 권사님이 세분, 할아버님이 두분, 대학생 한명, 나를 포함한 나머지 6명이 탁구물 조금 먹은것 같은 분위기다.</p><p>권사님 한분이 우리조에 왔으면 했지만 우리조에 오신분은 나보다 좀 나이많으신 집사님과 할아버지 한분이시다.</p><p>할아버지야 뭐... 주의해야할 사람은 집사님이겠지.</p><p><br></p><p>진행위원 집사님 말씀에 빨리 시작하겠단다.</p><p>2시에 시작해서 5시쯤 끝내려고 한다나... 3세트중 2세트 먼저 이기는 사람이 승자란다.</p><p>드디어 때가왔다.</p><p>케이스를 열고 라켓을 꺼내려는 순간, 할아버지께서 부탁을 하신다.</p><p>일찍 가고싶으니 먼저 치게 해달라고...</p><p>물론 나야 좋지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두분이 치는것을 보면서 계획을 세울수 있잖아...</p><p><br></p><p>그래서 두분이 연습하는것을 지켜봤다. 역시....</p><p>집사님의 실력은 나와 비슷하다.</p><p>난 공격이 강한편이 아닌데 이분은 상당히 공격적이다. 그만큼 실수도 많다.</p><p>잘만 막고 양옆으로 공을 빼면 해볼만한 상대다.</p><p>할아버지는 뭐.. 그저 그렇다.</p><p>하실수 있는것이 커트밖에 없으신지 어떤공에도 주구장창 커트다.</p><p>그것도 제대로 커트되는게 몇개나 되는지... 흐흐흐.. 왜이렇게 자꾸 웃음이 나오지..?</p><p><br></p><p>자... 이러면 8강 까지는 무난할것 같고 다른분들도 둘러보자.</p><p>흠... 권사님들은 계속 탱탱볼 연습중이시니 제쳐두고... 다른분들 실력도 다 거기서 거기인듯...</p><p>앗---! 경계대상 발견---!</p><p>나에게 탁구사이트 주소 알려주신 집사님의 실력이 예사롭지 않다.</p><p>어떻게 아냐구..? 펜홀더를 쥐고 백스매싱 넣는것 보면 안다.</p><p>저분 실력은 적어도 나보다 한단계는 위다.</p><p>슬쩍 자리를 이동해 진행위원 집사님 옆의 대진표를 보러간다.</p><p>휴~~~!</p><p>이분은 C조, 나는 B조...</p><p>대진표는 A조와 B조가 한팀이라 같이 8강전을 치룬다.</p><p>물론 C조는 D조와 8강전을 치루지.</p><p>결론은 계속 올라간다면 난 이분을 결승전에서 만난다.</p><p>참...! 뭔가 됄려니까 일이 잘 풀린다니까...</p><p>다른분들은 대개가 나와 해볼만한 실력. 아니면 할아버지 치시는 수준...</p><p>왠지 즐거운 기분을 주체할수가 없다.</p><p><br></p><p>이제 시작이다. 먼저 치시는 두분의 실력을 잘 봐둬야한다.</p><p>여태 숨기고 있는 한수가 있을수 있으니...</p><p>경기는 예상대로 집사님의 절대적인 우위로 진행된다.</p><p>때리는것을 좋아하시는분께 정면으로만 보내니 계속 얻어맞는다.</p><p>두분다 숨기고 있는 실력은 없는것 같은데...</p><p>단지 이 집사님의 서브가 좀 빠른편이다. 그래도 해볼만 하다.</p><p>커트볼이라해도 조금만 뜨면 때려대시니 성공도 있지만 실수도 많다.</p><p>실수는 많지만 확실히 실력이 앞서니 점수는 계속 앞서나가 1세트가 끝난다.</p><p>2세트 역시 바뀔것 없이 끝난다.</p><p>자-! 드디어 나다.</p><p><br></p><p>할아버지께서는 쉬시겠다고 하니 내가 집사님과 시합하게 됐다.</p><p>자. 우선 워밍업.</p><p>공을 몇번 쳐보는데...</p><p>그런데....</p><p>그런데...</p><p>.</p><p>좀 이상하다.</p><p>너무 오래 안쳐봐서 그런가 잘 안나가는 느낌이다.</p><p>그럴리가... 러버도 새로 바꿨는데... 그냥 느낌일거다.</p><p>그냥 느낌이야... 그냥... 느낌.. 이라니..까...</p><p>쳐볼수록 의심이 생기는데 이집사님 나를 도발하신다.</p><p><br></p><p>-시간도 없는데 그냥 시작하죠?</p><p><br></p><p>어라...? 낌새가 아주 귀찮다는듯...한... 표정인데...</p><p>괜히 오기가 치민다. 간단하게 OK! 콜 하면서 시합에 들어갔다.</p><p><span style="font-size: 10pt;">아.... 도발에 넘어가면 안됐는데...</span><br></p><p><span style="font-size: 10pt;"><br></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정말 이상하다. 왜 이렇게 안나가지...?</span></p><p><span style="font-size: 10pt;">별것도 아닌 서브를 받지못해서 전부 네트에 걸렸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순식간에 5점을 잃었다.</span></p><p><span style="font-size: 10pt;"><br></span></p><p>아..!</p><p>이때는 다섯개씩 서브넣는 21점 게임이다.</p><p>탁구에 정통한 사람도 없는...</p><p>주먹서브를 넣어도, 숨김서브나 가림서브를 넣어도 뭐라하는 사람없는 게임이지.</p><p>서브란 내쪽 탁구대를 맞고 넘어가서 상대쪽 탁구대를 맞기만 하면 되는거다.</p><p>그후론 상대쪽 탁구대만 맞으면 되는거다.</p><p>간단한 규칙에 까다로운 규칙을 적용할 필요는 없지. 아니 다른 규칙은 모른다가 정답이다.</p><p><br></p><p>어쨌든 그게 문제가 아니다. 문제는 어떻게 해야 이길수 있느냐다.</p><p>안나가는 공을 억지로 양쪽으로 띄어보니 스매싱에서 확실히 실수가 나오신다.</p><p>간신 간신 따라가 보지만 역부족...!</p><p>결국 1세트 패배했다.</p><p>이상하다. 왜 이렇게 안나가냐...</p><p>러버를 쳐다보니 땀이 뭍어있다. 땀은 닦아내야겠지.</p><p>사실 그 중국아저씨, 내게 러버 더럽히지 말라고했다.</p><p>그래서 손으로 만지는것도 자제해 왔는데, 이건 옷으로 닦기보다 손으로 닦는게 나을것 같다.</p><p>그런데...</p><p><br></p><p>왔----!</p><p>이게뭐냐---!</p><p>러버가 끈적끈적해---!</p><p>순간 머리속을 스쳐지나가는 생각</p><p>'러버가 녹았구나...'</p><p>뜨거운 차안에 그냥 놔뒀더니 러버가 녹았다.</p><p>이런 바보! 차안에 그냥 놔두면 어떡하냐? 차 뒤트렁크에 넣었어야지..</p><p>후회가 물밀듯이 밀려온다.</p><p>황급히 주위를 둘러보지만, '내 러버 녹았어--' 라고 말할수도 없고,</p><p>여분의 라켓 가지고 있는분도 보이지 않는다.</p><p>그렇다고 경기중에 진행위원에게 가서 새라켓있냐고 물어볼수도 없고...</p><p>당황하여 어찌할바를 모르겠다.</p><p>하지만 야속하게도 2세트는 시작돼었다.</p><p><br></p><p>그래도 문제점이 뭔가는 알았으니까 해결점을 찾아보자.</p><p>그래, 평소보다 더 세게 쳐야겠다.... 생각하고 넘어오는 공을 힘껏 밀었다.</p><p>원래 이렇게 밀면, 쭈-아-아-악-!!!</p><p>하면서 강하게 나가줘야 하는데...</p><p>누가 뒷목잡고 당기기라도 하냐..?</p><p>날아가는것이 '날~날~날~' 이다. 그리고 다음은 "딱-!" 카운터가 날아온다.</p><p>좀더 세게 밀면 나가버린다. </p><p>이분 자신을 얻었는지 왠만하면 갈겨버린다. 덕분에 실수도 많다.</p><p>간신히 따라가 보지만 역시 아무런 공격을 할수없으니 손도 발도 내밀수없다.</p><p>아... 내가 이정도는 아닌데...</p><p>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나도 서브 미스가 많다.</p><p>상대가 실수가 많아도 나도 덩달아 실수가 많으니 경기는 알기 쉽게 끝나고 만다.</p><p><br></p><p>한심하다...</p><p>무기력한 패배도 그렇고 라켓을 뜨거운 차안에 놔두었다가 러버를 녹게한것도 그렇고...</p><p>하지만..,</p><p>아직 기회는 있다.</p><p>저분 할아버지만 이긴다면 8강이다. 고로</p><p><br></p><p>반드시 이겨야한다.</p><p>정말로 이겨야한다.</p><p>죽어도 이겨야한다.</p><p>뭔짓을 해도 이겨야한다...</p><p>.</p><p>.</p><p>.</p><p>이때가 밤이였다면, 내눈에서 1m 정도 뻗치는 불길을 볼수 있었으리라...</p><p>그렇게 무지막지하고 무자비한 각오를 다지고 시합에 들어갔다.</p><p>그런데...</p><p>세상일이 의욕만 가지고 다 됀다면 누군들 성공 못하겠는가...?</p><p>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다.</p><p><br></p><p><br></p><p>내가 아까 이 할아버지 특기가 뭐라고 했지..?</p><p>.</p><p>.</p><p>.</p><p>맞아!! 커트.....!</p><p>.</p><p>.</p><p>.</p><p>대면 떨어지고, 밀면 걸리고, 때리면 나가버린다...</p><p>방법이... 없다....</p><p>할아버지! 정말 커트밖에 할줄 모르세요?</p><p>짧아도 커트, 길어도 커트, 높아도 커트, 낮아도 커트, 왼쪽으로 보내도 커트, 오른쪽으로 보내도 커트..</p><p>커트, 커트, 커트...</p><p>제대로 구사되지 않는것도 많으니 간신히 올릴수있지만 제대로만 구사되면 쥐약이다..</p><p>이당시에 나도 커트를 할줄 알았지만 커트를 커트로 받을수있다는 생각은 못했다.</p><p>또, 이것도 시합이라고 남이 보고있으니까 긴장돼서 생각도 안난다.</p><p><br></p><p>모터라도 달렸는지 할아버지 점수판이 착, 착, 착, 착... 올라간다.</p><p>어쩌다 내가 이겼을때도 착..!</p><p>- 이건 아니잖아요?</p><p>--앗.. 미안해요..^^</p><p>그런데 심판표정은 하나도 미안한 표정이 아니다.</p><p>어차피 안돼는데 1점 가지고 뭘그러냐..? 라는것 같군.</p><p>큭...! 내가 이런 수모를 당하다니...</p><p>열이올라 때려보면 나가버린다. 한심하다.</p><p>바보, 바보, 바보.... 왜 라켓을 뜨거운 차안에 그냥 놔둬가지고...</p><p>아니야---! 이건 꿈이야--!</p><p>생각해봐, 덥다고 녹는 러버가 어디있어?</p><p>그리고 내가 이렇게 못할리도 없잖아...</p><p>자! 잠에서 깨어나자. 그만 자고 일어나야지...</p><p>볼을 비벼보고, 꼬집어도 보고, 라켓으로 팔을 쳐보기도 하고...</p><p>꿈이지..? 이건 꿈이야... 그렇지...? 깨야돼... 제발 나좀 깨워줘---!</p><p>이건 꿈이야! 정말...</p><p>누가 말좀해줘.</p><p>이건 꿈이라고---</p><p><br></p><p>하지만 그와중에도 점수는 끝을 향해 달리고있다. 그리고...</p><p>1세트 종료...!</p><p>스코어는 21대7...</p><p>기가 차다...</p><p>평생 탁구 쳐보면서 이런 점수로 진적은 없다.</p><p>나보다 잘 치는 사람과는 어느정도 점수를 받고 시작했고, 그보다 잘 치는 사람은 나하고 치질 않았다.</p><p>하지만 나도다 적어도 한두수는 더 아래로 보이는 사람에게 21대7 이라니...</p><p>이 바보야..</p><p><br></p><p>이젠 자책을 넘어 남탓 까지 하게된다.</p><p>그 중국노무시키..!</p><p>내게 이런 불량품을 팔아..?</p><p>옛날 고물러버도 이렇게 녹진 않았어. 겨우 덥다고 녹아버리는 그런 러버를 팔다니...</p><p>야 이런 걸어가다가도 뒤로 자빠질 놈아. 잘먹고 잘살아라..</p><p>네가 얼마나 부자가 되는지 보자... 등등...</p><p>아는욕만 바가지로 퍼부어보지만 그 중국인이 들을수 있겠어?</p><p>그리고 시작되는 제2세트...</p><p><br></p><p>뭔가 방법이 있어야한다. 뭔가 방법이..</p><p>없으면 찾아야한다. 찾아보자. 찾아봐.</p><p>하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 있으면 아까 1세트 부터 써봤겠지..</p><p>게다가 이 할아버지, 끈기있게 구사하는 커트에 몇번은 넘겨도 곧 네트에 쳐박힌다.</p><p>에라이~~! 그냥 날려라!</p><p>네트를 넘어가지 않는 공에 짜증이 나니 그냥 때리게된다.</p><p>때리자. 때려... 안돼는것 시원하게 때려버리자..</p><p>하지만 때린다고 가슴이 시원해지는것은 아니다.</p><p>몇개 들어가긴 했지만 걸리거나 넘어가는것이 훨씬많다.</p><p>역시 나는 때리는데는 소질이없다.</p><p><br></p><p>아까보다 고성능의 모터를 장착했나? 올라가는 속도가 차,차,차,착---! 이다.</p><p>내껀...</p><p>으랏차차찻---! 꽝---! 업어치기 한판!</p><p><br></p><p>결국 2세트도 허무하게 끝나고 말았다.</p><p>스코어는... 나도 몰라. 묻지마...</p><p>허탈하고 허무하다....</p><p>슬프다....</p><p>원통하다....</p><p>비통하다....</p><p>애통하다....</p><p><br></p><p>입을 꽉! 다문채로 묵묵히 짐을 챙긴다.</p><p>지금 나 건드리지 마라. '톡' 하고 건드리면 '뻥' 하고 터질거야...</p><p>그런데 거짓말처럼 누군가 날 '톡' 건드린다.</p><p>너 잘만났다---</p><p>홱 돌아서는데 보니까 아까 그 할아버지시다.</p><p>내손을 붙잡고 흔드시면서</p><p><br></p><p>-- 고마뭐. 일부러 져줘서...</p><p><br></p><p>이분, 아까 내가 2세트에서 마구잡이로 친것을 봐준것으로 생각하시나 보다...</p><p>무슨말을 해야하는데 꽉 다물어진 이빨이 떨어지질 않는다.</p><p><br></p><p>-근~차~나~요.. 자~르~하~시~든~디~요. 흐.흐.. 흐..ㄱ</p><p><br></p><p>마지막은 웃는건지 우는건지...</p><p>다른곳에서는 아직도 탁구공이 왔다갔다 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나는 혼자 밖으로 나왔다.</p><p>차로 걸어가는데 두손이 덜덜덜 떨린다. </p><p>내가 제대로 걷고나 있는건가..?</p><p>로보트 처럼 관절이 뻣뻣한 느낌이다.</p><p>고혈압도 아닌데 머리쪽으로 피가 몰렸는지 뒷목이 뻣뻣하고 머리가 어지럽다.</p><p>차에타니 눈물까지 한방울 핑~~~! 돈다.</p><p>어떻게 집에 왔는지 모르겠다.</p><p>문을 열고 들어서니 아내가 '어' 하면서 시계를 쳐다본다.</p><p>그러더니 살짝 미소짓더니 한소리 한다.</p><p><br></p><p>--정말 일찍왔네..</p><p>-응. 그렇게 됐어..</p><p><br></p><p>더 물어보질 않는다. 하긴 2시에 시합 시작한다는 사람이 3시가 다 됄때쯤 집에 왔으니... 어떻게됀건지 짐작돼겠지...</p><p>방에 들어가서 내가 무엇을 했을것 같은가...?</p><p>그렇다. 우선 라켓을 내동댕이 치는거다. 어디로..? 벽은 안됀다..</p><p>남캘리포니아의 건물은 대개가 나무를 세우고 그 겉을 판같은걸로 대는 구조다.</p><p>주먹으로 쳐도 구멍이 뚫리는데 라켓을 던진다면...?</p><p>여기 아파트들은 전부 렌트다. 그러니 나갈때는 부서진것 다 고쳐놔야한다.</p><p>집주인 따라서는 색깔 다르다고 나갈때 돈내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p><p>유대인 집주인은 집에 난 못자국까지도 센다고 하더라..</p><p>그러니 벽은 안돼고.. 침대에도 힘차게 던져버린다.</p><p>'으아아아~~' 소리는 속으로 삼킨다.</p><p>침대쿠션에 맞고 땅에 떨어진 라켓을 콱! 밟아서 세상 하직 시키려고 하다가 멈춘다.</p><p>'참자... 라켓이 무슨죄냐...러버가 죄지...'</p><p><br></p><p>밤이다.</p><p>잠을 자려고 누웠지만 어제와는 다른의미로 잠이 오질 않는다.</p><p>낮에 있었던 일을 비롯해서 지난 몇주간 있었던 일들이 떠오른다.</p><p>그 고생과 밤늦도록 다녔던 수고가 다 생각난다.</p><p>후회도 되고 창피하기도 하고 괜히 열을 올렸다라는 생각이 든다.</p><p>잠이 안온다...</p><p>결국 자리에서 일어도 라켓을 찾아서 방을 나왔다.</p><p>그리고 창고문을 열고 아무렇게나 라켓을 던져버리고 뒤돌아섰다.</p><p>'내가 다시 탁구를 치면 사람이 아니다.' 같은 쓸데없는 소리나 지껄여대면서...</p><p>그렇게 라켓은 20년 가까운 세월을 어둠속에서 보내게 된다.</p><p><br></p><p>깨어진 망상의 조각은... 너무도... 쓰리고 아프다...</p><p><br></p><p><br></p><p><br></p><p><br></p><p><br></p><p>* 제가 요즘 일이 생겨서 빨리 올리질 못했습니다.</p><p>이제 다음편이면 끝날것 같네요. 마지막편은 좀 빨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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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늘아침님께서 올려주신 허삼의 추억 4편 잘 보았으며 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
은근 기다렸습니다
고성능의 모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표현이 대박이네요
혼자만 웃겼나봐요...
긴글이지만,skip할수없게끔,
상황을 글로 너무 잘 표현해주셨어요..
말씀하신바대로,
상대방 경기를 심판으로 지켜보면서,헛점을 찾으시는건 멋진 아이디어인데.
라바가 녹아서,탁구공 반발력이 안좋아지셨을거예요.
저도 그랬던 경험있었거든요..
혼자 속으로 얼마나 울었던지~
혹시 지금사용하시는
라켓과 라바가 어떤것인지,
알수있을까요~~????
매번 감사합니다. ^^
지금 사용하고있는 라켓은 DHS 의 유명라켓의 짝퉁과 도닉의 블루파이어 M1, 아쿠다 S1 을 사용합니다.
@오늘 아침 사용구 여쭈어본건,
혹여 제가 사거나,구하거나,
어디서 줍거나하면,
소포로 보내드리고싶어서요,
탁구사랑이 넘치시네요 ㅋㅋ
하하.. 중국 아자씨가 중국 러버를..ㅎ..
뭔가 있었겠죠?
그 점착러버의 이름을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겠지요?
허리케인2, XuShaofa 999, 729 ?, Globe 999, 태키파이어, RITC, .. 들 중에서 중국제라면 Globe나 전설적인 PF 일지도 모르겠고; 버터플라이 것이라면 태키파이어였을까요?
그리고, 탁구 사이트 주소 알려주신 집사님께서는 스라이버나 마크V를 쓰고 계시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일부러 잠재적 경쟁자에게 점착러버가 추천되도록 압력을 넣으신 것은 설마 아니시겠지요? ^^)
설마 그분께서 그러실리가....^^;;
저도 아닐꺼라고 생각합니다. 네. 분명 아니겠죠. 분명, 분명, 분명.... 으드득--!
@오늘 아침 그 녹아 버린 것으로 오해되었던 러버는 이름이 뭐였고 결국 어찌 처분되었을까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