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유효기간 ~/오형록
2010년 팔월 한가위 아버님과 작은 아버님 어머님 그리고 동생들과 조카들이 모두 모여 성묘에 앞서 해남군 마산면 가나안요양병원을 찾아갔다.
1년전 지병인 파킨슨병이 악화되고 치매가 진행되어 가나안 요양병원에 입원하신 어머님 면회 신청을 하고 어머님을 기다렸다.
만나는 사람마다 환한 미소로 우리를 반겨주었다.
얼마나 기다렸을까 몰라보게 야위신 어머니가 휠체어를 타신 어머니와 우리 가족은 눈물의 상봉을 할 수 있었다.
앙상한 뼈만 남은 어머님을 바라본 우리 가족은 저마다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큰 며느리가 포도알 하나를 따서 씨를 발라 어머님께 드렸으나 기도가 막혀 한참 동안 곤욕을 치렀다.
이곳에 올 때마다 어머님의 손등이나 얼굴에 늘 상처가 있었다.
앙상한 뼈만 남은 어머니는 아마도 몸을 아끼지 않고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순간 자식으로서 도리를 다 하지 못한 자신이 너무나 미웠다.
금이야 옥이야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길러주신 어머님께 너무나 송구하고 죄스러웠다.
3남2녀 어느 자식 하나 넉넉한 살림이 아니기에 모든 것이 마음뿐 아려오는 가슴은 우리 형제 모두 같았을 것이다.
가족 모두 어머님과 일대일로 대면하며 인사를 나누고 이름을 물어보았다.
놀랍게도 대부분 이름을 기억하고 있었지만 미처 기억하지 못한 조카도 있었다.
눈물로 치러진 면회가 끝나고 큰 조카가 할머니를 병실로 모셔다 드리고 돌아설 때 수간호사가 우리를 불렀다.
저기 잠깐만 기다리세요.
급히 어디론가 다녀온 수간호사의 손에는 종이 한 장이 들려져 있었다.
"할머니가 쓴 편지에요" 수간호사가 내민 종이에는 우리 가족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가족 모두를 사랑한다는 눈물겨운 사연이 빼곡히 쓰여있었다.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이 한종안 계속되었고 돌아서는 발걸음은 천근만근 등에 매달렸다.
운전석에 올랐지만, 격정의 소용돌이는 쉬 그칠 줄 몰랐다.
깜박깜박 그 희미한 기억을 더듬어 마른 낙엽처럼 야윈 자신보다 아니 어머니를 병원이란 감옥에 가두어버린 자식에게 불평불만이 아닌 사랑이란 단어로 승화시킨 어머니 당신은 참으로 위대합니다.
가난한 가정에서 평생 자식을 위해 헌신하신 당신을 우러르며 경건한 마음으로 머리를 조아립니다.
그리고 자격은 없지만, 당신을 세상이 다하는 그날까지 누구보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첫댓글 좋은글 감사합니다
미소 짓는 하루 되세요
그 아프신중에서도 자식한테 편지쓰는 우리어머니...부모님의 자식사랑은 한이없네요...
진정 무한한 사랑을 느끼게 하네요
임꺽정님^^
행복한 하루 되세요
임꺽정님하세요
사랑하는 어머님에 요양생활 좋은글 에 감사히
머물다 갑니다 행복한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