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벗어나 연병장은 물론 산과 들·바다로 장병들을 직접 찾아다니는 것도 모자라 1500피트 상공에서 낙하산을 타고 하늘을 누비며 이색적 방법으로 장병들의 인격 지도를 하는 군종장교가 있어 화제다.
해병대교육훈련단 곽은광(郭恩光·37)대위가 그 주인공. 그는 지난달 말 장병들과 함께 공수기본훈련을 받았다.
군종장교가 공수훈련을 받는 일도 흔치 않지만 장병들 때문에 아픈 몸을 이끌고 끝까지 낙하산을 탄 것이 밝혀져 감동을 더하고 있다.
공수훈련은 20대 초반의 장병들도 받기 힘들 만큼 고된 훈련으로 30대 후반의 곽대위에게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훈련기간 내내 곽대위의 온몸에는 파스가 빽빽이 붙어 있었을 정도. “1주차 지상훈련 때는 어깨 쪽이 많이 아파 훈련을 그만둘 생각이었죠. 하지만 강하하기 전 비행기에서 꼭 기도해 달라는 장병들의 요청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온몸에 파스를 붙이면서까지 세 차례 강하를 모두 마쳤다는 곽대위는 “군종장교로서 마음의 평안과 위로를 바라는 장병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며 “몸은 아팠지만 끝까지 함께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밝혔다.
함께 공수훈련을 받은 최승우 일병은 “강하하기 전 많이 떨렸지만 비행기 안에서 목사님의 기도 덕분에 편안한 마음으로 훈련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며 “몸이 아픈 데도 기도해 주시기 위해 함께 훈련에 참가한 목사님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곽대위가 군종장교에 지원한 것은 1999년.
육군병장으로 병역을 마친 그가 두 번째 군복무를 시작하게 된 데는 군종장교로 15년간 복무하면서 베트남전까지 참전한 아버지의 영향이 가장 컸다.
곽대위는 “어릴 때는 군복을 입은 아버지의 모습이 멋있어 군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고 나이가 좀 들어서는 목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며 “군인과 목사라는 두 가지 꿈을 모두 이룬 행운아”라고 말했다.
곽대위는 공수훈련뿐만 아니라 해병대 훈련 중에 고되기로 유명한 극기주 훈련이나 천자봉 행군 등 장병들이 가장 고단하고 힘들어 하는 곳이면 어김없이 달려가 장병들을 위로하고 있다.곽대위는 “앞으로 공수기본훈련이 있을 때마다 장병들과 함께 낙하산을 탈 계획”이라며 “땅과 바다, 그리고 하늘에 이르기까지 장병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달려가 기도해 줄 군종장교가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