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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방서예[2033]南冥(남명)선생시 74수 모음
曺植 (1501~1572)
朝鮮 中期 學者. 本貫 昌寧.
陜川郡 三嘉縣 兎洞 出生.
字 楗仲, 號 南冥. 諡號 文貞)
(1) 江亭偶吟 (江가 亭子에서 偶然히 읊다)
臥疾高齋晝夢煩 ~ 높다란 다락에 病으로 누으니 낮꿈 번거로워
幾重雲樹隔桃源 ~ 몇 겹의 구름과 나무가 桃花源과 나누고 있나.
新水淨於靑玉面 ~ 새 물빛은 푸른 구슬보다 맑은데
爲憎飛燕蹴生痕 ~ 날으는 제비가 물결 차 생긴 痕跡이 미워진다.
(2) 觀書有感 (冊을 본 感懷)
半畝方塘一鑑開 ~ 半 이랑의 모난 못이 한 거울로 나타나니
天光雲影共徘徊 ~ 하늘 빛 구름 그림자가 함께 徘徊 하는구나.
問渠那得淸如許 ~ 이같은 맑음을 어찌 얻을 수 있었냐고 물으니
爲有源頭活水來 ~ 源頭에 살아있는 물이 솟아나기 때문이도다.
(3) 菊花
三月開花錦作城 ~ 三月이면 꽃을 피워 緋緞으로 城을 이룬 듯 한데
如何秋盡菊生英 ~ 菊花는 어이하여 가을이 다 지나야 꽃을 피우나.
化工不許霜彫落 ~ 하늘의 造化가 서리에 시들어 떨어짐을 許諾치 않고
應爲殘年未盡情 ~ 應當 얼마남지 않은 歲月의 못다한 情 때문이겠지.
(4) 寄健叔 (健叔에게)
之子五鳳樓手 ~ 이 사람 五鳳樓의 솜씨인데
堯時不直一飯 ~ 太平聖代에도 밥 한 그릇 값도 못한다.
明月或藏老蚌 ~ 明月珠 오래 된 蚌蛤조개에 감춰있건만
山龍烏可騫楦 ~ 山의 龍은 어찌 가짜 신골만 찾아 쓰나.
(5) 寄楗仲
冥鴻矯翼海南飛 ~ 큰 기러기 높이 南쪽으로 날아가는데
正値秋風木落時 ~ 가을 바람에 나뭇잎 떨어지는 바로 그 때였다.
滿地稻粱鷄騖啄 ~ 땅에 가득한 벼 낟알을 닭들이 쪼는데
碧雲天末自忘飢 ~ 푸른 구름 하늘 가에 스스로 배고픔을 잊었다.
(6) 寄西舍翁
萬疊靑山萬市嵐 ~ 萬 겹의 푸른 山 고을마다 아지랑이
一身全愛一天函 ~ 한 몸은 하늘 보이는 곳만 오로지 사랑한다.
區區諸葛終何事 ~ 區區한 諸葛亮은 끝내 무슨 일을 하였던가
膝就孫郞僅得三 ~ 무릎 굽혀 孫權에게 나아가 겨우 三國을 얻었나.
(7) 寄叔安
梅上春候動 ~ 梅花나무 위엔 봄 氣運 감돌고
枝間鳥語溫 ~ 가지 사이로 새 소리 따스하도다.
海亭山月白 ~ 山海亭엔 山속 달이 밝은데
何以坐吾君 ~ 어찌하면 나의 그대를 불러 앉힐까.
(8) 寄子修姪 (子修 조카에게)
百憂明未喪 ~ 온갖 근심에도 視力을 잃지 않았지만
萬事寸無關 ~ 世上萬事에 조금도 關心없노라.
姊姪一千里 ~ 千 里 밖에 사는 甥姪이
星霜十二還 ~ 十二 年만에 돌아왔다.
窮霪三月晦 ~ 궂은 장마에 석달 동안 어둑하고
孤夢五更寒 ~ 외로운 꿈은 五更에 차기만하다.
方丈如毋負 ~ 方丈山이 저버리지 않는다면
音書亦復難 ~ 便紙 傳하기란 다시 또 어려우리라.
(9) 南冥梅 / 德山卜居
春山低處尤芳草 ~ 봄 山 어디엔들 아름다운 꽃이 없겠는가
只愛天王近帝居 ~ 내가 여기 집을 지은 理由는 다만 하늘이 가까워서다.
白手歸來何物食 ~ 빈손으로 왔으니 무엇을 먹고 살 것인
銀河十里喫猶餘 ~ 銀河가 十 里나 되니 먹고도 남겠네.
(10) 斷俗寺政堂梅 (斷俗寺 政堂의 梅花)
寺破僧嬴山不古 ~ 절은 부서지고 중은 憔悴하며 山도 예 같지 않아
前王自是未堪家 ~ 前王은 스스로 집안 團束 잘하지 못했구나.
化工正誤寒梅事 ~ 造物主는 眞正 추위 속의 梅花의 일 그르쳤으니
昨日開花今日花 ~ 어제도 꽃 피우고 오늘도 꽃 피우는구나.
(11) 漫成. 1
平生事可噓噓已 ~ 한 平生의 일들에 한숨만 나올 뿐인데
浮世功將矻矻何 ~ 뜬 구름같은 歲上 富貴功名 힘써 무엇하나.
知子貴無如我意 ~ 알겠노라, 그대는 貴하여 나 같은 뜻 없음을
那須身上太華誇 ~ 어찌 몸이 華山에 올라 誇示해야만 하는가.
(12) 漫成. 2
天風振大漠 ~ 하늘의 바람 巨大한 沙漠을 흔들고
疾雲紛蔽虧 ~ 흘러가는 구름은 天地를 덮어 가린다.
鳶騰固其宜 ~ 솔개의 날아 오름은 當然하나
烏戾而何爲 ~ 까마귀 맞지 않게 울어대니 무얼 하려나.
(13) 漫成. 3
半日雲中是赤誠 ~ 구름에 가린 半만 보이는 해 같은 心情
一生難許入承明 ~ 平生 동안 임금의 부름 얻기 어려웠네.
方知巢許無全節 ~ 巢父와 許由도 完全히 節槪를 지키지는 못하고
自是箕山做得成 ~ 箕山에 와서야 몸을 닦은 것을 알겠네.
(14) 明鏡臺
高臺誰使聳浮空 ~ 높은 樓閣 누가 空中에 솟게 했을까
螯柱當年折壑中 ~ 當時 螯柱가 골짝이에 꺾인 것이리라.
不許穹蒼聊自下 ~ 蒼空이 저대로 내려오는 것 許諾치 않아
肯敎暘谷始能窮 ~ 陽谷을 다 볼 수 있게 하려 한 것이리라.
門嫌俗到雲猶鎖 ~ 俗人이 이르는 것 싫어 門 앞에 구름 막혀
巖怕魔猜樹亦籠 ~ 魔鬼 猜忌함을 바위가 두려워 나무도 에웠으리라.
欲乞上皇堪作主 ~ 上帝에게 빌어 主人 노릇 해 보려해도
人間不奈妬恩隆 ~ 恩惠 隆盛함을 人間 世上에서 어찌 嫉妬하니 않을까.
(15) 無題. 1
雨洗山嵐盡 ~ 비 내려 山아지랑이를 거둬내니
尖峯畵裏看 ~ 뾰족한 봉우리 그림처럼 나타나네.
歸雲低薄暮 ~ 저물녘 구름은 낮게 깔리고
意態自閑閑 ~ 그 모습 절로 閑暇롭구나.
(16) 無題. 2
魯野麟空老 ~ 魯나라 들엔 麒麟이 헛되이 늙어 가고
岐山鳳不來 ~ 岐山엔 鳳凰새가 오지를 않네.
文章今已矣 ~ 빛나던 文章도 이제 끝났으니
吾道竟誰依 ~ 우리의 道는 끝내 누구에 依支하리오.
(17) 無題. 3
平野遙靑冠岳産 ~ 平平한 벌판 멀리 푸르른 冠岳山이요
祖江漫汗海西間 ~ 祖江은 질펀히 西쪽 바다로 흐르네.
楊花吹盡芳洲岸 ~ 香그런 모래톱 가엔 버들꽃 바람에 다 날아갔는데
睡到漁常燕語竿 ~ 낚시꾼은 낚시터에서 졸고 낚시대엔 제비 지저귀네.
(18) 無題. 4
服藥求長年 ~ 藥을 먹어 長生을 求해도
不如孤竹子 ~ 孤竹君의 子息만 못하리라.
一食西山薇 ~ 首陽山 고사리를 한 番 캐어 먹고
萬古猶不死 ~ 萬古토록 如前히 죽지않았구나.
(19) 無題. 5
强半行臧辦自家 ~ 道를 行하거나 숨어 지내거나 自身이 決定할 일
也徒醫濟十年艾 ~ 다만 마음으로만 救濟하려 할 뿐이네.
雲山只欲從渠老 ~ 구름 낀 山을 따라 늙으려 하지만
世事其如每作魔 ~ 世上 일이 每番 魔가 됨을 어쩌리.
(20) 無題. 6
神武城西氷欲泮 ~ 神武城 西쪽으로 얼음 풀리려는데
鈴風初呌看儀竅 ~ 처음 방울 소리 바람 소리에 天地의 運行을 본다.
羹艾湯餠渾閑事 ~ 쑥국 떡국 끓여 먹는 일 모두 閑暇로운데
太半遺忘太半知 ~ 太半은 잊게 버려두고 太半은 알고 있도다.
(21) 無題. 7
斯干日日樂靡違 ~ 이 물가 날마다 즐거워 마음 거스르지 않아
舍此談天未是奇 ~ 이곳 버리고 하늘을 말하는 건 奇異하지 못하다.
智異三藏居彷佛 ~ 智異山 三藏에서 사는 곳이 그럴 듯하나
武夷九曲水依俙 ~ 武夷九曲의 물은 아련하기만 하여라.
鏝墻瓦老風飄去 ~ 잘 바른 담장과 기와도 오래되어 바람에 으스러지고
石路歧深馬自知 ~ 돌길은 갈라 져도 깊어도 말은 절로 아는구나.
皓首重來非舊主 ~ 늙어 흰 머리로 다시 오니 옛 主人 아니고
一年春盡詠無衣 ~ 한 해의 봄은 다 가는데 無衣를 읊어본다.
(22) 聞李愚翁還鄕
(李愚翁이 歸鄕하였다는 消息을 듣고)
山海亭中夢幾回 ~ 山海亭에서 꾼 꿈이 몇 番이던가
黃江老叟雪盈腮 ~ 黃江 老人 두 뺨엔 흰 눈이 가득하다.
半生金馬門三到 ~ 半平生 金馬門에 세 番 이르러도
不見君王面目來 ~ 임금님의 龍顔은 뵙지도 못하고 왔구나.
(23) 民巖賦
亙萬古而設險 ~ 萬古토록 險難함을 베풀어 두니
幾帝王之泄泄 ~ 몇 분의 帝王이 例事로 보았었나.
桀紂非亡於湯武 ~ 桀紂임금이 湯武임금에게 亡한 것 아니라
乃不得於丘民 ~ 百姓들 마음을 얻지못했기 때문이어라.
漢劉季爲小民 ~ 漢나라 劉邦은 平民이었지만
秦二世爲大君 ~ 秦나라 二世는 임금의 아들이었어라.
以匹夫而易萬乘 ~ 匹夫로서 萬乘天子를 바꿨으니
是大權之何在 ~ 大權은 곧 어디에 있는 것일까.
只在乎吾民之手兮 ~ 오직 우리 百姓들의 손에 있으니
不可畏者甚可畏也 ~ 겁낼 것은 아니나 두려워할 만하리라.
(24) 訪村老 (시골 老人을 訪問하다)
黃流波上輕烟細 ~ 黃江 물결 위로 가벼운 안개 끼고
白日窺中銀箭斜 ~ 밝은 해가 속을 보니 銀빛 화살 비스듬하다.
谷口小溪開小室 ~ 골짜 어귀 조그만 개울에 작은 집 지었는데
蹇驢時有野人過 ~ 절뚝거리는 나귀 타고 때때로 野人이 지나간다.
(25) 鳳鳴樓
岐下遺音屬有樓 ~ 岐山 아래 남은 소리 닿는 곳에 樓閣 있어
親賢樂利迄悠悠 ~ 어진 사람 가까이 하고 이로움을 넉넉하구나.
自從矗石新開宇 ~ 矗石樓 따라 새 집 짓고나니
六六鳴隨上下流 ~ 鳳凰새 울며 따르며 위 아래로 흘러간다.
(26) 盆蓮
上園休許小桃誇 ~ 上林園에서는 작은 복사꽃이 자랑 許諾 마오
淤裡誰知君子花 ~ 진흙 뻘 속의 君子다운 꽃을 누가 알아주리오.
留得小盆涵養意 ~ 조그만 花盆 얻어 담은 뜻은
暗香將月夜深和 ~ 隱隱한 香氣는 밤이 깊어야 달빛과 어울리리라.
(27) 山中卽事. 1
從前六十天曾假 ~ 從前의 六十 年은 하늘이 빌려 주고
此後雲山地借之 ~ 此後의 구름낀 山은 땅이 빌려 주었다.
猶是窮塗還有路 ~ 막다른 길에도 또 다시 길 있으니
却尋幽逕採薇歸 ~ 그윽한 오솔 길을 찾아 고사리 캐어 돌아온다.
(28) 山中卽事. 2
日暮山童荷鋤長 ~ 夕陽에 山골 아이 호미 메고 서서
耘時不問種時忘 ~ 김맬 때를 묻지않고 심은 때도 잊었도다.
五更鶴唳驚殘夢 ~ 깊은 밤, 鶴 울음에 새벽 꿈을 깨니
始覺身兼蟻國王 ~ 개미 나라 王을 兼한 내 몸을 알게 됐도다.
(29) 山海亭偶吟
十里降王界 ~ 王이 誕生한 境界와는 十 里 길
長江流恨深 ~ 긴 江물에 흐르는 恨이 깊어간다.
雲浮黃馬島 ~ 大馬島로 떠가는 구름
山導翠鷄林 ~ 푸른 鷄林으로 山이 뻗혀 있구나.
(30) 書釰柄贈趙壯元瑗
(칼 자루에 적어서 壯元 趙瑗에게 주다)
离宮抽太白 ~ 불 속에서 하얀 칼 뽑으니
霜拍廣寒流 ~ 서릿발 같은 빛 달까지 흐른다.
斗牛恢恢地 ~ 넓고 넓은 하늘에 北斗星과 牽牛星
神游刃不游 ~ 精神은 놀아도 칼날은 놀지 않는다.
(31) 書李黃江亭楣
(李希顔의 黃江亭 도리에 적다)
子規誰與呌 ~ 杜鵑새는 누굴 爲해 울부짖나
孤夢不能裁 ~ 외로운 꿈 이룰 수 없도다.
身世隍中鹿 ~ 身世는 구덩이 속 사슴 같고
行藏沙畔能 ~ 行藏은 모래밭의 자라 같도다.
草邊多路去 ~ 풀 옆으론 많은 길이 나 있어
江上少人來 ~ 江가로는 오는 사람 적구나.
複複芭蕉葉 ~ 겹겹이 피어난 芭蕉 잎
外開心未開 ~ 겉은 피어도 속은 아직 피지 못했도다.
(32) 雪梅
歲晩見渠難獨立 ~ 세밑에 삼가 홀로 臨하여 그를 보니
雪侵殘夜到天明 ~ 눈 내리는 새벽처럼 天性은 밝게 되었네.
儒家久是孤寒甚 ~ 선비 집안의 외롭고 쓸쓸함이 오래 되었건만
更爾歸來更得淸 ~ 그대 다시 되 돌아오니 도리어 맑음 얻는구나.
(33) 松月 (소나무 사이의 달)
寒聲浙瀝頻蕭颯 ~ 차가운 소리 서걱이고 쓸쓸한 바람 잦아
天桂交加淨復森 ~ 하늘의 달빛 서로 어울려 맑고도 森嚴하다.
何處獨無繁好樹 ~ 어딘들 繁盛하고 좋은 나무야 없으랴마는
不常其德二三心 ~ 恒常 그 德은 두세 마음 갖지 않는 것이리라.
(34) 詩癖
上房岑寂鎖黃昏 ~ 上房은 쓸쓸히 黃昏에 잠겨 寂寞한데
竹影松聲道自存 ~ 대 그림자 솔바람 소리에 道는 스스로 있다네.
斷盡機心詩癖在 ~ 機心은 다 끊었어도 詩 좋아하는 버릇은 남아 있어
强將佳句扣人門 ~ 굳이 좋은 詩句를 찾아서 남의 門을 두드리네.
(35) 咏獨樹 (홀로 선 나무를 읊다)
離群猶是獨 ~ 무리를 떠나 오히려 여기에 홀로 있으니
風雨自難禁 ~ 비바람을 스스로 막아 내기가 어려웠겠네.
老去無頭頂 ~ 늙어 가매 꼭대기가 없어져 버렸고
傷來燬腹心 ~ 시름 오매 속이 다 타버렸다네.
穡夫朝耦飯 ~ 農夫는 아침에 마주 앉아 밥 먹고 가고
瘦馬午依陰 ~ 여윈 말은 한낮에 기대어 그늘에 쉬네.
幾死査寧學 ~ 거의 삶의 끝에 이르렀으니 살펴서 丁寧 배웠으리라.
升天只浮沈 ~ 나서 죽기까지는 다만 한 番 떴다가 가라앉는 것뿐임을.
(36) 詠梨
支離梨樹立門前 ~ 보잘 것 없는 배나무가 門 앞에 서 있는데
子實辛酸齒未穿 ~ 열매는 시고도 이빨이 들어가지 않는구나.
渠與主人同棄物 ~ 너도 主人처럼 버려진 物件이지만
猶將樗櫟保天年 ~ 오히려 쓸모가 없기에 제 목숨을 부지하는구나.
(37) 詠蓮. 1
華盖亭亭翠滿塘 ~ 꽃 봉우리 늘씬하고 푸른 잎이 蓮못에 가득
德馨誰與此生香 ~ 厚德한 香氣 누구와 더불어 이렇게 피어내리오.
請看黙黙淤泥在 ~ 보게나, 默默히 진흙 뻘 속에 있어도
不啻葵花向日光 ~ 해바라기가 해 따라 빛나는 것과 같지 않음을.
(38) 詠蓮. 2
只愛芙蕖柳下風 ~ 다만 蓮꽃에 柳下惠의 品位 있음 사랑스러워
援而還止于潢中 ~ 손으로 당겨 보아도 蓮못 속에 있어라.
應嫌孤竹方爲隘 ~ 孤竹君의 偏狹함이야 應當 싫어하겠지만
遠播淸香到老翁 ~ 맑은 香氣 멀리 퍼뜨려 늙은이에도 이르는구나.
(39) 浴川 (냇물에 몸씻기)
全身四十年前累 ~ 온몸에 쌓인 四十 年 동안 허물은
千斛淸淵洗盡休 ~ 千斛 맑은 못물에 모두 씻어 버리네.
塵土倘能生五內 ~ 티끌이 萬若 五臟에 생겨 있다면
直今刳腹付歸流 ~ 只今 바로 배를 갈라 저 물에 띄워 보내리.
(40) 偶吟
人之愛正士 ~ 사람들이 옳은 선비 좋아하는 것이
好虎皮相似 ~ 호랑이 껍질을 좋아하는 것과 같아
生前欲殺之 ~ 살아 있을 때는 죽이고 싶지만
死後方稱美 ~ 죽은 뒤에는 훌륭하다 稱讚한다네.
(41) 原泉賦 (샘물의 노래)
惟地中之有水 ~ 땅 속에만 물이 있음은
由天一之生北 ~ 天一이 北쪽에서 생기게 하기 때문이네.
本於天者無窮 ~ 하늘에 根本을 둔 것은 無窮하나니
是以行之不息 ~ 이 때문에 흐름이 그치지 않는다네.
徵一泉之觱沸 ~ 한 샘물이 솟아 오름을 겪어보면
異杯水之坳覆 ~ 盞속에 고인 물과는 다르다네.
縱初原之涓涓 ~ 처음에는 졸졸 흐르는 물에서 나오지만
委天地而亦足 ~ 天地를 다 적셔도 넉넉하다네.
非有本則不然 ~ 根本이 없다면 그렇지 아니 하니
類人身之運血 ~ 사람 몸에 피가 도는 것과 같다네.
或一暫之止息 ~ 或是 暫時라도 멈추게 되면
天地亦有時而潰裂 ~ 天地의 秩序도 때로 破壞된다네.
同不死於谷神 ~ 谷神이 永遠히 죽지 않음과 같아
實氣母之沆瀣 ~ 實로 氣母의 沆瀣와 같다네.
故祀典之崇本 ~ 그러므로 祭祀의 崇尙하 받는 根本이라
必先河而後海 ~ 반드시 黃河에 먼저하고 바다에는 뒤로 한다네.
思亟稱於宣尼 ~ 孔子가 자주 물에 대해 일컬었음을 생각하니
信子輿之心迪 ~ 孟子의 마음의 자취를 믿을 만하다네.
推洊水於習坎 ~웅덩이를 채우고 흘러감을 미루어 보니
宜德行之素積 ~ 德行을 平素에 쌓음이 마땅하다네.
究人事之下行 ~ 生活에서 實踐할 일을 硏究해봄이
根天理之上達 ~ 奧妙한 千 里에 到達하는 根本이 된다네.
萬理具於性本 ~ 온갖 理致가 다 本性에 갖춰져
混潑潑而活活 ~ 運用에 따라 모두가 活發해진다네.
隨取用而有餘 ~ 必要에 따라 取하여도 남음이 있어
猶窟宅之生出 ~ 마치 地下에서 솟아 나오는 것과 같다네.
合川流而敦化 ~ 냇물에 合쳐져 無窮한 造化를 이루니
皆大本之充實 ~ 모두가 根本의 充實한 열매이라네.
配悠久於博厚 ~ 無窮한 德은 廣博함과 深厚함에 對備되니
歸萬殊於一極 ~ 萬物의 多樣함이 한 가지 理致로 歸結된다네.
是誠者之自然 ~ 이는 至極한 精誠이 自然스레 나타나는 것이라.
河漢浩而莫測 ~ 銀河水처럼 아득하여 헤아릴 수 없다네.
濬不喩於天淵 ~ 깊은 뜻은 높은 하늘 깊은 蓮못에도 比喩할 수 없어
但魚躍之洋洋 ~ 다만 물고기가 自由롭게 뛰노는 洋洋함이네.
發大原於崑崙 ~ 큰 根源이 崑崙山에서 發源하여
彌六合其無方 ~ 온 天地 四方에 가득 퍼져 方向이 없다네.
巨浸稽天而漫汗 ~ 큰 물결 하늘에닿아 滔滔히 흘러가면
曾不撓以使濁 ~ 決코 물길을 바꾸어흐리게 할 수 없다네.
火輪燋土而爀烈 ~ 太陽이 땅을 태워 强力히 내리쬐면
庸詎殺其一勺 ~ 누가 한 바가지 물로 그 氣勢를 꺾겠는가.
而君子之致曲 ~ 따라서 君子는 極盡함에 이르나니
尤有大於立本 ~ 根本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重要하다네.
學不積則不厚 ~ 學問이란 쌓지않으면 두터워지지 않으니
等聚溲而海問 ~ 比諭컨대 오줌을 받아놓고 바다에 물음과 같다네.
苟靈根之不渴 ~ 眞實로 神靈한 뿌리마르지 않음이 있다면
沃九土其難涸 ~ 天下를 적시고도 마르기 어려우리라.
見寒泉之勿幕 ~ 차가운 샘물의 덮지않은 것을 보면
人百橰其猶若 ~ 사람이 아무리 퍼내어도 如前하도다.
戒曰 ~ 警戒하여 이르노니
心以應事 ~ 마음으로 世上 萬事에 對應하면
百感搖挑 ~ 온갖 感情이 마음을 흔들고 돋운다네.
學以爲本 ~ 學問으로 根本을 삼으면
感罔能擾 ~ 物慾의 感情이 마음을 흔들지 못한다네.
可汨則無本 ~ 物慾의 感情에 빠져 버리면 根本이 없어지고
可擾則用熄 ~ 物慾의 感情에 흔들리면 쓰임이 없어진다네.
敬以涵源 ~ 敬으로써 그 根源을 涵養하고
本乎天則 ~ 하늘의 法則에 根本해야 한다네.
(42) 有感
忍飢獨有忘飢事 ~ 굶주림 참는데는 굶주림 잊는 일 뿐
總爲生靈無處休 ~ 모든 百姓들은 쉴 곳이 完全히 없게 되었다.
舍主眠來百不救 ~ 집 主人은 잠만 자고, 아무것도 救하지 못하니
碧山蒼倒暮溪流 ~ 푸른 山의 푸르름이 저문 개울물에 드리웠구나.
(43) 遊安陰玉山洞. 1 (安陰 玉山洞에서 놀다)
春風三月武陵還 ~ 三月 봄바람 武陵桃源에서 돌아오니
霽色中流水面寬 ~ 개인 하늘 빛에 흐르는 시냇물은 넓기도 하다.
不是一遊非分事 ~ 한 番 노니는 일, 分數는 일은 아니어도
一遊人世亦應難 ~ 人間 世上에서 한 番 노는 일이 應當 어렵도다.
(44) 遊安陰玉山洞. 2
碧峯高揷水如藍 ~ 푸른 봉우리 높이 꽂혀있고 물은 쪽빛인데
多取多藏不是貪 ~ 많이 보고 많이 간직해도 貪내지 않노라.
捫蝨何須談世事 ~ 이 잡고 살면서 어찌 꼭 世上 이야기해야 하나.
談山談水亦多談 ~ 山 이야기, 물 이야기만 해도 이야기는 많아라.
(45) 遊安陰玉山洞. 3
白石雲千面 ~ 흰 바위에 구름은 千가지 얼굴
靑蘿織萬機 ~ 푸른 댕댕이넝쿨 온갖 貌樣 짜는구나.
莫敎摸寫盡 ~ 모두 다 베껴내지 말도록 하게나
來歲採薇歸 ~ 다가오는 해에 고사리 캐러 돌아오련다.
(46) 遊黃溪贈金敬夫
(黃溪에 놀며 金敬夫에게 詩를 보내다)
莫恨秋容淡更疏 ~ 가을 情景 조촐 하다 恨스러워 말라
一春留意未全除 ~ 봄이 남긴 뜻 아직 모두 가시지는 않았어라.
天香滿地薰生鼻 ~ 하늘의 香氣 땅에 가득차 그 香氣 코끝에 생겨나
十月黃花錦不如 ~ 十月의 菊花꽃에는 緋緞도 견주지 못할 것이리라.
(47) 箴言
取舍人情不足誅 ~ 醉했다 버렸다 하는 世上 人心 나무랄 것도 못되지만
寧知雲亦獻深諛 ~ 구름마저 그처럼 阿諂할줄 어찌 알았으랴?
先乘霽日爭南下 ~ 먼저는 개인 날을 틈타 다투어 南쪽으로 내려 왔다간
却向陰時競北趨 ~ 날이 흐리면 다투어 얼른 北 쪽으로 내달으니.
(48) 庭梨
半庭梨樹兩三株 ~ 뜰 半쯤에 배나무 두세 그루
遮爲東陽擬木奴 ~ 無窮花와 함께 東쪽 햇볕 가린다.
無味一生全類我 ~ 덤덤한 한 平生 꼭 나와 비슷하니
世人應道學楊朱 ~ 世上 사람들 楊朱를 배웠다고 한다.
(49) 題德山溪亭柱
(德山 개울가 亭子 기둥에 題하다)
請看千石鐘 ~ 千 石들이 鐘을 보라
非大叩無聲 ~ 크게 두드리지 않으면 소리나지 않는다.
爭似頭流山 ~ 겨루어본다면 頭流山과 같나니
天鳴猶不鳴 ~ 하늘이 울려도 울리지 않는구나.
(50) 題聞見寺松亭. 1 (聞見寺 松亭에 題하다)
雲袖霞冠尊兩老 ~ 구름에 젖은 소매, 노을에 젖은 갓을 쓴 두 늙은이
常瞻長日數竿西 ~ 긴 해 西쪽으로 몇 발이나 남았나를 언제나 바라본다.
石壇風露少塵事 ~ 바람불고 이슬맺힌 돌 祭壇엔 티끌 世上 일 적어
松老巖邊鳥不啼 ~ 늙은 소나무 바윗가에는 새도 울지 않는구나.
(51) 題聞見寺松亭. 2
袖裏行裝書一卷 ~ 소매 속 行裝은 오직 冊 한 卷
靑鞋竹杖上方西 ~ 푸른 山과 대지팡이로 절間 西쪽에 오른다.
遊人未釋無名恨 ~ 遊覽人은 이름없는 恨을 풀지 못하는데
盡日山禽盡意啼 ~ 終日토록 山새는 뜻을 다하여 운다.
(52) 題永陽採蓮堂 (永陽 採蓮堂에 題하다)
樑木蘭江玉沙 ~ 大들보에 木蘭무늬, 江가엔 玉같은 모래
綠野蒼烟渾亦何 ~ 푸른 들 파란 아지랑이 온통 무엇과 같은가.
欲把天香聞帝室 ~ 좋은 香氣 하늘에 알리고 싶지만
茫茫下土塵霞 ~ 하늘 아래 땅에는 먼지와 놀이 아득하여라.
(53) 題黃江亭舍
路草無名死 ~ 길가 풀은 이름 없이 죽어 가고
山雲恣意生 ~ 山의 구름은 제 멋대로 일어난다.
江流無限恨 ~ 江은 無限의 恨을 흘려 보내며
不與石頭爭 ~ 돌과는 서로 다투지를 않는구나.
(54) 種竹山海亭 (山海亭에 대나무 심고)
此君孤不孤 ~ 이 곳 대나무 외로운 듯 외롭지 않아
髥叟則爲隣 ~ 소나무 있어 이웃이 되기 때문이라네.
莫待風霜看 ~ 바람과 서리 기다려 보지 않아도
猗猗這見眞 ~ 싱싱한 모습에서 그 참다움을 보노라.
(55) 竹淵亭次文老韻
(竹淵亭에서 文老를 次韻하여)
倻水遙從百里流 ~ 伽倻山 물이 아득히 百 里를 따라 흘러 오니
洛神還與女深幽 ~ 洛東江 물의 神은 너와 더불어 깊고 그윽하다.
參差亂羽銀魚羂 ~ 들쭉날쭉 어지러운 깃은 銀魚 갇힌 그물이요
高下飛絲野馬遊 ~ 높게 낮게 나는 실은 아지랑이 노리는 것이다.
鶴髮苔深多歲月 ~ 허연 머리에 이끼처럼 깊어 오랜 歲月 지나
荊花香發少春秋 ~ 가시나무 꽃香氣 피어나니 나이는 아직 젊도다.
老來泉石廉於利 ~ 늙어 自然속에선 利益에 淸廉하여
未作蘇黃十日留 ~ 蘇軾 ‧ 黃庭堅처럼 열흘 동안을 머물지 못하노라.
(56) 贈別 (離別하며 주다)
爲憐霜鬢促 ~ 귀밑머리가 빨리도 희어짐이 가여워
朝日上遲遲 ~ 아침 해는 늦게도 떠오르는구나.
東山猶有意 ~ 동산에다 오히려 뜻을 두고서
靑眼送將歸 ~ 情다운 눈길로 돌아가는 그대를 餞送한다.
(57) 贈別大谷 (大谷에게 詩를 주어 離別하다)
出自北門同渡漢 ~ 北門으로 나와 함께 漢江을 건넜으니
三同猶有姓非同 ~ 세 가지는 같은 데 姓氏는 같지 않구나.
九皐鶴和曾心願 ~ 굽이진 골짜기에서 鶴이 和答하는 것 일찍 바랐는데
千里星分已道窮 ~ 千 里나 떨어져 별의 區分 이미 길이 막혔구나.
野水東流歸不返 ~ 들판의 물은 東쪽으로 흘러가 되돌아오지 않고
塞雲南下去無從 ~ 邊方의 구름은 南쪽으로 내려가 뒤쫓을 수 없구나.
丁寧白日相思意 ~ 丁寧 한낮에 서로 생각하는 마음이야
魂夢慇懃他夜通 ~ 靈魂처럼 꿈속에서라도 慇懃히 다른 날 밤 通하리라.
(58) 贈別李學士增榮 (學士 李增榮에게 주다)
送君江月千尋恨 ~ 그대 보내려니 江 위의 달도 千 길 恨을 머금고
畵筆何能畵得深 ~ 그림으로 어찌 이 깊은 마음 그려낼 수 있겠는가.
此面由今長別面 ~ 얼굴이야 이제부터 오랜 離別의 얼굴 되겠지만
此心長是未離心 ~ 마음이야 길이길이 決코 헤어지지 않는 마음이라네.
(59) 贈成東洲
斗縣無公事 ~ 조그마한 고을이라 公務 別로 없어
時時入醉鄕 ~ 때때로 술 醉한 世上에 들 수 있어라.
目牛無全刃 ~ 눈에 完全한 소 보이지 않는 칼솜씨
焉用割鷄傷 ~ 어찌 닭을 잡다가 傷하였다 하리오.
(60) 贈吳學錄
卽懷風振木 ~ 바로 바람에 떨리는 나무 생각하니
曾噎義寃人 ~ 義理에 죽은 사람을 일찍이 슬퍼하노라.
無以佳賓餉 ~ 아름다운 손 待接할 方法 全혀 없어
採之南澗濱 ~ 南쪽 개울가에서 마름을 캔다.
(61) 贈鄭判書惟吉
君能還冀北 ~ 그대 北쪽으로 되돌아가는데
山鷓鴣吾南 ~ 山 鷓鴣새인 나는 南쪽에 산다.
名亭曰山海 ~ 亭子를 山海라고 이름했더니
海鶴來庭叅 ~ 바다의 學이 뜰로 찾아오는구나.
(62) 贈崔賢佐
金積烟雲洞 ~ 金積山 안개와 구름 낀 골짜기
逢君雙涕流 ~ 그대를 만나니 두 줄기 눈물 흐른다.
憐君貧到骨 ~ 그대 뼈에 사무친 가난이 可憐하고
恨我雪渾頭 ~ 내 서릿발 머리가 恨스럽도다.
碧樹初經雨 ~ 푸른 나무에 비가 막 지나가고
黃花正得秋 ~ 노란 菊花는 바로 가을을 만났구나.
還山抱白月 ~ 山에 돌아와 밝은 달을 끌어안고서
魂夢付悠悠 ~ 내 魂과 꿈을 閑暇로음에 부치노라.
(63) 贈黃江
思君霜月正離離 ~ 霜月에 그대 생각하니 그리운데
新鴈時兼旅燕歸 ~ 기러기 새로 올 節候에 제비는 돌아간다.
紅葉滿山全有色 ~ 丹楓잎 山에 가득 하니 온통 붉은 色이요
靑松留壑半無枝 ~ 골짜기에 남은 푸른 솔은 가지가 半쯤 없구나.
侵陵白髮愁爲橫 ~ 달려드는 白髮에 근심은 뒤얽히고
鳴咽蒼生稔益飢 ~ 鳴咽하는 百姓들은 豊年에 더욱 굶주린다.
果腹噎懷書不得 ~ 果腹함을 沓沓한 생각에 적을 수없으니
黃芚老子爾能知 ~ 愚直한 黃江 老人네, 當身은 알 수 있으리라.
(64) 地雷吟 (地雷上卦를 읊다)
易象分明見地雷 ~ 周易의 上은 分明히 地雷卦上에 보이는데
人心何昧善端開 ~ 마음은 어찌 善의 실마리가 열림을 모르는가.
祇應萌蘖如山木 ~ 싹터 나옴이 오로지 雨傘의 나무 같나니
莫遣牛羊日日來 ~ 소나 羊을 每日 오게 하지 말지어라.
(65) 次徐花潭韻 (徐花潭의 詩를 次韻하여)
秋江踈雨可垂綸 ~ 보슬비 내리는 가을 江에 낚시줄 드리움직하고
春入山薇亦不貧 ~ 봄 들자 山고사리 돋아 나 가난하지 않도다.
要把丹心蘇此世 ~ 一扁丹心으로 이 世上 蘇生시키고자 하지만
誰回白日照吾身 ~ 그누가 밝은 해를 돌려 이내 몸 비춰 줄까.
臨溪鍊鏡光無垢 ~ 개울에 나가 거울 닦아내니 번쩍번쩍 때 없어지고
臥月吟詩興有神 ~ 달 아래 누워서 詩를 읊조리니 신나는 興趣가 인다.
待得庭梅開滿樹 ~ 뜰의 梅花나무꽃 가득 필 때를 기다려
一枝分寄遠遊人 ~ 한 가지 꺾어서 멀리서 떠도는 사람에게 나눠 부친다.
(66) 次友人韻 (親舊의 詩를 次韻하여)
泛泛楊舟檣木蘭 ~ 둥둥 뜬 버드나무 배에 木蘭 노 저어
美人何處隔雲間 ~ 내 님은 어디 있나, 구름 저 넘어 있으리라.
蓴鱸裡面猶多意 ~ 蓴菜국과 農魚膾 속에는 많은 意味가 있으니
只會江東一帆看 ~ 다만 江東으로 가는 돛단배 만나 찾아 보게나.
(67) 天王峰
請看千石鐘 ~ 千 石 되는 큰 鐘을 보고싶다 하니
非大扣無聲 ~ 큰 鐘채가 아니면 쳐도 울리지 않는다네.
萬古天王峰 ~ 萬古의 天王峰은
天鳴猶不鳴 ~ 하늘이 울려도 울리지 않는구나.
(68) 靑鶴洞
獨鶴穿雲歸上界 ~ 孤獨한 鶴은 구름 뚫고 天上으로 돌아가고
一溪流玉走人間 ~ 한 줄기 맑은 개울 玉같은 물결 人間界로 흘러온다.
從知無累翻爲累 ~ 날개치며 날아 감이 累 되는 累가 아님을 알아도
心地山河語不看 ~ 마음 속에 담은 山과 江들을 나는 못보았다 말하리라.
(69) 鮑石亭
楓葉鷄林已改柯 ~ 鷄林에 丹楓잎 이미 나뭇줄기 變하여
甄萱不是滅新羅 ~ 甄萱이 新羅를 滅한 것이 아니었어라.
鮑亭自召宮兵伐 ~ 鮑石亭이 大闕 侵入을 스스로 불러들여
到此君臣無計何 ~ 이 地境에는 君臣도 다른 方到 없었으리니.
(70) 涵碧樓
喪非南郭子 ~ 잃음을 南郭子 처럼 하지 못해도
江水渺無知 ~ 江물은 아득하여 알지도 못하여라.
欲學浮雲事 ~ 뜬 구름 같은 일들 배우려 해도
高風猶破之 ~ 높은 風趣가 오히려 그것을 깨어버린다.
(71) 和寄宋相 (宋相에게 和韻하여 붙이다)
泰嶽雲藏天柱峯 ~ 높은 멧부리 구름에 天柱峯 숨었다가
相公來到爲開容 ~ 相公이 돌아오니 얼굴을 드러내는구나.
山翁黍麥醺無類 ~ 山골 늙은이 기장 술에 거나하게 醉하여
對與高明未有窮 ~ 高名한 분과 마주하니 그 心境이 無窮하여라.
(72) 和淸香堂詩 (淸香堂 詩에 和答하다)
四同應不在新知 ~ 네 가지가 같아 새로이 안 사람과는 달라
擬我曾於鍾子期 ~ 나를 일찍이 鍾子期에 견주었어라.
七字五言金直萬 ~ 七言詩, 五言詩가 萬金의 價値가 있으나
傍人看作一篇詩 ~ 곁의 사람들은 한 篇의 詩로만 보는구나.
(73) 黃溪瀑布. 1
投璧還爲壑所羞 ~ 구슬을 던져도 골짜기에 부끄러울 程度요
石傳糜玉不曾留 ~ 巖壁에는 구슬가루 머무른 적 없었도다.
溪神謾事龍王欲 ~ 溪谷 神이 怠慢한 일로 龍王이 欲心 내어
朝作明珠許盡輸 ~ 아침에 만든 明月珠를 다 싣고 가게 두었구나.
(74) 黃溪瀑布. 2
懸河一束瀉牛津 ~ 달아맨 듯 한 물 한 줄기 銀河처럼 쏟아지고
走石飜成萬斛珉 ~ 굴러내린 돌은 갑자기 萬 섬 玉돌로 되었구나.
物議明朝無已迫 ~ 世上의 批判도 다음날 아침이면 이미 그치리니
貪於水石又於人 ~ 물과 돌을 貪하고 나아가 또 사람을 貪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