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캠프에 “드디어 날 탄핵? 대표 흔들기 목적 명확해져”
국민의힘 이준석(오른쪽)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12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 자신을 향해 ‘탄핵’을 거론한 데 대해 “탄핵 얘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고 했다.
윤석열 캠프 신지호 총괄부실장은 전날 라디오에서 ‘당대표 결정에 대한 후보들 간의 입장이 엇갈린다’는 사회자 질문에 “당 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고 했다. 이 대표 탄핵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신 부실장은 “공화국이라는 것은 권력자의 권력 행사를 자의적으로 하지 말라는 것 아니겠나”라며 “(토론회는) 제도적 근거도 없고, 전례도 없다”고 비판했다.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오는 18일 정책 토론회를 여는 데 대한 강한 불만 표시로 해석됐다. 윤 전 총장 측은 이준석 대표가 경선준비위를 매개로 토론회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당대표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캠프는 본 적이 없다고 했는데 알겠다”라며 “모 유튜브 채널이 하던 말을 항상 그대로 하고 있다. 당보다 유튜버들과의 관계가 더 중요한가”라고 했다. 극우 유튜브 채널을 지칭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윤 전 총장 측을 향해 “하시고자 하는 일들에 건승하시라”고 했다.
이 대표와 윤 전 총장 측은 최근 윤 전 총장의 ‘기습 입당’ ‘당내 행사 불참’ ‘경선 토론회 참여’ 등을 놓고 충돌을 거듭하고 있다. 윤 전 총장과 가까운 중진들은 이 대표가 경선 토론회를 추진하는 데 대해 “당대표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정책과 정견을 국민과 당원들에게 알릴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며 일부 중진들을 향해 “후보들 곁에서 권력욕을 부추기는 하이에나”라고 했다.
국민의힘 곽상도 의원은 11일 오후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지난 3월 한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뜰 것”이라고 언급했다는 기사를 소개하며 “이준석 대표가 유승민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대표에 출마한 것으로 발언했다고 한다”며 “지금껏 해 온 일들이 특정 후보를 도우려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니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신지호 부실장의 ‘탄핵’ 발언까지 논란이 되면서 양 측 골은 깊어지고 있다. 이 대표 측 김철근 정무실장은 탄핵 발언과 관련,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것”이라며 “왜 이런 막말을 하나? 이분들 눈에는 정권교체가 안 보이나? 아님 이미 권력을 잡았다고 아무나 뭉개면 된다고 생각하는가? 벌써부터 마음이 당권에 가 있는 것”이라며 “이준석 대표 등에 올라타 정권교체의 길로 달려나가도 시원찮은 판에 당대표를 흔들고 가로막아서 도대체 무슨 이익이 있다고 이런 망발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단호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근식 “이준석·윤석열 싸우면 누가 이득? 제발 정권교체하자”
김근식 국민의힘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양 측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은 12일 “두 분 모두 자중자애하시고 윈윈의 협력 관계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권 교체라는 절체절명의 목표를 위해서라면 정치 운명 공동체인 두 분의 불편한 감정이나 신경전은 아예 땅 속에 묻어버려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 대표는 당 내 문제에 대해 시시콜콜 공개 발언을 자중하시고, 윤 총장은 캠프 내부에서 이 대표에 각을 세우는 언행은 일절 금지하시기 바란다”며 “제발 부탁이다. 두 분이 잘 협력해야 정권 교체도 되고 나라도 살고 결국은 두 분도 정치적으로 성공한다”고 했다.
그는 이 대표에게 “방송 인터뷰와 페북 글쓰기를 최소한으로 줄이시기 바란다”며 “주 2회의 최고위 회의와 백브리핑 시간이 이미 주어져 있다. 당 대표의 발언의 무게와 정치평론가의 발언의 무게는 천양지차”라고 했다. 이어 “제1야당 대표로서 문정권과 민주당의 잘못을 예리하게 비판하는 데 집중하시기 바란다”고 했다.
윤 총장 측에겐 “윤 총장은 아직까지 이 대표를 향해 직접 본인이 발언하거나 비판하지 않은 게 잘하신 것”이라며 “그러나 캠프 내부나 친윤 의원들의 이 대표를 겨냥한 공개 발언은 가급적 자제하고, 언론에 기사화되는 것보다는 비공개로 소통하거나 의견을 전달하거나 직접 만나서 오해도 풀고 의견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및 최고위원들을 예방해 이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김 위원장은 “이 대표 덕분에 2030 젊은 층의 입당도 관심도 기대도 많이 높아졌다”며 “이 대표의 리더십 덕분에 당 밖의 블루칩이자 유력 주자 두 분(윤 전 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모두 입당해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활력을 갖게 됐다. 다른 사람이 이뤄내기 어려운 이대표만의 성과이자 업적”이라고 했다.
또 “윤 전 총장 덕분에 정권 교체를 바라는 야권 지지층이 똘똘 뭉쳐있다”며 “보수층뿐 아니라 중도와 탈진보층까지 윤총장을 매개로 정권 교체의 희망과 관심을 갖게 됐다. 정권 교체의 상징 자본으로 윤전 총장이 자신의 정치적 자산을 확보하고 있는 건 높이 평가해야 할 성과”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데 둘이 신경전을 벌이고 갈등하고 불협화하면 누구에게 이득이겠느냐”며 “이 대표도 윤 전 총장도 갈등과 반목이 아니라 협력과 존중으로 정권교체의 대의를 이뤄내고 상호 윈윈의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오해에서 비롯된 서운함과 섭섭함과 괘씸함 같은 불편한 감정은, 정권교체라는 정치적 대의명분 앞에서 일절 발붙이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참는 게 이기는 것이고, 끌어안는 쪽이 이기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