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의 목욕을 돕게 됐다.
새 옷을 꺼내시고, 목욕 바구니를 챙기셨다.
목욕을 시작하시면서 물을 먼저 트셨다. 물이 샤워기가 아닌 수도에서 나왔다.
“이거 어떡햐?”
“저거 튀어 나와 있는 부분 한 번 당겨 보시겠어요?”
아저씨께서 튀어 나온 부분을 이리저리 돌리시다가 잡아당기셨다.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기 시작했다.
샤워기에서 물이 나오기 시작하니 아저씨께서 본격적으로 목욕을 시작하셨다. 근데 왠지 아저씨께서 물을 몸에 뿌리시는 것에 있어서 망설이시는 것처럼 보였다.
“아저씨 물이 좀 차가우세요?”
“어 차가워”
“물 온도를 한 번 조절해 보시는 게 어떠세요?”
아저씨께선 직원의 말에 손잡이를 위아래로 움직이셨다. 물이 켜졌다 꺼졌다 했다. 물 온도를 맞추시는 것에 있어서 손잡이로 손이 향하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여기를 이렇게 돌리시면 원하시는 온도를 맞추실 수 있어요 아저씨”
아저씨께서 손잡이를 이리저리 돌리시다가 미지근한 물이 되자 망설임 없이 목욕하시기 시작하셨다.
머리 먼저 감으셨고, 그 다음으로 몸을 닦으셨다.
머리 감으실 때 샴푸가 부족한 것 같아 말씀드릴까 말까 고민하는 찰나에 아저씨께서 ‘에이 거품 안나와’ 하시더니 샴푸를 더 짜셨다. 몸을 닦으실 때 샤워 타월에 샴푸와 바디워시 두 개 중 어떤 걸 사용하실지 고민을 오래하시기에 말씀드릴까 말까 고민하던 중 아저씨께서 바디워시를 타월에 짜셨다.
기다리면 아저씨가 답을 내리시고 결정하신다. 직원은 뭐가 그리 급했는지 아저씨께 함부로 참견할 뻔했다.
몸에 있는 거품을 제거하실 때, 등에 거품이 많이 남아있었다. 아저씨는 다 헹궈졌는지 궁금해 하시며 직원에게 다 됐는지 물어보셨다.
“아저씨 거울 한 번 보시면 보일 거 같아요”
아저씨께서 거울을 보시며 물로 거품을 헹구셨다. 거울을 보시니 한 곳에만 뿌리시던 물을 여러 곳에 뿌리시며 거품을 제거하셨다.
목욕을 마치시고, 수건으로 몸을 닦으신 뒤에 새 옷을 입으셨다. 상의를 입으실 때 거꾸로 입으시는 것처럼 보였지만 막상 입으신 걸 보니 바르게 입으셨다. 아저씨의 방식이셨다.
목욕을 마치신 뒤에 면도를 하셨다. 면도기를 꺼내신 뒤에 그 자리에서 바로 면도 하시며 직원에게 다 됐는지 물어보셨다.
“아저씨 거울 보시면서 한 번 해보시겠어요? 그럼 어디어디 하셔야 하는지 보이실 거 같아요”
아저씨께서 슬리퍼를 신으시곤 거울 앞으로 가셨다. 한 곳에만 머물러있던 면도기가 여러 곳으로 향하며 면도를 하셨다.
아저씨께서 거울을 보시면 하실 수 있는 범위가 많이 늘어나시는 것 같다.
2024년 8월 9일 금요일 최승호
사회사업가가 입주자를 도울 때 기다려야 할 일이 많지요. 아저씨께서 하실 수 있는 일이 많네요. - 다온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