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네시, 이번엔 찾는다” 첨단장비 탐사 작전
1972년 이후 최대 규모 네스호 탐사
열탐지 드론-음파탐지기 등 투입
다국적 봉사자 200여명 수색 동참
가짜 사진으로 판명났지만 ‘네시 전설’을 세계에 알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네스호 괴물체 사진. 인버네스=AP 뉴시스
전설 속 괴물 ‘네시’를 찾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영국 스코틀랜드 네스호(湖)로 모였다. 열 탐지기 장착 무인기(드론)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해 1972년 이후 최대 규모 탐사에 나섰다.
27일(현지 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다양한 국적의 자원봉사자 약 200명과 ‘네시 사냥꾼’을 자처하는 탐험가, 연구가들이 네스호 수색 활동에 돌입했다. 네스호를 관리하는 ‘네스호 센터’와 자율 연구 조직 ‘네스호 탐사대’가 기획했다.
열 탐지기 탑재 드론을 호수 상공에 띄우고 적외선 카메라, 수중 음파탐지기 등을 물 아래에 투입해 네시를 찾아 나섰다. 올여름 유럽에 닥친 가뭄으로 네스호 수면이 크게 낮아져 네시를 포착할 절호의 기회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폴 닉슨 네스호 센터장은 “우리 활동에 대한 관심이 엄청났다”며 “사람들이 네시 이야기에 여전히 매료돼 있음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26일(현지 시간) 대대적인 네시 수색 활동이 시작된 영국 스코틀랜드 네스호 전경. 인버네스=AP 뉴시스
스코틀랜드 인버네스에 있는 네스호는 길이 36km, 최대 수심 240m로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크다. 담수량 74억5200만 ㎥는 잉글랜드와 웨일스 호수를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네시는 6세기부터 관련 기록이 존재하나 1933년 호텔 지배인 올디 매케이 등의 목격담이 현지 언론에 보도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34년에는 검고 긴 머리 모양 물체가 호수 밖으로 나타난 ‘외과의사 사진’으로 유명해졌으나 가짜로 판명됐다. 괴생물체로 묘사된 네시는 책, 영화 등의 소재로도 활용됐다. 네스호 센터에 따르면 공식적인 네시 목격담만 1100건이 넘는다.
수색 작업도 잇달았다. 1972년 ‘네스호 현상 조사 사무소’가 대대적 수색을 시작했으나 존재를 입증하지 못한 채 1977년 해체됐다. 1987년에는 음파탐지기를 장착한 보트 24척으로 네스호 전역을 수색했고 2019년엔 뉴질랜드 연구진이 네스호의 모든 생물종 DNA를 밝히려고도 해봤다.
카이로=김기윤 특파원